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궁내막증 (Endometriosis)[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제공으로 한의원의 다빈도 상병 질환의 정의와 원인, 증상, 진단, 예후, 한의치료방법, 생활관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 한의정보협동조합(www.komic.org)은 더 많은 한의사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련 문의: ☎ 051-715-7322/ 010-7246-7321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453)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57년 3월21일 저녁 6시 대구국제회관에서 東洋醫藥社 주최로 ‘東方醫藥誌復興懇談會’가 열린다. 『東方醫藥』誌는 1957년 무렵 한의학계를 대표하는 학술지로서 1955년 『東洋醫藥』이라는 이름으로 창간호가 간행된 이후 1957년 제3권 제1호(통권 6호)부터 『東方醫藥』으로 잡지명을 바꿔서 간행되었다. 이 시기에 이와 같은 제목의 간담회가 열리게 된 데에는 이 학술잡지가 1955년 창간호부터 4회 간행돼 성황을 이뤘지만 1956년 한번밖에 간행되지 못한 것에 대한 염려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간담회에 참석한 사람은 呂元鉉(大南한의원 원장), 池禹三(德濟한의원 원장), 李鍾弼(李家한의원 원장), 李守基(경북 한약협회 회장), 柳炳烈(경북 한약협회 부회장), 盧時夏(경북 한약협회 감사), 白仁基(경북 한약협회 총무), 金容毅, 崔承榮(이상 東洋醫藥社)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논의된 사항을 아래에 인물별로 정리한다(이하 존칭 생략, 내용의 많은 부분을 필자 임의대로 현대어로 바꿔 요약함). ○사회자 최승영: 간담회를 개최하게 된 것은 한의계의 단 하나의 대변지이며 기관지인 『東方醫藥』의 장래 전망에 대한 문제를 기탄없이 논의하기 위해 경상북도 한의계, 한약계의 중진들을 모시고 의견을 여쭙기 위한 것이다. ○이종필: 발간을 위한 재정 확립이 수반돼야 하므로 앞으로 관련 협회의 연간 예산에 편입하여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 최대의 발전책이라고 생각한다. ○지우삼: 최근 全北道立한의원 설치가 이루어진 것은 해당 지역의 회원들의 단합의 힘을 입증한 하나의 예라고 생각된다. 전국 회원의 단결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이 『東方醫藥』의 육성에 대한 문제는 논란될 문제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이 잡지의 지면을 통하여 회원의 단결을 항상 계몽선전하여 어떠한 난관이 있더라도 속간할 것을 강조하여 각자의 성금을 모아서 잡지를 지켜내야 한다고 본다. ○노시하: 잡지 보급을 원활하게 보장하기 위해서 대구의 의료기관에서 각각 50부 이상을 인수하여 보급하도록 하여 최소한 경상북도 전체에서 500부 이상을 무난히 보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원현: 무엇보다 本社의 독립성을 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금번 전북도립한의원 정식인가를 얻어 개원식을 거행할 때 동양의약사 주최로 각도 대표 2〜3인 이상 선정하여 참가하도록 알선해 주실 것과 朴鎬豊 學長(당시 동양의대 교수)이 대학교수 정식자격 획득하시는데 노심하신 것에 대해 일본, 대만 등지에 여행할 수 있도록 알선해 드리는 것을 병행해 주실 것을 바란다. ○김용의: 이와 같이 빛나는 자리를 통해서 소회를 말씀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잡지의 지면을 이용하여 여러 선생께서 많은 기고를 부탁드린다. ○백인기: 앞으로 한의약 단체들이 혼연일체가 되어서 거대한 풍파가 닥쳐도 대항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기 위하여 항상 보조를 같이 하는데 『동방의약』지가 절대적으로 긴요하다고 생각되는 바 同心一體하여 본지가 성장할 때까지 전력을 경주하자는 것을 강조한다. ○사회자 최승영: 병석에서 신음하고 있는 『동방의약』지가 겨우 기사회생하는 과정에 여러 선생님들께서 이와 같이 심려하시고 배려하시면 단연 발전할 것으로 확신한다. -
문화 향기 가득한 한의학-16안수기 원장 - 그린요양병원 - 다린탕전원 대표 - 대의원총회 부의장 ‘그냥 먹으면 안 되야! 아이고 어쩐댜, 집에 가져가 푹 삶아서 무쳐 드셔!’ 신선함에 받자마자 입 속으로 넣어보고 마는 나에게 손사래 친다. 금세 입안이 아리 해진다. 모두가 비웃듯이 놀린다. 암 환우들 몇 명이 모여 앉아 있다가 불렀다. 밭에서 작업하는 듯, 뭔가를 손놀림한다. 대형 비닐봉지에 죽순이 가득하다. 그 자리에서 껍질을 벗기고 속살만 새 비닐봉지에 넣고 있었다. 집에 가져가라며 일부를 건넨다. 생색도 내고 주인(?) 허락도 받을 겸 한 듯하다. 이미 채취 다하고 나서 허락이라니, 헐~! 금요일 저녁, 퇴근하려는 주차장의 풍경이다. 이리 많은 죽순들이? 나도 놀랬다. 모퉁이 대형 굴뚝아래의 손바닥 만한 대나무 숲이 있다. 병원의 주차장 구석이다. 담벼락 아래로 대나무 군락이 일렬로 심어져 있다. 여기에서 죽순이 올라온 것이다. 환우들은 오지게 채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비온 뒤에 죽순을 조상들은 이리 표현했었지? 우후죽순(雨後竹筍)! 죽순을 활용한 대표적인 처방? 채취의 달인, 환우들 중에는 많다. 병원생활의 지루함을 달랠 겸 끊임없이 움직인다. 뭐가 없나하고, 다행이도 병원은 구미가 당기는 보물창고이다. 