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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귀, 다낭성난소증후군 치료에 효과 입증”[한의신문] 우석대학교 이고운(한약학과 4년) 학생이 최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국제 과학 침술·의학 심포지엄(ISAMS 2025)’에서 젊은 과학자상(Young Scientist Award)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번 국제 심포지엄에서 이고운 학생은 김미혜(한의예과) 교수의 지도를 받아 ‘한의학 임상진료지침 기반 네트워크 클러스터 분석 및 동물실험을 통한 다낭성난소증후군 치료 한약 발굴’이라는 주제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이고운 학생은 가임기 여성의 대표적 난임 원인인 다낭성난소증후군(PCOS)의 치료를 위해 한의학 임상진료지침에 수록된 18개 처방을 대상으로 네트워크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온포종옥탕’을 핵심 처방으로, ‘당귀(Angelica gigas Nakai)’를 핵심 한약재로 도출했다. 특히 이고운 학생은 도출된 핵심 약재인 당귀가 다낭성난소증후군 동물 모델에서 실제로 배란 주기를 회복시키고, 낭포성 난포의 수를 현저히 감소시키는 등 난소의 구조적·기능적 개선 효과가 있음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전통 한의학 처방 데이터를 현대적인 네트워크 약리학 기법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동물실험으로 검증한 통합적 접근 방식을 통해 한약의 난임 치료 기전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고운 학생은 “환경과 식습관의 변화로 현대인의 체질이 과거와 다르다”라며 “과거 한의학 기록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네트워크 분석과 AI 기술로 재해석해, 현대인에게 적합한 한약 처방과 구성을 연구해 나가고 싶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미혜 지도교수는 “성실히 연구에 임해온 이고운 학생의 노력이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아 보람은 느낀다”며 “한의학 처방이 빅데이터 분석과 동물실험을 통해 과학적 근거를 확보한 점이 고무적이며, 앞으로도 데이터 기반 한의학 연구를 심화해 난임 문제 해결 등 실제 임상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에는 한국과 일본·대만·중국·튀르키예 등 국내외 연구자와 임상가 400여명이 참가해 ‘의학의 혁신과 과학적 진화를 위한 지혜(Wisdom for Innovation and Scientific Evolution of Medicine)’를 주제로 AI·유전체·디지털 헬스케어 등 첨단 과학기술과 한의학의 융합 가능성을 모색했다. -
ISAMS 2025…전통의학, AI·유전체·신경·면역을 잇다[한의신문] 대한약침학회(회장 안병수)와 ㈔약침학회(회장 육태한)는 24일부터 26일까지 부산 BPEX에서 ‘ISAMS 2025(International Scientific Acupuncture and Medicine Symposium)’를 개최, 전통의학의 과학화를 넘어 △AI △유전체 △신경회로 △면역세포 △표준화 기기 등 현대 의생명과학의 언어로 한의학의 통합 가능성을 제시했다. 국내외 44명의 연자 발표가 진행된 가운데 침의 신경회로 기전부터 한의 디지털 기기 표준화, 면역·유전체 기반 질환 연구까지 전통의학의 새로운 연구 스펙트럼이 공유됐다. ▲(왼쪽부터) 강성웅·김성건·야세민·이상헌 교수 ◎ “어성초가 여는 신경면역의 새로운 문 ‘브리지 세포’ 발견” 강성웅 존스홉킨스 의대 교수는 ‘Discovery of a Novel Protective Microglial Subtype Induced by Houttuynia cordata Core Extract’라는 주제 발표에서 어성초 추출물이 알츠하이머병(AD) 모델에서 새로운 면역세포 아형을 유도함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구에서 △단일세포 RNA 시퀀싱으로 ‘브리지 세포(bridge cells)’ 발견 △비염증성(non-inflammatory) 특성으로 질병연관 미세아교세포(DAM) 과활성 억제 △신경염증 감소 및 신경보호(neuroprotection) 유도된 점을 들어 “전통 한약재와 현대 전사체학의 융합이 새로운 면역세포 상태를 규명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며 “퇴행성 뇌질환의 면역조절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 “miR-16 ·Gα12 축, 간섬유화의 새로운 열쇠” 김상건 동국대 약대 교수는 ‘Gα12 Signal Axis and Potential Targets for Metabolic Regulation’을 주제로, miR-16-Gα12-자가포식(autophagy) 경로를 통한 간섬유화 기전을 제시했다. Gα12는 G단백질 계열 중 세포 성장·섬유화·자가포식 등 대사 조절 경로를 매개하는 핵심 분자로 △CCl₄유도 간섬유화 모델에서 Gα12 과발현 시 섬유화·간손상 촉진 △Gα12 제거 시 간손상 완화 △Gα12가 JNK 의존적 ATG12–5 복합체 형성을 통해 자가포식 촉진 △miR-16이 이를 음성 조절된 연구 사례를 통해 miR-16 감소→Gα12 과발현→HSC 자가포식 증가→섬유화 촉진의 분자축을 규명하고, 간질환의 신규 치료 표적으로 제시했다. ◎ 전침, 비외과적 치주치료의 항염 효과 강화 입증 야세민 차이르 튀르키예 아타튀르크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Evaluation of the Host Inflammatory Response with Electroacupuncture as an Adjunct to Nonsurgical Periodontal Therapy’ 발표에서 전침(EA) 병행이 치주염 환자의 염증 반응을 완화한다고 밝혔다. 