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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학 상호 지혜·경험 나누는 것… “의학 미래를 위한 최상의 길”[편집자 주] 지난달 23일 주한뉴질랜드 필립 터너 대사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방문해 뉴질랜드 사슴협회의 장학금을 직접 전달하는 한편 최근에는 경희대한방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으며, 한국 한의학의 우수성을 직접 체험키도 했다. 본란에서는 필립 터너 대사로부터 한국 한의학에 대한 평소 견해 및 체험 후 느꼈던 부분, 향후 한국과 뉴질랜드간 전통의학 분야에서의 교류협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경희대 한의과대학에 장학금을 전달한 계기는? “뉴질랜드는 수십년 동안 최상 품질의 녹용으로 한국의 한의학산업과 함께해 왔다. 뉴질랜드의 녹용산업을 대표하는 뉴질랜드 사슴협회에서 작게나마 한국의 전통한의학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이번 장학금을 준비하게 됐다. 특히 올해 장학금은 경희대학교를 포함해 동국대학교와 원광대학교에도 전달된다. 뉴질랜드는 한국의 한의학 발전에 힘쓰는 대학교들과 함께 발전하길 항상 응원하고 희망하고 있다.” Q. 대내외적 업무로 바쁜 와중에도 직접 장학금을 전달했는데. “주한뉴질랜드 대사로써 뉴질랜드 사슴협회를 대신해 장학금을 직접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돼 개인적으로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뉴질랜드 사슴협회에서 직접 장학금을 전달해야 하겠지만, 이번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뉴질랜드에서 한국 방문이 어렵게 돼 직접 전달하는 기회를 얻게 됐다.” Q. 평소 한국 한의학에 많은 관심이 있다고 들었다.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평소 갖고 있는 한의학에 대한 견해는? “개인적으로 한국 한의학에 아주 큰 관심이 있다. 한국·중국·일본 3개국에서 수년간 살아오면서 침술이나 뜸 등 동양의학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개인적으로 전통 동양의학이 서양의학과 함께 많은 것을 인류에 가르쳐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전통의학을 간접적으로 경험한 사례를 소개한다면 우선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살고 있는 어머니가 천식으로 오랫동안 고생하다 결국 뉴질랜드에서 침술 치료를 받고 완치한 적이 있다. 또한 저의 배우자 역시 전통 약초를 매주 사용하고 있으며, 뉴질랜드에 사는 의사인 저의 자매하고도 전통동양의학의 핵심인 전체론적·예방적 건강 관리와 관련해 개인적 관심과 생각을 많이 나누고 있다. 더 나아가 뉴질랜드의 마오리 민족 또한 역사적으로 자연에서 가져온 재료를 사용한 약재를 이용해온 전통이 한의학의 그 모습을 일부 공유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Q. 경희대 한방병원에서 한의학을 직접 체험했는데. “경희대학교 한방병원은 대한민국 최고의 한방병원으로서, 한마디로 정말 놀라웠다. 모든 직원분들이 엄청 친절하고 쾌활하며 잘 도와주셨다. 저와 저의 배우자 모두 진찰도 받고 진찰 결과에 따라 침술 치료도 받았다. 아주 상세히 건강상 문제가 있는지를 물어보았고 저는 간단히 “나이 드는 것 말고는 없습니다”라고 한 대답에 모두 즐겁게 웃었으며, “안타깝게도 한의학으로도 그건 멈출 수 없습니다”라는 답변으로 다시 한번 즐겁게 웃었던 그런 여유와 유쾌함이 참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Q. 뉴질랜드 녹용의 장점은 무엇인지? “뉴질랜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사슴 농사 산업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장 큰 녹용 생산국이기도 하다. 뉴질랜드 전문농가에서는 깨끗하고 광활한 푸르른 목초지와 청정 환경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사슴을 정성 들여 키우고 있다. 또한 이같은 좋은 환경뿐만 아니라 정부의 아주 까다로운 규제안을 통해 건강에 많은 혜택을 주는 고품질의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녹용을 생산하고 있다.” Q. 앞으로 뉴질랜드와 한의학과의 교류에 대한 계획은? “한국 소비자들이 이미 뉴질랜드 녹용의 장점에 만족하고 있다시피, 많은 뉴질랜드 상품들이 한국의 기술 및 필요에 따라 같이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뉴질랜드 사슴협회의 장학금 역시 뉴질랜드와 한국 한의학, 더 나아가 양국간의 관계를 성장시켜 나가는데 좋은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그 외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때로는 서양에서 동양의학의 지혜와 혜택을 무시할 때가 있다. 제가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저와 제 가족의 경험에서 전통 동양의학은 인간에게 아주 이롭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런 경험에서 동·서양 의학이 서로에게 상호 보완 및 지혜와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것이 너무도 많다고 믿고, 그 길이 의학의 미래로 나아갈 최상의 길이라 생각한다.” -
신미숙 여의도책방-8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몇 달 전부터 오른쪽 어깨가 영 불편한데… 어디 괜찮은 한의사 추천 가능해?” 한 까다로움 하는 친구의 메시지. “너가 봐 주면 제일 좋은데, 너 근무하는 곳이 일반 한의원이 아니니까 내가 드나들긴 어렵기도 하고 여의도가 멀기도 하고 편하게 외래치료 받을 만한 곳이면 되는데… 대신 한약 복용이나 불필요한 패키지 치료를 강매하는 마케팅 안 하는 곳이면 좋겠어.” 아는 의사들이 주변에 많을 친구라서 정형외과나 통증클리닉으로 먼저 가 보는 건 어떻겠냐는 내 제안에 대해서 친구는 이렇게 답했다. “양방도 가봤지. 효과가 고만고만해. 약 먹고 속만 쓰리고 주사 맞으면 하루이틀 더 아프고.. 병원이 이렇게나 많은데 양방은 맘에 안 들고 한방은 믿음이 안 가고” 하핫. 그랬구나. 일반적인 환자들의 그 흔한 푸념을 내 절친에게서 들을 줄이야… 죽마고우인 내가 하필 한의사라 선을 넘을 듯, 말 듯… 아니 이미 선을 넘은 건지 혼동되는 멘션들이 오가며 결국, 친구 직장 근처의 광고를 과하게 하지 않는 나름 성실한 그리고 상술에 덜 찌들어 있을 것으로 확신이 드는 후배 한의원 한 군데를 추천하는 것으로 우리의 카톡대화는 마무리되었다. 부디 그 친구가 추천받은 한의원에서의 치료에 만족하고 무엇보다 어깨가 많이 좋아졌다는 소식을 전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후배 원장에게는 주의사항 몇 가지를 미리 일러두었으니 적어도 무리수는 두지 않을 것이고 친절이라는 양념을 얹을 터라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본다. 