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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 한의과 설치법’ 국회 통과…내년 1월1일 시행[한의신문]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정신병원에 ‘한의과’를 둘 수 있도록 한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 전국 시행된다. 현대사회에서 점차 다각적인 접근이 요구되는 정신질환 분야에서 한의치료와 한·양방 협진이 환자에 대한 △맞춤형 치료 △치료 효과 극대화 △삶의 질 향상 등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국회(의장 우원식)는 26일 제429회(정기회) 제10차 본회의를 열고, 보건복지위원회 소관 ‘의료법 개정안(위원장 대안)’을 상정해 재석 260명 중 찬성 257명(98.85%)으로 가결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김문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월 대표발의하고, 고민정·김우영·민형배·박지원·오세희·이광희·이수진·주철현·허성무 의원이 공동발의에 참여한 ‘의료법 개정안’은 정신병원 내 한의과 설치·운영이 불가능하도록 한 현행 ‘의료법’에 의료인인 한의사의 평등권과 더불어 환자에 대한 한·양방 진료를 보장하고자 마련된 법안이다. 다만 이번 개정안은 8월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를 거치며 △조산 인력 양성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서영석 의원안·의안번호 10818)’ △대리 수술 방지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김선민 의원안·의안번호 3869)’과 하나의 ‘의료법 개정안(위원장 대안·의안번호 12889)’으로 병합됐다. 그동안 ‘의료법’이 병원, 치과병원, 종합병원에는 한의과 진료과목 설치가 가능함에도 정신병원에는 이를 허용하지 않아 환자의 의료 선택권과 접근성이 제한됨에 따라 병원 간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개정안은 김문수 의원이 헌법재판소가 지난 1월 “해당 조항이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내린 헌법불합치 결정을 반영, 정신병원에도 한의과 진료과목을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서영석 의원은 현행법상 조산사의 임무 규정이 구체적이지 않고, 양성과정 또한 제한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조산사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면허시험 응시 자격을 확대해 조산 인력 양성을 뒷받침하도록 했다. 또 최근 일부 의료기관에서 무자격자에게 수술을 지시하는 불법행위가 드러난 것을 계기로, 김선민 의원은 의료인이 무자격자에게 대리수술을 교사한 경우 형사처벌을 강화해 수술실 내 불법 의료행위를 근본적으로 차단, 환자 안전을 강화하도록 했다. 개정안을 살펴보면 ‘의료법’ 제43조(진료과목 등)의 “병원·치과병원 또는 종합병원은 한의사를 두어 한의과 진료과목을 추가로 설치·운영할 수 있다”는 조문에 ‘정신병원’을 추가하도록 했다. 이어 제2조(의료인)에서 조산사 임무에 대해 ‘조산, 임산부·태아·신생아에 대한 산전·산후관리, 보건 교육·상담 및 양호지도’로 명시했으며, 제6조(조산사 면허)에 ‘간호사 면허자로서 조산사회 조산 교육과정 이수자·의료기관 수습과정을 수료한 자’를 추가토록 했다. 아울러 제87조의2(벌칙)에는 의료인이 아닌 자에게 의료행위를 시키거나, 의료인이 면허 범위를 위반해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중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3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처벌을 수위를 강화했다. 이에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1월, 정신병원 내 한의과 진료과목 추가 설치와 운영을 금지한 ‘의료법’ 제43조 제1항이 정신병원 운영자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는 국회 및 정부 부처에 관련 입법과 ‘한의 정신건강 전문가’가 국가 정신건강정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반영을 촉구해왔다. 윤성찬 회장은 “이번 개정안 통과는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 제공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뜻깊은 결정으로, 그동안 정신질환 환자들이 겪어온 진료 선택권 침해와 의료법상 불평등이 해소되는 첫걸음”이라면서 “한의학은 이미 임상과 돌봄, 트라우마 현장에서 효과가 입증된 만큼 이번 개정을 계기로 정신건강의학 영역에서도 한의학적 치료가 더욱 활발히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이어 “앞으로 전인적 치료 전문가인 우리 한의사 회원들이 국가 정신건강정책에 적극 참여해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의계는 이미 ‘한의사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규정’에 따라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를 양성해왔으며, 치매국가책임제 등 국가 정신보건 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를 중심으로 화병, 불안장애, 불면, 치매, 우울증, 자율신경실조증, ADHD 등에 대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CPG)과 매뉴얼이 개발·보급돼 있다. 최근 트라우마 치료를 위한 한의의료봉사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특히 대한한의사협회는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당시 한의진료실을 통해 유가족과 구조대원, 자원봉사자들에게 신체적·정신적 치유를 제공하며 비극의 현장에서 마지막까지 든든한 버팀목이 됐으며, 대한여한의사회는 ‘트라우마 한의 일차진료 전문과정’을 통해 전문 인력을 양성, 위기 여성 등 취약계층을 위한 진료봉사를 지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암침법학회·사암한방의료봉사단은 산불·수해 재난현장에서 ‘사암침’과 ‘마음침’으로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이어오고 있다. 김문수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반영해 정신의료기관에 한의과 진료과목을 추가로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국민의 삶과 가장 밀접한 의료 분야에서 의미 있는 법안이 통과돼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로서 국민을 위한 입법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신병원 내 한의과 설치 규정은 내년 1월1일부터, 조산사 규정은 1년이 경과한 날부터, 대리수술 방지 규정은 공포 후 3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
