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상서 쉽게 적용하는 한약제제 활용 노하우 공유[한의신문] 대한한방내과학회(회장 고창남)는 21일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2025년 제2차 한약제제 세미나’를 개최, 임상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한약제제 최신 활용방안을 공유하는 등 한약제제 사용 활성화에 나섰다. 이날 권승원 한방내과학회 학술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한방내과학회에서는 한약제제의 임상 활용 확대를 위해 올해 한약제제 세미나를 개최해 회원의 임상역량 강화에 나섰다”면서 “2026년부터 집행진이 교체되지만 그동안 학술대회나 세미나에 대한 기조는 지속적으로 유지할 계획인 만큼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의 약침술의 임상 활용전략: 봉약침과 자하거약침을 중심으로(이승훈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교수) △한방내과 임상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플로차트 한약제제 활용법: 2025년 신버전 공개(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교수)를 주제로 한 발표가 진행됐다. 이승훈 교수는 발표를 통해 “약침술은 다양한 방법으로 조제된 약침액을 질환과 연관된 경혈, 체표 촉진에 의해 얻어진 양성반응점(압통점, 아시혈 등) 및 혈맥에 약침주입용 주사기를 사용해 시술하는 방법”이라며, △경락약침(남상천 약침) △팔강약침 △단미 혹은 제제 사용 약침 등으로 나눠 설명하는 한편 봉약침·자하거약침·PDRN·PN 등 단미 혹은 제제 사용 약침을 중심으로 강연을 이어갔다. 봉약침 사용시 봉독의 농도 확인은 필수 이 교수는 “봉독은 멜리틴, 포스포리파제A2, 아파민, 히알루로니다제 등 40여 가지의 생리활성 물질로 이뤄진 매우 복잡한 혼합체로, 이러한 성분들은 인체에 다양한 약리작용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의학적 관심을 받아왔다”고 운을 떼며, 봉독 사용의 역사를 시작으로 채취 및 정제 방법, 구성성분과 기전 등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또한 봉약침에 임상 사용 적응증과 관련 이 교수는 △근골격계 통증 및 염증(퇴행성 관절염, 각종 염좌 및 좌상, 디스크, 협착증, 건초염, 건염) △자가면역질환(류마티스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신경계 질환(말초신경병증, 삼차신경통, 다발성경화증) △기타 질환(파킨슨 질환, CRPS) 등을 제시하는 한편 임상 활용 시에는 봉독의 농도 확인은 필수이며, 이상반응에 나타날 경우의 임상 현장에서의 대응 팁과 함께 철저한 진료기록부 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자하거의 정의 및 사용 역사, 자하거 추출물과 자하거 가수분해물로 크게 나뉘는 자하거약침의 종류 및 차이점을 설명한 이 교수는 “자하거약침은 섬유모세포 및 신혈관 생성, 조직 재생, 통증 감소, 기능 회복 등을 작용 기전으로, △갱년기장애 △간기능 개선 △근골격계 및 통증 질환 △피부질환 및 미용(주름) △만성피로·코로나·면역력 개선 등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면서 “더불어 경희대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에서는 자하거약침을 갱년기 증후군·섬유근통 증후군 등 다발성 통증을 비롯해 인대, 힘줄 만성 염증성 손상질환, 도침 치료시 병용, 근육 질환, 신경병증성 통증, 만성 피로 등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이 교수는 “최근 임상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는 PDRN·PN 약침은 ‘본초강목’, ‘동의보감’, ‘만병제약’, ‘동의학사전’에 게재돼 있는 연어의 정소 추출물을 주원료로 조제한 약침으로, 핵산 기반 재생 주사 약침제제로 분류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PDRN·PN의 원료, 추출법, 기전, 용법, 종류, 적응증 등에 대해 공유했다. 플로차트 한약처방약의 조건은 ‘Triple A’ 이어진 강연에서 권승원 교수는 “한약제제는 약의 효과를 설명할 수 있고, 임상증례 수집이 용이하며, 한약에 대한 안전성을 책임질 뿐만 아니라 의료경제적 측면에서의 강점, 복용량을 간편하고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 한약제제의 임상 활용이 점점 감소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운을 떼며, 현재 생산되고 있는 한약제제를 중심으로 임상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공유했다. 플로차트 한약처방약의 조건으로 ‘Triple A’를 제시한 권 교수는 “먼저 ‘Applicability(적용범위)’의 경우 범용성이며, 정형적이여야 하고, 병존질환에 따른 사용 제한 및 부작용이 적어야 한다”면서 “또한 ‘Acting property(즉효성)’에선 바로 효과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효과 발현에 수시간이 걸린다면 부적합하며, 더불어 아무리 즉효성을 보여도 당장 쓸 수 없다면 문제가 되는 만큼 ‘Accessibility(접근용이성)’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권 교수는 △플로차트 방식의 처방을 활용해 보자 △환자에게 의료비 부담이 있어서는 안된다 △복약방법은 각 제약회사의 약품 설명내역에 준한다 등의 플로차트 한약제제 사용의 원칙을 제시했다. 이어 △인플루엔자가 의심될 경우 △감기 △기관지염 및 폐렴 △오심 구토 △변비 △급성 설사 △가슴·속 쓰림 △소화불량 △구내염 △간염 및 간기능 이상 △고혈압 △두근거림 △두통 △어지럼 △불면 △치매 및 치매 등으로 인한 섬망 △각종 근육통 △급성 염좌 △비복근경련 및 야간 쥐남 △각종 염증성 질환 등 임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다빈도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한약제제 처방을 공유했다. 권 교수는 “이번 강연의 부제에 ‘2025년 신버전 공개’라는 제목을 단 이유는 임상가에서 한약제제 사용이 줄어 생산이 중단되고 있는 한약제제가 늘어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더불어 실제 생산되고 있는 한약제제를 중심으로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강연 제목을 선정하게 됐다”면서 “향후 일차의료에서의 한의사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한약제제 활용은 주치의 역할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되는 부분인 만큼 앞으로 임상에서 한약제제가 보다 폭넓게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권 교수는 한약제제 정보와 관련해선 ‘의약품안전나라(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를 통해 검색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각 회사에서 생산되고 있는 한약제제의 기본정보는 물론 효능효과, 용법용량, 사용상 주의사항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한약 안전성, 과학적·객관적 대규모 역학 데이터로 검증원성호 교수(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2025 한의혜민대상을 수상한 원성호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로부터 수상소감과 함께 한의약 발전을 위한 견해 등을 들어본다. 원성호 교수는 67만명에 이르는 환자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약인성 간손상 인과관계를 분석한 연구로 한의의료기관의 한약 처방의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바 있다. Q. 2025 한의혜민대상을 수상한 소감은? “2014년부터 지금까지 대략 11년 동안 질병의 원인 인자 규명, 약물부작용 효과 규명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 왔는데, 연구 성과를 이렇게 인정받고, 한의혜민대상을 수상하게 돼 매우 영광으로 생각한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은 연구성과이지만 이렇게 귀한 상을 수상할 수 있는 기회를 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싶다.” Q. ‘한약 처방이 약물 유발 간손상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를 진행하게 된 계기는? “이 연구를 진행한 계기는 한약의 안전성에 대한 국내외적인 논란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대규모 역학 데이터로 검증하기 위해서였다. 약물 유발 간손상은 진단이 어렵고 잠재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복합적인 의학적 문제다. 