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제21회 중앙이사회(19일)
정혜리 부산대학교한방병원 전공의
침을 포함한 전통의학의 과학적 연구를 주도하는 학회인 ‘Society for Acupuncture Research(이하 SAR)’ 의 2025년 국제학술회의가 Newport Beach, California, USA에서 개최됐다. 이번 SAR은 ‘Cultivating Interconnections of Acupuncture and Traditional East Asian Medicine Research’를 주제로 이달 3일부터 6일까지 진행됐으며, 다양한 국가에서 모인 침 연구자들이 연구 경험을 교류하며 그 열정으로 학회장을 가득 채웠다.
첫날은 acupoints research를 주제로 한 워크샵 세션으로 시작됐다. 경혈점의 해부학 및 생리학 구조를 기반으로 작용 기전을 이해하고 이를 검색 가능한 데이터베이스로 통합하고자 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 경혈의 개념에 대해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규명하려는 연구의 관점이 인상적이었고, 이를 통해 임상적 활용을 확장하고 침치료의 과학화를 위한 노력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어서 진행된 Keynote Presentation에서는 ‘From Stress to Neuromodulation of Inflammation’을 주제로 전침 자극을 통한 염증 조절 기전에 관한 기초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 특히 미주신경 자극을 통해 생리적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이 인상적이었고, 해당 기전이 다양한 임상 증상에 침치료를 적용할 수 있는 근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라고 생각했다.
또한 첫날 ‘Implementation of Complementary Health Approaches into Health Care’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과 마지막 날 ‘Acupuncture for Chronic Pain;From Lab to Clinic and Society’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서는 미국 의료체계 내 침치료 통합 과정의 한계와 장벽을 다각도로 다뤘다. 이를 통해 침치료의 임상 경험과 보건의료 정책 간의 연결고리를 모색하기 위해 많은 연구, 정책 과제 등이 해결돼야 한다는 중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
둘째 날과 셋째 날 이틀에 걸쳐 진행된 신진연구자들의 연구발표와 poster session은 가장 기억에 남았다. 특히 만성 요통 관리를 위해 전침과 마음훈련을 결합한 중재를 사용한 연구가 인상적이었으며, acupressure을 주제로 한 연구에서 미주신경을 자극해 피로, 수면장애, 금연 등 증상에 긍정적인 임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self-acupressure를 자가 증상 조절 방법 중 하나로 지도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침, 한약 등 동서양 전통의학에 대한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과 연구 경험을 교류하며 임상 경험의 연구로의 확장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둘째 날 아침은 ‘Applying Electroacupuncture to Modulate Autonomic Function in Hypertension’을 주제로 한 Keynote presentation로 시작됐다. 침 자극을 통한 구체적인 생의학적 조절 기전을 접할 수 있었으며, 항고혈압제를 복용하지 않는 고혈압 환자에게 경혈점 전침자극을 통해 교감신경 억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였다.
이후 ‘Improving Chronic Diseases for All Through TEAM Research and Clinical Care’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서는 각각 폐경기 증상, 당뇨, 암 환자들에 대해 환자 교육, 식이습관 지도를 포함한 pragmatic research에 대한 연구들이 소개됐다. 통증의 심리 및 사회, 환경, 문화적 요인을 고려하는 생물심리사회 접근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였다.
다음으로는 평소 관심이 있었던 연구방법론을 다룬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Building Capacity for Rigorous, Relevant, and Up To Date Systematic Reviews of Acupuncture Interventions’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는 침치료 관련 체계적 문헌고찰의 현재 한계를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양적·질적 고찰 수행 전략과 표준화된 방법론을 제시했다.
침치료에 대한 유의미한 근거를 임상가, 정책결정자, 환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임상 경험과 연구 방법론에 대한 통합적 통찰을 갖추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체감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
셋째 날 아침에는 ‘The state of 21st Century in the United States’를 주제로 한 발표가 있었다. 미국 내 침과 한약의 제도적 현황, 통합의학의로의 지위, 교육 제도 및 연구 동향에 대해 포괄적으로 다루어 한국과는 다른 의료 체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으며, 발표를 마치고 많은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칠 정도로 감명 깊은 연구였다.
이후 Keynote presentation에서 ‘Treating Eczema with Chinese Herbal Medicine: Practice and Science’ 발표를 통해 피부 질환에 대한 한약의 효과를 보여주는 4가지 소아 증례를 통해 습진에 대한 한약 치료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추가적 연구 이후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을 기대하게 됐다.
또한 ‘Real-Word Evidence: Analyzing Pragmatic Data from Case Reports and Clinical Registries’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서는 질적인 환자 경험을 양적 측정 도구로 포착하기 위한 혼합 연구 방법론의 적용에 대해 알 수 있었다. 특히 실용적 데이터를 표준화해 분석하는 과정은 임상시험 설계뿐만 아니라, 근거 중심의 임상적 의사결정에까지 기여할 수 있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인상 깊은 발표였다.
5일에는 발표 사이 점심 시간을 이용해 UC Irvine 산하 Susan Samueli Integrative Health Institute를 방문했다. 명상 교육, 영양 상담, 운동 치료, 그룹 기반 심리치료 등을 포괄하는 다학제적 전인적 치료 시스템을 기반으로 통합의학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으며, 각 전문 분야 간의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치료 현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매우 인상 깊은 경험이었다.
전 세계 연구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이번 학회에서는 다양한 임상 질환을 주제로 다채로운 연구방법론이 적용된 발표들이 이어졌으며, 이를 통해 학문적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특히 각국에서 침치료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열정적인 연구 노력을 체감해 한의학 연구자로서의 사명감을 느끼기도 했다. 본 학회 경험을 통해 한의학의 지식 생산과 국제적 학술 교류에 기여하고자 하는 연구자로서의 의지를 더욱 확고히 다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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