“재난 현장서 ‘한의심신통합치료’ 가능성 확인”엄채윤 진료원장(우리네 재택의료센터·혜민서한의원) [편집자주] 경북 화재의 트라우마가 채 가시기도 전, 지난달 충남 예산 지역에 대규모 수해가 발생해 인적·물적 피해와 함께 이재민들은 심리적 충격과 신체적 질환을 동시에 겪었다. 이에 대한한의사협회·충남한의사회·사암한방의료봉사단·사암침법학회·마음침법협회는 공동으로 봉사단을 조직해 현장에 급파됐다. 특히 현장에선 ‘마음침’과 ‘사암침’을 활용한 한의진료를 실시, 즉각적인 신체·심리 치료 효과를 거두며 이재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본란에서는 현장 진료에 참여한 엄채윤 원장을 통해 한의심신 통합 치료의 가능성을 조명했다. Q. 지역 돌봄 한의사로 활동해오고 있다. 현재 서울시 영등포구 우리네한의원 재택의료센터를 통해 한의방문진료에 참여하고 있다. 대상자는 주로 뇌졸중, 치매, 욕창, 골절 후유증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장기요양 수급자다. 의료기관에 내원하기 힘든 분들을 위해 간호사, 사회복지사와 팀을 이루는 다학제팀을 통해 침·전침·부항 치료를 포함한 한의 진료와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Q. 충청남도 수해지역 봉사에 참여했다. 지난 봄, 경북 의성발 산불 재난지역 봉사에도 참여하려 했으나 방문진료 일정과 겹쳐 참여하지 못했다. 이번 예산 지역 수해 봉사 소식을 듣고, 바로 지원하게 됐다. 뉴스만으로도 만약 그 상황이 내 가족에게 일어났다면 큰 충격을 받았을 것 같았다. 재난 직후 현장인 만큼 정신적 피해가 큰 수재민에게 ‘마음침’을 비롯한 한의약으로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 Q. 당시 현장의 수재민들의 상태는? 복구 작업으로 허리 통증을 호소하시는 분, 강당 바닥에서 생활하며 허리·무릎 통증을 호소하시는 분, 수해로 젖은 옷을 아무리 빨아도 흙탕물이 빠지지 않는다고 하신 분, 남편을 잃고 혼자 수해를 겪으며 막막함과 눈물을 보이신 분 등 다양한 대상자 분들이 있었다. 다른 원장들의 사례로는 집이 천장까지 물에 잠겼다며 울음을 터트리신 분, 10분도 안 되는 시간에 물이 차서 몸만 빠져나오신 분, 과거에도 수해 피해를 입어 절망감에 빠지신 분 등도 있었다. Q. 이번 봉사에서 진료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나? 먼저 사암침을 기반으로, 마음침 치료를 실시했다. 기본순환침(태충·합곡 사관혈)으로 막힌 기운을 순환시키고, 후계혈로 어혈을 풀었다. 비인과 수인의 정격혈을 기본으로 맥의 변화를 보며 추가 자침을 진행했다. 흉통·두통이 있는 분은 음소해혈로 심장의 열을 내리고, 허리와 방광경 라인 통증이 있는 분은 태계혈·곤륜혈로 척추 통증을 완화했다. 이를 통해 몸의 통증이 해결되면 심리적 문제도 함께 완화되는 것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Q. 치료 후 개선도는? 무릎 통증을 호소한 80대 남성 환자는 NRS(통증 지수)가 8에서 4로 줄었으며, 허리 통증도 편해졌다고 말했다. 70대 여성 환자는 눈이 침침했으나 치료 후 세상이 밝게 보인다며 감사 인사를 여러 번 전했다. 불면증이 심했던 70대 여성 환자는 치료 중 곤히 잠들었고, 고질적인 만성 무릎 통증을 가진 60대 남성은 통증이 완화돼 강당을 뛰어다니기도 했다. 답답하고 뜨거운 감정을 호소했던 70대 여성 환자는 감정이 안정되고, 목·어깨 통증도 거의 사라졌다고 밝혔다. Q. 봉사에서 기억에 남는 사례는? 몇 달 전 남편을 잃은 상황에 이번 수해까지 겹친 70대 여성 환자는 목·어깨 통증과 가슴 답답함으로 눈물을 보였다. 치료 후 가슴의 답답함과 억울한 감정이 사라지고 편안해졌다고 말씀하셨으며, 이어 다른 수재민 분들도 데려와 치료해 달라고 요청하시는 등 마음침의 즉각적이고, 강한 효과를 확인하게 돼 기뻤다. Q. 재난 현장에서 이번 진료의 강점은? 침 치료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불안, 근육통, 소화불량, 두통, 불면 등 다양한 문제에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경락 자극을 통해 기의 흐름이 바뀌고, 감정이 안정되면서 환자가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환자가 경험한 감정과 고통을 털어놓고 위로와 교감을 나누는 과정에서 정서적 지지 효과도 컸다. 간단한 침과 한약만으로도 현장 치료가 가능해 신속하게 투입될 수 있다는 점도 큰 강점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더 많은 한의사들이 마음침·사암침에 관심 가지고 배워서 더 활용이 확대되길 바란다. Q. 이외 강조하고 싶은 말은? 아직 재난 피해자와 공중보건 관계자 중 한의약의 트라우마 치료 효과를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제도 개선이 이뤄진다면 재난 발생 시 초기 심리 안정과 중장기 트라우마 관리에 한의 진료를 포함시켜 다양한 치료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첩약 보험에 재난 상황용 첩약을 포함시켜 후유증 예방에 힘쓸 수 있고, 평소 소방관·경찰 등 트라우마 노출이 잦은 직업군 대상 심리 치료 프로그램에도 한의진료를 도입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재난현장에서 한의진료가 표준매뉴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한의계와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할 것이다. -
“마음에 침을 놓다…‘마음침’, 동아시아 존재론의 의료적 실천”[한의신문] 최근 한의계에선 감정을 직접 치료 대상으로 삼는 새로운 침술법인 ‘마음침(Mind Acupuncture)’이 등장, 개발자인 이정환 사암침법회장을 중심으로 화재·수해 등 재난 지역에서 잇따라 봉사활동을 진행하며 즉각적이고 뚜렷한 치료 효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김태우 경희대 한의대 교수(경희대 기후-몸연구소장)는 동아시아 고유의 사유 방식인 ‘아날로지즘(Analogism)’에 기반해 마음침을 인류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같은 내용의 ‘Ontology and Acupuncture-East Asian Analogism and an Emerging Acupuncture Method in South Korea(존재론과 침법-동아시아 아날로지즘과 한국의 새로운 침법)’라는 제하의 논문은 최근 국제학술지 ‘East Asian 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에 등재됐다. “사암침, 현대적 심신통합적 침법으로 진화하다” 프랑스 인류학자 ‘필리프 데스콜라(Philippe Descola)’가 제시한 아날로지즘은 서로 다른 대상과 현상을 대응 관계 속에서 이해하는 사고 방식으로, 동아시아 의학은 오래전부터 인체의 장부와 경락, 기(氣)를 자연과 계절, 우주 원리와 연결해 해석해 왔는데, 마음침은 이러한 아날로지즘적 존재론 위에서 탄생했다. 김 교수는 “서양의학이 몸을 세포나 DNA, 단백질의 결합으로 이해한다면, 마음침은 동아시아의학의 존재론적 틀 속에서 감정과 신체를 통합적으로 바라본다”며 “이는 한의학 전통이 지닌 독창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조선시대 사암침의 계보에서 발전된 마음침은 전통을 잇되, 환자의 분노·불안·답답함 같은 감정을 특정 기운의 방향성으로 해석하고, 그 흐름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자침하는 치료법으로,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단순한 통증 치료나 신체 기능 개선을 넘어 심리적 안정과 정서 조절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시도”라고 평가했다. 극한의 상황에서 한의심신통합치료로 ‘활약’ 마음침은 실제로 재난 피해자 및 암 환자 등 극도의 스트레스를 겪는 대상자로부터 심리적 안정뿐 아니라 신체적 증상 개선에도 효과를 보였다는 사례가 보고되면서 외국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경북 의성발 산불과 7월 충남 예산 수해 현장에서 이재민들은 불안·우울·불면 등 정신적 증상과 근골격계 통증, 두통, 복통을 동시에 호소했다. 