선현경 작가의 ‘잠시멈춤’ 칼럼 모은 ‘하와이하다’ 별다른 일정이 없는 토요일의 루틴 중 하나는 가까운 카페에서 아이스라테를 마시며 경향신문 토요판에 실린 신간소개란과 몇 개의 고정칼럼을 읽는 일이다. 선현경 작가의 ‘잠시멈춤’이라는 코너가 좋았다. 선 작가의 글에는 이국적인 하와이의 한적한 삶을 그린 삽화가 늘 배경처럼 실리곤 했었는데 바로 선 작가의 남편인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이우일님의 그림이다. 2017년 10월부터 2019년 1월까지 경향신문에 실린 그녀의 글들은 『하와이하다』라는 단행본으로 완성되어 2019년 9월에 출간되었다. COVID-19 덕분에 당분간은 하와이는 커녕 사람들 많이 모이는 맛집탐방 마저도 언감생심(焉敢生心)이지만 책제목과 책의 몇 페이지를 들추는 것만으로도 “끼룩끼룩” 갈매기 소리를 환청으로나마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일년만에 다시 이 책을 집어들었다. 비키니를 입을 형편이 못 되는 관계로 ‘나는 바다보다는 산 취향이야…’라고 고집 피웠지만 부산대 시절 시간만 되면 어떻게든 경남 양산을 벗어나 해운대나 광안리에 나가려고 애를 썼던 날들을 회상하니 난 바다를, 정확하게는 오션뷰의 산책길들을 더 사랑하고 있었다. 각설하고 이 『하와이하다』라는 책의 한 챕터는 한의사인 나의 시선을 끄는 페이지가 있었으니 아래에 옮겨보는 바이다(p.235∼239). “이상하게 계속 오른팔이 아파서 팔을 등 뒤로 넘기지 못하고 있다. 혹시 파도를 타다가 부딪힌 적은 없는지, 언제 넘어진 적은 없는지 곰곰이 생각해봐도 기억할 만한 게 없었다. 통증은 진통소염제를 먹으면 좀 가라앉았지만 그 때 뿐이었다. 통증 완화에 좋다는 리도카인이 함유된 연고를 발라도 나아지는 기색이 없었다. 그러다 아침에 손 끝이 저린 채로 잠에서 깬 후론 겁이 났다. 미국 병원은 가고 싶지 않았다. 이곳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치료비용을 생각하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게 나았다. 서울에서는 늘 한방병원을 찾았는데 하와이에서도 이런 증상을 치료할 수 있을까? 하와이 친구들에게 내 상황을 설명하니 역시나 병원은 아무도 권장하지 않는다. 줄라이가 ‘나나’를 소개해줬다. 구십이 넘은 하와이 할머니인데 영험한 능력으로 통증을 치료하는 마사지 전문가라고 했다. 자신도 이 년 전쯤 심한 허리 통증 때문에 만났는데, 몇 번의 마사지로 괴롭도록 아팠던 허리가 말끔히 나아 지금까지 멀쩡하다고 했다. 당장 나나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올 초에 돌아가셨다. 친구들이 다른 마사지사를 알아보자고 해서 그만두자고 했다. 차이나타운에 가서 침이라도 맞아보면 나을지도 모른다. 한국 마트에서 집어온 <2018년 하와이 교차로 블루북> 광고 안내 책자를 뒤적였다. 한국인이 많은 곳이니 한의사가 서너 명 쯤은 나와 있을 것이다. 그 중 ‘느낌’이 오는 한 명을 고를 생각으로 책을 펼치니 너댓 페이지가 모두 한의사의 전화번호다. 종합한방병원도 있고 작은 침술원도 있다. 심지어 하느님의 이름으로 치료하는 한의사도 있고, 氣와 神을 이용하는 한의사도 있다. 하와이에서 칠 년째, 아이까지 키우며 살고있는 친구 희정에게 문자를 했다. 그녀는 보험이 적용되는 곳과 안 되는 곳이 있는데, 보험이 안 되는 곳의 하와이안 의사가 그녀 엄마의 이십 년 된 통증을 두 달 만에 완치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당연히 완치된 쪽이지, 병원 이름은 mind and body solution, 진료 과목은 카이로프랙틱. 진료를 받아보기로 했다. 나이가 들어 여기저기 팔다리가 쑤시는 통증은 결국 다 스스로가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일반 통증환자의 흔한 진료 프로세스 엿볼 수 있는 대목 선 작가의 투병기를 읽으며 들었던 몇 가지 생각. 진통소염제 복용–엑스레이를 포함한 영상촬영–그리고 심각하지 않다면 일단은 침이라도 맞아보자는 3단계가 현실적으로도 많은 통증 환자들의 가장 흔한 진료 프로세스라는 점. 또한 아프면 근처 가까운 사람들에게 치료받을 만한 곳을 물어보는 지인찬스를 가장 먼저 고민한다는 것. 그런 면에서 아무리 포털에 유료광고를 하고 지하철과 건물 외벽에 플래카드를 걸어도 입소문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사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한의원 초밀집지역 아닌 곳이 없다지만 하와이까지 초만원일 줄이야!!! 게다가 하느님의 이름으로 치료한다는 광고는 무엇이며 氣나 神을 이용한다는 한의사들의 치료는 또 무엇일까!!! 물론 국내 한의대 출신이 아닌 미국, 중국의 중의사 출신도 여럿 섞여 있겠지만 암튼 퉁쳐서 한의사라 불리우는 사람들이니… 이런 이유로 우리는 의느님들에게 ‘한방사’로 대차게 까이고 있는 건 아닐까?! 일부 한방병원의 일탈…모든 한의사의 명예 실추 훌라훌라스러운 『하와이하다』라는 책으로 북캉스를 하려던 나의 마음은 갑자기 서늘해졌고 지난 7월 칼럼을 막 탈고한 뒤(7월 22일) 내 눈에 들어온 7월 26일자 노컷뉴스(광주CBS 김한영 기자)가 보도한 광주광역시의 한방병원들의 추문에 관한 뉴스는 심계항진(palpitations)을 동반한 심화항염(心火亢炎)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그 뉴스의 제목은 ‘네일아트에 찜질방까지… 한방병원의 수상한 영업’이었다. 최근 광주에 난립하고 있는 한방병원들이 병원 안에 찜질방, 마사지샵, 네일샵까지 설치해서 석고마사지, 경락마사지, 네일아트까지 무료로 서비스하며 실비 보험으로 입원할 환자들을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24일 국민건강보험공단 호남제주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광주의 한방병원 수는 현재 86곳(지난 4월 기준)으로 전국 370곳의 한방병원 중 무려 23.2%에 해당하는 숫자이고 광주의 한방병원 입원율은 전국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으며, 진료를 받은 광주 시민 10명 중 3명은 입원을 권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마다 불법과 탈법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환자들을 유인하고 있는 바람에 광주의 한방병원들은 ‘나이롱 환자’들이 ‘공짜로’ 놀고 먹으며 ‘쉬어가는’ 야놀자 병원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보험사기의 온상으로 손가락질 받고 있는 이러한 한방병원들의 추악한 욕망은 이 기사를 접한 전국의 모든 한의사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왜 부끄러움은 양심을 가진 자들의 몫이어야 하는가. 갓 졸업한 신규 한의사들을 환영하는 곳이 저런 곳들 뿐이라는 게 더없이 안타깝고 그 소굴에서 겨우 탈출하고 나와서는, ‘나는 저들과는 다른 병원을 경영해 볼거야’라는 포부로 결국은 ‘내가 최고 한방병원’만 우후죽순 개원하는 끝없는 경쟁로드에 발을 담그게 되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8·15 광화문집회를 분기점으로 대한민국의 코로나19는 다시 한 번 대유행의 고비를 향하고 있다. 