그는 “EA 병행은 비외과적 치주치료(NSPT)의 임상적·생화학적 개선을 강화해 염증 조절과 조직 회복을 촉진한다”면서, 3기 B등급 치주염 환자 대상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서 전악 치석제거·치근활택술(full-mouth SRP)에 전침을 병행한 그룹에서 △치은지수(gingival index) 대폭 개선 △염증성 사이토카인 IL-6·TNF-α 수치 감소 △항염증성 IL-10은 증가한 연구 사례를 제시했다. ▲(왼쪽부터) 당홍호·니시다·쿠마가이 교수 ◎ 사상체질과 센서의 만남…유전체 기반 한의학의 디지털 전환 ‘Integrating Genomic Data into Traditional Korean Medicine’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상헌 단국대 생명융합학과 교수는 한의학의 체질원리가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과 일치함을 강조했다. △사상체질과 유전의 40~55% 상관성 △COMT·OPRM1 변이와 침의 진통 효과와의 관계 △HLA-B*35:01과 한약 유발 간 손상과의 관계 등을 제시한 그는 “유전·대사 데이터와 표준화된 변증 체계를 통합한 AI 기반 체질 예측 모델을 개발 중”이라면서 “유전체학은 한의학을 데이터 기반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이며, 향후 다양한 인종집단 연구와 윤리·교육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From Four Diagnostic Methods to Sensors: Standardization and Digital Transition of Traditional Medical Devices’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당홍호 일본 ㈜노다스 대표는 중의학 진단기기의 표준화·디지털화를 제안했다. 그는 △ISO/TC249 중심의 설진(tongue imaging)·맥진(pulse sensing)·경혈 임피던스(acupoint impedance) 국제 표준화 작업 △근적외선·전기 임피던스·이미지 인식 기술을 통해 망(望)·문(聞)·문(問)·절(切) 체계를 센서 기반 프레임워크로 전환 △‘중의학 Diagnosis & Prescription Engine’ 개발을 통해 설·맥·문진 데이터 통합 및 AI 한약 처방 자동 제시 등 그동안 개발 성과를 들며 “Space station 의료모듈부터 소매 단말기까지 확장 가능한 플랫폼으로, TCM의 디지털 임상 확장성을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산화환원 신호로 본 ‘기혈 순환’, 황 대사와 전자친화성 물질의 양면성 니시다 모토히로 일본 큐슈대 약대 교수는 ‘Targeting Supersulfide Metabolism for the Treatment of Ischemic Heart Failure’라는 주제를 통해 황 기반 산화환원(redox) 신호의 중요성을 조명했다. 이는 ‘기혈의 원활한 순환’과 ‘음양의 균형 유지’를 현대 생화학의 언어로 해석한 사례로, 니시다 교수는 △산화 스트레스 상황에서 근조직 내 Cys 퍼설파이드와 폴리설파이드의 급격한 분해로 인한 심장 취약성과 △Supersulfide 대사 조절이 심근 리모델링 개선에 기여하는 순환적 기전을 설명하며 “폴리설파이드 분해 억제가 허혈성 심부전의 새로운 치료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Protein adducts during electrophilic stress: Good or bad’이라는 주제로 환경 속 전자친화성 물질(electrophile)이 인체 단백질과 결합해 세포 신호전달에 미치는 양면성을 규명한 쿠마가이 요시토 일본 큐슈대 약대 교수에 따르면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탄화수소 퀴논·크로토날데하이드 등 전자친화성 물질은 단백질의 시스테인 잔기를 가진 센서 단백질에 결합해 활성을 억제하고, 그 결과 EGFR·Nrf2·HSF1·Akt 등 효과기 단백질이 활성화된다. 쿠마가이 교수는 전자친화성 물질은 △저농도에서 세포 산화환원(redox) 신호를 조절하지만 △고농도에서는 비선택적 단백질 변형으로 세포 독성을 유발하는 점을 들어 “농도에 따라 생리적 보호 또는 독성 반응을 보이는 ‘양날의 검’”이라고 말했다. -
ISAMS 2025, 한의학의 혁신·과학적 진화 위한 ‘지혜의 장’[한의신문] 대한약침학회(회장 안병수)와 ㈔약침학회(회장 육태한)는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부산 BPEX에서 국제 과학 침술·의학 심포지엄 ‘ISAMS 2025’를 공동 개최했다. ‘Wisdom for Innovation and Scientific Evolution of Medicine(의학의 혁신과 과학적 진화를 위한 지혜)’를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는 한국·일본·대만·중국·튀르키예 등 국내외 연구자와 임상가 400여 명이 참가, AI·유전체·디지털 헬스케어 등 첨단 과학기술과 한의학의 융합 가능성을 모색하며 미래 의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25일 열린 개회식에서 최영현 ISAMS 대회장은 “현재 한의학은 AI 등 