사암한방의료봉사단·사암침법학회·마음침법협회 등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현장에서 PTSD 선별검사와 문진을 통해 대상자를 선정하고 마음침 치료를 실시, 치료 직후 이재민들은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다”, “재난으로 생긴 스트레스를 해소했는데 통증도 함께 사라져 놀랍다”는 등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스트레스성 난청이 호전된 사례도 보고됐다. 마음침을 통해 진료에 참여한 한의사들은 이에 대해 “환자의 마음을 여는 데 특화된 기술로, 양방 검사상 이상이 없던 환자들이 증상 개선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022년 ‘DÄGfA(독일의사 침술학회)’에 발표된 사례에 따르면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이정환 회장(강북 혜민서한의원)을 찾은 A씨는 오른쪽 갑상선에 2.4cm 악성 종양과 왼쪽 물혹 3개를 가진 환자로, 수술 전까지 병원에서 의학적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종양 진행 억제를 목적으로 마음침 치료를 시작했다. “암이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며, 치료 과정에서 공포와 분노가 완화되고 즐거움과 안정감을 되찾았다”고 밝힌 A씨는 실제 수술 직전 검사에서 종양 크기가 2.0cm로 줄었고, 물혹도 1개가 소실되어 2개만 제거할 수 있었다. 또한 뇌하수체 물혹 재발 진단을 받은 환자 B씨는 재수술 권유를 받았으나 마음침 치료 8회차 이후 재검사에서 종양이 소실, 병원은 예정된 수술을 취소했고, 환자는 치료 없이 퇴원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담당 의료진인 김영경 원장(강북 경희희망한의원)은 “마음침은 종양 발생과 관련된 정서적 에너지를 해소해 신체 회복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음침, 한의학 존재론 바탕으로 현대 사회 정서 문제 해결” 김 교수는 2007년부터 2023년까지 주요 도시와 지역에서 장기간 현지 조사에 착수, 이 과정에서 사암침법학회 소속 한의원 관찰, 환자 인터뷰, 마음침 워크숍과 학술대회 참여를 통해 마음침의 실천 과정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마음침은 환자의 감정 상태와 신체적 반응을 동시에 관찰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침술과 한약 처방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김 교수는 “마음침은 기존 생물의학적 접근에서 발견된 신체적 실체를 활용하는 것이 아닌 동아시아의학의 아날로지즘적 신체관을 확장·구체화하면서 등장했다”고 강조했다. 즉 아날로지즘은 모든 존재와 사물의 관계를 연결하고 비교하는 동아시아의학적 원리로, 음양과 오행, 장부와 경락 등 신체 전반에 적용된다. 이를 통해 마음침은 신체적 질환과 감정적 문제를 통합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 이에 김 교수는 마음침의 등장이 지니는 가장 큰 의미로 △전통 한의학의 학문적 깊이와 독창성이 현대 사회에서도 유효하다는 점 △감정을 신체와 연결하여 치료하는 접근이 한의학적 존재론을 기반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꼽으며 “이번 사례는 의료 행위와 존재론, 사회적·역사적 맥락이 어떻게 맞물려 새로운 치료법을 가능하게 하는지를 보여줬으며, 현대 한의학의 독창성과 동아시아의학의 잠재력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실제로 우리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정서적 고통의 증가 속에서 마음침은 정신적·심리적 문제에 대응하는 새로운 한의학의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변화가 단지 실용적 대응이 아닌 아날로지즘이라는 존재론적 전제를 확장해 의료 실천이 이루어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
충남 수해 이재민 대상 '한의심신통합치료'로 큰 효과[한의신문] 현재 충남 예산 지역의 수해 복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와 충남한의사회(회장 정병식), 사암한방의료봉사단(단장 장기남), 사암침법학회·마음침법협회(회장 이정환)는 공동으로 한의의료봉사를 실시, 즉각적인 신체·심리 치료 효과를 거두며 이재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총 13명(한의사 11명, 한의대생 1명, 서포터 1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을 비롯해 충남한의사회 정병식 회장·임준식 아산시분회장·최병수 전 홍성군분회장은 27일, 충남 예산군 내 이재민 임시 거주시설인 △하포1리 마을회관(40명) △고덕중학교(10여 명) △삽교중학교(50여 명) △조림초등학교(30여 명)에서 진료 봉사를 펼쳤다. 앞서 16일부터 닷새간 충남 예산군 일대에는 시간당 최대 82mm에 달하는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졌고, 이로 인해 삽교천 인근 지역에 심각한 수해가 발생했다. 삽다리교와 구만교 인근 하천 제방 두 곳이 붕괴됐으며, 주택 82동과 비닐하우스 102동이 침수됐다. 이로 인해 750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번 수해는 대규모 인적·물적 피해와 함께 이재민들에게 심리적 충격과 신체적 질환을 동시에 유발하며 큰 고통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5개 단체는 즉각 봉사단을 조직하고, 사암침·마음침을 활용한 심신 통합 치료에 나섰다. 이재민들은 학교 체육관 등 임시 거주시설에서 생활하며 침수된 자택에서 물을 퍼내고 가재도구와 수해로 발생한 쓰레기를 정리하는 등 복구 작업을 매일 이어가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어깨와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이재민이 많았으며, 생활 터전의 붕괴로 인한 정신적 충격이 심인성 통증으로도 나타났다. 이날 현장에선 이재민들이 “천장까지 물이 찼다”, “물이 쓰나미처럼 밀려들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삶이 다 떠내려갔다”, “물에 휩쓸려 죽을 뻔했다” 등의 증언과 함께 울거나 몸을 떠는 등 다양한 트라우마 증상과 더불어 근골격계 통증, 복통, 두통 등 복합적인 증상을 호소했다. 이에 따라 봉사단은 증상별 침 치료를 우선적으로 실시했고, 특히 수해로 인한 심리적 고통이나 심인성 통증을 호소한 이재민들에게는 사암침과 마음침 치료가 병행됐다. 사암침은 12경락의 오수혈(五輸穴)을 활용해 음양·오행·육기의 균형을 조절하는 전통 침법이며, 마음침은 여기에 한의심리치료 기법을 결합해 부정적인 감정을 즉각 이완시키는 효과를 지닌 경락 기반 심리치료법으로, 재난 상황에서의 트라우마 치료에 효과적인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봉사단은 심인성 통증을 호소하는 이재민을 대상으로 △기본 문진 △K-PC-PTSD-5 평가를 통한 PTSD 환자 선별 △치료 목표 설정 △사암침·마음침 치료를 진행했다. 특히 PTSD 환자들에게는 △구체적인 트라우마 증상 표현을 유도한 뒤 △주요 감정과 통증의 구체화 및 형상화 △치료 목표 집중 △경락 기능의 수리와 강화라는 절차를 통해 사암침과 마음침을 병행 적용했다. 