넓은 정원과 텃밭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 방직공장의 기숙사 터였었다. 중앙 정원에는 과실나무들이 그득하다. 대표적인 것으로 앵두, 자두, 매실, 모과, 비파, 개복숭아 등이다. 특히 두릅나무와 대나무, 비파나무는 넘치도록 많다. 철따라 수확의 기쁨이 가득하다. 열매는 풍성하나 한 번 맛보기도 힘들다. 누군가가 먼저 다 따가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불만이다. 관상수로 역할도 있는데 익기도 전에 다 따간다고, 그럼 그러느냐고 한다. 누군가 이런 혜택을 누린다는 것은 축복이자 힐링이다. 그것도 도심 한가운데서 말이다. 환우들이 오지게 여기면 되었다. 직원들도 분위기 파악하고 대충 모른 체 눈감는다. 죽순의 인연으로 한약에 대해 묵상한다. 그러고 보니 죽순은 약재보다는 식재료에 가깝다. 죽순은 요리에서 최상급의 식재료에 해당한다. 중국요리나 죽순 무침과 죽순탕과 그 국물 등은 최고의 풍미를 자랑한다. 반면에 한약에서는 익숙하지 않다. 죽순을 활용한 대표적인 처방? 언뜻 생각나지 않는다. 다만 한약재의 효능 등을 요약해서 부른 노래가 있다. 약성가(藥性歌)란 것이다. 여기서 죽순을 언급하고 있다. 죽여(竹茹), 죽엽(竹葉), 죽력(竹瀝) 죽순은 맛은 달고 성질은 차가우니 답답하면서 갈증이 나는 것을 해소하고, 수분을 조절하고 기운을 복 돋우나니 과도하게 복용하면 냉증을 유발할 수 있다. 약성가의 원문은 이렇다. ‘죽순감한번갈성(竹筍甘寒煩渴省) 이수익기과발냉(利水益氣過發冷)’ 한문은 어렵다? 그래도 권위는 선다. 역시 한자로 써야 조금은 폼이 난다. 한의사니까, 으흠. 반면에 한약의 재료로는 대부분 성장한 대나무를 쓴다. 약재란 것이 하루 이틀 쓸 재료가 아니다. 죽순은 불과 10일 사이에 얻어야 한다. 더불어 보관이나 공급이 쉽지 않다. 그런데 성장한 대나무에서는 약재 확보가 용이하다. 그러니 죽순보다는 대나무에서 약재를 얻었을 터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죽여(竹茹)와 죽엽(竹葉) 및 죽력(竹瀝) 등이다. 죽순으로 죽 쑨다 죽여는 대나무의 속껍질이라 불리는 부분을 채취하는 것이다. 대나무의 껍질을 제거하고 나머지 부분이다. 주로 중풍이나 구토를 진정시키고, 불면 등에 안정시키는 효과가 뛰어나다. 죽엽은 대나무 잎이다. 열을 내리고 갈증과 불안 등을 치료하며 소변불리 등에 효과가 있다. 죽력은 대나무에서 추출한 수액 또는 진액이라 할 수 있다. 대량으로 얻기 위해 대나무를 가열하여 수액을 채취한다. 중풍 등에서 구급약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밖에도 민간에서는 대나무로 소금을 정제하는 죽염(竹鹽) 등이 있다. 결론은 대나무는 모두가 해열, 진정과 안신, 이뇨와 거담의 효능으로 압축된다. 아니 이걸 다 어디서 났어요? 그리고 어찌 먹으라고? 집사람에게 전해주는 끝에 추임새가 붙는다, 요즘은 다 익혀서 나오는데…. 좋다는 것인지 싫어하는 것인지, 표정이 애매모호하다. 거 참! 알 수가 없다, 그녀의 맘을. 나는 여전히 초짜다. 당장 배워야겠다, 죽순 삶는 방법을, 아니 죽순 요리법을. 초로에 접어드는 이 시대 남자들의 생존법이다. 배워야 산다, 요리도, 그녀도. 죽순으로 죽 쑨다. 이제 점점 더워진다. 한 바탕 비라도 ㅠ, 우후~죽순! -
우리의 한의학-16, “한의학 안전성 유효성을 검증하는 임상시험이 오히려 당신을 시험에 들게 하고”신현규 박사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안녕하세요. 선생님. 같은 직장에 수년을 근무하면서 일면식도 없었지만, 처음 함께 팀원이 되어 작업한 임상시험 계획서가 잘 완결되었습니다. 이제 병원 생명윤리위원회 심의와 승인을 받으면 첫 단계가 마무리됩니다. ‘단 1개 질병에 딱 1개 한약처방이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지?’라는, 간단한 질문에 대답을 얻고자 하는 순간, 읽고 검토할 논문과 챙겨야 할 규정은 왜 그렇게 많은지? 임상시험은 한의학 연구의 최고이자 최종 꽃입니다. 꽃을 피우기 위해 한의사 이외에 다양한 전공자들의 도움을 받아 식약처 법규에 맞도록 설계해야 하고, 1년 이상 연구 기간과 억대 이상의 연구비를 확보해야합니다. 참! 정말 중요한 것이 빠졌네요. 인생살이 그렇듯이 행운이 따라 주어야합니다. 한약처방 임상시험, 공익적 편익이 있는가? 의학에서 질병 발생 원인과 증상, 발병 기전, 국·내외 환자 현황, 투여 화학의약품의 효능과 부작용 등을 확인하고, 한의서에서 이에 대응되는 병명과 한약처방 조사 및 이들 한약처방 세포·동물·인체 연구 논문을 읽고 임상시험 가능성과 성공을 가늠해봅니다. 그리고 “과연 이 질병에 이 한약처방으로 임상시험하는 것이 공익적 편익이 있는가?”라는 판단을 내려야죠. 결정되면 의학의 여러 발병 원인들 중에서 한약처방 효과가 있을 것으로 선택된 일부 원인에 의한 환자만을 대상으로 설계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선생님! Y세대로서 우리는 왜 고대 중국 음양오행이론 바탕의 五勞七傷과 六氣로 질병이 발생된 환자에게, 四診을 통한 각종 변증 논치와 사상체질 판별에 따라, 사진과 양도락·맥진기·설진기 측정 지표로 한약처방 안전성·유효성 임상시험을 안하는지, 못하는지 아니면 아직도 고민 중인지 생각해보셨습니까? 혹시 깨달아 해법을 찾으면 가르쳐주세요. 현대 의료사회에서 일정 규모의 임상연구는 효율성과 경제성을 따지는 비교 대상이 있어야합니다. 비교 대상이 없으면 연구하고자 하는 치료 수단의 객관성·우월성·진보성·경제성 평가를 할 수가 없고, 개인적으로는 항상 자신의 치료가 우수하다는 편견에 빠질 수 있습니다. 