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준 동국대 한의대 교수 인터뷰
[한의신문=윤영혜 기자]본란에서는 산청한방약초축제위원회가 ‘제14회 동의보감상’ 학술부문 수상자로 선정한 김호준 동국대 한의과대학 부속 일산한방병원 교수로부터 수상 소감을 들어봤다.<편집자주>
◇제14회 동의보감상 학술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셨다. 소감은?
한의계의 제일 큰 상 중 하나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며 조직위원회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아직 정점에 오르지 못한 연구자이지만 격려의 뜻으로 알고 더욱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수상 비결은 무엇일까?
창립된 지 20년이 넘은 한방비만학회에서 회장을 맡으면서 한의학적 비만 치료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특히 비만과 대사질환 부분에서 맞춤형 치료에 힘써 온 점이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싶다.
◇비만과 대사질환 분야의 연구 성과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한약재를 이용한 비만, 고지혈증과 당뇨 등의 만성 대사질환에 응용할 수 있는 한방제제를 개발해 왔으며 한약재들이 만성 대사질환에 효과를 보이는 기전을 장내미생물, 유전체 등을 활용해 설명하는 등 중개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했다. 한편 한약재의 효능을 증가시키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유익균을 이용한 생물전환(발효) 연구도 추진해 왔다. 기초한의학자와 임상의학자의 중간 교량 역할을 해왔다고 나름 생각한다.
◇대사질환 치료가 비만과 어떤 관계가 있나?
비만은 미용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대사질환이며 체중을 감량시키는 것보다 대사불균형을 치료하는 데 보다 중점을 둬야 한다고 본다. 한의학이 신체를 거시적으로 보는 데 능하기 때문에 비만의 원인을 찾고 몸을 상하지 않고 건강하게 치료하는데 장점이 있으며 아울러 맞춤치료로 진행하기 때문에 개인별 특징을 고려해 비만 치료를 할 수 있다.
◇해외 직접구매 등이 증가하면서 무분별하게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이나 양방 비만 치료약 사용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의 비만 치료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한의학은 맞춤의학이며 일률적인 접근을 하는 타 의료영역에서 넘볼 수 없는 정밀의료의 원조다. 비만과 대사질환 치료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말인데 비만 치료보다 체중감량에 너무 급급한 나머지 우리의 장점을 소홀히 하고 있지 않은가 되돌아 봐야 할 것 같다.
특히 한약은 모든 환자가 자신의 체질과 무관하게 섭취하는 건강기능식품과도 차별점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지금의 한약재는 건기식보다 높은 수준의 관리를 받고 있는데다, 건기식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건강상의 문제도 한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른 한약 복용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연구 계획은?
향후 한약재가 사람마다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을 장내미생물과 유전체 등의 오믹스 정보를 이용해 학술적으로 해석하는 연구를 준비 중이다. 즉 한의학에서 말하는 체질과 변증 등의 개인의 대사적 능력의 차이를 장내미생물과 유전체, 대사체 연구를 통해 증명해 앞으로 개인에 따른 한약의 부작용과 효과 등 약물반응 차이를 예측하고 그 근거를 마련해 한의학이 우리나라의 보건 의료체계에 있어 보다 공적이고 확대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
◇학술 또는 연구 분야 한의사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
한의사 후배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점점 더 임상 근거를 요구하는 보건의료의 흐름을 볼 때 앞으로는 보건학, 통계학 분야의 연구 인력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한방 산업계가 성장하면서 기초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한의과학자의 수요 또한 많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관심 분야를 임상에만 제한시키지 말고 더 멀리 내다보고 앞으로 어떤 한의 인력이 사회에서 요구될지를 고민해보시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