첨단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며 새로운 진화를 앞둔 변곡점에 서 있다”며 “이 자릴 통해 첨단기술 기반 신약 개발 전략과 전통의학의 지혜가 융합돼 우리나라가 글로벌 바이오메디컬 연구 중심으로 도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지혜와 통찰이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미래의학을 설계할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이번 ISAMS 2025를 통해 학문적 교류가 활발해지고, 연구자 간의 신뢰와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 한의학이 세계 의생명과학과 융합하는 도약의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최영현 대회장, 안병수·육태한·윤성찬 회장, 정영훈 정책관, 이진용 원장 육태한 ㈔약침학회장은 “이번 대회는 특히 전통의학 학계뿐만 아니라 의학, 생명과학, 약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함께 참여해 학문 간 경계를 허물고, 융합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됐다”면서 “학문의 진보는 젊은 세대의 도전에서 비롯되는 만큼 이번 학술대회가 선배 연구자의 경험과 지혜가 전해지고, 후학의 도전과 창의가 만나는 교류의 장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전통의학의 과학화·글로벌화라는 목표 아래 학문적 신뢰와 혁신을 향해 멈추지 않고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침과 의학의 과학적 발전을 선도하며 전 세계 연구자와 임상가들이 지식을 교류하는 국제학술대회로 자리매김해온 ISAMS는 이번 대회에서 침 치료의 융합, 암·대사·정신질환의 최신 치료 전략, 한약의 안전성, AI·디지털 전환 등 의학의 지혜가 혁신으로 진화하는 시대적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면서 “세계적 해양도시 부산에서 지식의 항해와 혁신의 파도가 시작되는 시발점이 되길 바라며, 한의협 역시 세계 의학의 지평을 개척하도록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영훈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은 “최근 보건의료계는 AI 등 첨단기술의 발전으로 한의학 또한 과학적 근거와 국제적 신뢰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보건복지부는 한의학의 과학화·산업화·세계화를 위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특히 산·학·연 협력을 통한 근거 기반 연구와 안전성, 효과성 검증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한의학이 세계 보건의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이진용 한국한의학연구원장은 “이번 ISAMS는 단순 학술 교류를 넘어 침 치료의 융합 기전을 밝히고, 여러 난치성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모색하며 한의학의 디지털 데이터 전환과 AI 활용 등 미래 의학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면서 “3일간 진행되는 ISAMS 2025가 학문적 교류와 진솔한 협력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기조발표 △한·대만 공동 침구연구 심포지엄 △비위(脾胃) 불균형의 전신적 조절 기전 △한의학 연구성과의 확산 및 활용 전략 △질환 관리의 중개 및 임상 전략 △한의학의 디지털 융합 기술 △암 치료를 위한 새로운 접근법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한의임상해부학회 공동발표 △대사질환 치료를 위한 신약 발굴 및 개발 △젊은 연구자 발표 △차세대 의학을 향하여: 인공지능과 전통 지혜의 융합 △학술지 편집자 간담회(IAM, JoP, PIM, JAR, IMR) △한의학교육평가원 발표 등 14개 분야별 세션이 마련돼 44명의 연자 발표가 진행됐다. 특히 강성웅 존스홉킨스 의대 교수는 어성초 추출물이 알츠하이머병 모델에서 새로운 면역세포 아형을 유도함을 규명했으며, 김상건 동국대 약대 교수는 miR-16-Gα12-자가포식(autophagy) 경로를 통한 간섬유화 기전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열린 포스터 세션에서는 연구논문 57편과 함께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의 성과 교류회 포스터 43편이 전시, 전통의학 연구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조망하도록 했다. 또한 부스에서는 ㈔약침학회 학술지 IAM(Innovations in Acupuncture and Medicine), 바이오메드 센트럴 출판사(BioMed Central, BMC)와 대한약침학회 학술지 JoP(Journal of Pharmacopuncture), 자생의료재단 학술지 PIM(Perspectives on Integrative Medicine)을 통해 국내외 연구개발 성과를 홍보했다. 