이번 고비는 의사들의 파업까지 더해져서 지켜보는 많은 국민들을 더없이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날 총리와 의협의 면담이 잡혀있었지만 마감뉴스를 보니 정부를 신뢰 못 하겠고 예정된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것이 의협의 입장인 것 같다. 의사들은 공공의대 신설, 의대 정원 확대,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원격의료를 4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전격적인 철회를 요구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의 한의약정책관실과 한의약육성법 폐지도 아울러 주장하고 있다. 한의학과 한의사를 ‘한방개소주’ 수준으로 보는 의사협회에게 통합의사니 첩약의보가 합리적인 토론 소재가 될 리 만무하다. 그네들이 보기에 한의사들마다 천차만별인 한의학은 객관성, 표준성이 결여된 민간요법 뭉뚱그리 전통문화 정도로 여겨지고 있을 게 뻔하다. 전지구적 코로나 역병의 시국에 우리마저 그들과 핏대를 세우며 여야처럼 대립만 일삼는다면 국민들의 피로감은 가중될 것이다. 단체행동에 나선 의사들도 분명히 이기적이든 공익적이든 그들만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런 혼란스러운 시국일수록 지혜롭고 차분한 마음으로 내가 속한 공간에서 내 기본적인 소임을 다해야 할 것 같은 다짐은 나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노컷뉴스에서 고발한 광주 한방병원들의 낯부끄러운 마케팅이 휘몰아치는 가운데에서도 광주에 개원하여 지속적으로 한의원을 잘 성장시키고 있는 한 후배에게 정신승리의 비결을 물은 적 있었다. 한의학적 치료는 개나 줘 버리고 무조건 입원부터 시키고 보자는 한방병원들의 장삿속에 질린 그래서 더욱 합리적인 치료를 찾는 환자분들이 많아 그들에게 질환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본인 치료에 대한 대강의 계획을 설명드리면 오히려 잘 수긍하고 치료 결과도 좋았다는 것이다. 네이버에 환자들이 스스로 치료비 영수증을 첨부해서 병원추천을 하는 코너가 있는데 환자셨던 분이 수십만원짜리 통증클리닉 주사를 수회 맞고도 별 효과가 없었는데 이 한의원 와서 두세번 치료받고 말끔히 나았다고 글을 올려주었고 그걸 본 다른 환자가 그 추천글을 보고 신환으로 내원하게 되어 후배도 알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매너리즘에 빠질 무렵 가끔 이런 고마운 환자들로부터 받는 긍정적인 피드백이 진짜 힘이 되더라는 말도 보태주었다. 네일아트에 찜질방이라는 얄팍한 무료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순수한 한의학적 치료로 크고 작은 호전의 임상증례들을 지속적으로 축적할 수 있었기에 오늘날의 한의사들이 생존하고 있는 것이다. 언젠가 먼 훗날 시대적 소명을 다 했다는 이유로 한의사 면허를 반납해야 할 순간이 올지도 모르겠지만 오늘 우리가 해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임무는 내게 치료를 받고자 나를 찾아와 내 앞에 앉아있는 한 환자에게 최고의 치료효과로 보답하는 일일 것이다. 선현경 작가의 하와이 친구 줄라이가 소개시켜 주었다는, 지금은 하늘나라로 떠나신 ‘구십이 넘은 하와이 할머니 나나’처럼 나도 영험한 능력으로 통증을 치료하는 할머니 한의사로 90을 넘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44년을 더 진료해야 한다는 말인가!!! 흠흠흠!!! -
[ISSUE Briefing] “만성질환관리사업에 한의약 적극 활용해야”생활환경 변화와 인구고령화로 인해 만성질환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일차의료단계의 만성질환관리를 사업들을 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고혈압과 당뇨병의 조절률은 답보상태에 있는데, 이는 기존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과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이 사전 예방과 질환 이전 단계에 대한 접근이 부족하고, 환자의 의식과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교육·상담의 실효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한의학은 질병 전단계의 예방적 접근과 만성질환의 경계성 위험군에 대한 관리가 가능하고,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만성질환관리의 실효성이 높으며, 지속적인 환자-의사 관계 유지에 강점이 있으므로, 일차의료단계에서 만성질환관리에 한의학을 활용할 필요성이 크게 제기된다. 기존 의과의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 2007년 고혈압·당뇨병 등록 관리 사업을 시작으로, 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2012년),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2014년), 만성질환관리 수가 시범사업(2016년~2018년)이 시행되었고, 2019년부터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이 수행되고 있다. 2012년 사업까지는 환자의 지속적 의원 방문을 유도하고자 했다면, 2014년 사업부터 환자에 대한 치료계획(케어플랜) 수립과 교육, 상담에 대해 수가가 신설되었다. 2019년 사업은 2012년 사업에 환자모니터링과 지역사회 연계가 추가된 형태로 볼 수 있다. 중국의 중의 의료기관의 만성질환 관리 사례 중국은 고혈압 및 당뇨병의 예방, 진료, 건강관리 등의 측면에서 중의약의 역할을 충분히 발휘하기 위하여 기층 의료위생기구의 의사 혹은 중의사가 대표하여 만성질환 환자와 계약을 체결하고, 공중 보건 서비스와 일반의료 및 생활관리 서비스를 통합하여 전문의 및 기타 의료 인력과 공동으로 종합적이고 지속적인 건강관리 및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급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서비스팀의 인력으로는 중의사를 포함한 2급 이상의 종합병원 전문의와 일차의료기관의 일반의, 간호사를 필수적으로 포함하도록 한다. 국가위생위원회와 국가중의관리국의 국가관리지침에는 고혈압과 당뇨병의 등급진료에서의 중의 치료 방안을 별도로 고지하고 있으며, 「중의약발전 제13차 5개년 계획」에서 중의약 의료서비스의 대대적 발전과 중의약 의료서비스 품질 개선에서 만성질환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중의약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한의 만성질환관리 모형(안) 지역한의사회에 등록된 한의원을 중심으로 한의 중재를 통한 치료적 접근방식을 추진하고, 건강관리, 환자관리 모니터링 및 개별 맞춤형 상담·교육을 통한 생활 개선을 목표로 하는 관리적 접근방식을 추진한다. 