이때 경락 기능의 조절과 강화를 위해 △사암침법을 기본으로 △수승화강(水昇火降)과 기혈순환을 돕는 ‘기본 순환침’ △‘오수혈 가감법’에 따른 천부혈(天符穴)·이부혈(二符穴)·삼부혈(三符穴) 자침을 실시했다. 치료를 받은 이재민들은 치료 직후 “아팠던 몸이 나아지고, 무겁고 어두웠던 마음이 편해졌다”, “재난으로 생긴 스트레스를 치료했는데 몸까지 개선돼 신기하다”, “수해 때 생긴 난청이 PTSD 치료 후 나아졌다”, “더 이상 공포스럽지 않다”, “마법같다, 최면을 걸었는가”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즉각적인 증상 개선 효과를 체감했다. 이번 봉사에 참여한 조민우 원장(혜민서한의원)은 “새벽 4시에 침수된 집에 가셔서 복구하시던 환자 분이 허리 통증 호소와 문진 중 그동안 복바친 감정에 눈물을 흘리셨다”며 “취상 시 ‘열이 나는 덩어리가 느껴진다’하셔서 기본순환침과 폐정격, 기운순환호흡을 병행했는데 이후 표정이 밝아지셨고, 감정도 한결 편해지셨다”고 설명했다. 또 김도희 원장(송정한의원)은 “70대 환자 분께서 손주가 마을회관에서 지내는 것이 마음 아프다며 가슴 답답함과 허리 통증을 호소하셨는데 체질 감별 후 금음체질로 판단, 이에 기본 순환침 및 담정격 자침과 허리치료, 육장열기 마사지, 호흡 유도를 병행했다”며 “이후 점차 가슴이 편안해지셨고, 치료 후엔 돌아가 숙면을 취하셨다”고 전했다. 봉사단은 철수 이후에도 이재민들이 자신의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자가치료 교육을 실시했으며, 증상별 보험한약도 처방했다. 이날 정유옹 대한한의사협회 수석부회장은 “올해 초부터 이어진 연이은 재난 속에서도 묵묵히 의료봉사에 나서는 한의사 회원들의 모습에서 전인적 치료가 가능한 한의학의 잠재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며 “무더위 속에서도 오직 이재민의 회복만을 생각하며 헌신과 연대하는 회원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한의협은 국민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정병식 충남한의사회장은 “더운 날씨와 습한 환경으로 인한 감기, 근육통, 피부질환 등으로 고생하는 주민들이 잠시라도 통증을 덜고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의료진들이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수해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 위해 한걸음에 달려와 진료해주신 봉사단에 큰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도민들의 회복과 삶의 재건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정환 사암침법학회장은 “경북 산불 지역에 이어 충남 수해지역까지, 물불 가리지 않고, 국민의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나서게 됐다”며 “재난 현장의 의료봉사에서 빠르고, 강력한 심리치료가 절실하단 점에 착안해 마음침을 개발하게 됐는데, 심리적·신체적 증상을 함께 해소하는 마음침이 앞으로도 피해 주민들의 몸과 마음을 보듬어줄 수 있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전했다. 한편 대한한의사협회는 이날 이재민들의 여름 건강을 위한 쌍화탕과 생맥산을 기탁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전충청본부(본부장 김연숙)는 수건과 물티슈 등 물품도 지원했다. -
한의계, 전국서 한의의료봉사로 수재민 피해 복구 도와[한의신문] 이달 중순 한반도를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 산사태, 가옥 침수, 지반 붕괴 등 심각한 수해가 발생한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시도지부 및 한의의료봉사단체들이 수재민을 위한 한의의료봉사에 발 빠르게 나서 이재민들의 아픔을 어루만졌다. 대한한의사협회, 시도지부 등은 수해 피해가 극심했던 충남 예산과 경남 산청, 광주광역시 북구 용전마을을 중심으로 침수된 마을회관과 임시대피소를 순회하며 침·뜸 치료 및 한약 처방을 통해 피해 주민들의 건강 회복을 도왔다. 특히 장시간 침수된 가옥에서 구조된 고령자 및 감기, 관절통, 두통 등 급성 증상으로 고통 받는 주민들에게는 한의진료가 큰 도움이 됐으며, 피로 해소와 면역 증진을 위한 한약도 처방돼 수재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충남 예산, 전인적 통합 의료봉사로 큰 호응 27일 충남 예산에는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 충남한의사회(회장 정병식), 사암한방의료봉사단(단장 장기남), 사암침법학회, 마음침법협회(회장 이정환)가 공동으로 한의의료봉사를 펼쳤다. 이들 봉사단원들은 증상에 맞는 침 치료를 우선적으로 제공했으며, 특히 심리적 고통이나 심인성 통증을 호소하는 이재민에게는 구체적인 트라우마 증상을 유도해 감정 및 통증의 구체화, 치료 목표 집중, 경락 기능의 수리 및 강화 등 절차에 따라 마음침과 사암침을 병행 적용했다. 치료를 받은 이재민들은 “마음이 편해지고 몸도 가벼워졌다”, “심리치료를 받았을 뿐인데 신체까지 좋아져서 놀랐다”고 말하며 즉각적인 증상 완화를 체감했다. 정병식 충남한의사회장은 “더운 날씨와 습한 환경으로 감기, 근육통, 피부질환 등에 고생하는 주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이재민을 위해 헌신한 봉사단에 감사드리며, 도민의 회복과 재건을 위해 앞으로도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이정환 사암침법학회장은 “경북 산불에 이어 충남 수해지역까지 국민 트라우마 치료에 나서게 됐다”며 “심신의 회복에 마음침이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날 봉사에 참여한 대한한의사협회 정유옹 수석부회장은 이재민들의 여름철 건강을 위한 생맥산과 쌍화탕도 전달했다. 경남 산청, 진주시분회 의료봉사단 첫 가동 26일에는 진주시한의사회(회장 이창훈) 산하 의료봉사단(단장 어인준)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남 산청군에서 의료봉사를 실시했다. 봉사단은 약 70명의 수재민이 머무는 산청중학교 기숙사에서 건강 상담과 한의진료를 제공했으며, 총 12명의 봉사 인력이 참여했다. 어인준 단장은 “의료봉사에 참여하려는 한의사가 많았으나, 인원 제한으로 모두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며 “앞으로도 소외된 지역에 봉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 용전마을, 한의진료와 함께 성금 기탁 같은 날 광주광역시한의사회(회장 최의권)는 북구 용전마을 경로당에서 임규훈 수석부회장(약샘한의원)·유미경 기획이사(자연한의원)·김수용 정보통신이사(양산한의원)를 비롯, 김인수 광주북구한의사회장(잘본한방병원), 이종길 흥성한의원장, 유윤선 도란도란한의원장 등이 참여해 의료봉사에 나섰다. 봉사단원들은 수해로 인해 각종 정신적·신체적 증상을 호소하는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침·뜸·부항 등 개인 증상에 맞춘 한의치료 및 건강상담과 함께 한방 파스, 생맥산, 소화제, 쌍화탕 등 의료물품도 지원했다. 이와 더불어 광주북구한의사회는 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 100만원도 기탁했다. 최의권 회장은 “지역민들의 고통을 나누고자 이번 의료봉사를 기획했으며, 광주한의사회도 피해 복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전했다. 경기지부, 가평에 1000만 원 상당 한약 기탁 경기도 가평군의 수해 지역에는 경기도한의사회(회장 이용호)가 침수 피해로 고통 받는 주민들의 스트레스 완화와 복구 작업으로 인한 피로 해소를 위해1000만 원 상당의 한약을 기탁했다. 