이와 함께 △한국한의학연구원 △AJ탕전원 △알피니언 메디칼시스템 △로움텍(저선량 휴대용 X-ray AirTouch 905) 등이 한의약 산업 개발 동향을 공유했으며, △아너스금융서비스도 참여했다. 26일 진행된 시상식에선 포스터 부문에서 배인후(경희대 한의대)·김소정(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김준동(가천대 한의대)·강성우(경희대 한의대)·유정관(동의대 한의대)·문희영(세명대 한의대)·박수연(동신대 한의대)·황젠천(대만 중국의대 안난병원) 연구원이 수상했으며, 영사이언티스트 부문에선 배인후(경희대 한의대)·김준동(가천대 한의대)·김수담(한국한의학연구원)·윤태림(가천대 한의대)·정윤진(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이고운(우석대 한의대) 연구원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안병수 대한약침학회장은 “3일간 국내외 선도 연구자와 임상의, 기관들과 함께 글로벌 헬스케어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었다”며 “이번 주제 ‘W·I·S·E’를 통해 의학의 진보는 기술만이 아니라 공유된 통찰과 인간 중심의 가치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다시금 확인했다. 이번 대회가 전통의학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과 국제적 협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이어 "이번 대회에서 ISAMS 미래 개발 로드맵(2026~2035)을 발표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는 ‘지식 통합, 건강 혁신, 인류에게 영감을 준다(Integrating Knowledge, Innovating Health, Inspiring Humanity)’는 비전을 담은 ISAMS 2035를 향한 10년 여정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내년 대전에서 열리는 ISAMS 2026에는 손창규 대전대 한의대 교수(동서생명과학연구원장)가 대회장으로 추대됐다. -
의료대란 등 관리 체계 부실로 항생제 사용량 급증[한의신문] 의료대란 영향 등으로 항생제 관리가 부실해진 탓에 항생제 사용량이 다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질병관리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은 31.8 DID(Defined Daily Dose)로, OECD 34개국 중 튀르키예 다음으로 2위이며, OECD 평균 18.3 DID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항생제 사용량은 31.8 DID는 하루 동안 1,000명 가운데 31.8명이 항생제 처방을 받은 것을 의미한다. 남인순 의원은 “우리나라의 연간 항생제 사용량 추이를 보면, 2018년 29.8 DID에서 2021년 19.5 DID로 낮아졌다가 2022년 25.7 DID, 2023년 31.8 DID로 가파르게 증가했으며, 항생제 사용량이 2021년에는 OECD 4위였는데, 2023년 2위로 나빠지는 항생제 과다 사용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항생제 사용량이 급감했다가 급증한 원인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줄었다가 다시 늘면서, 연간 항생제 사용량도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하였으며, 윤석열 정부의 의대증원정책 강행으로 전공의 집단사직 등 의사집단 행동에 따른 제한 항생제 관리체계가 붕괴되는 등 항생제 관리가 전반적으로 부실해져 항생제 사용량이 급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제한 항생제는 항생제 오남용을 막고 내성균 발생 최소화를 위해 병원 등에서 사용이 엄격히 제한되는 항생제를 뜻한다. 남 의원은 “10년 동안 어렵게 조금씩 조금씩 줄여 온 항생제 사용량이 다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늘어나, 항생제 사용량이 OECD 회원국 2위로 악화되었다”면서 “항생제 오ㆍ남용은 심각한 항생제 내성으로 이어져, 항생제 선택 폭을 크게 줄이고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남 의원은 “전 국민적으로 항생제가 과다 사용될 경우, 넥스트 펜데믹이 오고 치료제 효과가 반감될 경우 국가적으로도 위기대응이 어려워질 수도 있어, 의료기관의 항생제 오·남용을 방지하고 적정 항생제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사직 전공의가 복귀하는 등 의정갈등과 의료대란이 수습국면이니, 무엇보다 의료기관에서 제한 항생제 관리를 다시 철저히 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기관평가인증시 항생제 사용량이 정규항목으로 되어 있는 것을 필수항목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의료기관의 항생제 적정사용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인체 항생제 사용량 감시체계를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K-의료관광 ‘텍스리펀드’, 정부 엇박자에 ‘존폐 기로’"[한의신문] K-의료관광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는 ‘외국인 의료관광 부가세 환급제도(텍스리펀드)’가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의 엇박자 속에 올해 말 종료 위기에 놓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외국인 의료관광’을 신성장산업으로 강조했음에도, 주무 부처들은 “모니터링 후 검토” 수준의 무책임한 