한의 만성질환관리 대상자는 고혈압(I10∼I12, I15) 및 당뇨병(E10∼E5)으로 진단되어 양방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군(이하 ‘만성질환군’)과, 고혈압 및 당뇨병의 전단계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환자군(이하 ‘경계성위험군’)을 포함한다. 먼저, 사업의 대상자로 해당되어 사업 참여를 신청한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에 대해, 문진, 신체검사, 임상검사, 한의 건강평가 등을 통해 상태를 확인한다. 이후 심뇌혈관질환 위험인자를 확인하고 위험도를 구분하여 혈당 목표와 생활습관개선 목표 설정, 약물요법, 교육 및 상담, 자가 관리 등 연간 관리계획을 수립하는 케어플랜을 마련한다. 내원 진료와 함께 환자관리모니터링, 교육, 상담, 기타 서비스 등을 연계하여 제공한다. 고위험군에 대해 임상병리학적 검사가 필요한 경우, 자체 샘플링 후 검사전문업체에 의뢰하는 안, 인근 보건소에 의뢰하는 안, 지역 한방병원과 연계 협력하는 방안 등이 있다. 제언 첫째, 한의의 일차의료의 기능 강화를 위해서 일차의료에서 환자를 통합적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한의학 교육과정 개선과 일차의료 전문의 제도 신설 등의 방안을 고려하고, 일차의료 관리를 위해 한의원과 한방병원의 역할 및 기능을 재정립한다. 둘째, 현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에 한의원을 참여시킨다. 주로 경계성 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건강관리, 환자관리 모니터링 및 개별 맞춤형 상담·교육을 통한 생활 개선을 목표로 하는 관리적 접근방식을 위주로 하고, 이와 함께 침, 한약, 기공 등 가용 가능한 한의 중재를 활용한 치료적 접근방식을 병행하도록 한다. 셋째, 관리 대상 만성질환의 범주를 확대하고 이에 맞는 한의 관리 매뉴얼 개발을 모색한다. 한의약 만성질환 관리의 유효성 및 안전성의 근거를 확보하기 위한 임상시험의 지원과 향후 관리 대상 만성질환의 범주를 확대한 추가적인 만성질환관리 매뉴얼 개발이 필요하다. -
독립운동가 조헌영, 국민의료법에 한의사·한의원 포함 下아마도 이러한 신념과 철학이 당시 한민당을 탈당한 이유로 보인다. 1950년 5·30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 당선되어 김동성(金東成)과 함께 중도 성향의 ‘무소속구락부’를 이끌었다. 현대 한의학사에 손꼽히는 많은 업적 일궈내 바로 이 시기에 그는 독립운동가로서의 위대한 행보를 보이면서, 동시에 현대 한의학사에 가장 역사적 순간으로 손꼽히는 업적을 이루어냈다. 일제가 패망한 후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후에도 일제가 시행하던 조선의료령은 폐기되지 않은 채 여전히 존속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새로운 국민의료법을 제정, 국민보건향상 및 의료업자의 양성을 도모하려 했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의 추진을 담당한 보건부는 1950년 2월 ‘보건의료행정법안’을 국회 문교사회위원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보건부가 제출한 ‘보건의료 행정법안’은 시작부터 문제를 안고 있었다. 법안의 제1장 총칙(의료인)에 서양 의사제도(의사, 치과의사제도)만을 포함하고 있었고 한의사는 배제시켰기 때문이다. 이는 일제가 강압으로도 끝내 말살시키지 못하고 다만 의생으로 격하시켰던 한의사를 해방된 조국에서 배제하려 하는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혹심한 천대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한의학 제도 살린 ‘국민의료법’ 통과에 큰 공헌 제헌국회에서 한의학계의 유일한 대변자였던 조헌영 의원이 “민족의학을 말살시켜서는 안 된다”라고 호소하는 한편, “5천년 전통을 가진 민족의학의 맥을 단절시킬 수 없다”는 진정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조 의원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보사부 제출 법안은 폐기됐다. 조헌영이 한의학 제도를 살린 것이다. 한의사 제도는 1951년 9월 25일 법률 제221호로 공포된 ‘국민의료법’에 의해 법적인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법 제2조에 한의사, 제3조와 제8조에 한의원, 제13조에 “한의학을 전공하는 대학을 나온 자로서 국가고시에 합격하여 자격을 획득하게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한의사들은 의사와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갖게 된 것이다. 학창시절 와세다대학 영문과 출신인 그가 한의학에 정통하게 된 데는 일본 유학시절 병에 걸린 친구를 치료한 것이 계기가 됐다는 말이 있다. 조헌영의 한의학 연구는 어릴 때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배운 한학의 영향으로 짐작된다. 양생의 의학으로서 한의학을 공부한 것이다. 이 점에서 그는 유의라고 할 수 있다. “민특위서 활동했던 애국자로 재조명 돼야” 조헌영은 1950년 6·25전쟁이 일어날 때 납북됐다. 북한에서는 주로 한의학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 평양의과대학교 한의과대학원에서 한의학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1956년 7월 재북평화통일촉진협의회 집행위원, 1980년 7월 서기장을 역임했다. 1988년 5월 23일 평양에서 타계했고, 경상북도한의사회가 2011년 3월 5일 제59회 정기총회를 맞이하여 도회 명예회장으로 추대했다. 조헌영의 아들은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로 시작되는 <승무>라는 시를 쓴, 문학계에 큰 발자취를 남긴 청록파 시인의 한 사람 조지훈 시인 이다. 지금까지 조헌영은 한의사로서 한의학계 후배들에게나 입에서 거론되는 ‘선배’였다. 그러나 이제는 암울했던 시기 독립운동가들과 뜻을 함께하고, 해방 후 반민특위에서 활동했던 애국자로서 그를 재조명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정상규 작가는 지난 6년간 역사에 가려지고 숨겨진 위인들을 발굴하여 다양한 역사 콘텐츠로 알려왔다. 최근까지 514명의 독립운동가 후손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그들의 보건 및 복지문제를 도왔으며, 오랜 시간 미 서훈(나라를 위하여 세운 공로의 등급에 따라 훈장을 받지 못한)된 유공자를 돕는 일을 맡아왔다. 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434)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98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제9회 국제동양의학 학술대회가 열렸다. 1976년 제1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가 열린 후 22년동안 이어져 제9회 국제동양의학 학술대회가 열린 것이다. 1998년 7월 24일부터 26일까지 2박 3일동안 열린 개막식에서 崔榮秦 대회장의 대회사와 야마다 데루다네 국제동양의학회장은 격려사가 있었다. 