이용호 회장은 “갑작스러운 수해로 고통 받는 주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이번 기탁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성군, ‘우리동네 한방주치의’ 사업 확대 홍성군보건소(소장 정영림)는 기존 의료취약계층 대상 사업인 ‘찾아가는 우리동네 한방주치의’를 호우 피해 주민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다. 10개 읍면의 공중보건한의사들이 321개 경로당을 돌며 한의진료, 건강 상담, 온열질환 및 감염병 예방 수칙 등을 안내한다. 정영림 소장은 “이번 사업이 수해로 지친 지역주민들의 건강 회복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정유옹 대한한의사협회 수석부회장은 “올해 초부터 이어진 연이은 재난 속에서도 묵묵히 의료봉사에 나서는 한의사 회원들의 모습에서 전인적 치료가 가능한 한의학의 잠재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며 “무더위 속에서도 오직 이재민의 빠른 회복만을 생각하며 헌신과 연대하는 회원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한의협은 피해를 입은 수재민이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
한의임상과 인문학의 융합 통한 교육·연구 확대 ‘기대’[한의신문] 경희대학교 기후-몸연구소(소장 김태우)는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전국 한의과대학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인문학적 논리로 한의임상을 관통하기’라는 주제 아래 ‘제3회 한의대생 인문임상캠프’를 개최했다. 이번 캠프에서는 한의학의 원리를 인문학적으로 조망하고, 그 원리가 임상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둔 다양한 강연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먼저 김태우 소장(경희대 한의대 교수)은 입문 강의를 통해 ‘의료가 담지한 몸들, 대상들, 차이 그리고 언어’라는 주제를 제시하며, 동아시아 의학에서 드러나는 복수의 존재 이해 방식에 주목한 내용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김 교수는 하버드대 의료역사학자 찰스 로젠버그의 ‘질병 독립체(disease entity)’ 개념을 거론하며 서양의학적 진단대상이 지시적·고정적이며 분리 가능함을 예시한 것에 비해 동아시아 의학은 분리보다는 대상 간의 연결을 중심으로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원리’ 개념을 인류학자 필리프 데스콜라(Philippe Descola)가 ‘자연과 문화를 넘어서(Beyond Nature and Culture)’에서 제시한 ‘아날로지즘(analogism)’과 연결하며, 한의학적 사유가 경계를 넘고 차이를 관통하는 방식으로 작동함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입문 강의에서 제시된 원리를 바탕으로, 이후 임상 및 인문 강의에서는 해당 원리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어졌다. 강의는 진료행위(임상)와 사유방식(인문) 간의 상호작용을 조망하면서 이를 교차적으로 논하는 한편 강의를 바탕으로 하여 참가자 간의 토론과 발언이 이뤄졌다. 이번 임상 강의에서는 △마음침, 한의학의 정신치료(이정환 혜민서한의원장) △지금, 바람(風)을 톺아볼 때다(김홍균 내경한의원장·한국전통의학사연구소장) △동의보감에 기초한 기(氣)의 이해와 맥진(김영훈 김영훈한의원장) △한약치료 쉽게 하기(김기탁 청명부부한의원장)의 강연이 진행됐다. 이번 캠프에 참가한 경희대 한의대 황수연 학생은 “임상과 인문 강의가 유기적으로 연결, 각 강의의 내용이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꿰어진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동의대 한의대 여승구 학생은 “전국의 한의대생들이 모여 서로의 학교생활과 고민, 진로에 대해 공유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전했다. 한편 김태우 교수는 “이번 인문임상캠프가 한의임상과 인문학을 융합적으로 연결하는 교육과 연구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향후에도 관련된 논의를 더 많은 학생, 임상 한의사, 연구자들과 함께 고민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경북 재난 현장 보듬은 ‘사암침·마음침’…한의심리치료 효과 ‘증명’현재까지 경북 산불 피해 복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사암한방의료봉사단(단장 장기남)과 사암침법학회·마음침법협회(회장 이정환) 공동으로, 경북 영덕읍 소재 국립청소년해양센터 및 인근 경로당에서 ‘사암침·마음침 한방의료봉사’를 실시, 즉각적인 신체·심리치료 효과로 이재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대규모 인적·물적 피해를 몰고 온 경북 의성발 산불은 많은 이재민들의 심리적 충격뿐만 아니라 신체적 질환으로도 이어지며 큰 고통을 주고 있는 상황으로, 이에 각 단체는 봉사단을 조직하고, 심신통합치료에 강점을 지닌 사암침·마음침을 활용한 트라우마 치료에 나섰다. 故 금오 김홍경 선생을 중심으로 지난 1984년 이래 무의촌과 재난 현장에서 사암침으로 의료봉사를 지속해온 사암한방의료봉사단이 이번 봉사에선 심리치료 효과를 극대화한 ‘마음침’을 핵심 치료로 추가했다. 12경락의 오수혈(五輸穴)을 활용, 음양·오행·육기를 바꾸는 의술인 ‘사암침(舍岩鍼)’에 한의심리치료기술을 결합한 경락 기반 심리치료법인 ‘마음침(Mind Acupuncture)’은 특정 부정적 감정을 즉각적으로 이완시키는 효과를 통해 재난 상황의 트라우마에 적합한 치료법으로 알려지며 주목받고 있다. 봉사단은 국립해양청소년센터 주민 대피소를 본부로, 피해가 심각한 지역 경로당 2곳(삼화리, 원전리)에 파견 형태로 의료봉사를 진행, 총 21명(한의사 11명, 한의대 교수 1명, 한의대생 9명)의 단원들이 3일간 150여 명의 이재민 환자를 치료했다. 이재민들은 긴급대피에 이어 갑작스러운 생활환경 변화에 따른 다양한 근골격계 통증, 만성적 기저질환 심화와 더불어 정신적으로는 불안과 공포, 분노, 우울감, 불면 등을 호소하고 있었다. 이재민들은 ‘몰아치는 불길과 집이 불타는 모습을 힘 없이 지켜봤다’, ‘바람에 불이 비오듯이 쏟아졌다’, ‘산과 산 사이로 불길이 날아다녔다’, ‘불길을 피해 바다로 뛰어들었다’ 등의 다양한 트라우마를 호소했으며, 근골격계 통증, 복통, 두통 등을 치료받기 위해 왔다가 자신의 상황과 감정을 털어놓는 경우가 많았다. 재난상황에 입각한 전문 PTSD 치료 프로토콜 수행 봉사단은 먼저 기본 문진과 함께 K-PC-PTSD-5 평가를 수행, 트라우마 치료가 필요한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들을 선별했으며, 이후 구체적인 문진을 통해 치료 목표로 삼을 육체적·심리적 증상을 구체화하고, 사암침·마음침 치료를 실시했다. 마음침 치료는 △목표의 구체화(주요 감정·통증 선택→구체화→기화·형화) △목표에 집중 △경락기능의 수리·강화 순으로 진행했으며, 경락기능의 불균형을 수리해 바로 잡는 방법으로 사암침법이 활용됐다. 경락기능의 강화는 합곡(合谷)·태충(太冲)·족삼리(足三里)·후계(後谿)를 활용해 수승화강(水昇火降)과 기혈순환을 돕는 ‘기본 순환침’을 실시하고, ‘오수혈(五輸穴) 가감법’을 채택해 천부혈(天符穴)·이부혈(二符穴)·삼부혈(三符穴) 자침을 추가로 실시했다. 또한 봉사단은 이번 치료 효과에 대한 근거들을 구축하고자 모든 환자들의 임상 데이터도 축적하도록 했는데, 즉각적인 효과 측정을 위해 진료기록부에 육체적·심리적 증상으로 구분, 치료 전후 변화를 10점 척도로 평가하고, 표준화된 질문 문항을 적용한 인터뷰도 실시했다. 