비교 대상으로는 어떤 약도 투약하지 않거나(투약하지 않아도 증상이 호전됩니다), 위약을 투여하거나 (가짜 약을 투여하여도 플라시보 효과로 증상이 호전됩니다) 혹은 이미 효과가 입증된 화학의약품 또는 한약처방을 투여하는 등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한약처방과 질병 변화를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각종 측정 지표(혈액·영상·설문지 등)도 확정하였고, 모집 환자 수와 이중맹검으로 무작위 투약할 순서를 통계로 검정하였고, 식약처와 사전 협의, 임상시험 수행 병원과의 지속적인 회의를 통해 계획서가 멋있게 만들어졌네요. 맹목적 한의학 사랑, 임상시험 결과 오류 발생 선생님, 이 과정 중에 첫 시련은 생각지도 않은 임상시험용 한약이었습니다. 임상시험용 의약품은 식약처 우수의약품제조기준 규정에 따라 제조된 의약품만 인정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투여할 한약처방 엑스제제를 제약회사에 문의하니, 그 동안 한의약계 주문이 없어 생산 중지하였답니다. 그래서 다시 다른 한약처방을 선정하고 구매하는데, 어떤 회사는 생산을 안 하고, 또 어떤 회사는 공급할 수 없다고 합니다. 임상시험용 한약제제가 없어 연구를 할 수 없는 황당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 임상시험에서 한약제제 구매건보다 더 중요하여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처음 같이 일하면서 선생님이 한의학을 매우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임상시험 설계 시 저 나름대로 약간의 노파심이 있었습니다. 한의사로서 한의학 사랑! 귀하고 훌륭한 직업 정신입니다. 하지만 “사랑하면 눈에 콩깍지 쓰인다”는 말 잘 아시죠! 콩깍지! 남녀 간의 사랑에는 묘약이지만 임상시험에서는 착시 현상을 일으킵니다. 黃帝 말씀과 陰陽五行 사상으로 무장한 선생님의 순수하고 헌신적이고 맹목적인 한의학 사랑이 의도하였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임상시험 계획과 결과에 오류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오류는 엄격한 임상시험 목적을 불확실하고 복잡하게 만들며, 필요 없는 과정과 노력을 불러오고 시간과 연구비를 가중시킵니다. 또 연구종료 후 자료 분석 시에 혼란스러운 많은 결과 값으로 함정에 빠져, 결국 진실 값을 모호하게 만들거나 임상시험을 실패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건 오직 ‘과학적’ 임상시험 뿐 선생님은 수 천년동안 수많은 임상 경험에 의한 결과로 한의학 이론과 치료 효과가 한의서에 기록되었다는 한의학 긍정 확정 편향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까? 또 완성의학으로 어떤 한의학 치료수단도 우수하다는 확신을 예견하고 임상시험 설계를 구상하지 않나요? 더 나아가 반드시 효과가 나오도록 설계하지 않나요? 만약 결과가 예측대로 나오지 않으면 한의학적으로 설계가 안 되었다고 자책하지는 않나요? 세상에 ‘한의학적’ 또는 ‘의학적’ 임상시험이란 없습니다. 있다면 오직 ‘과학적 임상시험’ 만 있습니다. 이 과학적 임상시험 마저도 선생님이 가진 모든 지식과 지적 능력을 다하여 의심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의심하여야합니다. 임상연구는 남녀노소의 차별이나 사회적·학문적 편향성이나 본인 이익이나 진영논리에 따라 설계 수행되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임상연구 설계자로서 ‘한의학’이란 학문, ‘한의사’라는 직능을 떠나 그 어떤 유혹에도 빠지지 않고, 이성적인 냉철한 관찰자이며 이해관계가 없는 방관자가 되어야합니다. 이러한 연구 태도가 임상시험 진실 값을 투명하게 얻을 수 있고, 그 진실이 한의사 의료행위를 자유롭게 하고 한의학 미래를 튼튼하게 만들고 국민 건강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평생 한의학을 과학화하는 연구자 길 걷고 싶다면 꼰대버전으로 “내가 선생님 나이 때, 업계 선배님들이 늘 밥 사주고 술 사주셨어. 똑똑한 후배들이 들어왔다고. 한의사 생활에 자부심과 사회적 위치를 높여준 자랑스러운 후배님들! 자! 술잔 들어! 한의학을 위하여!” 그 동안 선생님의 해박한 한·의학 지식과 국·내외 논문 조사 분석 능력, 식약처 규정에 대한 높은 이해도로 설계 과정에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 선생님 덕분에 잘 극복되어 고맙고 감사합니다. 아! 그래서 그 옛날 선배님들이 생각나고 마음을 이해하겠군요. 차세대로서 선생님! 앞으로 평생 한의학을 과학화하는 연구자의 길을 걷고 싶으세요. 그러면 한의학 사랑과 열정은 잠시 접어두고, 한의학에 대한 티끌 같은 ‘콩깍지’나 ‘자기애’를 늘 조심하면서, 한의학과 과학을 혼동하거나 과학을 한의학화하는 어리석은 모순과 착각을 범하지 않도록 항상 기도하시고, 연구 시작과 끝 과정에 자기 의문으로 도 닦듯 無心 수행하시길 바랍니다. 이 사업으로 처음 만나 각자의 역할이 끝나서 다시 뵐 일이 없겠지만, 혹시 지나가다가 보이면 밥 사주는 꼰대가 되겠습니다. 그럼 앞날에 행운을 빕니다. (본 글은 저자의 소속기관이나 한의신문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
