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막(myofascia)’은 ‘근육’과 ‘결합조직’이라는 용어와 혼용된다. 그러나 최근 근막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관련된 여러 가지 이론과 가설들이 제시되고 있으며, 이에 근막의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근육·근막의 연결성은 체간·상지·하지 모두를 포함하며 얼굴을 포함한 두경부에서도 계속되므로, 이들의 생체역학적인 특성들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된다면 정안요법(整顔療法)의 시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근막계(fascial system)
마치 씨줄과 날줄로 짜여진 것 같은, 섬유·기저물질·세포로 이뤄진 체계로서 근육조직과 근육을 싸고 있는 막이다.
근육을 지지하며 당김 밧줄의 역할을 하고 있는 근육간 격막, 근육과 뼈를 싸고 있는 골막에 연결시켜 주는 건, 건의 또 다른 형태인 건막, 뼈를 싸고 있는 골막이 포함되며 모든 구조는 섬유에 의해 층간, 혹은 종적으로 서로 연결돼 있다.
근육과 근막은 서로 결합돼 수축성 조직과 비수축성 조직의 특성을 함께 지니는데, 근막은 생체역학적으로 부하가 가해질 때 스트레스에 대해 에너지를 변화시키거나 소모시키는 역학적 가소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따라서 장력이라고 하는 근막계에서의 정보전달방식은 마치 스웨터에서 어느 한 부분이 잡아당겨지면서 늘어나는 것과 같은, 혹은 압박되어 눌려지는 ‘성형적 변형’을 만들 수 있다.
이런 변화는 결국 사람에게 자세의 변형을 가능케 하는 원리며, 외형적이거나 미적인 관점에서의 문제 외에도 통증이나 과긴장, 운동 장애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불필요한 에너지의 소모를 초래하기도 한다.
△ 두경부 근육, 근막의 특성
근골격계에서 근육의 단축·신장과 근막의 과긴장은 해당관절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결과를 가져오며, 이는 두경부에서도 마찬가지다.
안면부의 근육보다는 후두부와 측두부의 근막과 건막 구조가 긴장과 당김을 발생시키는 첫 번째 원인인데, 이는 체간 근육과의 연결성을 고려할 때 척추기립근, 쇄골 이하 흉골, 흉곽 주위 근육 및 호흡근의 움직임과도 관련된다. 따라서 안면부에 대한 치료를 하기 전, 시진을 통한 체간 및 두경부 골격구조의 위치와 관련된 자세관찰, 자세유지근(흉쇄유돌근, 사각근, 승모근)의 상태, 관절의 움직임(후두하경추관절, 경추관절, 악관절) 등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안면부의 천층근막인 표층근건막체계(SMAS)는 안면근을 둘러싸고 있으며 지방층을 가로질러 진피에 부착시키는 섬유성 격막으로, 안면근의 수축을 피부에 전달하는 중개역할을 하며 근육의 과사용이나 단축시에 피부에 주름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
후두근과 전두근을 감싸면서 주행하는 모상건막은 대개 후두하근의 단축이나 경추 주위 기립근의 단축과 관련되어 긴장 및 당김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가장 강한 근막인 측두근막은 두정부에서 모상건막과 연결되고 아래로는 안면의 SMAS와 연결되므로, 치료시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 근막 긴장의 요인과 근막치료
근막에 긴장을 유발하는 원인으로는 각종 신체적 외상과 정서적, 심리적 긴장 및 정체된 기혈 순환, 움직임 저하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두경부는 신체적, 정서적 스트레스가 잘 반영되는 부위다. 근막을 ‘감정이 반영되는 또 하나의 감정체’라 하지 않았던가. 따라서 치료시에는 근막에 대한 수기치료에서 섬세한 진단과 자침에 대한 술기가 필수적이다.
또한 두경부의 긴장을 유발하는 원인부위에 대한 치료와 기타 근막이완과 관련된 치료방법과의 병행이 이뤄진다면 더욱 효과적이다.
경원대학교 한방재활의학과 송 윤 경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