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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코로나(코로나 후유증), 알고 대응하자 <下>김태훈 교수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의약임상시험센터 1. 만성코로나의 정의와 증상 2. 만성코로나의 치료전략과 한의치료 ☞ 3. 만성코로나 임상연구 지난호에서는 만성코로나 질환에 대한 정의와 빈번히 언급되는 증상, 가능한 발생기전, 그리고 현재까지의 임상근거에 입각한 한의치료전략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했다. 만성코로나의 관리를 위해, 현재 다양한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호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만성코로나에 대한 한의치료 임상연구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연구팀에서 2021년 11월까지 보완대체의학 중재의 만성코로나에 대한 효과를 평가한 연구논문을 조사해본 결과 16건의 문헌이 검색됐는데, 이 중 대부분은 만성코로나의 호흡곤란증상(5건)과 삶의 질 개선(6건)에 대한 것이었고, 후각장애 및 심리적인 증상에 각 1건, 종합적인 증상관리 1건 등이었다. 가장 많이 사용된 중재는 한약이나 침, 태극권 등이었으며, 출간된 논문의 대부분은 연구계획서(protocol)였다(Kim 2022, 현재 논문심사 중). 아직까지는 만성코로나 및 코로나 후유증에 대한 한의치료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만성코로나에 대한 한의중재 평가 연구는 현재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을까?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운영하는 국제임상시험등록플랫폼에 등록된 만성코로나와 침치료의 효과를 분석한 연구는 5건 정도의 연구가 검색되고 있으며, 이 중 만성코로나의 피로에 대한 침치료의 효과를 탐색하는 연구가 1건, 침치료와 음악치료가 정신건강과 웰빙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가 1건, 나머지 3건의 연구는 코로나 감염 후 혹은 만성코로나의 증상으로 후각상실이나 후각기능저하에 대한 침치료(혹은 이침치료)의 효과를 테스트하는 연구들이었다. 이 연구들은 동서양 구분없이 프랑스나 호주, 홍콩, 미국, 이란 등 세계 각지에서 수행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국제임상시험등록플랫폼에서 만성코로나(long COVID)로 검색하면 2022년 4월 현재 약 350여건의 연구가 등록돼 있는 것과 비교했을 때, 한의중재에 대한 임상연구가 확대되어야 할 필요성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국내에서도 만성코로나에 대한 한의치료중재의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한의신문/ 2021. 8.23./ “코로나는 나았는데 너무 피곤하고 머리가 멍해요” 기사 참조). 첫 번째는 만성코로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국한의학연구원과 경희대학교한방병원이 공동으로 피로와 건망(기억력 저하) 등 만성코로나(코로나 후유증)의 주요 증상들에 대해 경옥고와 보중익기탕, 천왕보심단(순심환) 등 이미 허가된 한약제제를 대상자의 변증유형에 따라 12주간 투여하고, 연구 참여 후 9개월까지 그 효과를 평가하는 임상연구이다. 만 19세 이상 성인으로 코로나19에 확진되고 급성기 코로나 증상이 소실된 사람 중 이전에 경험하지 않았던 피로 또는 건망을 4주 이상 가지고 있는 경우 임상연구에 참여할 수 있으며, 임상증상의 평가와 동시에 혈액내 면역지표 및 대사체의 변화를 분석한다. 두 번째로는 만성코로나의 흔한 증상 중 피로, 후각장애, 탈모, 관절통 등의 증상에 대한 침치료의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로, 이 역시 한국한의학연구원과 경희대학교한방병원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연구다. 4주간 주 3회의 침치료를 증상에 따라 시행하고, 전후 증상의 변화를 평가하는 연구다. 코로나로 인한 2년여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고, 포스트코로나를 준비하는 이 시점에, 만성코로나에 대한 한의치료의 임상근거 수립이 절실하기에, 이들 연구의 결과가 기대된다. -
만성코로나(코로나 후유증), 알고 대응하자 <中>김태훈 교수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의약임상시험센터 1. 만성코로나의 정의와 증상 ☞ 2. 만성코로나의 치료전략과 한의치료 3. 만성코로나 임상연구 만성코로나는 아직까지 정의와 진단기준이 확립되지는 않았으나, 코로나19 감염 이후 상당 기간 다른 원인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 다양한 증상이 발생한 경우를 지칭하며, 코로나19 감염증의 원인인 SARS-CoV-2의 인체감염기전과 관련된 신체 각 기관의 직접 손상 및 면역 과잉에 의한 다발성장기부전, 그리고 감염 및 자가격리 등에 의한 심리적·정신적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고 언급되고 있다. 