전통적으로 여러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에게 간손상이 발생했을 때 한약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는 한의약의 안전성에 대한 대중적·전문적 회의론을 야기할 수 있다. 연구를 관통하는 핵심 가설은, 의료기관에서 처방된 한약과 일반 시장에서 구매되는 비규제, 오염 가능성이 있는 제품 또는 오·남용된 한약 소재에 대한 간손상의 위험 프로파일을 분리해야 한다는 필요성이었다. 이번 연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사용해 규제된 한약 처방의 안전성을 입증함으로써, 약물 유발 간독성 위험 관리의 초점을 과학적 근거가 부재한 한약 자체에 두는 대신, 품질 관리와 비규제 제품의 오용 방지라는 정책적 영역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러한 연구가설은 이상헌 단국대 생명융합학과 교수이 제시했으며, 저희 연구실의 학생이었던 양태현 연구원, 그리고 지금은 수원대 안주희 교수와 함께 연구를 수행했다.” Q. 이번 연구를 간략히 소개한다면? “이 연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 한의사가 전문적으로 처방한 한약 사용이 약물 유발 간손상 발생 위험에 미치는 상대적 영향을 정량적으로 추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약물부작용 연구에 많이 활용이 되는 ‘Self controlled case study(SCCS)’ 방법론을 활용하여 통제되지 않은 다양한 시간 불변 교란변수의 효과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 Q. 연구를 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연구팀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연구의 내부 타당성(Internal Validity)을 극대화하는 것이었다. 이전의 논란이 방법론적 결함, 특히 교란 변수 통제 실패에 기인했음을 인식하고, SCCS 방법론을 채택함으로써 시간 불변 교란 변수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다. 시간 불변 교란변수는 성별, 개인의 유전적 효과 등은 간손상 발생 위험에 영향을 미치지만, 개인 내에서는 변하지 않는 요인을 의미한다. 이러한 요인들을 통제하고, 관찰된 간손상이 실제로 한약처방과 독립적인지를 입증하는 데 성공하게 됐다.” Q.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의는? “이 연구의 가장 큰 의의는 한의약의 안전성 논쟁에 대해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역학적 증거를 제공했다는 부분이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안전성은 전문적인 처방에 국한되므로, 정부와 규제 기관은 비규제 시장에서 유통되거나 오용되는 비표준화된 한약 제품들이 간독성 위험의 주요 원천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러한 제품에 대한 단속과 품질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Q. 한의약 근거 확보를 위해 필요한 연구는? “먼저 다른 중대한 부작용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약물 유발 신장 손상(Nephropathy), 심혈관계 부작용 등 간독성 외의 드물지만 심각한 이상반응에 대해서도 전국민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이번 연구는 주로 급성 노출에 초점을 맞췄지만, 향후 만성 질환 관리(예: 만성 통증·퇴행성 질환)를 위해 장기간 한약을 복용하는 경우 부작용에 대한 연구 또한 진행되면 좋을 것 같다.” Q. 향후 연구 계획은? “현재는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멀티모달 페놈 데이터를 활용한 질병위험도 예측 및 평가, 그리고 약물부작용을 예측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파이프라인 구축이 마무리되면, 한약 복용을 포함하여 다양한 약 처방 등의 부작용 효과를 연구할 계획이다.” Q. 이외에 강조하고 싶은 말은? “이번 연구를 위해 연구 가설 수립 및 연구 방법론 그리고 결과 해석을 위하여 가장 신경을 많이 써준 이상헌 교수님, 양태현 연구원, 안주희 교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이 기쁨을 함께 하고 싶다.” -
한의학과 첨단 뇌과학의 공존 방안 ‘모색’[한의신문] 통합뇌질환학회(회장 박성욱)는 23일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별관 차후영홀에서 ‘뇌질환의 통합적 접근: 전통에서 미래 첨단 과학까지’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 한의학이 첨단 뇌과학과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박성욱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다양한 뇌질환에 대한 기초 및 임상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의학을 중심으로 한 통합의학적 뇌질환 치료기술 개발과 체계화를 위해 매진해 왔다”며 “더불어 한의학적 통찰을 첨단과학과 접목하는 시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가운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뇌과학·인공지능(AI)·정밀의료가 교차하는 최전선의 논의를 함께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그동안 통합뇌질환학회가 임상 현장 중심의 통합진료체계 구축에 집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결합된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을 제시함으로써 한의학이 첨단 뇌과학과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나가려 한다”며 “이 자리가 임상 현장은 물론 연구자에게도 실질적인 영감을 얻어갈 수 있는 뜻깊은 학술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대규모 의생명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정밀의료 기반 정신질환 연구 사례(정재균 서울대학교병원 연구교수) △고령 뇌신경질환 환자의 노쇠와 다약제사용 문제에 대한 한의진료(권승원 경희대 한의대 교수) △Therapeutic Strategies for Neurodegenerative Diseases via Neuroinflammation Suppression: Precision Modulation of Microglial Activation(박건혁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 △A NeuroAI approach to normative principles of the brain(김창업 가천대 한의대 교수) △급변하는 AI시대, 뇌 영상기반 진단의 미래: 뇌 신호 파운데이션 모델(홍석준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등이 발표됐다. 한의학, 정밀의료에 최적합한 의학 정재균 교수는 발표를 통해 “정밀의료라는 패러다임이 대두되면서 기존 임상시험으로는 한계가 있어,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정밀의료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기존 임상시험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바이오마커 확보를 위한 별도의 기존 연구 필요 등의 단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정밀의료 임상시험의 어려움을 보완할 수 있는 임상시험 시뮬레이션 체계를 연구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정 교수는 이어 50만 여명의 데이터가 구축돼 있는 ‘UK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활용한 전향적·후향적 연구모델을 제시, 우울장애 환자들의 운동을 통해 신체기능이 개선되는 효과 및 유전자형 특이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한의사 출신인 정 교수는 “정밀의료 관련 임상시험에서는 바이오마커 등이 활용되고 있는데, 유전자 정보 외에도 다양한 지표들이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한의계에서도 한의학의 특성을 반영한 바이오마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면서 “항상 정밀의료에 최적화된 의료가 바로 한의학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앞으로 한의 분야에서도 더 나은 연구결과의 도출을 위해 인공지능 활용 등 다양한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권승원 교수는 “기성 한약처방을 지금까지 지탱하게 한 핵심은 바로 ‘역사성’과 ‘유효성’에 있다”며 “한약처방도 처음에는 처방이 만들어지면 소규모로 활용하다가 효과가 확인되면 다수 의가의 활용을 통해 많은 의서에 등재되면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권 교수는 이어 “한약처방도 현대에 활용되면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적응증이 발견되는 등 계속해서 진화해 나가고 있다”고 밝히며, 최근 대두되고 있는 주요 개념인 ‘노쇠’에 활용할 수 있는 ‘인삼양영탕’의 근력, 인지, 호흡기, 소화기 기능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이 확인된 다양한 연구결과를 공유했다. 