제1호 한의약 신의료기술의 건보 등재제1호 한의약 신의료기술로 등재된 ‘감정자유기법’이 드디어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에 포함됐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4일 고시 제2021-167호를 통해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 일부 개정 사항을 안내했다. 이에 따르면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의 제1편 제3부 제14장 제3절 한방 정신요법료 중 허-105 색채요법란 다음에 허-106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을 신설했다. 고시의 효력이 발생하는 7월1일부터 한의의료기관의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은 비급여 항목으로 환자들의 정신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감정자유기법(EFT/Emotional Freedom Techniques)’은 한의학의 경락이론에 기반을 둔 한의정신요법의 일종이다. 모든 부정적인 감정은 경락체계의 기능 이상으로 나타난다는 전제 아래 경락의 경혈점을 두드려 자극해 경락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불안정한 정신 상태를 안정시키는 치료법이다. 감정자유기법의 주 사용 목적은 부정적 감정 해소 등 증상 개선이며, 사용 대상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이고, 시술 방법은 경혈 자극과 확언을 활용하여 준비단계, 경혈 자극 단계, 뇌조율 과정을 반복하면서 질병을 치료한다. 감정자유기법은 지난 2015년 정선용 교수(강동경희대학교 한방신경정신과)가 처음으로 한의 신의료기술로 신청한데서 발단이 됐다. 2015년 첫 신청에선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수많은 임상 적용 및 연구 개발을 통해 감정자유기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는 근거 자료를 수정, 보완해 2018년에 재신청했다.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가 적합성을 판단하는 오랜 심의 끝에 2019년 6월 26일 제1호 한의 신의료기술로 등재됐고, 2019년 10월 24일 보건복지부 고시 제2019-232호를 통해 신의료기술로 공식화된 이래 이번에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으로 급여화됐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숱한 어려움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양의계와 약계는 감정자유기법은 주술(呪術)에 불과하다고 폄훼했고, 의사출신 국회의원을 동원해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장에서 감정자유기법의 신의료기술 등재 및 고시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었다. 이 같은 우여곡절을 견뎌내고 제1호 한의 신의료기술인 ‘감정자유기법’이 급여화된 것은 의미가 매우 크다. 이제 남은 관건은 확산과 일상화다. 임상에서 당연하고도, 자연스런 치료기법으로 활성화돼야만 급여 항목으로 더 발전할 수 있으며, 국민의 정신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한의의료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
“생강 규격품의 적극적 활용으로 국민건강 증진에 도움되길”<편집자 주> 안동농협한약재유통센터가 ‘생강’ 한약재 규격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준비를 마치고, 조만간 전국 한의의료기관에 유통할 예정이다. 본란에서는 정오윤 장장(안동농협 농산물유통센터(생강출하조절센터))로부터 생강 규격품 생산을 하게 된 계기와 함께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Q. 생강 규격품 대량생산을 위한 준비 과정 및 출시를 앞둔 소감은? “안동농협은 지난 2020년 8월 안동시와 BTL사업 민간위탁계약을 통해 BTL을 운영하게 되었으며, 한약재 GMP를 위한 업허가, 실태평가(인증) 및 품목신고를 지난 1월21일자로 모두 마치고 관련 시설을 정비하는 등 생강 규격품의 대량생산 및 전국 유통을 위한 세부 준비과정이 막바지에 와 있다. 지금까지 진행해왔던 노력의 결과로 한약재 규격품을 생산·유통할 수 있는 결실을 맞이한데 대해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Q. 생강은 규격품화하기 까다롭다고 들었다. “통상적으로 다른 한약재 규격품은 건조가 완료된 상태로 생산·유통되고 있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격품 생강은 특성상 신선한 상태로 자체 물기가 유지된 채 생산·유통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적절한 온·습도 유지 및 전용 포장이 필수적인 품목이다. 이러한 것들이 조금만 미미하면 부패 등의 상태로 쉽게 넘어 가는 만큼 사전에 세심한 관심과 준비가 필요하다. 이에 안동농협은 생강의 생산 및 유통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고민을 하고 있다.” Q. 한약재 규격품 생강이 다소 생소한데, 식품용 생강과의 차별점은? “의약품용인 한약재 규격품 생강과 식품용 생강과의 차별점으로는 우선 용도적인 측면에서 식품용 생강은 말 그대로 식품 관련 용도로 사용되도록 생산·유통되고 있는 생강을 일컫는 것이고, 의약품용 규격 생강은 한의 치료 목적의 조제 및 일반의약품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제제용 목적의 생강이라 볼 수 있다. 또한 관리적 측면에서 보면 식품용 생강은 식품공전 등의 관리기준에 의해 관리되는 반면 의약품용 생강은 대한민국약전 및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 등의 공정서 및 한약재 GMP 규정과 기준에 의거해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 또한 의약품 규격 생강은 출고 전 반드시 원료입고검사 및 완제품검사에 적합판정이 이뤄져야 유통될 수 있는 만큼 생산하기 위한 과정이 좀 더 까다롭고 통상 출고까지의 일정이 더 오래 걸린다고 볼 수 있다.” Q. 