이번호에는 현재까지의 근거를 바탕으로 한 통상치료 전략을 요약하고 한의치료를 소개해 임상진료에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NICE, 확진 6주차부터 만성후유증 평가 권고 만성코로나에 대한 치료는 개별 증상의 유형과 중증도 및 환자의 건강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에서 발표한 코로나19의 장기간 효과 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에는 코로나19에 이환된 환자에 대해 만성코로나의 증상이 있는지를 확진 6주차부터 평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때 코로나19 감염 이외의 원인을 알 수 없는 만성코로나의 증상이 확인되고, 중증도가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이 아닌 경우 해당 증상을 자가관리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업무나 학업으로의 복귀를 지원하며, 육체적·정신적인 측면의 재활치료를 제공하는 것 등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증상별 관리에 있어서도, 적극적인 의학치료보다는 생활 중 악화시키는 인자를 스스로 조절하는 것을 위주로 권고하고 있다. 실제 ‘호흡곤란’이 있을 경우 흡연과 오염물질을 피하고, 너무 차거나 더운 환경, 과격한 운동을 회피하도록 교육하며, ‘인지기능저하’가 관찰되는 경우에는 규칙적인 신체활동과 스트레스의 완화 및 장애를 유발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환자 스스로 판단해 회피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또 ‘만성피로’의 경우 과로를 피하면서, 인지행동치료(CBT)나 단계적운동요법(GET) 등 만성피로증후군의 치료에 적용하는 행동요법들을 시행할 수 있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만일 폐섬유화나 신기능의 저하, 갑상선염 등 중증의 장기손상에 의한 후유증이 있는 경우 적극적인 의학적 치료가 권장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약물 및 비약물 치료, 건강보조식품 등이 만성코로나 환자들에게 안전하고 유효한지에 대한 근거가 아직까지는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만성코로나 증상에 대해 대증치료나 자가관리가 주로 권고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양한 임상연구 및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등 참고 의학적 치료의 근거가 부족한 것과 마찬가지로, 한의치료 중재들의 근거 또한 아직까지는 미비한 상태이다. 만성코로나 환자들이 호소하는 후각장애의 개선이나 피로, 인지기능 향상을 위한 침 치료 혹은 한약 치료의 효과 평가 임상연구들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근거 수립을 위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별 증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통해 치료법을 모색해볼 수 있다. 먼저 호흡곤란 및 호흡기계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에 대한 한의치료에서 치료의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최신 체계적문헌고찰(Xiao, 2020)에 의하면 침 치료는 대조군에 비해 삶의 질 개선 및 폐기능 검사상의 호전을 보여주고 있으며, 정천·풍수·대추·족삼리 등의 경혈 등이 COPD에 대한 침 치료의 효과를 평가하는 임상연구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청상보하환, 정천화담탕, 맥문동탕 등의 처방이 천식이나 COPD 등 만성 호흡기계 질환의 관리를 위해 임상에서 이미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임상근거를 가진 처방들을 변증에 따라 우선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만성피로증후군에 대한 침구 치료의 유효성은 최신 체계적문헌고찰에 의해 지지받고 있으며(Zhang 2019), 특히 뜸 치료의 경우 주요 피로평가지표상 대조군에 비해 유의한 효과를 제시하는 근거가 있기 때문에, 임상에서 선택할 수 있다(You 2021). 특히 만성코로나와 관련해서 많이 언급되며, 환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증상이 바로 건망(brain fog)이다. 이 증상에 대해서도 아직까지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치매에 대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내용을 고려할 수 있다. 인지기능과 일상생활능력, 행동심리증상의 개선을 위해 변증 유형에 따라 팔미지황환이나 보양환오탕, 육미지황탕, 지황음자, 반하백출천마탕, 억간산, 황련해독탕, 통규활혈탕 등의 처방을 선택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백회, 단중, 중완, 기해, 혈해, 족삼리, 신정, 대추, 외관, 본신, 사신총, 신문, 태계, 풍지, 완골 등의 경혈을 선택해 침구치료를 시행할 것이 권고되고 있기 때문에 참고한다. 또한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한의치료를 평가한 최신 체계적문헌고찰에 의하면, 석창포나 천궁, 인삼 등이 포함된 처방이 인지기능평가척도에서 유의한 효과가 있음을 보고하고 있으니 참고할 수 있다(Lee 2022). 후각저하, 당귀작약산 등 활용 가능 다음으로 바이러스 감염 후 발생한 후각기증저하의 경우 일본비과학회에서 제시한 후각기능이상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당귀작약산, 인삼양영탕, 가미귀비탕 등의 처방을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출간된 증례보고에 의하면 바이러스 감염 이후 발생한 후각이상에 찬죽, 영향, 승장, 백회, 신회, 신정, 수구, 인당 등의 경혈을 선택해 6회 치료 후 평소의 95% 이상 회복한 사례가 있으므로, 침구 치료 또한 활용해 볼 수 있다(Hunter 2021). 다만 아직까지는 만성코로나에 대한 한약·침구 치료의 근거가 확실하지 않으며, 한의계 내부에서도 치료 경험이 많이 축적되지 못한 상태인 만큼 한계점에 대해 인식하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