미온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개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복지부는 제도 연장 여부에 대해 “영향을 모니터링한 뒤 필요 시 재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이미 성공이 입증된 제도를 폐기하고 나중에 다시 검토하겠다는 발상은 행정 무능의 극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2016년 도입된 텍스리펀드 제도는 외국인 환자가 한국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고 귀국 시 부가세를 환급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 제도 시행 이후 외국인 의료관광객은 2016년 30만 명대에서 2024년 117만 명으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산업연구원 분석(2025.6)에 따르면 외국인 환자와 동반자가 국내에서 지출한 의료관광 소비액은 총 7조5039억원, 국내 생산 유발 효과는 13조8569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6조2078억원에 달한다. 이에 연간 환급액(955억원)의 수십 배에 달하는 경제 효과를 낳은, ‘고효율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음에도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세제개편안에서 “경제적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제도 일몰을 결정했다. 이에 반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통계는 정반대의 사실을 보여준다. 외국인 환자 1인당 평균 소비액은 641만원으로, 2019년(257만원) 대비 2.5배 증가했으며, 불법 현금 거래를 양성화해 조세 투명성 강화 효과까지 거뒀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글로벌 경쟁 흐름에 역행하는 ‘정책 후퇴’라고 입을 모은다. 태국, 튀르키예, 중국 등은 의료관광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격상해 정부 주도의 대규모 투자와 인프라 확대에 나섰다. 특히 태국은 의료관광 전용 비자 제도를 신설했고, 중국은 첨단 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하며 환자 유치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반면 한국은 제도적 기반을 스스로 해체하려는 모순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의 결정은 외국인 환자뿐 아니라 국내 병원과 지역경제에도 직격탄이 될 것”이라며 “의료·관광·숙박·소비가 연계된 K-의료관광 생태계가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개호 의원은 “대통령이 직접 중요성을 강조했음에도 복지부가 ‘모니터링 후 검토’ 운운하는 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전형적 뒷북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태국 등은 국가 주도의 경쟁 정책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정책을 거꾸로 돌리고 있다”며 “국회 차원의 제도 연장과 복지부의 전향적 태도 전환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
‘세종학당’, 5년 새 63곳 문 닫아…“재정·수익성 부족이 원인”[한의신문] 한국어·한국문화 확산의 전초기지로 불리는 세종학당이 최근 5년간 전 세계에서 63곳이나 지정해제되며 흔들리고 있다. 절반 이상은 운영기관이 스스로 포기했으며, 하루 만에 문을 닫은 학당까지 등장하며 제도와 관리 체계의 허술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조계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세종학당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20~’25년 6월 기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 세계 세종학당 지정해제가 무려 63건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73%인 46건은 운영기관이 스스로 운영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13건으로 가장 많았고, 스리랑카·튀르키예·러시아·우즈베키스탄·베트남·인도에서 각각 3건씩 지정해제가 이뤄졌다. 특히 영국 스태퍼드셔 학당은 개원 당일 바로 해제돼 0일 만에 종료되는 초유의 사례를 남겼고, 독일 뷔르츠부르크 학당은 불과 50일 만에 문을 닫았다. 이는 사전 검증과 초기 관리 체계에 심각한 구멍이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운영기관의 자진해제 사유로는 재정·수익성 부족(9건)이 가장 많았고, △정세 불안과 제재로 인한 자금 이동 차질(4건) △인력 확보 난항 △운영기관 내부 사정 △현지 정부 제재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더해 2025년 들어서는 국내 운영기관의 관리 부실 사례도 적지 않게 드러났다. 행정업무 미비, 규정 미준수, 심지어 학당장이 현지 교민과의 갈등에 휘말린 사례까지 보고되며 제도 신뢰를 흔들고 있다. 조계원 의원은 “세종학당은 외형적 확대에만 치중한 나머지 운영 안정성에 필요한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특히 중국에서 집중된 해제 사례와 지정 직후 폐쇄 사례는 관리·감독 체계의 허술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세종학당은 단순한 한국어 교육기관이 아니라 국가 문화외교의 최전선 거점”이라며 “안정적인 운영을 보장할 수 있는 체계적 지원과 철저한 검증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