다약제사용 개선, 통합의료적 접근 모색해야 최근 다약제사용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하나의 한약처방으로 복합질환에 대응할 수 있는 한약의 장점을 강조한 권 교수는 “실제 다약제사용 뇌혈관질환 환자에게 한의치료를 포함한 통합의학적 접근은 사망률 감소를 비롯한 전체 예후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며 “초고령사회에서 다약제사용 역시 의료를 통해 해결해야 할 부분인 만큼, 한약을 포함한 통합의료적 접근을 활용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박건혁 박사는 ‘동의보감’에 경련·경직에 대한 효능이 기술된 ‘선퇴’에 대한 세포 및 동물 실험을 통해 파킨슨병 치료 효능과 그 기전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연구를 소개했다. 또한 발표에 나선 김창업 교수는 “Neuro AI에 대해서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크게 신경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AI를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것과 역으로 AI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인간의 뇌를 이해하고자 하는 것으로 나눠볼 수 있다”면서 “인간의 뇌를 모방해 AI를 발전시키는 것에 대해 흔히들 ‘비행기와 새의 날개짓’에 비유를 하곤 하는데, 즉 비행기에 기대하는 목적이 승객이나 물건의 운송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새의 날개짓을 연구할 필요가 없지만, 비행기의 보다 효율적인 비행을 중심으로 생각한다면 새의 날개짓에 대한 연구 또한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히며, 모든 것을 모방할 필요는 없지만 필요한 만큼은 모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LLM, ‘Brain network model’ 될 수 있어 김 교수는 이어 “인간의 뇌를 흉내내며 발전한 AI를 들여다봄으로써 뇌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에 의문을 제시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열역학이나 전자기학 등 도구의 발명이 과학적 발전을 이끄는 사례는 과학사에서 흔한 패턴”이라며 “이러한 관점에서 대규모의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자연어 이해와 생성 작업에 탁월한 성능을 보이는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 모델인 ‘LLM(Large Language Model)’은 세상에 대한 높은 수준의 상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복잡한 인지기능을 수행하는 ‘Brain network model’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그동안 이를 활용해 자신이 수행했던 연구 내용을 공유했다. 더불어 홍석준 교수는 “뇌 데이터의 복잡성과 방대함이 폭증함에 따라 특정 질병 진단에 특화된 기존 AI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뇌 신호 파운데이션 모델’이 등장했다”며 “2023년부터 뇌 영상 파운데이션 연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는 더 이상 학문적 호기심이 아닌 실제 임상 적용을 목표로 하는 주류 연구 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뇌가 본 이미지의 재구성 및 미래 뇌 신호 예측과 관련해 현재 수행하고 있는 자신의 연구 내용을 소개한 홍 교수는 “뇌 이미지 재구성 모델의 강점은 강력한 Prior를 활용해 적은 신호로 풍부한 해석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또 예측모델의 경우에는 뇌의 작동 원리를 학습해 미래 반응과 상태를 예측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한의학 세계화의 핵심은 검증된 치료모델의 제도화”[한의신문] 부부 한의사인 홍성덕 원장(경희부부한의원)과 엄정아 교수(미국 버지니아 통합의학대학교)는 최근 대한한의사협회 제32회 중앙이사회와 한의사 해외진출 플랫폼 오픈 기념 1차 세미나에 발표자로 참석해 한의사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세부 준비 사항을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본란에서는 이들 부부한의사가 바라보는 한국 한의사의 해외진출 프로젝트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Q. 두 분은 경희부부한의원을 함께 설립하고, 현재는 미국과 한국에서 각각 활동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가요? 엄정아 교수(이하 엄 교수): 저는 현재 미국 버지니아에 위치한 버지니아통합의대(VUIM)에서 경혈학을 강의하며, 한의학 글로벌협력 디렉터(Director of Global Korean Medicine Collaboration) 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 한의학이 한국한의학의 정체성을 유지한 상태로 서양의학 교육과 융합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한국 한의학의 과학적 가치를 국제 학계에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홍성덕 원장(이하 홍 원장): 저는 한국에서 경희부부한의원을 운영하며, 한국형 진료모델을 정립하고 이를 미국 시장에 맞게 발전시키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엄 교수와 협력하여 한국과 미국을 잇는 임상·제도적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Q. 두 분이 한의학의 세계화를 공동 목표로 삼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엄 교수: 16년간 한국에서 임상 경험을 쌓으며 한의학이 충분히 세계적 언어로 통할 수 있는 잠재력을 느꼈습니다. 그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 미국으로 건너왔고, 현지에서 교육과 제도화를 병행하며 한의학이 글로벌 의료체계 안에서 자리 잡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홍 원장: 저는 임상가로서 현장에서 검증된 치료모델을 제도화하는 것이 한의학 세계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의료 시스템에 맞는 표준진료모델(SOP)을 개발하고, 이를 정책과 연계해 실제 진출이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공동 목표입니다. 엄정아 교수가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한의의료기관의 미국 진출을 총괄하고 있다는 점이 우리의 목표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Q. 엄 교수께서는 현재 미국 내에서 어떤 학문적·정책적 역할을 하고 있는지요? 엄 교수: 저는 미국 내 통합의학 교육기관에서 한의학을 서양의학적 관점과 접목해 가르치며 한국의 여러 한의과대학 교수님들과 함께 초음파 유도 약침, 임상데이터 표준화, 한약처방의 유효성 증례 연구 등을 이끌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한의약진흥원의‘한의의료기관 해외진출 지원사업’에서 미국 측 총괄책임자로 참여해 한의학이 현지 제도 속에 안정적으로 편입될 수 있도록 정책 자문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교육과 연구, 정책의 세 축을 통해 한의학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Q. 미국과 한국, 두 현장에서 협업이 이뤄지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엄 교수: 홍 원장은 한국에서 임상 표준을 개발하고, 저는 그 모델이 미국에서 제도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검증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교육과 정책을 기반으로 현지화를 추진하며, 한의학이 단순한 전통의학을 넘어 국제적 통합의료 모델로 발전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습니다. 