만성코로나(코로나 후유증), 알고 대응하자 <上>김태훈 교수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의약임상시험센터 1. 만성코로나의 정의와 증상 2. 만성코로나의 치료전략과 한의치료 3. 만성코로나 임상연구 코로나19감염증(이하 코로나19)에 걸린 후 발열과 기침 등 급성기 증상이 소실된 이후에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다양한 양상의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임상에서 종종 마주치게 된다. 이렇게 급성 코로나19 감염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증상 호소가 있는 경우 일반적으로 ‘만성코로나(Long COVID)’라 정의하고 있다. 미국의 국립보건원(NIH)은 최초 코로나19 감염 이후 후유증 증상이 4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 만성코로나로 정의하고 있으며,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도중 혹은 급성감염 이후에 발생한 증상이나 증후가 12주 이상 지속되고, 다른 진단을 통해 해당 증상이 설명될 수 없는 경우에 ‘코로나후증후군(Post-COVID-19 syndrome)’으로 분류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만성코로나의 정의나 진단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만성코로나를 겪고 있는가에 대해 정확한 발병률과 유병률을 알 수는 없지만, 영국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5주차에 약 22%, 12주차에 약 10%의 환자에서 만성코로나 증상을 호소한다고 한다. 또한 국내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발표를 보더라도, 대략 20∼70%의 환자들이 코로나19의 후유증을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집중적인 입원치료를 받았던 중증의 코로나19 환자뿐만 아니라, 급성기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상당수가 시일이 경과한 후에도 만성코로나 증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영국 통계청의 발표에 의하면 여성이 남성에 비해 더 많이 만성코로나 증상을 가지고 있으며, 70세 이상보다 35∼49세와 50∼69세의 연령층에서 만성코로나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바이러스의 변이종에 따라서 어떤 증상이 더 많이 생기고, 증상이 얼마나 오래가는지가 달라진다는 보고도 있어서, 아직까지 만성코로나의 영향에 대해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렇지만, 중증화율이 높지 않았던 우리나라에서도 만성코로나를 가볍게 보고 지나칠 수만은 없는 듯하다. 만성코로나와 관련해서 다양한 증상이 거론되고 있다. 대부분의 연구들에서 가장 많이 보고되는 증상은 바로 피로와 건망이다. 그리고 호흡기계의 증상들, 즉 호흡곤란이나 기침, 가래 등의 증상도 빈번히 보고되고 있다. 후각장애나 미각의 저하, 탈모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수도 상당히 많으며, 이러한 신체적인 문제 외에도 수면장애나 우울증, 불안,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정신과적 증상도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만성코로나의 증상이 이와 같이 다양한 스펙트럼에 걸쳐서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아직까지 확실히 밝혀진 것은 아니나, 코로나바이러스의 인체감염기전과 연결지어 설명하고 있다. 코로나19의 감염원인 SARS-CoV-2는 폐의 안지오텐신전환효소2(ACE2) 수용체를 통해 우리 몸으로 들어오게 되고, 세포 내에서 증식과정을 거치면서 감염이 확대되며, 인체의 면역반응을 활성화하여 급성감염증을 유발한다. 그런데 SARS-CoV-2가 세포 내로 유입되는 관문 역할을 하는 ACE2 수용체는 폐세포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신경세포와 혈관세포 및 인체 내 여러 장기에 분포한다. 따라서 감염이 진행되는 과정 중 SARS-CoV-2가 여러 기관에 침투하여 직접적인 염증을 유발하고, 그에 따른 손상을 초래하게 되는데, 이것이 만성코로나의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 첫번째 원인이 된다. 또한 코로나19에 의한 전신적 염증과 세포매개성 면역반응에 의해 뇌를 비롯하여 심장이나 신장, 비장 등의 손상을 초래해 다발성장기부전 등이 발생한다. 이에 더해서, 코로나19 대유행의 시기에 사회적 거리두기나 이동의 제한, 혹은 코로나19 감염 이후 심리적·정신적인 부정적 영향 등이 더해져 만성코로나의 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증상과 그 아래에 내재되어 있는 불확실하면서, 복잡한 기전이 만성코로나의 관리와 치료적 접근을 어렵게 만들고 있음은 분명하다. 다음 호에서는 만성코로나 치료의 의학적·한의학적 접근에 대해서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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