이어 崔煥英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축사가 있었다. 이날 개회식에 이어 李京燮 경희대 한의대 교수의 「현대 한의학의 임상 치료에 대한 전망」이라는 주제발표, 캘리포니아 대학 방사선과 CHO.Z.H 교수의 「MRI를 이용한 침의 혈과 대응 대뇌피질의 상관관계」라는 제목의 특별강연이 첫날 행사로 이어졌다. (이상 한의사협보 1998년 7월 27일자 기사 참조) 본 학술대회에서 배포된 논문초록집은 류기원 교수님께서 기증하신 자료안에 포함되어 있어서 학술대회에 발표된 한국측 논문을 파악할 수 있었다. 류기원 교수님의 세심한 배려로 이 시기 한국 한의계의 학술연구 경향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아래에 논문초록집에 실린 한국학자들의 논문을 정리한다. ○ EAV를 통한 체질 약물 적합성 연구: 홍석철, 최진욱, 이수경, 고병희. ○ 合谷(LI4) 刺鍼이 健側 合谷(LI4) 部位와 腹部 募穴인 天樞(ST25) 部位 溫度變化에 미치는 影響: 손인철, 김동민, 김재효, 이호섭, 김경식. ○ 사구체 질환의 치료에 대한 임상적 연구: 강석봉. ○ A Study Trend on the Research Designs and Statistical Data Analysis in Korean Medicine Literature: 이정율, 이선동, 이준무. ○ 鍼藥分離不可論: 이준범, 김경호, 윤종화, 장준혁, 김갑성. ○ 두면부의 삼차원 계측 및 형태분석을 통한 사상체질진단 기기의 개발: 홍석철, 고병희, 조용진, 최창석, 이의주, 이수경, 김종원, 송일병. ○ 세신의 항 알레르기 효과에 대한 실험적 연구: 송호준, 신민교, 김영균, 공복철. ○ 大營煎이 卵巢摘出 흰쥐의 性호로몬 및 骨代謝에 미치는 영향: 송병기, 장준복. ○ 脈率에 의한 遲數脈의 定量化 연구: 박영배, 김성운, 허웅. ○ 사물탕이 항암제를 투여한 마우스의 면역세포에 미치는 영향: 강성용, 은재순, 오찬호. ○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에 대한 한양방 임상적 고찰: 안창범, 이경미. ○ 한방병원에 입원한 중풍 환자의 양상에 관한 시대별 비교 연구: 김영석, 문상관, 조기호, 배형섭, 이경섭. ○ 육미지황탕이 흰주의 CD4+ T 세포수와 형중 cAMP와 Cortisol량에 미치는 영향: 김영권, 박동원, 박종배, 박히준, 이혜정. ○ 사상의학적인 관점에서의 뇌졸중환자의 기능 회복도에 관한 임상적 연구: 고성규, 오희라, 김춘배. ○ 황백 약침이 관절 염증의 억제에 미치는 실험적 연구: 김갑성, 윤종화, 김경호, 장준혁, 박철원. ○ 韮子의 전탕액이 난소적출로 유발된 백서의 골다공증에 미치는 영향: 서부일, 김선희, 변성희, 김미려. ○ 유전자지문법을 이용한 사상체질의 유전적 분석 연구: 조동욱, 안선경, 김도균, 김대원, 이의주, 홍석철, 고병희, 조황성. ○ 가미육미환Ⅰ과 가미육미환Ⅱ의 조혈기능 촉진에 관한 연구: 박갑주, 김남주. ○ 중풍진단전문가시스템의 임상적 활용: 권영규, 박창국. ○ 녹용이 난소제거로 유발한 암컷흰주의 골다공증에 미치는 영향: 안덕균. ○ 라벤다 오일에 의한 피부 즉시형 알레르기 반응의 억제효과: 류영수, 김형민, 김재주. ○ 감상선기능항진증 및 저하증 치험례를 통한 證型分析: 박재현. ○ 경증고혈압을 동반한 급성기 중풍 환자에 대한 曲池 및 足三里 자침의 강압효과에 관한 임상연구: 배형섭, 강병종, 문상관, 고창남, 조기호, 김영석, 이경섭. ○ 대체의학에서 적용되는 암환자 치료방법에 관한 고찰: 이응세, 차윤엽. ○ 치매 치료에 대한 한의학적 접근 방법: 황의완. ○ 홍화자약침이 수은중독에 의한 가토의 급성신부전에 미치는 영향: 조민수, 장경전, 송춘호, 안창범. ○ 신경병증성 통증을 일으킨 흰주에서 축수 후각 세포의 활동성에 미치는 전침의 효과: 김재효, 손인철, 김경식, 김민선, 박병림. ○ 인체 피부흑색종세포에 대한 카나비노이드(마자인 추출물)의 억제효과: 이기남. 김명신, 백승화. ○ 소아 알레르기 천식에 대한 소청룡탕의 임상경험: 김남선. ○ 신경안정 한약의 in vitro와 in vivo에서의 항산화효능. ○ 불임증에 관한 임상적 고찰: 강명자. ○ 구안와사치료에 관한 임상적 치험례: 윤병화. -
변증론치 표준화 제고 방안 下이선동 원장 행파한의원 전 상지대 한의대 교수 3. 변증론치 표준화를 위해 한의계의 역량 집중해야 확실하고 빠른 효과, 높은 치료율,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치료, 낮은 재발률은 이상적 의학이 갖추어야할 요소이다. 여기에 치료비가 저렴하다면 더욱 좋다. 이것은 의학이 가야할 길이며 모든 의료인들이 소망하는 것들이다. 저자는 건선치료를 통해 한의학 중요이론인 정체론, 장상론, 천인상응, 변증론치 등의 의학적 실제적 가치를 알게 되었다. 그동안 교과서에서만 보았던 것들을 실제로 치료에 적용한 것은 처음이다. 모든 이론들이 효과적이었고 훌륭했다. 그러나 이러한 이론들을 현장에서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현존하는 상당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예를 들어 환자의존성을 최소화하고 모든 진단치료과정을 한의사가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질병과 관련성 적거나 없는 환자의 호소증은 합리적 기준이나 근거에 의해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질병과 직접, 중요하게 연관된 증상이나 특징만을 변증(치료)에 활용해야 한다. 지금은 진료에서 중요한 것, 중요하지 않은 것, 관련된 것, 관련되지 않은 것 등이 복합적으로 서로 얽혀져서 진단과 치료에 혼란만 준다. 특히 동일 질병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나 특징만을 치료에 활용해야 한다. 이것을 바탕으로 진료지침서 등이 개발되어 모든 한의사들이 진료에 활용해야 한다. 그래서 한의원에 가면 모든 한의사들이 같은 진단과 치료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한의사의 제각각 진료는 한의사 누군가는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것은 전체 한의계의 불신으로 이어진다. 최근 세계보건의료는 진단과 치료의 정확성, 근거중심의료, 진료지침서개발 등 의료의 질보장과 표준화 제고를 추구하고 있다. 상당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진단과 치료법으로 질못된 치료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한의계에 대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을 보면 부정적인 인식(불신, 부정, 불안, 부진 등)이 매우 높다. 이런 인식은 한의학(한의사)의 사회적 공헌이나 역할의 감소와 제도적 참여배제(소외)로 이어진다. 변증론치의 표준화 방안은 어렵거나 불가능하지 않으며 상당부분 가능한 것들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과 문제들은 그동안 한의사들이 관습적으로 의료행위를 해온 탓이 크다. 본질이나 핵심을 알면 모순이 보인다. 한의학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는 순응, 다시 말하면 의견, 행동, 방향에 대한 순응이다. 의료는 진단과 치료 등 모든 단계가 엄격하고 정확할수록 좋다. 