해외직구 식품에서 ‘위해 성분’…다이어트·성기능 제품 집중[한의신문] 최근 해외직구 식품에서 마약류 성분이 검출되면서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안전하다’는 믿음을 앞세운 온라인 구매가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출받은 ‘해외직구 식품 구매검사 현황(’21년~’25년 8월)’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해외직구 식품에서 위해 성분이 검출된 사례는 무려 1531건에 달했다. 지난해만 해도 전체 검사 3400건 중 344건(약 10%)에서 불법 성분이 확인됐고, 올해는 8월까지 이미 337건이 적발돼 전년도 전체를 넘어섰다. 검출된 제품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기능성 표방 제품에 몰려 있었다. △다이어트 효과 표방 제품 379건 △성기능 개선 제품 203건 △근육 강화 제품 200건과 함께 탈모·고혈압·당뇨 개선 등 건강을 내세운 제품에서도 유해 성분이 다수 확인됐다. 검출 유형을 보면 의약 성분이 762건으로 가장 많았고 △식품 원료로 쓸 수 없는 물질이 433건 △식품공전상 부정물질 및 유사물질이 265건이었다. 특히 마약 성분의 경우 지난 ’21년에서 ’23년에는 없었으나 지난해부터 등장해 급증하는 추세다. 국가별로는 미국산 제품이 1215건(79.3%)으로, 압도적이었으며 △튀르키예 28건 △일본(27건) △태국(27건) 등이 뒤를 이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미국 직구 제품은 아마존, 이베이 등 대형 온라인몰을 통해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관리 체계가 소비자 구매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식약처와 식품안전정보원이 구매 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점검하고 있지만, 개인의 온라인 직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미화 의원은 “해외직구 증가에 따라 관리 사각지대도 확대되고 있다”며 “식약처는 유해 성분 제품에 대한 사전 차단과 사후 관리 모두 강화해야 하며, 소비자 또한 구매 전 안전성 정보를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한국 한의사에게 직접 듣는 한의약 우수성 ‘굿∼’[한의신문] 대구한의대학교(총장 변창훈)는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지원하는 ‘한의약 해외교육·연수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몽골과 우즈베키스탄 현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의약 교육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교육에서 송지청 교수(한의예과, 한의약 해외 교육·연수 지원사업 책임교수)와 송영일 교수(특임교수, 한국국제협력단 글로벌협력진)는 8일부터 3일간 몽골 모노스약학대학교, 민족대학교, 이크자샥대학교에서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이어 송지청 교수는 13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소아의과대학에서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의약 해외 교육을 시행했다. 우즈베키스탄과 몽골에서 송지청 교수의 이번 강의는 △사암침법 △표본침법 △한국 침술의 과학적 접근법을 주제로 이론과 실습을 병행해 진행됐으며, 학생들은 한의학의 과학성과 실용성에 관심을 보였다. 특히 강의가 열린 4개 대학은 대구한의대와 학점 인정 협약을 맺고, 교육 이수 학생들에게 1학점의 전공 학점을 부여하고 있다. 수업에 참가한 타슈켄트소아의과대학 3학년 Jamaladinova는 “매 시기마다 대구한의대학교에서 한의학 전문가가 직접 찾아와 한국의 침술과 한의학을 강의·실습해 주셔서 매우 유익하다”며 “이 교육이 앞으로도 지속돼 후배들에게까지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송지청 교수는 “몽골과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의 뜨거운 관심과 열정에 매번 감동을 받는다”며 “앞으로도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 충실히 교육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한의대는 지난해 4월 한의약진흥원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 같은 해 몽골(모노스약학대학, 민족대학)과 우즈베키스탄(부하라국립의과대학, 타슈켄트소아의과대학, 안디잔국립의과대학)에 한의약 전공과정을 개설한 바 있다. 