홍 원장: 저는 한국 임상현장의 경험을 토대로 미국에서도 통할 한국형 진료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엄 교수가 미국에서 제도와 교육을 기반으로 방향을 제시하면, 저는 그 내용을 실제 임상에서 검증하고 구체화합니다. 두 축이 함께 움직이면서 실질적인 글로벌 모델이 완성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2026년에 한국형 진료모델을 기반으로 미국 내 개원으로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미국 현지에서 한의학의 인식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엄 교수: 한의학을 단순한 동양의학이 아닌 과학적으로 설명 가능한 통합의학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기(氣)’나 ‘경락’개념을 생리학적 기능과 신경학적 메커니즘으로 설명하고, 논문과 케이스 리뷰를 통해 실질적 임상 근거를 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한의학의 과학적 신뢰성을 강화하고, 미국 의료계와의 학문적 교류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Q. 두 분이 함께 추진 중인 해외진출 프로젝트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홍 원장: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개원을 넘어 한의학의 제도적 진입을 목표로 합니다. 한국형 진료모델을 미국의 법률과 보험체계에 맞게 표준화하는 과정은 세계 시장에서 한의학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엄 교수: 저는 이 과정을 한의학의 국제 제도화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 임상, 정책이 동시에 작동해야 진정한 세계화가 이루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한의학이 글로벌 의료의 한 축으로 서는 실질적인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Q. 앞으로의 비전과 목표를 들려주세요. 엄 교수: 앞으로도 미국 내에서 교육과 연구를 통해 한의학의 근거를 세계에 제시하고, 국제 학회 및 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한의학의 세계화는 한 세대가 아닌 세대가 이어가는 학문적 여정이며, 저는 그 여정 속에서 한국과 미국을 잇는 정책적·학문적 가교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홍 원장: 한국에서는 임상 모델을 완성하고 이를 세계 의료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구조로 발전시키겠습니다. 두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면, 한의학은 머지않아 글로벌 의료시스템 속에서 독자적 위상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 엄정아 교수는?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부부한의원 원장, 미국 버지니아 통합의대 교수,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의료기관 해외진출 사업(경희부부한의원 미국 진출 총책임자) ○ 홍성덕 원장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인천의료원 한의과 과장 역임, 경희부부한의원 대표원장 -
‘APEC 2025’서 한의학 통해 K-MEDI 알린다[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는 APEC 2025 KOREA 기간에 한국을 방문하는 외빈들을 대상으로 한의약 치료를 제공하고 홍보해 세계 무대에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고,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돕고자 ‘K-한의 헬스케어관’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K-한의 헬스케어관’에서는 홍보 영상을 포함한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한류, K-콘텐츠 열풍의 중심에 있는 한의학을 널리 홍보하는 한편 각국 정상을 비롯한 외빈과 방문객들에게 침과 뜸, 약침, 추나, 한약처방 등 다양한 시술과 처방을 제공함으로써 한의치료의 우수성을 전파할 예정이다. 특히 초음파 등 진단장비와 추나 테이블 등 치료장비를 통해 발전된 현재의 한의학 진단과 치료법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한의협이 주최하고 대한스포츠한의학회와 경상북도한의사회, 경주시한의사회 공동주관으로 마련된 ‘K-한의 헬스케어관’은 오는 11월1일까지 경주엑스포대공원 내 선덕광장에 마련된 야외 부스에서 운영되고 있다. 정호섭 대한스포츠한의학회 의무이사는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한류 붐과 맞물려 한의학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면서 “K-한의 헬스케어관 운영은 APEC 정상회의를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각국의 정상과 외빈은 물론 기자단과 관계자들에게 한의학의 가치와 가능성을 알릴 수 있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게재된 처방 ‘한눈에’[한의신문] 대한한방내과학회(회장 고창남)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대한한방내과학회지 처방모음집’을 출간, 회원들이 보다 한약처방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처방모음집은 ‘대한한방내과학회지’ 창간호부터 올해 출간호까지 수록된 한약처방을 한 곳에 모은 것으로, 각 처방별로 △처방명 △처방구성(g) △용량기준 △제형 △대상병명 △투약결과 △서지정보를 표로 정리하는 한편 처방색인도 함께 수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고창남 회장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질환의 양상이 변화하고, 이에 맞춰 한약처방의 효능과 적용도 달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실제 한의 건강보험 제도 시행 이후 탕제 중심의 한약은 엑스제제로 전환됐고, 이어 다양한 제형이 개발돼 활용도가 크게 높아지는 한편 첩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이 적용되는 등 제도적인 변화도 이뤄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고 회장은 이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지금, 한의학의 역할은 과거보다 중요해지고 있으며, 제형의 다양화를 통해 소아에서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복용이 용이하고 효능이 우수하며 휴대가 간편한 처방들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면서 “이에 한약의 전문가인 한의사들은 각 처방의 구체적인 효능과 활용 범위, 변천과정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학회지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고 회장은 “이번에 발간한 ‘대한한방내과학회지 처방모음집’에 수록된 창간호부터 최근호에 게재된 다양한 처방들은 실험연구와 임상연구를 총망라해 내과질환에 활용되는 한약처방으로,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것”이라며 “고전에서 언급된 효능부터 현재 질환에의 응용까지 처방의 변화를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는 책인 만큼 이 책이 임상 현장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고 회장은 “향후 통합돌봄으로 의료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만성질환 관리에 있어서도 한의약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위해서는 한방내과학의 역량 강화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대한한방내과학회는 국민건강 증진에 있어 한의약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학술적 근거를 확립하기 위핸 연구와 진료 활동에 매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지난 40년간 한국 제약산업에서 한약제제 생산 현황은?