생강 규격품 유통으로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의의료기관으로 공급하는 한약재는 GMP시설에서 엄격한 기준에 부합된 규격품이다. 따라서 이러한 국산 규격 한약재가 한의의료기관에서 적극 활용됨으로써 국민건강 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바람이 크다. 또한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첩약 시범사업을 통해 한의약 산업도 함께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한약재가에 상한선이 있고, 국산 한약재를 많이 사용하기 위한 약재가 산정이 되지 않은 부분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생강의 규격화는 양질의 한약재로 한약을 처방하고자 하는 한의사들의 요청에 의해 진행된 만큼 전국의 많은 일선 한의사들이 최초의 규격화된 생강을 많이 사용해 주고, 국가 또한 국산 한약재 사용이 잘 될 수 있도록 첩약시범사업에서 약재가를 산정해 주도록 제도가 개선됐으면 한다.” Q. 생강 이외에 향후 규격품 한약재 생산계획이 있는가? “안동농협은 농협의 특성상 한약재 생산에 있어 외국에서 수입된 수입한약재로 규격품을 생산하지 않으며, 우리나라 농민들이 생산한 약용식물의 수매를 통해 규격품 한약재 생산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안동 지역은 분지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일교차가 크고 토양의 특성이 약용식물 재배에 적합한 장점이 있다. 이를 적극 이용해 앞으로 산약, 우슬, 천궁, 백출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수매를 통해 국산 규격품 한약재 생산에 힘쓸 계획이다.” Q. 안동우수한약재유통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주요 사업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안동지역 농민들이 생산되는 농산물의 판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지역농민들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안정된 사업 추진을 위해 관내 농민들에게 약용식물에 대한 안내를 적극적으로 하는 한편 해당 농민들에게 계약재배를 통한 수매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특히 안동 우수한약재 유통센터를 안동농협이 운영하게 됨으로서 생강 이외의 타 품목에 대해서도 국산 의약품용 한약재 품목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해짐에 따라 판로를 넓혀 가고 있다.” Q. 강조하고 싶은 말은? “우리나라 고유의 의료인 한의학은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그 치료에 대한 우수성 또한 입증되고 있다. 특히 첩약시범사업이 국민들에게 한의의료서비스의 접근성은 높이고, 치료효과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치료효과에 핵심인 한약의 원료로 사용되는 한약재가 더 좋은 품질로 생산될 수 있도록 생산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한의사들의 국산 한약재에 대한 많은 관심과 사용을 지면을 통해 부탁드리고 싶다. -
“팬데믹 시대 아픈 사람들에게 한줄기 빛 되는 공연이길”[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오는 19일 ‘생존신고’를 주제로 강원 춘천 축제극장 몸짓에서 열린 공연 중 침 놓는 한의사 역을 맡은 문저온 보리한의원장에게 연극 참여 계기와 공연 경험, 관객 반응 등을 들어봤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경남 진주 보리한의원 원장 문저온이다. 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했다. Q. 강원 춘천 축제극장에서 ‘생존신고’를 주제로 무대에 서게 됐다. 우리나라 마임의 전설이신 유진규 선생의 공연이다. 각자도생해야 하는 외롭고 각박한 코로나19 시대에 ‘나 여기 살아 있소’ 하고 서로서로 이야기해 주자는 뜻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나누는 연대의 말과 몸짓이다. 저는 이 무대 위에서 직접 침을 시술하는 한의사 역을 맡았다.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생긴 우울의 시대에 작게나마 삭막한 사람들의 마음에 윤기를 보태드릴 수 있을까 기대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 공연의 모티브가 된 ‘치병소요록(治病逍遙錄)’의 저자로서 기쁨과 보람도 느낀다. 한의사와 시인이라는 역할로 각각 무대의 한 장면씩을 채우게 된 ‘배우 아닌 배우’의 두근거림도 있다. Q. 저서 ‘치병소요록’도 낭독했다. 제가 쓴 시집 이름이다. 인간의 생병사를 주제로 한 글을 묶었다. ‘서혜’(鼠蹊), ‘울기’(鬱氣), ‘삽’(揷)처럼 몸·증상·죽음으로 시를 쓰고 그것들을 한 단위로 묶었다. 뒤표지에 제가 쓴 글로 대신 소개하자면, ‘삶이라는 질병, 사랑이라는 증상, 신음처럼 새는 말, 그리고 그 모든 장소인 몸’에 관한 시집이다. 환자들의 이야기와 저의 이야기가 녹아들어 있다. 앓고, 사랑하고, 죽고, 새로 나는 것에 관한 시들이다. Q. 공연에서 맡은 역할과 관객들의 반응은? 