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석대학교 이혜진
“Wherever the art of medicine is loved, there is also a love of humanity.” - Hippocrates
의료인이 되고자 하는 저에게 이번 176차 WFK 라오스 해외 의료봉사는 의료인의 책임과 의미를 되새기게 해 준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의료와 자본이 밀접하게 얽힌 현실 속에서, ‘인간에 대한 사랑’이라는 의료인의 본질을 견고히 다지고 싶다는 마음으로 봉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라오스에서의 짧지만 강렬했던 3일간의 봉사는 이러한 저의 고민에 답을 찾게 해 준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봉사활동은 라오스 수도의 국립 병원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저를 포함해 4명의 원장님과 6명의 학생 단원으로 구성된 팀이 3일 동안 940명의 환자를 진료했습니다. 환자분들은 의료의 손길을 찾아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왔습니다. 심지어 차로 10시간 이상 걸려 온 분도 있었으며, 소아마비나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처럼 적절한 의료적 도움을 받기 어려운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들의 열악한 의료 환경과 현실을 체감하며 안타까움과 의료인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저는 첫날 진료 접수 및 안내를 맡았고, 나머지 2일은 진료 보조로 활동했습니다. 진료 시작 전부터 약 100명의 환자분이 대기하는 등 진료 현장은 바쁘고 쉴 틈이 없었지만, 한 분이라도 더 세심히 챙겨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언어의 장벽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분들의 미소와 따뜻한 행동, 그리고 "컵짜이(감사합니다)"라는 말은 그 자체로 언어와 문화를 뛰어넘은 깊은 감정의 교류가 되어 의료인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순수한 보람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의료인의 본질이 단순한 의술이 아니라, 인간애와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히포크라테스의 명언처럼, 의학에는 인간에 대한 애정, 사랑이 기저에 자리하고 있음을 몸소 체험하였습니다.
한편, 한의사분들의 진료 현장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의료인이 가져야 할 태도와 치료의 가능성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 환자분의 교통사고로 인한 회전근개 손상 및 위축 치료 과정에서 놀라운 차도를 확인했을 때, 의료인의 역할은 단순한 질병을 치료하는 기술자가 아니라 환자의 삶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끄는 조력자라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한의학이 많은 자본을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신속하고 강력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다시금 확인하며,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도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느꼈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모든 팀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덕분에 이번 봉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따뜻한 마음과 순수한 열정을 가진 팀원들과의 협업은 마치 기적 같았고, 이 경험은 저에게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저는 이번 봉사를 통해 의료인으로서 더 깊은 목적의식과 정체성을 발견했습니다. 환자분들과의 교류를 통해 인간애와 의료인의 역할을 되새기고, 의료가 인간의 삶에 미치는 깊은 영향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임상의로서, 의료를 통해 인간애를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