[한의신문] 지난 40년간 전체 완제의약품 생산 품목 수와 생산금액은 비약적으로 발전한데 비해 한약제제 생산 품목 수는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 '건강 노화를 위한 한의이론 과학화 연구사업' 지원으로 한의과학연구부 신현규 책임연구원, 소망이 샘솟는 느티나무 한약국 김호범·김성용 한약사가 대한한의학회지 제46권 제2호에 발표한 ‘지난 40년간 한국 제약산업에서 한약제제 생산 현황 연구’ 보고에 따르면, 전체 완제의약품 대비 한약제제 생산금액 비율이 1990년에는 11.6%였던 것이 2023년에는 1.3%로 낮아졌으며, 총 생산금액도 30년 전 3,700억 원과 비슷한 3,608억 원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바이오제약협회가 매년 제약사들이 ‘의약품등 생산 및 수출·수입 실적 보고에 관한 규정(식약처 고시)’에 따라 보고한 생산실적을 취합하여 발간한 <의약품등 생산실적표>를 중심으로 살펴본 결과, 1980년 총생산 의약품 중 완제의약품 생산품목수는 1만6,497개, 생산금액은 6,250억 원에서 2023년 2만1,506개, 26조 8,706억 원으로 품목 수는 30.3%, 생산금액은 4,199% 증가했다. 한약제제는 1984년 159개 처방으로 839개 품목을 생산했으나, 2023년 141개 처방으로 676개 품목을 생산해 처방 수는 7.3%, 품목 수는 19.6% 감소했고, 총 생산금액은 1990년 3,700억 원에서 2003년 1,767억 원으로 감소하다가 2015년부터 1,826억 원으로 증가하기 시작해 2023년 기준 3,608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방건강보험 급여 한약제제는 2003년도에 56개 처방 447개 품목이었던 것이 지속적으로 제품 생산이 취하되면서 2023년 기준으로는 42개 처방 239개 품목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 급여 한약제제 생산금액은? 단미엑스산제, 단미엑스혼합제 등 보험 급여 한약제제 생산금액은 2003년 309억 원에서 2005년 200억 원까지 감소했다가 2023년 498억 원으로 증가됐다. 이전까지 보험급여 제형을 건조엑스제제만 생산했는데, 2016년부터 연조엑스제 신제형이 첫 출시된 후 8.7억 원에 불과했으나 점점 생산이 늘어나 2023년에는 265억 원(전체 생산액의 53.2%)까지 생산액이 늘어나 향후 연조엑스제 시장은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한약제제 품목에 대한 시대별 최고 생산금액을 비교하면, 1980년도 쌍화탕 생산금액이 39억 원으로 최고 품목이었고, 이후 우황청심원과 같이 선두를 유지했으나, 2015년 공진단이 164억 원, 2020년 경옥고가 234억 원으로 최고 금액을 기록했다. 보고에서는 또 현재 한국 한약제제 시장과 같은 전통의학 문화권이면서 기존 한약서 한약처방 제제가 주류를 이루는 일본 한방제제시장과도 비교했다. 현재 일본은 인구 1억2,435만 명에 65세 이상 인구가 29.1%인 초고령 사회이며, 의약 면허는 의사, 약사 두 종류로 의약 분업 하에 한약 원료 의약품은 한약재, 한방제제, 기타 한약재 및 한방제제 등 세 종류로 분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료 현장에서는 전문의약품 147개 한방제제(전체 생산금액의 79.6%)를 처방 조제를 하고, 일반의약품 294개 처방 한약제제(전체 생산금액의 20.4%)를 판매하고 있다. 2022년 한방제제 생산금액은 2조1,336억 원으로 이는 전체 의약품 생산금액의 4.4%이다. 우리나라의 한약제제 시장 생산금액은 일본의 16.9%에 불과한 실정이다. 매년 완제의약품 중 제품별 생산금액 100위까지 순위를 분석한 결과, 1980년 우황청심원 1 개 제품이 28위, 쌍화탕 2개 제품이 8위, 40위로 총 3개 제품이 100위 안에 진입했고, 이 해부터 20여 년 동안 우황청심원 75개, 쌍화탕 63개 총 138개 품목이 전체 의약품 100위권 내에 포함돼 있었다. 특히 90년대는 이 제품들의 최다 생산 시기로 1992년에는 우황청심원 8개, 쌍화탕 5개 총 13개 품목이 들어갔고, 최고 순위로는 솔표우황청심원이 1990년 3위(293억 원), 쌍화탕은 1995년 광동탕에프가 4위(362억 원)를 차지하는 등 80~90년대 의약품 시장에서 전통 처방 한약제제가 매출을 주도하는 주력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03년 우황청심원 92위(110억 원)를 마지막으로 한약제제는 더 이상 100대 순위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다만, 2015년부터 변경된 일반의약품 생산금액 상위 순위에서 공진단이 13위(164억 원), 2018년 경옥고가 16위(186억 원), 우황청심원이 17위(178억 원)에 진입했으며, 2023년 기준 우황청심원 10위(292억 원), 20위(196억 원), 경옥고 14위(227억 원), 공진단 25위(179억 원) 등 4개 품목이 상위 안에 들어가 여전히 전통 처방 한약제제가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생산량 상위를 유지하고 있다. 80∼90년대, 우황청심원 최고 정점 지난 40년간 생산금액 상위인 우황청심원, 쌍화탕, 경옥고, 공진단 등 4개 한약제제 중 우황청심원과 쌍화탕 2개 품목은 80년에서 90년대까지 20년 동안 최고 정점에 이른 후에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에 경옥고와 공진단은 2020년대에 들어서 생산액이 증가했다. 2023년 기준 4개 품목 총 생산금액은 1,980억 원인데, 이는 1990년대 우황청심원, 쌍화탕 2개 품목 생산금액 총액 1,827억 원과 비슷한 생산금액이다. 또한 지난 40년 동안 한약제제 총 생산금액 전수 조사에서 1980년대는 기록을 찾을 수 없었으며, 최초 보고는 1994년 5월 9일 한의신문에 1990년 3,700억 원으로 보도됐으며, 이후 식약처 내부 자료를 인용해 1998년 3,521억 원, 1999년 3,530억 원으로 발표됐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3,000억 원대 이상을 유지하다가 2004년부터는 2,000억 원대로 하락한 후, 10여 년 동안은 변동이 없었으나 2017년부터 전년대비 216%(6,418억 원)로 급등하기 시작해 2020년에 1조원 대를 돌파했다. 2023년 기준 2020년 대비 126% 증가한 1조4,846억 원으로 단미엑스산제 27억 원(0.18%), 단미엑스혼합제 471억 원(3.17%), 기타 한약(생약)복합제제 1조4348억 원(96.64%)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신현규 책임연구원은 “지난 40년간 인구는 계속 늘어났고 초고령화사회가 되었으며, 공급자 의약 직능 인력과 소비자 의약품 구매력도 향상하는 환경에 비춰볼 때 한방제약산업과 시장도 활성화할 수 있는 매우 긍정적인 요소가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지만 이 기간 동안 한약제제 생산금액은 4천억 원대 안에서 증가와 감소로 순환하고 있는 답보 상태”라면서 “제약회사들은 갈수록 제조 한약처방과 품목 수를 줄이고, 특정 4개 한약제제가 전체 생산금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편향된 시장 구조를 이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나라만이 가진 한약 소재 의약품과 관련된 다양한 인적 제도와 세밀한 분류 정책에 혁신적인 개선이 없으면 한방제약산업과 시장의 장래는 밝다고 할 수는 없고, 갈수록 사회적 비용 및 갈등은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신미숙 여의도 책방-67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대한이 살았다’라는 광복 80주년 전야제가 국회의사당 잔디마당에서 개최되었다. 거미, 다듀, 강산에, 싸이까지 출동한 콘서트와 독립운동가들의 얼굴을 담은 드론쇼를 준비하는 다수의 관계자들이 무대 설치와 좌석 배치 그리고 공연 리허설을 하느라 행사 직전까지 빗속을 열심히 달려다녔다. 관련 부서도 아니면서 이런 국회 행사가 있으면 소풍을 앞둔 초등학생처럼 마음이 폴짝거린다. 나로서는 그 다음 날의 여행 덕분이기도 했다. 연가를 따로 내지 않아도 2박3일 일정이 딱 떨어지는 광복절 포함의 금토일 3일은 ‘어디라도 떠나라! 힘들게 일한 당신! 놀아라!’라고 8월 달력을 들여다 보기 시작했던 올해 초부터 나를 지속적으로 채근하는 듯했다. 연말까지 중국이 무비자라 최근 다녀온 상하이가 아닌 중국의 다른 도시를 물색하고 있던 와중에 언젠가 칭다오 맥주 박물관을 다녀온 지인의 선물로 마셨던 위엔쟝(原漿) 맥주가 생각났다. ‘좋다. 이번에 칭다오에 가서 위엔쟝 생맥주를 라이브로 마시고 오는 거야!’라는 단 하나의 숭고한(!) 목표를 위해 5월 초 칭다오 왕복 티켓을 예매해 두었다. 그렇게 칭다오 생각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던 7월 어느 날, 해당 비행기가 결항이 되었다는 슬픈 알림톡을 받았다. 마음이 급해졌다. 바로 차선책을 떠올려야 했고 그 순간 세계 3대 산악철도 중 하나로 꼽히는 대만의 아리산 삼림열차가 생각났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2024년 아리산 열차와 트래킹을 결합한 패키지가 대대적으로 개편이 되어 현재로서는 대만 현지인들도 예약이 힘들다는 카페글이 검색되었다. 내가 갈 수 있는 날짜의 기차편은 당연히 판매완료. 아리산을 가려면 타이중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는 여행사의 안내문을 읽고 아리산은 다음으로 미루고 사전답사의 느낌으로 이번 여행지는 타이중으로 가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만의 대전에 해당하는 타이중이니 여기에도 성심당같은 숨겨진 로컬 맛집들이 많을 것 같다는 즐거운 상상도 동시에 들었다. 