시집에 실린 시 한 편을 낭독했다. ‘늑간’(肋間)이라는 작품인데 유진규 선생님이 몸으로 표현하시는 고통과 죽음의 무대 사이에 ‘인간이 가진 유한하지만 아름다운 것’을 들려줬다. 꽃과 말과 몸과 사랑인데 이것들은 유한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들이기도 하다. 공연 마지막 무대에서는 뜸을 뜨고 침을 놓는다. 한판 고통과 죽음의 난장을 치유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연극 무대에서 침을 놓게 될 줄은 몰랐는데, 그건 보시는 관객들도 마찬가지여서, 놀랍고 신선한 경험이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객석에 앉은 채로 문진(問診)을 듣고 치료를 받는 듯한, 자신도 모르게 치유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들 했다. Q. 시에 이어 공연 분야까지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시작은 유진규 선생과 극단 ‘현장’ 대표 부부의 의기투합이었다. 우연히 마주친 자리에서 제 시집 이야기를 나누고 이걸 무대로 옮겨보자 했다. 처음엔 당황스럽고 난감했는데, 아마도 제 시가 몸에 관한 내용이고, 유진규 선생의 마임이 인간 본질을 몸으로 표현해 온 예술이었기 때문에 어떤 접점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한 예술이 다른 형태의 예술로 2차, 3차 발전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시 쓰는 사람으로서 무척 감동했다. 바이올린 연주자 강해진 씨도 즉흥연주로 함께 하는데, 시집에 실린 시 한 편을 자작곡 연주로 들려준다. 제가 제 작품을 관객이 되어서 감상하는 고맙고 귀한 경험이다. Q. 과거에도 공연 분야에 몸담은 경험이 있는가? 문학 행사에서 시 낭송을 한 것 외에 무대 공연 경험은 거의 없다. 대학 다닐 때 풍물패 활동을 했고, 진주 ‘큰들문화예술공동체’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집단 사물놀이로 참여한 적은 있다. 그저 연극이나 공연 관람을 즐기는 사람이었다. 어쩌다 보니 제 시집이 연극 무대에 오르게 되면서 저도 원작자에 더해 배우까지 됐다. 시를 읽고 침을 시술하는, 연기 아닌 연기를 할 뿐이지만. 이 공연은 지난해 ‘모든 사람은 아프다’라는 제목의 진주연극페스티벌 공식초청작이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심해지면서 계속 연기되다가 온라인 연극제로 대신하게 됐다. 다행히 올해는 코로나가 누그러진 덕분에 제한적인 인원이나마 ‘2021 진주연극페스티벌’ 개막작으로 관객과 만날 수 있게 됐다. Q. 코로나19로 시나 공연 등의 활동에 지장을 받았나?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특히 공연예술 분야는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말할 수 없이 컸다. 시 창작은 개인 작업이긴 하지만 문인이나 독자들이 모여서 소통할 수 있는 문학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다. 심리적인 위축이나 우울감처럼 보이지 않는 어려움도 많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연극 무대도 온라인으로 옮겨 녹화 방송을 송출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시간과 장소에 덜 구애받고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작품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게 극복이라면 극복일 텐데, 그 덕분에 앞으로는 촬영이나 무대 구성, 관객 유치 등에서도 더 많은 고민과 발전이 이어지리라 생각한다. Q. 앞으로의 공연 계획은? 24일 대학로에서 열리는 ‘매드연극제’에 참가할 예정이다. 곳곳에서 작지만 큰 공연들이 속속들이 되살아나고 있는 시점인 것 같다. 문화예술에 대한 사람들의 목마름도 있었고, 창작자들의 갈급함도 있다. 유진규 선생도 내년에 마임 인생 50년을 맞아 의미 있는 공연을 계획 중이다. ‘모든 사람은 아프다’와 ‘생존신고요’라는 말에서 보이는 것처럼 이 공연이 코로나 시대와 맞물려서 아픈 사람들에게 한 줄기 빛이나 단비로 다가갈 수 있는 자리가 계속 마련되리라고 본다. ‘치병소요록’이 지난 2019년에 나왔는데,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시집도 준비하고 있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인터뷰 요청을 받고 놀랐다. 한의사들의 이색적인 활동을 눈여겨 찾아보는 일을 하시는 분이 계시구나 싶어서,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지만 인터뷰에 응하기로 했다. 자기 자리에서 아름답게 살아가는 많은 분들이 계실 텐데 쑥스러운 마음도 든다. 멀거나 가까운 곳에 계신 한의사 선후배들께 이 자리를 빌어서 인사드린다. 모쪼록 평안하시기를 바란다. -