올해에는 튀르키예 리젭 타입 에르도안대학·아타투르크대학과 태국 방콕 듀라킷펀딧대학 등으로 교육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변창훈 총장은 “몽골과 우즈베키스탄에서의 한의약 해외교육은 대구한의대가 추진하는 K-MEDI 실크로드 구축의 핵심”이라며 “앞으로도 한의학 세계화를 위한 국제 교육 협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팀닥터의 최고 매력은 국제 스포츠 현장에서 활동”[한의신문] 기존의 세계배구연맹(FIVB)이 여자부에서 매년 주최하던 월드 그랑프리(World Grand Prix)대회는 2018년도부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olleyball Nations League, VNL)으로 변경됐다. 대회는 그동안 요강에 따라서 조금씩 변화가 있었는데, 2025년에는 3주에 걸쳐서 매주 6개국씩 3개의 조로 나누어서 리그를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이 됐다. 푸에리토리코 출신의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1주차 경기는 브라질에서, 2주차 경기는 튀르키예에서 치뤘다. 마지막 3주차 경기는 일본의 지바현에서 폴란드, 일본, 불가리아, 프랑스와 예정이 돼 있었다. 이에 필자는 진천선수촌에서 합숙훈련을 하고 있었던 여자배구 대표팀에 팀닥터로 합류, 7월 7일 인천공항에서 선수단과 만나 일본으로 출국했다. 올해 VNL은 꼴찌를 하는 팀이 강등되는 시스템으로 잔류를 위한 승점을 쌓기 위해서 출국하는 선수단에는 보이지 않는 부담감이 내재돼 있었다. 일본에 도착 이후 간단한 입국 수속을 마치고 바로 호텔로 이동해 방 배정을 받고 짐을 정리했다. 다른 이들은 간단히 짐 정리를 하는 동안, 필자는 식사 시간이 되기 전까지 치료 물품 등을 사용하기 편하게 준비를 해둬야 했기 때문에 매우 분주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치료실은 이번에 같이 동행한 헤드 트레이너 선생님의 방을 사용하기로 해, 그곳에 상시 사용할 물품들은 추려서 미리 옮겨 놓고, 나머지는 필요할 때 마다 방에서 옮기는 방법을 택했다. 어느덧 셋째 날 경기의 날이 다가왔다. 첫 경기 상대는 전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이자 도쿄 올림픽 4강 신화의 주역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폴란드 대표팀이었다. 경기력 점검을 위해 오전에 볼 운동을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한 이후 체육관으로 경기를 하러 이동했다. 전력상 우리나라가 열세였지만, 선수들이 한 마음으로 잘 준비한 덕분에 첫 세트를 먼저 따며 기세등등하게 출발했으나 최종 경기 결과는 접전 끝에 3대 1로 석패했다. 시합이 끝나고 응원을 온 은퇴한 전 국가대표 김연경 선수와 상대팀 라바리니 감독과 함께 담소를 나눴다. 필자가 다른 대한배구협회 의무위원들과 함께 번역해 올해 초 군자출판사에서 출간한 『스포츠의학 배구편』 책에 추천사를 부탁했을 때 흔쾌히 추천사를 써준 두 분이 바로 이들이었다. 라바리니 감독은 볼 기회가 잘 없었기 때문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서, 한국에서 준비한 선물과 함께 출판된 책을 드렸다. 한 때는 한 팀의 감독과 팀닥터로 만났지만, 지금은 스포츠현장에서 만날 때마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 친구 같은 사이로 발전했다. 이런 것이 국제 스포츠 현장에서 활동하는 팀닥터의 매력적인 부분이 아닐까 싶다. 경기 후 강소휘 선수가 도핑 대상자로 선정이 돼 도핑 검사장까지 같이 이동했다. 보통 도핑 검사장에는 원활한 검사를 위해 물과 같은 음료들이 배치돼 있다. 하지만 대기실에 물이 보이지 않아서 담당자에게 영어로 물어보았는데 갸우뚱 하는 표정만 지을 뿐이었다. 이런 순간에 대비하기 위해 혹시 몰라서 그동안 연습했던 언어학습 플랫폼 듀오링고의 기량을 선보일 때가 찾아왔다. 일본어로 물은 어디에 있는지 다시 물으니, 조금 뒤에 물과 음료를 들고 나타났고, 이후 원활한 수분 보충과 함께 도핑 검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두 번째 경기는 일본에게 3대0으로 패했고, 세 번째 경기는 불가리아와 풀세트 접전 끝에 승점 1점을 확보했으나 아쉽게 3대 2로 지고 말았다. 하지만 이 승점 1점 덕분에 태국보다 세트 득실률에서 앞서며 꼴찌로 처질 수 있는 강등 위기를 탈출했다. 마지막 경기는 전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세자르 감독이 이끄는 프랑스와의 일전이었다. 경기 전 모랄레스 감독은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위해서 점수 한 점, 한 점이 잔류를 위해 너무도 중요하니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경기초반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이 잇따르면서 3대 0으로 패했다. 자력으로 잔류를 결정짓지 못하고, 미국에서 열리는 태국과 캐나다와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돼 선수들의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선수들에게 기량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적절하게 지적하고, 알려주는 세심함과 동기부여가 충분히 될 수 있게 적절한 발언을 하는 모랄레스 감독을 보면서 대단한 리더십의 소유자라고 생각했다. 경기직후 라커룸에서는 선수들을 다독이며 그간의 소회를 정리하는 모랄레스 감독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었는데, 이를 선수단에게 통역하던 통역관이 먼저 감정이 복받쳐 올라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선수들도 따라서 복잡 미묘한 감정 속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스포츠 현장에는 인생사처럼 희노애락이 공존한다. 