이를 위해서 좀 더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며 근거 중심적이고 표준, 평균적이어야 한다. 한의학의 의학적 장점을 최대화하고 단점을 최소로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증, 증후에서 질병으로, 경험에서 근거, data중심으로, 주관적에서 객관적, 합리적, 과학적, 표준적으로 변해야 한다. 또한 개인 한의사(학)에서 전체 한의사(학)으로, 과거에서 미래로, 절대적 사고에서 상대적, 비교로, 그리고 개별에서 환자군 변증, 한의학 만에서 여러 학문분야의 참여 등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전 한의계가 참여해야 한다. 특히 협회, 학회, 각 대학, 병원급, 전문clinic의 선도적 역할과 책임이 있다. 내가 아는 한 한의학은 누구나 인정하는 확실한 정답이 많지 않다. 또한 각자가 정답이라고 하지만 분명한 근거가 없으며 또한 분명히 아니다 라고 할 근거도 없다. 나의 치료법이 남보다 더 낫다는 것을 주장하려면 더 낫다는 객관적 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없으며 남 또한 비슷하거나 같은 상황이다. 의료과정의 합리성은 의학의 핵심이며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를 위해 한의사가 과학자(또는 과학적 사고자)가 되어야 한다. (일부 분야나 질병을 제외하고는)기본적으로 한의학은 과학이라는 평가나 평판을 얻어야 한다. 과학의 목적은 생각 등을 새롭고도 의미 있는 방식으로 결합하는 것이다. 과학은 하나의 태도다. 어떤 것도 쉽게 믿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반면에 객관적 증거가 있다면 받아들이는 태도도 있어야 한다. 열려 있으면서도 비판적인 즉 양립하기 어려운 두 태도가 모두 필요하다. 무엇이든 쉽게 믿지 않지만 증거가 있으면 받아들이고 그렇게 받아들였다가도 반증이 될 만한 증거가 나타나면 언제든지 기존 믿음을 폐기할 수 있는 게 과학적 태도다. 의학은 과학적이고 표준적 방법을 요구한다. 나의 의료행위가 올바르고 정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잘 될 수도 있고 잘못될 수도 있는 것은 반드시 잘못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과학적 태도야 말로 한의계에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의학의 존재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인간을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해방하고 오래 살도록 하는 것이다. 저자는 한의학의 핵심이론인 변증론치 표준화(제고)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변증론치의 표준화를 통해 한의학(한의사)의 의학적 역할이 더 분명해야 한다. -
우리의 한의학 ⑥ 환자 한분이라도 소중히, 그리고 정확히 엄격히많은 분들이 비방(우수한 임상 증례)이 있다고 연락하는 경우도 있지만, 한편으로 우리가 주도하여 한의계의 비방을 찾는 사업을 하기도 한다. 효과가 뛰어난 한약 처방은 안 가르쳐주면 ‘비방’이지만, 공개하면 ‘경험방’이다. 이런 경험방 수집의 목적은 한의계의 핵심 가치인 ‘경험’의 상호 공유이고, 혹시 제품 개발이 가능한 처방이 있는지 살펴보기도 한다. 경험방을 수집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신뢰성 확인을 위해 현장에 계신 원장님을 찾아뵙는 방식을 우선시한다. 그리고 기존 공개된 경험방, 임상 증례, 의안(醫案)을 수집한다. 생면부지의 원장님을 만나, 그 분 개인의 한의약 역사를 듣고 열공한 책도 구경하고 난치성 질환을 치료한 일화도 듣는다. 그러나 세상 일 쉽지 않다. 이전에 한의과대학 중진 교수님이 안식년 1년 동안, 한의계의 비방을 찾아 전국을 다니면서 한의원에서 문전박대 당하고 서러움을 겪은 통탄의 이야기를 ‘한의신문’에 게재한 적이 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본인의 지적재산을 공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보험 판촉사원같이 원장님들의 지인을 소개받아 방문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그 밖에 보건복지부나 협회, 대학 동기, 친목 회원 끼리 수집하여 발간한 『경험방집』을 조사한다. 똑같이 진단하고, 동일 처방을 내릴 수 있을까? 이런 방법을 통해 어렵게 수집된 경험방들을 제품 개발 기준만큼 자세히 분석하지 않더라도 보면 볼수록 여러 의문과 난제들이 많다. 득도(得道)한 선생님으로 부터 거금을 주고 비방을 샀다고 자랑하며 가르쳐주는데, 찾아보니 『방약합편』 , 『동의보감』 에 나오는 처방이다. 또 일부 경험방들은 구성 한약재가 30∼50개가 되는데 적응증은 만병통치다. 수집된 자료들을 보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환자정보, 병명, 증상, 처방명, 처방 구성, 용량 등 내용이 너무 빈약하여 학문적으로 분석할 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또 신효(神效)·특효(特效)·대효(大效) 용어의 근거 기준이 모호하고, ‘다수 경험’이 과연 몇 명을 치료했다는 것인지 불확실하다. 일부 의학 진단명의 치료 증례인 경우 각종 이화학 지표, 예후 변화를 한의사 원장님께서 어떻게 관리하였는지도 의문이다. 공개한 원장님의 체질 및 변증 진단 방식에 따른 좋은 비방을, 다른 원장님도 똑같이 진단할 수 있고 동일 처방을 내릴 수 있을까? 지난 70년 동안 한의계는 동료와 후배를 위해 헌신적인 비방 공개를 하여왔다. 하지만 오늘날 이런 형식의 임상 경험 발표가 진료 현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는지, 한의학 치료기술 발전에 기여하였는지 자문해 볼 시점이다. 이번 『대한한의학회지』에 논문 형식을 갖춘 임상 증례 몇 년 치를 분석한 재미있는 논문이 두 편 실렸다. 같은 가천한의과대학 교수님들이 동일 주제, 소재, 방법으로 연구하여 한 학회지에 각각 게재한 보기 드문 일이다. 교수님들이 노안(老眼) 촉진을 무릅쓰고, 13개 주제와 28개 세부 항목에 대해 자세히 평가를 하였다. 지금까지 한의계의 증례 보고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시대가 또 변한 것이다. 더 많은 양과 더 높은 질을 요구하고 확인하는 시대이다. 논문에서는 우수한 증례 보고도 있는 반면 함량이 모자라는 증례도 있어, 각 증례들의 수준 차이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 외 여러 세부 문제점을 자세하게 통계로 말하고 있다. 한의학적 ‘왜’와 ‘그래서’에 대한 논리 추론 밝혀야 평소 직장에서 한국·중국·일본 임상 증례들은 읽어보는 게 일인 내 입장에서도 한의계 증례 보고에 대해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논문에서도 말했듯이 한의학 논문이지만 ‘한의학’적 패러다임(음양오행론, 변증론치론, 기미론 등)에 대한 기승전결식 서술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환자와 질병을 음양오행론에 의한 변증과 논치로, 한약 처방, 침구 혈을 기미론과 경혈론으로 해석하여 치료 과정을 설명해야 한다. 