“공공의료 속 한의학 역할 무궁무진…고위공직 한의사 늘어나야”[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대전 중구 보건소에서 근무하며 최근 ‘네가 나보다 잘 살았으면 좋겠다’ 신간을 펴낸 박윤미 한의사에게 신간 소개와 함께 뒤늦게 한의대에 입학한 계기, 앞으로의 강의 및 저술 활동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자기 소개 부탁드린다.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고 서울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졸업했다. 결혼 후 수년간 전업주부로 살다 대전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보건소 한방 진료실에 근무하고 있다. 오랫동안 부처님 법을 공부해 왔고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다. 대전에서 시어머니와 남편, 세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다. Q. ‘네가 나보다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어떤 책인가? 저희 아이들이 대학생이 되면서 대전 집을 떠나 서울에서 살게 됐다. 타지 생활을 하면서 위장병에 걸려 아프기도 했고 적응 문제도 있어서 어려움이 많았다. 무엇보다 대학 입시가 전부라고 생각하고 달려왔는데, 막상 와 보니 학업, 인간관계, 진로 등등 막막한 일이 너무 많았다. 왜 살아야 하지? 세상은 왜 이렇게 불공평하지? 굳이 결혼해야 되나? 등등, 여러 가지 의문도 품게 됐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불교의 가르침에 닿게 됐다.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아이들이 고등학교 때까진 아이들과 삶에 대한 깊은 대화는 없었다. 그러다 아이들이 대학생이 되면서 어른 대 어른으로 대화를 많이 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들 뿐 아니라, 인생의 출발선 앞에서 방황하는 청년층에게 부처님 법을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Q. 뒤늦게 한의대에 입학했다. 결혼하면서 곧 엄마가 됐다. 돌 무렵 첫 아이에게 축농증이 왔는데, 이비인후과에서 항생제를 먹다가 부작용으로 큰 고생을 하다 한의치료로 고쳤다. 그 전에 한약은 그저 보약일 뿐이고, 질병 치료는 양방으로 해야 한다는 선입견이 강했는데 이 일을 계기로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한의학을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시어른과 살림을 합치면서 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왔고, 남편과 시어머님의 지지 속에 한의대 입시를 준비했는데 운 좋게 바로 합격했다. Q. 중고등학생으로 대상으로 ‘소중한 생명 건강 정신’ 등 한의인문학 강의도 진행했다. 한의학에선 인체를 소우주라고 해서, 인체의 현상도 대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본다. 인체의 장부도 유기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내 아이가 아무리 뛰어나도 주변 친구들이 불행하다면 내 아이도 행복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아이들 키우면서 가슴 아팠던 점은, 현재 우리나라 교육이 다수를 주눅 들게 한다는 점이었다. 수시 준비를 하면 친구들이 다 경쟁자가 되어버리고 극소수의 학업성적 뛰어난 아이들과 비교하며 움츠러든다. 과목별로 1등급 인원이 4%다. 나머지 96% 아이들이 열등감을 느끼는 구조다. 아이들에게 너희들 모두가 소중한 존재들이고, 서로 건강한 관계를 주고받으면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Q. 한의학이 공공의료에서 어떤 역할을 하면 좋겠나? 한의학의 역할은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보건소에서 침 치료만 하는데도 환자들 호응이 좋다. 면역, 섭생, 체질, 육아, 우울증 등 환자들이 한의치료에 관심도 많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런 일을 추진하려면 권한이 필요한데,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한의사들 권한이 너무 미약하다. 저만 해도 현재 정규직이 아니다. 무엇보다 고위 공직에 진출하는 한의사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진료 외 앞으로의 활동은? 한의학 책도 써보고 싶다. 아이 셋 키우면서 양방 소아과도 다니고, 침과 한약도 많이 썼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 키우면서, 한·양방을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한 강의나 저술 활동을 하고 싶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한의신문을 통해 저를 소개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지만 내실을 탄탄히 다지는 계기로 삼고 모두 편안한 일상을 보내시길 기원한다. -
“한의사가 이끄는 최초 통합의학센터… 책임감과 자부심 느껴”[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지난 15일 개원한 충주위담통합병원에 초대 병원장으로 취임한 최도영 대한한의학회장에게 취임 소감과 다른 통합의학센터와의 차별점, 병원의 비전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초대 병원장으로 취임한 소감은? 통합의학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의료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충주위담통합병원에 한의사로서 병원장을 맡아 영광이다. 하지만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기도 하다. 충주위담통합병원은 전남 장흥 원광대학교 장흥통합의료병원, 대구 통합의료진흥원 전인병원에 이어 중부권역에 설립된 최초의 통합의학센터다. Q. 충주위담통합병원은? 