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장님이 바뀔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상담해야 하고 그러다보면 대기시간도 길어져 짜증날 때가 많아요.”
강남구 보건소 수서분소 한방진료실에 친정아버지를 모시고 다니는 한현옥(51·일원동)씨의 말이다.
한 씨는 “바쁜 와중에도 자원 봉사하는 마음은 정말 고맙지만 환자와의 연계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며 “환자 입장에서 좋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한 씨에 따르면 수서분소에는 본래 상주 한의사가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는 매주 화·목(9:00 ~12:00)에 강남구한의사회 소속 한의사들이 돌아가며 진료를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오히려 진료를 받을 횟수가 많아져 더 좋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한 씨는 “일주일에 두 번씩 오전만 진료하기 때문에 차례가 오지 않는 경우도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가 몰려 대기시간이 길어지다 보면 치료를 못 받을까봐 불안하다”고 단점을 더 부각시켰다. 그는 “또 주치의가 자꾸 바뀌면 환자 입장에서 불편할 뿐 아니라 신뢰가 떨어진다”고 불만을 밝혔다.
이와 관련 강남구보건소 관계자에 따르면, 수서분소 한방진료실은 위탁 용역을 실시하다가 올해 1월1일부터 자체 운영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자는 “현재는 자원봉사 체제로 운영하고 있지만 6개월 이상 방문객들의 만족정도를 검토한 후에 상주한의사 여부를 고려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방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김남례(72·세곡동)씨는 “우리 나이는 완치가 된다는 욕심은 없다. 덜 아프기만 하면 좋다. 그런 점에서 침 치료를 받으면 관절이 시원하고 편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기에 걸리면 한의원에 간다는 환자는 찾기 힘들었다. 얼마 전 한의사협회가 전국의 한의원을 대상으로 ‘어린이 감기 한약으로 한방에 해결하세요’라는 포스터를 배포하는 등 포지티브 홍보 전략을 펼친 바 있지만 아직도 감기 등 대중 질환은 한의학 홍보의 사각지대에 존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