위엔장 맥주에 대한 아쉬움의 자리를 채울 목적으로 바쁜 대학생 딸냄에게 일정을 문의하니 마침 선약이 없다며 합류를 선언한다. 이렇게 급하게 모녀여행이 성사되었다. 술이 술을 부른다(?)…당신의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야기가 이어지듯이 어느 한 분야의 공부는 가까운 주제 혹은 밑도 끝도 없이 완벽하게 다른 주제로도 왕왕 이어지곤 한다. 공부는 공부를 부르고 여행은 여행을 부르며 술은 술을 부른다. 대입 수험생이던 시절 딸에게 공부 잔소리를 따로 했던 기억은 거의 없다. 대신 어서 대학생이 되어 와인 한 잔 정도는 혹은 맥주 한 잔 정도는 어머니랑 나눌 수 있는 낭만을 즐길 줄 아는 대학생이 되어달라고 부탁한 적은 있다. 기왕 하는 대입 준비, 즐거울 수 없는 그 고난의 시기를 조금이라도 가볍게 해 주려고 등 토닥거리며 했던 최선의 격려 코멘트였다. 우리는 아주 무난하고도 겸손한 그리고 실현 가능한 진학 목표를 세웠고 다행히 재수반수 혹은 삼수반수가 필수인 대한민국 입시판의 루틴 루트를 벗어나 고2 때 시험삼아 치룬 수시로 모 대학에 척 붙어 버렸으니 그보다 더 기쁜 일은 없었다. 합격 직후 이모들과 떠난 겨울 캠핑의 어느 날 칭다오 캔맥주를 입에 물고 찍은 사진 속 딸은 눈코입을 최대한 못생기게 만드는 방식으로 인상을 쓰고 있다. 요즘도 자주 들여다 보는 재미있는 사진이다. 이렇게 캔맥 하나 못 마시던 그녀는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급속도로 술맛을 알아버렸다. 그것도 종목은 소주이다. 딸냄은 어느 덧 ‘공릉동 참이슬녀’로 등극하였고 아이의 자취방은 동기들의 아지트이자 소주방이 되어가고 있었다. 술이란 게 그렇다. 한 입도 못 대던 이도 어느 순간 그 둑이 무너지면서 술이 술을 부르게 되는 경지를 넘어서게 된다. 또한 달력의 숫자들은 점점 술을 마신 날과 그렇지 않은 날로 구분이 된다. 술독에 빠져 헤롱거리던 낭만 넘치던 날들도 처음의 신선함과 상콤함은 사라지고 술자리의 빈도와 즐거움의 강도 또한 급격히 시들해지는 수순을 밟게 되는데 그 즈음 고개를 들어 창밖을 바라보면 대개 그 때가 새내기 1학년의 겨울방학을 알리는 첫눈이 내리는 시기이다. 와인 한 잔, 맥주 한 잔 딱 그 정도의 소소한 낭만적 대학생활 대신 화끈한 술자리를 과도하게 만끽했던 딸냄이 3학년 2학기를 앞둔 최근 드디어 절주를 선언했다. “3년간 많이 마셨데이..”라면서 지난 즐거웠던 자취방에서의 음주 라이프를 여행길 내내 들려주었다. 『술 취한 원숭이』 (로버트 더들리, 궁리, 2019년 3월) -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를 둔 불행한 가족력 때문에 나는 자연스럽게 알코올 중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 독성학 분야에는 호르메시스(hormesis)라는 중요한 개념이 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을 소량씩 투여하면 건강에 이롭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전혀 노출되지 않거나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노출되는 경우에는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 오늘날에도 뭔가 치료를 받은 환자 중 90퍼센트가 다시 술을 찾고 그 수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 알코올 중독과 같이 복잡한 행동 장애를 목표로 하는 개별 약물의 작용을 예측한다는 것은 현재 우리가 이해하는 뇌 기능의 수준을 쉽게 넘어선다. - 알코올 소비를 줄이는 가장 좋은 정책 중 하나는 물리적으로 아예 술에 접근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는 방법도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을 보면 역설적으로 알코올 노출에 관한 광범위한 비교생물학 연구가 얼마나 절실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 (주디스 그리셀, 심심, 2021년 12월) - 사회적 관습 곳곳은 알코올 음료에 푹 절여져 있다. - 모든 중독성 약물과 마찬가지로 알코올 역시 행복감이나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비롯해 중변연계가 활성화되면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급격한 기분 변화들을 야기한다. - 가족 중에 알코올중독을 경험한 인물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알코올중독에 빠지게 될 확률이 세 배에서 다섯 배나 높다. - 혈중 알코올농도가 법적 기준치에 다다르면 행동이 나른해지고 언어 및 신체 협응능력이 손상된다. 거기서 더 마실 경우에는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이러한 효과들로 인해 알코올은 수면진정제로 분류된다. - 암울한 결과가 뻔히 보이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점점 더 많은 술을 점점 더 빨리 마셔대고 있다. 폭음은 누구에게나 위험하지만 아직 뇌가 발달 중인 이들에게는 특히 더 위험하다. - 기업은 심리적 학습 원리를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이용해 다양한 맥락들과 알코올을 연합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 우선 첫걸음으로 술을 마시지 않는 행동을 불편하지만 참는 정도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알코올 중독자의 회복과 성장』 (문봉규 외, 학지사, 2023년 1월) - 단주와 그 이후 마주치는 현실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 회복의 시작이다. 술을 끊는 것은 그저 시작일 뿐 끝이 아니다. - 회복의 과정에서 중독자는 한 사람의 가족 구성원,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자리와 얼굴을 찾아가야 한다. - 중독자에게 단주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이다. 술을 끊지 못한 중독자는 질병, 사고, 자살 등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 열등감은 단주를 시작하고 자신의 실체와 현실을 직시하면서 오히려 더 예민하게 감지될 수 있다. - 평생 평온함을 경험해 본 적이 별로 없는 중독자에게 평온함은 오히려 낯설고 불편한 권태로 다가온다. 이러한 권태는 회복을 지루하게 만든다. - 술에 취하지 않은 맑은 몸이 경험하는 새로운 오감은 세상을 새롭게 만나게 한다. - 회복을 하는 과정에서의 가장 중요한 변화는 관계의 회복이다. 『술의 배신』(제이슨 베일, 에디터, 2024년 9월) - 도대체 누가 술이 이롭다고 말할까? 자신도 알코올 중독자인 소위 ‘전문가들’이다. - 아무리 오랜 세월 술을 많이 마셨다 해도 우리 몸은 술을 갈망하지 않는다. 술을 갈망하는 것은 마음이다. - 알코올에 대한 화학적 중독은 그 자체가 질병이다. - 의지력을 사용하기가 그토록 어려운 것은 술을 끊는 사람이 스스로 큰 희생을 감수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 문제는 사회가 술을 끊는 사람에게 삶의 즐거움을 포기하는 큰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인상을 심어준다는 것이다. - 금주자들이 겪는 트라우마는 알코올의 독소가 몸에서 빠져나가는 신체적 고통이나 유전자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신적 박탈감에서 비롯된다. - 주류업계는 세계적으로 매년 100만명 이상의 고객을 잃는다. 술 때문에 생명을 잃는 사람들을 말한다. 『중독의 신경과학』(프란체스카 마푸아 필비, 에코리브르, 2025년 7월) - 중독은 한 번 시작하면 평생 이어지는 만성 뇌 질환이다. 만성이라는 용어는 병리학적 특성이 오래 지속되며, 금단 상태에서도 중독 증상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 다른 만성 질환들과 비교해보면 중독의 재발률은 당뇨병, 고혈압, 천식 같은 다른 만성 질환과 유사하다. - 치료 전략에서 중독의 악영향이 개인의 의학적, 심리적, 사회적, 직업적 측면 등에 광범위하게 미친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치료 프로그램은 이런 다양한 필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종합적 재활 서비스를 포함한다. - 알코올을 소비한다고 해서 모두 중독의 길을 걷지는 않는다. 음주자의 약 15퍼센트 정도만 알코올에 의존하게 된다. 중독에 대한 취약성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적 요인은 복잡하며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 신경 발달에 중요한 인생 초기에 스트레스를 경험하면 이후 중독이 발생할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 신경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치료법을 설계하면 뇌의 특정 경로를 표적으로 삼거나 유익한 것으로 판명된 행동적, 약리학적 접근을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타이중 시내를 걸으며 드물지 않게 보이던 중의진소(中醫診所)와 약행(藥行) 간판이 왜이리 반갑던지!! 