한·양방 협진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중부권의 첫 통합의학센터로 통합검사센터, 통합진료센터, 통합치료센터, 통합치유센터 등 4센터와 수치료실, 건강증진실 등 2실을 보유하고 있다. 입원 환자들은 수안보온천의 물로 온열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위담한방병원의 난치성 위장질환 치료법인 복부온열치료, 아로마 고주파치료, 소적치료, 한의 약물·약침 치료 등도 받을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한의학의 ‘약식동원(藥食同源)’ 개념을 도입해 환자에게 좀 더 안전하고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Q. 다른 지역 통합의학센터와의 차별점은? 다른 지역의 통합의학센터는 연구 중심 병원이어서 임상보다는 연구에 치중해온 측면이 없지 않았다. 우리는 연구와 임상을 병행하면서도 임상 측면에 좀 더 집중하고자 한다. 이밖에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온천이 있는 병원으로 통합의학적 치료 효과를 갖춘 ‘휴양형 통합병원’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Q. 한의사는 주로 어떤 진료를 하게 되는가? 한의사의 경우 침구과, 내과 등의 전문의가 암, 난치성 위장 질환 등의 진료와 치료를 맡는다. 현재 저를 포함해 4명이 있으며 추후 채용 절차를 통해 한의사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Q. 충주위담통합병원의 비전은? ‘질병을 넘어서서 생명(삶)을 치유하는 병원’을 지향한다. 현대의학에서 양의학은 몸을 중심으로 치료하는 반면 한의학은 ‘몸과 마음이 하나’라는 철학으로 몸과 마음을 함께 치료한다. ‘치료’와 ‘치유’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쉽다. 치료는 약을 통해 질병을 치료한다는 의미에 가깝지만, 치유는 본인이 스스로 나서 능동적으로 건강관리를 하는 차원에 가깝다. 우리 병원의 지향점이 ‘치료’가 아닌 ‘치유’인 것도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건강해지는 방향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 나아가 영혼까지 하나의 혼합체로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대상으로 인식하며 환자의 삶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병원이 되겠다. Q. 국내 통합의학센터가 어떤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보는가? 현대인의 질병은 다양해지는 반면 의학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인체를 전인적 관점에서 보기보다 해부학, 병리학적 관점에서만 접근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질병치료를 넘어 몸과 마음을 함께 치료하고, 질병이 나타나기에 앞서 예방하는 치료로 초점을 돌려야 한다. 이는 세계적인 의료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기도 하다. 국내 통합의학센터 역시 비슷한 과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양의학과 한의학, 보완의학이 한 공간에서 융합돼 환자에게 보다 나은 의료를 제공해야 하는 시점이다. 예를 들면 한의학의 경혈 이론에 도수치료를 접목하거나, 추나요법에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의학을 좀 더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나 국내에서나 요구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우리 병원은 연구 기능도 갖추고 있다. 임상과 함께 진료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 동시에 거쳐 난치병 치료를 위한 근거를 축적하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 병원이나 의사, 특정 직역 중심이 아닌 환자 중심의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제천시, 드림스타트 실무자 업무역량 향상 프로그램 개최제천시가 저소득층 아동 등을 지원하는 ‘드림스타트’ 프로그램 시행을 위해 실무자의 업무역량을 향상하는 ‘슈퍼비전 교육’을 개최했다고 17일 밝혔다. 슈퍼비전 교육은 연 4회 이상 분야별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사례개입 전략과 서비스 계획, 자원 활용, 현장사례관리 실무 등의 교육을 받아 전문성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제천시는 슈퍼비전 교육에 김형준 세명대학교 부속 제천한방병원장을 초빙해 신체건강분야 아동 비만, 성장 건강관리법에 대한 접근방법과 문제해결 방법 등을 실무자에게 소개했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슈퍼비전 교육을 통해 드림스타트 가정 아동들이 좀 더 나은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만12세 이하 아동과 부모, 임산부를 대상으로 운영되는 제천시 드림스타트는 건강검진·예방, 산전산후관리(임산부), 사회정서지원, 심리상담·치료, 부모교육 등을 통해 모든 아동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는 맞춤형 통합복지서비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