아울러 봉사단 철수 후에도 건강을 돌볼 수 있도록 자가치료 교육과 함께 증상별 한약 투여도 진행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한의학이 구체적인 감정을 해소시켜줄 수 있다는 사실을 주지하지 못해 자신의 심리증상에 대한 언급이 없었으나 봉사단은 K-PC-PTSD-5 검사결과를 토대로, PTSD 환자들에게 구체적 트라우마 증상 표현을 유도했다. 이정환 회장은 “많은 대상자들이 즉각적인 트라우마 감정 해소효과에 매우 놀라워했는데 이러한 기능은 재난 시 빠른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볼 수 있으며, 치료 이후에도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자가치료법에 대한 교육도 치료과정에 담겨있어 현장에서 매우 큰 강점이었다”고 설명했다. “트라우마·신체 증상, 즉각적·통합적 치료 효과 증명” 봉사단에 따르면 긴급한 상황에서도 한의진료실 시스템을 완벽히 구축한 경북한의사회(회장 김봉현)는 환자 중심 진료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각종 현장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영덕 보건소 또한 원활한 진료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경로당 파견 진료에 나선 신채영 원장(성남 미르365한의원)은 “‘산과 들을 다시 보고 싶다’,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 등 오신 한 분 한 분께서 마음을 열기 시작하셨는데, 이때 마음침 프로토콜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실감했다”고 전했으며, 박제원 공보의(의성군 점곡보건지소)는 “치료 전후 점수를 통해 마음침의 객관적 효과를 체감하고, 선배 원장님들의 진료 모습을 보며 교육뿐만 아니라 봉사 현장을 통해 경험을 쌓아야겠다”고 느꼈다. 또한 강동균 학생(대전대 한의대)은 “환자 분들의 마음을 여는 것이 가장 어려운데 마음침이 이에 특화된 기술이라고 느꼈다”고 말했으며, 임지수 학생(원광대 한의대)은 “양방 검사상 특별 이상 소견이 없었던 환자들이 마음침을 통해 증상이 개선되고, 웃으며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인간의 삶의 질 개선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의료라고 깨달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정환 회장은 “이번 의료봉사는 사암침·마음침이 재난 상황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트라우마·신체 증상에 대한 동시 치료를 훌륭히 수행해냈을 뿐만 아니라 한의학의 심신통합적 접근이 현장에 매우 특화됐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재난 트라우마 회복 시스템에 사암침·마음침이 진입하도록 경주하고, 임상데이터 축적과 관련 연구를 통해 한의학의 강점을 살린 치료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암침법학회·마음침법협회는 ‘마음침 레벨 1·2·3’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해오고 있으며, 이번 현장 임상데이터들을 논문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
경희대 한의대 김태우 교수, 동아시아 존재론 기반 ‘마음침’ 연구[한의신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김태우 교수(사진)가 동아시아 고유의 사유 방식인 ‘아날로지즘(analogism)’ 기반의 새로운 침치료 실천에 관한 인류학적 연구를 발표했다. ‘마음침(Mind Acupuncture)’이라고 명명된 한국의 새로운 침법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의학의 존재론적 전제를 분석한 이번 연구성과는 ‘존재론과 침(Ontology and Acupuncture)’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국제학술지 ‘East Asian 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에 게재됐다. 마음침은 환자의 정서와 감각 반응에 따라 침을 놓는 심신통합적이고, 관계 기반의 침법이다. 환자가 경험하는 분노, 불안, 답답함 등의 감정을 특정한 기운의 방향성으로 해석하고, 그 흐름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자침한다. 이런 방식은 동아시아 의학의 아날로지즘의 존재론 위에서 기(氣)의 흐름, 음양오행, 사시(四時)의 원리를 실천적으로 재해석한 결과다. 김태우 교수는 ‘의학은 본질적으로 존재론적’이라는 관점에서 시작한다. 현대 생의학은 신체를 세포, DNA, 호르몬 등 분절된 실체의 조합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동아시아 의학은 인체를 서로 연결된 흐름과 유비적 관계로 해석한다. 김 교수는 이러한 동아시아 사유 체계를 ‘아날로지즘’으로 명명된 존재론적 범주로 분석하면서, “마음침은 새로운 생의학적 실체를 발견한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적 신체관의 확장과 구체화를 통해 등장한 침법”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우 교수는 이번 연구를 위해 마음침을 제안하고 전달하고 있는 관련 학회의 강의, 워크샵, 진료현장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를 장기적으로 진행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이번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논문은 새로운 침법 소개를 넘어 ‘몸이란 무엇인가’, ‘고통은 어떻게 이해되고 치료되는가’라는 근본적 물음에 대한 동아시아의 응답을 제시한다. 김 교수는 “동아시아의학은 고정된 체계가 아니라, 사회적 요구와 실천 속에서 재해석되고 진화하는 살아있는 존재론”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정서적 고통의 증가 속에서 마음침은 정신적·심리적 문제에 대응하는 새로운 한의학의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논문은 이러한 변화가 단지 실용적 대응이 아니라 아날로지즘이란 존재론적 전제의 확장으로서 의료 실천이 이뤄짐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의료인류학, 동아시아 철학, 한의학 이론 간의 학제적 융합을 보여주는 성과로, 특히 비서구 존재론의 실천적 구현 사례로서 한국의 한의학을 조명하며, 세계 의학 담론에서 한국 전통의학 위치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마음침 전문가, 사암침 심화교육으로 ‘레벨업’”[한의신문] 사암침법학회(회장 이정환)는 최근 서울역 인근 삼경교육센터에서 ‘마음침 레벨2-Part 1: 사암침 심화 워크숍’을 개최, ‘마음침’을 활용해 한의심리치료 전문가의 역량을 한 단계 더 강화코자 사암침에 대한 심화 교육을 진행했다. ‘마음침(Mind Acupuncture)’은 12경락의 오수혈(五輸穴)을 활용해 음양오행·육기를 바꾸는 의술인 ‘사암침(舍岩鍼)’에 한의심리치료기술을 결합한 경락 기반 심리치료법으로 스트레스를 즉각 해소하고, 심인성 통증에서 정신과·면역계 질환까지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기법이다. 