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단장 유창길)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2026년도 한의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 협상’을 통해 1.9%(환산지수 104.3원) 인상률로 협상을 타결했다. 또한 재정운영위원회의 부대의견으로 ‘2026년 환산지수 협상에 의사 집단행동이 미친 영향을 고려하여,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한 한의 및 치과 유형에 대해 정부는 보장성 강화 등 수가 정책 지원을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는 결의를 이끌어냈다.
이번 수가협상은 시작 전부터 지난해보다 인상률을 높게 적용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협상과정을 예견됐다. 이는 지난해 한의 유형은 한의진료 이용 증가와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등 정책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급여 확대로 인해 SGR 기준상 하위권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
이에 한의협 수가협상단은 통계 분석에 강점을 가진 전문가로 협상단을 구성, 지난달 15일 1차 협상을 시작으로 31일 오전 6시35분에 이뤄진 6차 협상을 끝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다.
익일 새벽까지 6차례의 기나긴 협상 진행
총 6차례의 협상과정에서 한의협 수가협상단은 지난해 의정사태로 인한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 감소의 영향으로 유형간 SGR 모형의 불균형 발생, 건강보험 내 한의 보장성 미흡으로 인한 5개 유형 중 진료비 점유율 최하, 최근 10년간 타 종별 대비 한의원 경영수지 최저 증가 등 한의계의 어려운 상황을 객관적인 통계자료를 통해 설명해 나갔다.
이밖에도 한의계의 총진료비 상승은 한의사가 비급여 수익을 희생하며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결과물이며, 코로나19 이후 제대로된 지원 없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던 한의계가 정상 궤도로 회복하는 과정에 나타난 현상임을 통계를 통해 입증하는 한편 의료취약 지역에서 한의사 회원들이 만성질환자, 고령자 및 거동불편자 등을 위한 1차 진료 및 재활 진료에 매진하면서 묵묵하게 의료인의 역할을 수행해 왔던 점도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에서는 지난해 진료실적을 바탕으로 2025년도 유형별 협상을 통해 2026년도 수가를 정하는 수가 산정방식 하에서 2024년 한의계 총진료비 13.9% 증가, SGR 모형에 따른 순위적용 원칙 유지, 의료대란과 관련 없이 순위가 낮은 유형의 균형점을 맞추기 위해 환산지수 인상률 1.9%와 한의 보장성 강화 촉구를 골자로 하는 재정운영위원회 부대의견을 제안했고, 이에 한의협 수가협상단은 장시간의 고민 끝에 협상을 타결하게 됐다.
국민의 고통 분담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협상 타결
이와 관련 유창길 한의협 수가협상단장은 “올해 수가협상은 지난해 의정사태의 영향으로 건보공단-공급자단체 모두 어려운 협상이 진행된 가운데 한의협 수가협상단에서는 한의계의 어려운 현실을 전달하고, 한의의료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협상에 임했다”면서 “협상 결과 한의계의 어려운 상황이 오롯이 반영되지 못한 부분은 아쉽지만, 전 국민이 의정사태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대승적으로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타결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운을 뗐다.
유 단장은 이어 “그동안 한의계는 정부의 보장성 정책에서 소외돼 왔고, 내년도 시행 예정인 정부사업에서도 한의 관련 사업은 단 1개도 없는 등 보장성 확대가 전무한 상황에서, 올해 수가협상을 통해 한의의료기관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보상은 절실한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지난해 의정사태의 영향으로 유형간 SGR 모형 불균형이 발생했고, 한의계의 어려움을 통계자료 등을 통해 충실히 전달했음에도 불구, 정해진 순위에 의한 인상률을 받아야만 했다”고 말했다.
정부와 보장성 강화 위해 지속적으로 협업해 나갈 것
특히 유 단장은 “제시받은 인상률은 한의계로서는 도저히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었지만, 정해진 현실에서 협상단은 최선을 다했으며, 한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건보공단의 부대의견이 성실하게 이행될 것이라는 신뢰를 갖고 어렵게 ‘타결’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이처럼 한의협이 어려운 결정을 내린 부분을 감안, 앞으로 건보공단과 정부는 한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주실 것을 당부드리며, 이번 부대의견이 성실히 이행돼 한의 건강보험 보장성이 확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유 단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진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전국의 한의사 회원들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을 전하며, 향후 한의 보장성 강화를 통해 국민건강에 기여할 수 있도록 건보공단과 잘 협업해 나가겠다”면서 “더불어 한의협은 우리나라 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며 국민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보상조차 받지 못하는 한의의료기관이 정상적으로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