우리의 한의원과 한약방에 해당되는 곳이라 그런지 내적 친밀감을 감추지 못하고 그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투명창 안으로 보이는 환자들로 북적이는 대기실을 흐뭇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針灸推拿” “中醫婦科” “轉骨長高” 진료과목을 내건 곳도 있었고 관절질환, 추간판질환, 신진대사질환, 좌골신경질환, 월경통, 과민성 비염, 간신증후군 등의 개별 질환을 광고하는 곳도 있었다. 출입문 앞에 입간판용으로 PC 모니터를 연결하여 삼복첩(三伏貼)과 여름용 기력보강 한약처방 그리고 각종 척추관절 예방운동 영상을 보여주는 곳은 주 5일 야간진료를 실시하는 듯했다. 또한 타이중역 앞의 중약방은 제약회사의 완제품으로 보이는 健步虎潛丸, 龜鹿補腎丸의 입고와 자체 제작한 特製減肥茶, 中藥痱子粉의 판매개시를 알리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있었다. 통유리에 붙어있던 “科學中醫” “科學中藥” 붉은 색의 여덟 글자가 강렬한 햇볕을 못 이기고 희미하게 변색이 된 지는 꽤 오래되어 보였다. 좁아지는 한의약 영역…더 이상 부릴 여유 없다 알코올중독 치료전문 병원을 운영하는 한의사 한 분이 떠오른다. 기억하고 있는 병원 이름을 검색해보니 다수의 정신과, 내과 전문의들과의 협진으로 병원은 여전히 잘 운영되고 있는 것 같다. 내년 3월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에서 통합판정 도구를 도입하게 되면 요양병원 내 경증, 선택 입원 환자는 사실상 배제될 수도 있어서 요양병원들의 생존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 같다. 교통사고 12∼14등급 교통사고 피해환자 한의 치료비 증가세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이들 피해환자가 8주 이상 진료를 받으려면 보험사에 상해 정도와 치료 경과 자료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한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교통사고 입원전문 한방병원들을 위시한 한의협은 한의대 폐지와 한의사 면허 반납 등을 표어로까지 내세우며 시위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에 의료계는 “오히려 좋아”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 논조에 뼈 때리는 조롱까지 보태고 있는 실정이다. 술이 술을 부른다고 주먹에 주먹을 날릴 수는 없다. 조롱을 해학으로 놀림을 유머로 승화시킬 여유 또한 필요하다. 한의계에 이럴 여유부릴 시간이 남아있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도 협회 차원에서도 자문해 볼 시점이다. 여행의 마법은 평범하게 반복되는 모든 순간들을 기록하고 기억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있는 것 같다. 평소 같으면 아무것도 아닐 아침식사 사진을 왜 찍으며 주말 아침 호텔 앞을 떼지어 지나가는 골목의 오토바이 행렬을 그토록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을 이유는 바로 ‘나는 지금 여행 중이다’라는 자각 덕분이기도 하다. 나름의 유명세가 있는 정치 예능 유투버가 최근 두 번째 음주운전으로 기약을 알 수 없는 강제 자숙기간에 들어간 것 같다. 언제 다시 얼굴을 내밀지는 알 수 없으나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 동시에 잘 나갈 때 몸 조심하라는 말은 어쩜 이렇게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는 것일까? ‘한의계도 한 때, 잘 나갈 때가 있기는 있었던가?’라는 추억을 곱씹으며 아직도 식을 줄 모르는 폭염 그 자체였던 2025년의 여름에 작별을 고하는 바이다. -
“한약(생약)제제 등 모호한 정의 개선해야 한다”[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가 한약(생약)제제의 사용상 주의사항 규정에 한의사를 포함하고, 한약제제의 정의 개선을 요구했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이하 식약처)가 22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식의약 정책이음 열린마당(의료제품편)’을 개최한 자리에서 제기됐다. 이날 오유경 처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정부는 국민 삶의 회복과 현장 중심의 정책을 중점 기조로 하고 있으며, 식약처도 민생에 안심을 주는 정책, 현장에 힘을 주는 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이번 열린마당은 그 시작점으로 허심탄회한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 발전의 소중한 밑거름의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이음 열린마당 행사는 한약, 의약품, 화장품, 의료기기 등 산업계, 학계 전문가 등이 참석해 타운홀 미팅 형태로 진행된 가운데 의료제품 전반에 걸쳐 국민 불편, 제도개선 요구, 안전관리 제언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배창욱 한의협 부회장은 “진료 현장에서 감초엑스정, 갈근탕 등을 처방하는데 이들 일반의약품의 관리를 위한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신고에 관한 규정’ 제17조 사용상의 주의사항에는 복용(사용) 전 상의할 전문가를 의사, 치과의사, 약사로만 표기하고 있다”며 “관련 전문가인 한의사가 빠진 것은 불합리하며 국민은 한의사가 한약제제를 처방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감초엑스정은 한방건강보험용 단미제이며, 보화소합원은 한약처방임에도 불구하고, 전문적으로 상의할 의료진의 대상에서 한의사가 포함돼 있지 않다. 오히려 갈근탕 주의사항에는 이를 사용하지 않는 의사, 치과의사가 포함돼 있어 그동안 문제점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신준수 식약처 바이오생약 국장은 “사용상 주의사항에 한의사가 빠진 부분은 최근 한의협을 방문했을 때 충분히 듣고 이해한 부분”이라며 “관련해 다양한 의견들이 있을 수 있어 이들과 같이 논의하면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배 부회장은 또 한약(생약)제제 등의 모호한 정의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배 부회장은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신고에 관한 규정’ 제2조에서 ‘생약제제’는 서양의학적 입장에서 본 천연물제제로서 한의학적 치료 목적으로는 사용되지 않는 제제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며 “‘서양의학적 입장에서 본 천연물제제’라는 표현이 불명확하고 모호하고 ‘한의학적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자 않는 제제’라는 문구는 한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 부회장은 이어 “한의사가 사용하는 한약의 정의가 생약의 개념 또한 포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생약제제 정의로 인해 한의사의 사용권이 제한되고 한약제제산업의 발전 저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해당 정의가 1992년도 마련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상황에 걸맞게 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신 국장은 “생약제제의 정의와 관련해선 직역과 관련된 부분이고, 보건복지부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며 “직역을 담당하는 복지부가 주관하고 식약처가 협조해 해결해 나가는 방향으로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오윤경 처장도 “한의약 관련 문제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논의 중에 있으며, 계속 신경 쓰면서 개선 방안을 찾으려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유경 처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AI 등 기술 중심의 의료 패러다임 전환, 고령화, 감염병 등 보건환경 변화 속에서 의료제품의 안전성과 접근성 확보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소상공인, 영세 제조업체 등 현장의 어려움을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식약처는 이번 열린마당을 계기로 분야별 정책 수요자들과의 소통을 정례화하고, 정책 기획 초기단계부터 국민 의견을 반영하는 '참여 기반 정책 설계'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