즉 왜 그 체질인지, 왜 그 변증, 그 진단명을 확정하였는지, 그리고 치료 기간 중에 체질과 변증이 자주 바뀌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보완하였으면 한다. 또 많은 처방, 경혈 중에 그 처방, 그 경혈을 결정하였는지, 두 한약처방을 함께 투여하는 이유, 중간에 한약 처방을 변경한 이유, 정확히 며칠을 투여하였는지, 한약 가미는 어떤 근거로 했는지 정확히 제시해야 한다. 완치의 개념에서 환자가 치료되었다고 하면 완치된 것인가? ‘한의학’적으로 완치된 증거 제시는 왜하지 않는지도 밝혀주었으면 한다. 한의 임상 증례 보고이면서 한의학적인 ‘왜’와 ‘그래서’에 대한 논리 추론을 밝혀야 기초 한의학과 임상 한의학이 연결될 것이다. 증례 보고는 환자와 질병, 치료과정의 정보가 자세하고 정확하며 엄격하게 기술이 되어야 다른 원장님들이 읽어보고 경험의 공유가 가능하다. 의료 현장에서 환자 한분 한분을 성실히 치료하였는데, 이를 증례 보고 시에 작성 방법과 원칙, 논리 구조를 몰라서 부실하게 보이면 억울한 일이다. 한약 처방의 효과는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증례 보고의 수준 차이는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결국 각 한방병원, 학회의 교육과 훈련의 수준 차이를 말하는 것이다. 한의학은 ‘경험’이 본질이고 ‘경험’으로 체계를 구성하고 ‘경험’으로 대외적 방어를 하고 있다. 과학철학에서 ‘경험’도 중요한 근거 수단이지만 오류와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한국 한의계에서 치료기술의 유효성 판단 근거는 ‘경험’이 최소 단위이면서 최대의 위력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환자 한분의 증례도 소중하고 귀하여, 증례 보고 작성에 대한 교육 훈련은 매우 중요하다. 질병 치료의 유효성 근거를 확보하기 위하여 몇 천 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합성의약품과 달리 한약 처방의 효과는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한국에서 한의약 임상시험의 필요성을 느끼는 주체가 없는 속에서 2만5000여명 한의사 개개인의 경험을 기댈 수밖에 없는 게 냉엄한 현실이다. 한의대생 대부분은 증례 보고 교육을 맛 볼 수 있는 수련의(修鍊醫) 과정 없이 곧 바로 임상 현장에 나간다. 따라서 작성 방법을 학부 때부터 가르치는 것은 어떨까? 졸업 때까지 논문 수준은 아니지만, 환자 5명 정도의 증례 보고 작성 훈련을 받으면, 나중에 개업의로서 최고의 증례 보고 전문가가 될 것이다. 또 국가고시에 ‘다음 중 증례 보고 작성 지침 13개 대분류 항목 중에 포함되는 항목이 아닌 것은?’ 이라고 1∼2 문제 출제하고, 족보(族譜)까지 내려오면, 향후 보고 수준은 자연히 높아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러한 과정이 선 순환적으로 수 백 년 흘러, 임상 증례들이 누적되면 최소한의 근거의학으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
산후풍, 현명하게 이겨내는 방법은?[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대부분의 산후조리원이 감염예방 차원에서 외부인 출입 및 이동을 제한하고 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에서 산후조리를 하는 임산부들이 많아졌다. 여름철 ‘집콕’ 산후조리 시 유의해야 할 점으로 무엇이 있을까?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여성의학센터 황덕상 교수로 부터 알아봤다. 내복 껴입어야 한다?…산후풍 더욱 심화시킬 수 있어 산후풍이란 출산 후 생기는 모든 후유증을 일컫는다. 흔히 관절통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지만 감각장애, 우울증, 땀 과다 등도 포함된다. 산후풍의 대표적 원인은 찬바람의 직접 노출, 스트레스, 무리한 활동이다. 출산 후 대량출혈과 함께 기력이 극도로 쇠약해져 있는 상태기 때문이다. 찬바람의 직접적인 노출을 피하기 위해서는 얇지만 긴 소매의 옷 착용이 권장된다. 모유수유 혹은 식사 간 땀이 많이 날 수 있기 때문에 마른 수건을 구비해 수시로 땀을 닦아주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는 것이 좋다. 젖은 상태로 있으면 오히려 땀이 날아가면서 체온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덥게 유지하는 것도 좋지 않다. 우리나라 문화 특성 상 산후에는 땀을 많이 빼야된다는 오해들이 있어 더운 여름에도 보일러를 켜 방을 뜨끈뜨끈하게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오히려 산후풍을 악화시켜 산모의 몸을 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황덕상 교수는 “대부분의 임산부들이 산후조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계절은 여름”이라며 “여름철 산후조리의 기본은 적절한 기온과 습도유지로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는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규칙적인 생활패턴이 중요 현명한 산후조리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먼저 ‘시기’다. 출산과 동시에 우리 몸은 임신 전 상태로 복귀하는데 일정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인지하고 조바심을 갖지 않는 것이 좋다. 출산 후 3주간은 주의하고 3개월이 지나면 자궁 및 몸 상태가 임신 전으로 돌아간다. 6개월까지는 관절의 통증과 약화된 근력이 회복되고 늘었던 체중이 감소하는 시기다. 이 과정에서 운동은 몸에 통증이 심해지지 않는 수준으로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 우리 몸의 근육과 인대는 10개월이라는 임신기간 동안 서서히 느슨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운동을 통해 빨리 회복시키고 근력을 만드는 것이 산후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통증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운동의 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할 수 있고, 통증이 심하지 않는 동작들부터 꾸준히 매일 5분씩이라도 투자하며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그리고 ‘제대로 먹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저것 음식을 챙겨 먹다보면 산후 체중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기름진 음식보다는 소화가 잘되고 배변활동을 촉진시켜주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