때로는 원치 않는 결과로 인해 슬픔과 노여움에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한 이들에게 누가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세계 최고의 레벨에서 경쟁하기 위해 매 순간순간 노력하며, 태극마크가 주는 무게감 속에서 나라를 대표해 아픈 몸을 이끌고 최선을 다하는 국가대표 한 명 한명은 필자와 같은 범인(凡人)이 보기에는 이미 박수와 격려를 받기에 충분히 대단한 사람들이다. 처음 팀닥터 일을 시작했을 때, 100번째 경기까지는 동행하자는 개인적 목표를 세웠었다. 이제 어느덧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39번째 경기를 치렀다. 스포츠 현장에는 영광의 순간만이 있지 않다. 실패와 좌절의 순간도 숱하기에 인생의 축소판에 가깝다. 작은 진료실을 벗어나서 세계라는 큰 무대에서 활동하는 선수들과 많은 관계자들을 보면서 또 한 번 인생을 배우게 됐다. 무엇보다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된 소중한 경험들이 이 일이 주는 최고의 매력이다. “이 팀의 일원이 된 것은 제게 큰 영광이었습니다. 고개 숙이지 마세요. 여러분은 모두 칭찬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입니다.”(It was my great honor to be part of this team, don’t let your heads down, all of you deserve to be praised!). -
K-침구학, 사암침법 넘어 초음파 활용 침구치료까지[한의신문] 한국 국제협력단 글로벌협력의사 송영일 박사(한의사)가 파견근무 중인 우즈베키스탄공화국 전통의학 과학임상센터가 지난 3월25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우즈베키스탄 전역의 전통의학 전공 대학생, 졸업생, 의사 등 15명을 대상으로 ‘한국 침구학 교육’을 개최, 한국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큰 성과를 거둬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 침구학에 대한 총 144시간 과정의 대면교육 과정으로 진행된 이번 교육에서는 한국 한의학의 기초이론부터 경혈학과 침구학 전반에 대한 종합적이고 심도 있는 강의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각 임상과에서의 침구치료 활용법을 배우는 한편 대표적인 한국 침법인 사암침법에 대한 이론 및 실습도 경험했다. 특히 최근 한의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초음파를 활용한 침구치료에 대한 실습 기회도 마련돼 전통과 현대가 융합된 한국 침구학의 최신 흐름을 직접 확인시켰다. 이번 교육에 참여한 교육생들은 한국 침구학 교육에 매우 만족한 반응을 보였으며, 앞으로도 한국 침구학과 한의학에 대한 공부를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또한 학생들은 이번 교육을 통해 기본적인 침구치료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고, 한국 한의학을 바탕으로 인체 구조와 질환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교육을 기획·진행한 송영일 글로벌협력의사는 “지금까지 19회차까지 한국 침구학 강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계속해서 교육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우즈베키스탄 보건부에서도 각 지역 학교에 공문을 보내 참여를 독려할 정도로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즈베키스탄에서 꾸준하게 진행되는 한국 침구학 강의를 통해 한국 한의학이 중국이나 일본을 제치고 우즈베키스탄 내에서 항상 침구학 교육에 대한 주도권을 갖는 기반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송영일 글로벌협력의사는 “앞으로 한국 침구학 교육을 확대해 우즈베키스탄과 상호 의료면허 인정이 가능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과 튀르키예의 의사들에게도 한국 침구학을 전수하고자 하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면서 “지리적 제약으로 한국 방문이 어려운 중앙아시아, 중동, 유럽, 아프리카 의료인들을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직접 교육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송영일 글로벌협력의사는 “향후 초음파나 X-ray 장비는 물론 뇌파기, 피부 레이저치료와 같은 한의학적 확장 치료기술 교육까지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며 “한국 한의계가 이룬 다양한 임상성과와 기술들이 단지 한국 내에서만 활용되는 데 그치지 않고,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실질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한국 한의계의 많은 관심과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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