이날 이정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국내외에서 트라우마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레벨 2의 첫 번째 워크숍에선 환자와의 대화기법에서부터 순환침·사암침 임상실습까지 더욱 심도있는 내용으로 준비했다”면서 “이번 교육 참여는 한의의료진들의 성장과 더불어 환자와 사회, 모두를 밝게 하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의사(보수교육) 및 한의대생을 대상으로 열린 이번 워크숍은 사암침법학회가 지난해부터 사암침·마음침 활용 한의심리치료 전문가를 양성하고자 △레벨 1(감정) △레벨 2(사랑) △레벨 3(창조)의 총 3단계로 기획한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이번 레벨2의 Part 1에선 이정환 회장이 강사로 나서 △경락과의 대화법 △경락 언어(삼음삼양, 경락특성, 오수혈) △순환침·사암침 처방법 △심인성 통증에 대해 학습하는 한편 이에 대한 실습교육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이정환 회장은 ‘경혈-경락 대화법’에 있어 △상호존중(Mutual Respect) △적극적 경청(Active Listening) △적절한 질문(Effective Question) △명확한 표현(Clarity&Conciseness) △긍정적 분위기 조성(Positive Atomsphere)을 전제요소로, 의료진이 환자(경락)의 ‘답(맥상·감정·느낌·취상)을 경청(파악)’하고 의도적·파트별·순서별로 ‘명확히 반응(오수혈·정승격)’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이 회장은 습도, 부피, 온도, 운동, 압력, 긴장에 따라 나뉘는 태음(太陰), 소음(少陰), 궐음(厥陰), 양명(陽明), 태양(太陽), 소양(少陽)의 ‘육기(삼음삼양, 三陰三陽)’를 경락 언어로 소개하고, 각 성질·감정과 함께 사암침법에서의 육기와 ‘재(財)·색(色)·권(權) 욕구’와도 연관지어 설명했다. 특히 이 회장은 사암침법의 특징으로 △오행침법에 경락·경혈 가감 △육기(삼음삼양) 중심 △해당 기능을 의미하는 경락 명칭 △3가지 에너지(육기·오행·오행)를 담은 오수혈(五兪穴)을 활용한다는 점을 제시하며 오수혈을 삼부혈(三符穴), 이부혈(二符穴), 천부혈(天符穴)로 분류해 수강자 상호 간 각각에 맞는 처방을 해보도록 했다. 이 회장은 “경락은 육기라는 물이 오행이라는 그릇에 담긴 것으로, 전형(천부) 경락은 물과 그릇의 성질이 같은 전형적인 에너지를 가진 경락이고, 비천형(비천부) 경락은 물과 그릇의 성질이 다른 경락”이라면서 “물과 그릇은 비전형 경락을 더 깊이 이해하는 도구이며, 이런 경락의 구체적 취상은 마음침의 기회취상뿐만 아니라 형화취상(메타포)과도 바로 연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경락의 유주에 따라 경근을 오수혈로 미세 조절하는 ‘오행경근침법’을 활용해 감정이 있는 신체 위치의 경락(경근)을 조절하고, 맥상을 관찰하는 응용법도 소개했다. 실습 교육에 앞서 이 회장은 소화기·수승화강·생맥·청심 기본방에 성질별 가감 처방 사례와 더불어 변증 및 정혈에 활용한 사례도 상세히 소개했다. 또한 심인성통증과 관련해선 △호전 없는 육체적 통증(지속) △육체적 통증과 스트레스 상황의 공존 △특정 스트레스가 통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확신이 설 경우 해당 요인을 탐색해 기존의 방법과 병행치료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대한 탐색으로 △통증 발생 당시 스트레스 사건·통증 지속 기간·원인 등을 질문하고 △해당 요인으로 추정되는 사건·기억을 구체적 감정으로 표현 △마음침을 통한 해소 △통증의 척도를 측정하고, 이후 양정 과정을 진행해 통증의 심리적 메시지를 해석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이날 2인1조로 진행된 실습교육에선 수강자들이 자신이 사용할 정승격과 오수혈 가감 처방을 실시하고, 이를 서로 논의하도록 했으며, 자침과 함께 차트에 경과를 기록하도록 했다. 이날 실습에서 강효림 학생(동신대 한의대 본과 4학년)은 어린 시절부터 갖고 있었던 트라우마를 최근 촉발시킨 사건을 흑갈색 진흙의 형상으로 취상화했으며, 이 회장은 체형·맥상을 바탕으로, 기본순환침과 더불어 태연혈·태백혈·소해혈 자침을 실시하고, 그 감정을 확인해보도록 했다. 이에 강효림 학생은 “자침하는 순간 눈물을 참을 수 없을 만큼 감정이 폭발적으로 올라왔는데 이후 양정 이미지에 집중케 하고, 소해혈 대신 태연혈 자침을 보강하는 순간 감정이 고요해지면서 점점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면서 “이번 체험을 통해 마음침에 대한 확신과 저의 아픔 또한 스스로 극복하고, 치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한 김영경 경희희망한의원장이 발표한 환자 사례에 따르면 뇌하수체 물혹으로 비내시경수술을 받고 지내오던 중 증상이 재발, 병원으로부터 재수술과 더불어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진단을 받은 가운데 심신의 평온을 위해 이 회장으로부터 마음침 치료(8회차)를 받도록 했다. 이후 수술 날짜를 잡기로 한 날 병원에서 기적적으로 종양이 사라져 수술 없이 퇴원할 수 있게 됐다는 것. 김영경 원장은 “마음침을 통해 종양이 일어나게 된 에너지를 탐색하고, 해소하면서 삶에 대한 새로운 통찰도 얻었다”면서 “또한 수술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사라질 수 있었는데 환자는 이러한 에너지의 변화가 마음과 몸을 모두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참석한 김태우 경희대 한의대 교수는 “이번 워크샵은 심리적 문제뿐만 아니라 근골격계 질환에도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을 다뤘는데 이는 한의학이 바라보는 몸과 마음의 연결성을 증명한 것”이라면서 “사암침·취상의 논리와 한의학의 전인적 관점을 통해 현대의 질병에 응대할 수 있는 방법론으로 재구성함으로써 한의학의 현대의학·미래의학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교육이었다”고 평했다. 한편 사암침법학회 오는 9일 ‘마음침 레벨2-Part 1. 사암침 심화’ 대전권역 워크숍을 진행한다. -
“생애주기별 마음건강 관리에서 한의학의 역할은?”[한의신문]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는 8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생애주기별 마음건강 관리에서 한의사의 역할’을 주제로 추계학술대회 및 정기총회를 개최, 소아청소년기부터 노년층까지의 한의의료기관 기반 정신건강관리 임상·연구 동향을 공유하는 한편 신임 회장에 조성훈 경희대 한의대 교수를 선출했다. 그동안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장으로 재직하며,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 본평가위원장·학술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다양한 연구와 학술 활동을 펼쳐 온 조성훈 신임 회장은 “회원들의 선출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각 분야 연구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학회 방향성과 발전을 도모하고, 국민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국가의료정책에 한의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보경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정부 추진 ‘전국민마음투자지원사업’에 당초 한의사가 배제돼 있었으나 한의협과의 공조 아래 한방신경정신과전문의가 포함되는 결실이 있어 이에 큰 감사를 드린다”며 “국가의 정신건강 정책에 한의사가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앞으로도 내실 있는 학회로 성장하도록 많은 참여와 응원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좌측부터 이정환 회장, 정선용 교수, 권찬영 조교수, 최성열 교수 이날 학술대회는 첫 번째 세션에서 ‘한의사의 전국민 마음건강 관리(좌장 김근우 동국대 한의대 교수·이재혁 세명대 한의대 교수)’를 주제로 △사암침법 활용 일차의료기관 한의심리치료(이정환 사암침법학회장) △소아청소년의 마음건강 관리에서 한의사의 역할(정선용 경희대 한의대 교수) △MZ세대의 화병(권찬영 동의대 한의대 조교수) △동영상 특강-치매 극복에서 한의사의 역할(강형원 원광대 한의대 교수) △전국민마음투자지원사업에서의 심리상담 서비스 요청을 위한 진단서 소견서 작성 교육(최성열 가천대 한의대)을 주제로 강의가 진행됐다. 