문화 향기 가득한 한의학 ⑦안수기 원장 - 그린요양병원, 다린탕전원 대표 둘이서 대작하나니, 산꽃은 피고(兩人對酌山花開)/한 잔 한 잔, 또 한 잔(一杯一杯復一杯)/취해서 졸리나니, 그대는 돌아가소(我醉欲眠卿且去)/즐거웠거든 내일 아침, 거문고 품고 오시게(明朝有意抱琴來)-이태백, 〈산중대작(山中對酌)〉. 좌금우서(左琴右書), 좌측에는 거문고, 우측에는 서적, 책보고 거문고를 즐기니,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다. 공자도 금(琴)을 타는 것을 즐겼다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인지 동양 선비들은 거문고를 옆에 두고 사랑해왔다. 심금(心琴)을 울린다. 감동을 받았을 때 표현한다. 여기서 심금은, 심장과 거문고이다. 거문고를 탈 때, 그 줄의 떨림이 소리로 공명된다. 심장의 떨림을 거문고의 현의 떨림 현상으로 비유했다. 표현이 예술이다. 금(琴)을 연주할 때처럼, 그 떨림과 전율이 심장(心臟)에서 느낀다는 것이다. 흔히 전율이 느낄 정도의 진한 감동이다. 왜 하필, 심장과 거문고를 빗대었을까? 서로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떨림이, 그 진동의 파장이. 심장, 혈류순환 중추이다. 박동의 주체이자, 수축과 이완에 의해 심장박동이 나타난다. 그러나 힘만 가지고는 부족한 것이 있다. 바로 리듬이다. 리듬을 따라서 힘을 실어야 가장 효율적으로 혈액을 분출하기 때문이다. 심장은 군주의 관직이다 심장의 리듬은 어디에서 오는가? 현대의 심장박동의 조절이론은 호르몬과 자율신경계 이론과 전기적 전도 등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최초의 박동과 인간마다 다른 심전도 상의 고저장단의 미세한 차이를 필자에게 명쾌하게 이해시켜주는 이론을 아직 접하지 못했다. 하여 본 필자도 고민해왔다. 그런데 태교를 들여다보니 보였다. 심장의 뛰는 주기는 태아 때부터 형성된다. 엄마의 탯줄을 따라서 전해오는 엄마의 심장의 울림, 이것이 태아심장 리듬의 악보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태교가 중요한 이유이다. 30여년의 임상에서 흔히 예민하다(?)는 환자들을 접하면서 깨달은 지식이다. 심자 군주지관(心者 君主之官), 심장은 군주의 관직이다. 한의학의 장점, 비유하여 설명했다. 글자의 힘이다. 내 몸의 킹, 한마디로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심주신(心主神), 심장은 정신을 주관한다. 칠정(七情)과 더불어 한의학 정신과의 중추 이론이다. 심장은 뛰는 것, 즉 펌핑하는 물리적인 운동성의 주체가 정신을 주관한다? 언뜻 연관성이 없는 듯하다. 그런데 리듬을 보면? 뇌를 보기 전에 리듬을 봐야 한다 불면증, 조울증, 공황장애 등등 각종 정신병이나 트라우마, 파킨슨, 심지어 치매까지 현대의 정신과 또는 뇌과학과 연관된 대표적인 증상들일 것이다. 현대과학은 이들을 모두 뇌만 들여다본다. 스캔과 뇌파만을 언급하면서 마치 뇌가 전부인양, 그런데 뇌로 접근할수록 더욱 일이 확대되고 꼬이는 것을 본다. 그래서 난치이고 불치로 방치된다. 아니 더 심화된다. 그런데 임상에서는 심장, 특히 심장의 리듬을 회복하면 의외의 결과들이 나타난다. 임상에서 심장리듬을 회복하니 불면증이 치료되는 것이다. 결과도 대 만족이다. 리듬이 핵심이다. 심장의 리듬이 관건이다. 그럼 그 리듬은 어디서 영향을 받는가? 주위의 자극이다. 자극은 감정의 파고를 일으키고 심장의 리듬이 깨진다. 이는 심장박동에 영향을 미친다. 혈류량이 변화한다. 호르몬 대사와 뇌 혈류량에 발화점이 된다. 그래서 뇌를 보기 전에 리듬을 봐야 한다. 심장의 리듬, 말이다. 매미 울음조차 잦아지는 맹추(孟秋)에, 심장의 떨림에 귀 기울여 보시라. 가을의 선율이 들리실 것이다. 심금이 울릴 것이다. <좌금우서>해보자. 이왕 <좌금우심(左琴右心)>도 좋다. 거기 생명에 달통한 의원님이 거하실 지니. 더불어 건강은 말할 필요가 없다. -
악의적 가짜뉴스 더 이상 방치 없다대한한의사협회가 지난 26일 강서경찰서에 한의약 폄훼와 관련된 악의적 가짜뉴스 게시자들을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모욕)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의 핵심 이유는 허위사실 유포다. 가령 올 10월 예정돼 있는 첩약보험 시범사업은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공식적인 심의와 의결을 거쳐 결정한 사안임에도 복지부가 그냥 밀어붙이는 중이라고 왜곡하는 것은 물론 한·양방 의료통합 추진과 관련해 한의사협회장이 노망이 나서 헛소리를 하고 있다는 등 모욕적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나치독일의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에게는 ‘잘못된 신념이 나라를 망친다’는 꼬리표가 떠나질 않는다. 그는 평소 “중요한 것은 무엇을 믿느냐가 아니라 무엇인가를 믿는다는 사실 자체”라고 말했다. 믿고 있는 것이 사실인지, 진실인지는 중요치 않다. 대중의 인식에 무엇인가를 믿도록 만들면 된다. 한의약을 폄훼하는 각종 악의적 가짜뉴스가 생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25일 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한 배경도 이 같은 상황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심각성에서 출발했다. 악성 가짜 정보들이 범람하면 할수록 잘못된 정보들로 인해 한의약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해 잘못된 정보 유포자들을 끝까지 추적하여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뜻이다. 가짜 정보는 방치하면 우후죽순처럼 커져가고, 번져 간다. 그 이후 어느 한 순간에는 마치 진실인양 시멘트처럼 공고해져 버린다. 이 같은 문제점을 알기에 최혁용 회장도 전국의 한의사 회원들로부터 가짜뉴스를 제보 받아 사실이 아닌 점들을 하나하나 지적하며 무관용의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주로 양의사들이 생산, 전파하고 있는 가짜뉴스의 형태는 크게 두 부분으로 축약된다. 하나는 의사협회가 첩약건강보험 급여화 시범사업을 ‘4대악 의료정책’의 하나로 규정한 것과 관련해 첩약(한약)은 중금속 덩어리이며, 어떤 사회적 합의도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다고 왜곡한다. 또 다른 왜곡 사례는 한·양방 의료통합 정책과 연관돼 한의사와 한의대는 모두 없애야 한다는 혐오 발언은 물론 대한한의사협회의 회장을 마치 치매에 걸려 노망이 든 것처럼 모욕하는 언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약재 부자와 초오는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약초가 되기도 하고, 독초가 되기도 한다. 약초의 전문가인 한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를 때 부자와 초오는 한약으로 변모해 사람의 생명을 살린다. 하지만 비전문가가 어설프게 처방하고, 조제하는 순간 약초는 독약이 돼 사람을 죽인다. 한의약 폄훼와 가짜 뉴스 확대 재생산에 열 올리고 있는 일부 양의사들의 손은 약초가 아닌 독초를 쥐고 있는 셈이다. 사실을 왜곡한 한방 짓밟기는 헛방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