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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27일 (월)

“약재에서 처방까지, 한약 공부의 기준을 세우다”

“약재에서 처방까지, 한약 공부의 기준을 세우다”

대한동의방약학회 하계학생학술특강에 다녀와서…
심규찬 학생(동국대 한의과대학 본과 4학년)

심규찬.png

 

[한의신문]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건국대학교 경영관에서 대한동의방약학회 하계학생학술특강이 열렸다

 

藥證을 중심으로 처방의 얼개와 사로를 연결하다라는 주제로 이신형·이승훈·양지연·김휘열 네 분의 강사님께서 고방에서 자주 쓰이는 약물의 특징부터 주요 처방의 계통과 방증까지 이틀에 걸쳐 차근차근 설명해 주셨다.

 

한약 공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한약은 한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 수단 중 하나다. 그래서 학생 때부터 제대로 공부해 두어야 한다는 생각은 늘 있었지만, 정작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는 막막했다.

 

물론 학교에서 방제학을 배우고 시험도 치른다. 하지만 수업만으로는 실제 임상에서 처방을 선택하는 과정까지 충분히 익히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처방의 구성과 효능을 외워도 막상 그래서 이 환자에게는 어떤 처방을 써야 하지?”라는 질문 앞에서는 쉽게 답을 내리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이마성 부회장님의 소개로 대한동의방약학회를 알게 되었고, 동아리 활동을 통해 약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김휘열 강사님께서는 약재의 효능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약물이 인체에 어떻게 작용하며 어떤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쓰일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셨다. 그 과정에서 따로 흩어져 있던 약재와 처방에 대한 지식이 조금씩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다. 자연스럽게 학회에 좋은 인상을 갖게 되었고, 학생 특강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망설임 없이 신청했다.

 

처방에 이르는 네 가지 길

이번 특강에서 가장 먼저 접한 것은 대한동의방약학회의 선방 기준이었다.

 

대한동의방약학회에서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바탕으로 약증·방증·변증·약리라는 네 갈래의 경로를 통해 최종적으로 처방을 선택한다고 설명한다.

 

중요한 점은 한 환자에게서 이 네 가지 단서가 모두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환자는 특정 약증이 선명하게 잡히고, 어떤 환자는 처방 전체의 방증이 먼저 보인다. 또 어떤 환자는 변증을 통해 접근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약리적 관점이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 말하자면 환자마다 처방에 이르는 길이 서로 다른 셈이다.

 

그렇기에 각 처방의 약증과 방증, 육경병증과 약리를 두루 알아야 한다. 실제 환자를 만나기 전에는 어떤 길이 열릴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특강은 이 네 가지 사로(思路) 가운데 약증과 방증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첫째 날: 약물을 바라보는 기준을 배우다

첫째 날에는 약증을 중심으로 소화기계와 어혈제, 심폐순환, 체액조절과 스트레스 및 간담도계에 관한 세 개의 약물론 강의가 진행되었다.

 

세 강의에서 공통적으로 좋았던 점은 약재를 단순히 하나씩 나열하며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먼저 약물을 분류할 수 있는 큰 기준을 세우고, 그 안에 각각의 약재를 배치한 뒤 설명해 주셨다. 이후 각 약재의 작용과 특징을 하나씩 구체적으로 살펴보며, 비슷한 약재들이 어떤 점에서 구분되는지도 배울 수 있었다. 덕분에 세부적인 내용을 배우기 전에 전체적인 방향을 먼저 잡을 수 있어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했다.

 

세 강의를 모두 듣고 나니 약물을 공부하는 기준이 이전보다 조금은 분명해졌다. 그동안에는 약재마다 적혀 있는 수많은 효능을 단순히 외우려고 했다면, 이제는 먼저 환자의 몸에서 어떤 기능이 지나치거나 부족한지를 생각하고, 그에 맞는 약물을 찾아가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흩어져 있던 지식들이 하나의 지도 위에 놓이기 시작한 느낌이었다.

 

둘째 날: 흩어져 있던 처방이 연결되다

둘째 날에는 김휘열 강사님께서 하루 동안 약증과 방증을 바탕으로 처방을 계통적으로 분류하는 강의를 진행하셨다.

 

강의는 처방들을 계통별로 묶고, 각 계통의 중심이 되는 처방에서 비슷한 처방들이 어떻게 뻗어나가는지를 살펴보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처방의 구성과 약증·방증을 함께 비교하면서, 서로 비슷해 보이는 처방들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도 설명해 주셨다.

 

방제학 시간에 많은 처방을 배웠지만, 사실 그 처방들은 내 머릿속에서 각각 따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런데 강사님의 설명을 따라 처방을 계통별로 정리해 보니, 그동안 흩어져 있던 지식들이 조금씩 이어지기 시작했다. 서로 별다른 관련이 없어 보였던 처방들이 하나의 계통 안에서 연결되고, 중심 처방으로부터 여러 처방이 어떻게 변화하고 확장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강의 중간중간 실제 임상 사례를 계속해서 보여주신 점도 인상 깊었다. 이론으로만 접할 때는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졌던 약증과 방증이 실제 환자의 모습과 연결되자 훨씬 생생하게 다가왔다. 각 처방이 실제 임상에서 어떤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둘째 날 강의를 듣고 나서는 처방을 개별적으로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의 관계와 계통 안에서 크게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 따로 떨어져 있던 처방들 사이에 하나씩 연결고리가 생기는 느낌이었다.

 

제대로 된 공부의 방향성 잡는 뜻깊은 시간

강의 내용이 결코 가볍지 않아 따라가기 벅찬 부분도 있었고, 이틀 동안 배운 많은 내용을 그 자리에서 온전히 소화하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강의실을 나서며 남은 것은 막막함이나 부담보다는 앞으로의 공부 방향이었다.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공부해야 하는지, 그리고 지금 내가 그 길의 어디쯤에 서 있는지가 이전보다 조금 더 또렷해졌다.

 

나처럼 한약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학생이라면, 이번과 같은 강의가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귀한 임상 경험과 지식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신 네 분의 강사님과 학생들을 위해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대한동의방약학회에 감사드린다.


이번 특강에서 배운 내용을 한 번의 강의로 끝내지 않고, 꾸준히 복습하며 온전히 내 지식으로 만들어가고 싶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적어도 어느 방향으로 걸어가야 할지는 조금 알게 된 이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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