한약 처방 시 주의사항은? 도핑 방지 가이드라인 발표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가 17일 다빈도 한약재 분석결과, 한약처방 시 주의사항, 주요 도핑사례 및 Q&A 등을 담은 ‘한약재 도핑 방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한약재 도핑 방지 가이드라인’에서는 먼저 도핑방지와 관련한 한약의 올바른 이해를 주제로 한약과 식품의 개념 정의부터 안내했다. 이에 따르면, 한약(의약품)은 한의사의 처방을 필요로 하고, 한의원 및 한방병원을 비롯 약국과 한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hGMP 기준과 한약재 제조 및 품질관리 기존을 준수하는 것과 더불어 도핑 안전성 여부는 한의사 등 보건의료인의 상담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반해 일반식품(보충제 등)은 의약인의 처방이 필요 없고, 건강원 및 홈쇼핑 등 일반판매처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의약품 품질 관리 기준에 따르지 않으나 문제는 도핑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소개했다. 특히 “한약은 한의사가 처방하는 약으로서 제조·유통 과정부터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의약품이이고, 인터넷, 홈쇼핑, 백화점, 마트 등에서 구입한 제품은 한약이 아니다”면서 “운동선수라면 식품과 한약의 차이를 알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금지약물 검색서비스에서 한약이 검색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한약은 다양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고, 모든 성분과 세부 함량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금지약물 포함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힌 뒤 “그래서 한약재(생약)가 들어있는 약물은 금지약물 검색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적시했다. 이와 더불어 대표적인 도핑 사례도 소개했다. A선수는 본인의 체내에서 검출된 금지약물이 부모님이 유명한 곳에서 지은 ‘한약’으로 인한 것임을 주장했으나, 이는 한약이 아니라 금지약물이 섞인 ‘지네환(식품)’인 것으로 밝혀져 금지약물 검출로 제재를 받았다. B선수는 본인의 체내에서 검출된 금지약물이 ‘한약’ 때문이라고 주장했으나 조사결과 B선수는 한약을 복용한 적이 없고, 금지약물이 포함된 다이어트 약을 복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의사는 C선수에게 마황이 포함된 한약을 용량과 반감기를 고려해 처방했으나 마황에 포함된 금지약물인 에페드린(ephedrine)이 경기기간 중 검출됐다. 금지약물은 경기기간이 아닐 때는 사용이 가능하지만 체내 배출시간을 고려해야 하는데, 이는 선수의 체중, 건강상태 등에 따른 개인차가 존재하며, 한약재의 재배환경, 가공방법, 사용량 등에 따라 성분 함량이 달라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이에 한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운동선수라는 것을 한의약 전문가에게 알릴 것 △KADA(한국도핑방지위원회) 가이드라인을 주치의에게 제시할 것 △WADA(세계도핑방지기구)의 금지목록을 주치의에게 제시할 것 △본인이 처방받은 한약만 복용할 것 등의 네 단계 주의사항을 안내했다. 이와 더불어 세계도핑방지기구(WADA)에서 지정한 주요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된 한약재로는 마황(Ephedrine, Methylephedrine, Pseudoephedrine), 백굴채·부자·세신·연자육·오수유·오약·산초(이상 Higenamine), 마전자(Strychnine), 보두(Strychnine) 등을 꼽았다. 다만, 이는 ‘도핑방지를 위한 한약재 연구’ 실태조사 결과 확인된 다빈도 한약재 32종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한 것으로 인간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또 ‘금지약물과 치료목적 사용 면책 Q&A’도 다뤘다. 이에 따르면, ‘○○○탕, ○○○환 먹어도 되나요?’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KADA는 개별 한약의 도핑 금지약물 포함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또한 ‘제가 먹는 한약이 도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증을 받을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는 “한국도핑방지위원회 등 세계도핑방지기구의 규약을 준수하는 도핑방지기구는 특정 한약에 대한 도핑 관련 인증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가이드라인에 있는 한약재는 WADA가 금지 한약재로 지정한 것인가요?’라는 질문에는 “WADA는 금지목록을 배포하지만, 개별 한약재의 금지 여부를 직접 판단하거나 금지목록에 한약재의 명칭을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본 가이드라인에서 제공하는 ‘금지약물 포함 가능성이 있는 한약재 목록’은 선수 또는 관계자가 참고할 수 있도록 WADA 인증 분석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도핑콘트롤센터의 <도핑예방을 위한 한약재 연구(2024)>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KADA가 참고용으로 제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이드라인에 없는 한약재는 무조건 안심인가요?’라는 질문에는 “본 가이드라인은 선수 다빈도 한약재 32종을 분석하여 그중 금지악물을 포함할 수 있는 한약재를 제시한 것으로써 해당 리스트에 없다고 해서 도핑으로부터 안전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소개했다. ‘한의사 처방에 따라서 한약을 사용했고, 검출된 상황이라면 제재로 이어지나요?’라는 질문에는 “처방을 받아 사용한 약물이라도 해당 약물로 인해 선수의 체내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되면 이는 도핑방지규정위반에 해당하여 제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세계도핑방지규약과 한국도핑방지규정은 ‘엄격한 책임의 원칙’에 따라 어떠한 금지약물도 자신의 체내로 유입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선수 개인의 의무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작년부터 먹는 한약이 있는데, 도핑검사를 여러 번 받아도 괜찮았어요. 이 한약은 주변에 추천해도 괜찮을까요?’라는 질문에는 “선수가 도핑방지기구로부터 받는 도핑검사는 한약 또는 기타 보충제의 도핑 안전성을 보장하는 결과로 활용할 수 없다”면서 “동료 선수에게 본인이 복용하는 한약을 직접 추천하기보다는 건강 상태에 따라 한의사 등 관련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소개했다. ‘치료목적으로 금지약물이 함유된 한약을 처방받고 싶은데, 치료목적사용 면책을 신청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는 “치료목적사용 면책은 특정 제품이나 재료가 아닌 성분명(generic name)을 기준으로 사용량, 사용 빈도, 투여 경로 등 세부 조건이 명시되어 승인된다”고 밝힌 뒤 “한약의 경우 세부 성분 및 함량을 확인할 수 없으므로 치료목적사용 면책 신청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는 “‘한약재 가이드라인’은 ‘2024년 도핑방지를 위한 한약재 관련 실태조사’에서 선수, 지도자, 학부모 및 한의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를 검토 요약한 것으로 이 자료는 선수의 한약복용 시 참고용으로만 활용하기 바라며 절대적 판단기준이 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약재 가이드라인’은 KADA(한국도핑방지위원회)의 사이트(https://www.kada.or.kr)에서 <금지약물검색서비스>-<보충제와 한약>-<한약>-<한약 가이드라인 안내 자료 다운로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많이본뉴스
많이 본 뉴스
- 1 위기 여성 청소년위한 ‘나무진료소·아웃리치’ 마침표
- 2 한국 정통침술 계승 통해 근현대 침구학 체계 정립
- 3 “일차의료 주치의제에 한의사의 참여 전면 보장하라!”
- 4 “외국인환자 한의원 이용 늘어…비중확대론 잇지 못해
- 5 일본동양의학회, 한의학의 ‘심의(心醫)’ 가치 기리다
- 6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에 한의원 포함 155개소 추가 지정
- 7 “한의사 배제한 지역사회 일차의료는 존재할 수 없다”
- 8 불필요한 CT 등 영상촬영, 암 위험 높여…적정관리 필요성 제시
- 9 “한의약, 통합돌봄에서 핵심 역할 수행할 역량 있어”
- 10 경북 영덕의회, ‘영덕군 한의약 육성 조례’ 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