이날 이정환 회장은 일차의료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한의심리치료 기술인 사암침법 활용 ‘마음침(Mind Acupuncture)’ 소개와 함께 이를 직접 체험토록 했다. 마음침은 12경락의 오수혈(五輸穴)을 활용, 음양오행·육기를 바꾸는 의술인 ‘사암침법(Saam Acupuncture·舍岩鍼法)’에 한의심리치료기술을 결합한 경락 기반 심리치료법으로, 동의신경정신과학회지에 발표된 ‘사암침법의 정신과적 활용에 대한 질적 사례연구’ 논문을 통해서도 △신체감각의 즉각적 변화 △감정·사고의 즉시 변화 △유발요인에 대한 반응 감소 △자기 조절 능력이 증가하는 장점이 소개된 바 있다. 이 회장은 이를 우주 공간의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결하는 통로인 ‘웜홀(wormhole)’에 비유, “부정적인 감정을 흡수·제거하고, 긍정적인 감정은 방출·확장하는 기법”이라면서 △목표 감정·통증 선택 △구체화 △취상(기화·형화)을 통한 ‘목표의 구체화’와 함께 △목표에 집중을 통한 ‘지속적 연결’ △침술치료 및 경혈지압을 통한 ‘경락의 수리·강화’ 과정의 치료 프로세스를 소개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기는 경락을 통해 감정과 생각으로 표현되기에 ‘메타포(기화·형화) 기법’을 통해 무의식 욕망·갈등을 표면으로 끌어올릴 수 있으며, 경락이 신체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사암침을 활용해 어떤 심리치료보다도 빠르고,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사암침법학회 의료진들은 강연장 외부에 ‘마음침 체험관’을 개설, 한방신경정신과학회 소속 회원들을 대상으로 △‘부정적 감정’의 구체화 △정심주(定心住) 호흡을 통한 ‘연결 강화’ △육장(중부, 수부, 전중, 거궐, 기문, 대포), 합곡혈·후계혈 기운열기를 통한 ‘경락시스템 강화’를 통해 △맥상의 변화·고통지수 확인 △구체화된 목표의 변화 등을 확인토록 해 회원들의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다. 이어진 강의에서 정선용 교수는 소아청소년기에 발생하는 △신경발달장애 △학습장애 △발달성 협응장애 △언어장애 △틱장애의 각 기전과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현재 소아 관련 한의 임상진료 지침인 △자폐스펙트럼장애(‘21년) △소아청소년 성장장애(‘22년) △소아식욕부진(‘23년) 등의 개발 현황 등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자폐스펙트럼장애의 경우 변증진단을 통해 허증에 의한 △신정부족증에 인화탕·육미지황탕 처방 및 태계혈 자침 △심비양허증에 이중탕·양심향폐탕·귀비양심탕 처방과 함께 실증에 의한 간기울결에는 시호가용골모려탕 처방 △간화상염에 억간산 처방, 소부혈·행간혈 자침 등을 실시하고, 3개월마다 CARS 평가와 더불어 행동·교육치료를 병행할 것을 권고했다. 진화하는 형태의 2030세대의 화병 임상례 발표에 나선 권찬영 조교수에 따르면 ‘울화병(鬱火病)’은 억울한 마음을 삭이지 못해 간의 생리 기능에 장애와 더불어 화의 양상으로 폭발하는 증후군으로,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서 △극도의 피곤 △손 저림·떨림 △소화불량 △불행·불공평·억울함 등 극도의 부정적 감정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자살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즉각적인 치료가 당부된다. 권 조교수는 △자녀의 가출 및 배우자의 비난에 의한 우울·불면증 환자 △교내 따돌림에 의한 자살사고 환자에 대해 입원 치료 프로토콜에 따라 △두부(백회 사신총 풍지), 상지(합곡), 하지(태충 신맥 조해 족삼리 하심리)에 침 치료(1일 2회) △신궐에 뜸 치료(1일 1회) △한약 투여와 함께 △ACT-KMT(한의정신요법) △명상치료를 실시했는데 특히 ACT-KMT를 △1회기-화병 이해와 자기 관리 △2회기-마음 관찰과 조절 △3회기-화(火)의 이해와 활용을 나눠 실시해 증상 및 사회성이 호전된 사례를 소개했다. 또 한의사가 참여하게 될 ‘전국민마음투자지원사업’의 심리상담서비스에 앞서 대상자를 위한 진단서 및 소견서 작성 교육에 나선 최성열 교수에 따르면 본 사업은 국민의 우울, 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 해소와 정신질환 발견 지원, 자살 예방을 목적의 사업으로, 대상자는 △정신건강복지센터·대학·청소년 상담센터 등에서 심리상담이 필요하다고 인정된 자 △PHQ-9(우울증 선별검사) 10점 이상자다. 이날 최 교수는 한의사의 △진단서(병명·발병일·진단일·치료 소견 기재) △소견서(진단서 대체·법적 효력) 작성법과 함께 PHQ-9 검사 시 10점 이상은 중간 의상의 우울증으로 의심하고, 고위험군(자살 생각)은 즉각 전문 상담 및 진료를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이날 동영상 특강에서 강형원 교수는 한의치매치료의 특징으로 △예방·관리 △전인적·체질적 접근 △양생법 △풍부한 비약물치료(침구, 부항, 정신요법)를 꼽았으며, 한약에 있어선 △Multi target △기력저하 및 부작용의 동시 치료 △약한 독성 등을 꼽았다. 강 교수는 특히 치매 관련 비약물치료요법으로 △기억력·신체적 일상생활 기능·소화불량·신체통증 개선을 위해 체침·사암침·두침요법과 함께 백회·합곡·사신총·족삼리·삼음교·내관·신문 혈에 자침을, △식사 습관·소변불리·소화불량·하복냉·신체통증 개선을 위한 황토구(관원, 중완, 천추)에 뜸치료 △신체기능·불안·신체통증 개선을 위한 방광경 배부 제1·2선상 건부항, 통증부위 습부항 요법 △불안·초조와 보호자의 이해 및 환경 개선을 위한 이정변기요법, 오지상승요법, 가족치료, 지언고론, 명상기공요법 등의 한의정신요법을 제시했다. 강 교수는 “치매 환자와 보호자에 대한 전인적인 한의진료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한의학적 한의 진단·치료기술과 예방·관리기술을 통합의료 서비스 모델로 체계화하고, 장기적인 데이터 기반의 연구가 필요한다”면서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 주관의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에 선정, 연구를 통해 한의의료기관이 일차의료기관으로서 치매 환자들에게 접근성을 높이고, 국가 차원의 치매정책에 기여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째 세션에서 진행된 수련의 논문 발표(좌장 김상호 대구한의대 교수)에서는 △자살 생각과 자살행동을 동반한 청소년 주요 우울장애 환자의 한의정신요법 활용 1례(장에스더 동신대 광주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배우자와의 갈등 이후 발생한 화병 환자에서 한의 이론에 기반한 수용전념치료 활용 2례(김민재 동신대 광주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를 주제로 임상사례가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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