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본과 3·4학년에 걸쳐 추나요법을 배우면서, 같은 근골격계 수기치료가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형태로 받아들여지고 적용되는지 늘 궁금했다.
그러던 중 한의대 마지막 학년을 맞은 올여름, 원광대학교 한방병원과 한의과대학이 진행하는 미시간주립대학교(MSU, Michigan State University) OMM(Osteopathic Manipulative Medicine) 단기연수(단장 하원배 교수)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연수는 올해 7월11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되었다.
미국 헬스케어 시스템 안에서 수기치료가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으며 같은 관심을 가진 동기들과 함께할 수 있어 더욱 뜻깊었다.

미국 헬스케어 현장을 둘러보다
처음 가 본 미시간주립대학교의 캠퍼스는 경계조차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컸다. 넓은 부지를 자랑하는 만큼 다양한 시설들을 접할 수 있었는데, 헨리포드 잭슨 병원(Henry Ford Jackson Hospital), 오리가미 재활센터(Origami Rehabilitation), 정골의학(OMM) 클리닉 등의 시설들이 각각 응급의료, 재활, 정골의학 치료와 같이 각기 다른 역할을 하는 것을 둘러보며 미국 헬스케어 전반을 알아갈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오리가미 재활센터였다. 넓은 부지의 장점을 살려, 환자 개개인의 사생활을 보장하면서도 공유 주방과 거실 등 실제 생활공간을 기반으로 한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보던 재활과 달리 목공이 재활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미국의 생활문화가 녹아 있어 돋보였다. 환자가 자신의 방 가구 배치를 직접 바꿀 수 있다는 점 역시 눈길을 끌었다.
낯선 병원이 아닌 ‘내 공간’에서 심리적 안정을 얻으면서, 동시에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계속 연습하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이 의미 깊게 다가왔다. 병원 치료를 마친 뒤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 미국의 의료는 여러 단계가 자연스럽게 맞물려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교실과 진료실에서 만난 정골의학
정골의학은 수업과 섀도잉(참관)을 통해 더 자세히 배울 수 있었다. Donahue 교수님께서는 요통(low back pain) 치료에서 척추 정렬을 판단하는 방법과 교정 기법을 시범과 실습으로 지도해 주셨다.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을 복습하는 동시에, 비슷하면서도 접근법이 조금씩 다른 기법을 익힐 수 있었다.
수업 중에는 활발한 질의응답이 오갔는데, 궁금한 점을 바로 묻고 답을 들을 수 있어 배워 가는 것이 많은 시간이었다. 이 밖에도 MSU 교수님들의 연구실 방문과 John M. Popovich 교수님의 저널클럽을 통해 임상 너머의 연구 현장도 잠시 엿볼 수 있었다.
클리닉에서는 두 명씩 짝을 지어 실제 의료진의 진료를 참관했다. 요통이나 경추통 처럼 한국 한의원에서도 흔히 보는 환자들이 많았지만, 신생아의 두개골 교정 치료가 상당히 많다는 점은 한국과 다른 모습이었다.
궁금한 점을 여쭤보자 의료진은 내원하는 환자군에 대해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미국에서는 수술 후 비교적 일찍 퇴원해 다른 의료시설에서 재활과 회복을 이어가는 경우가 흔해, 개흉 심장 수술(open-heart surgery) 직후의 환자도 정골의학 치료를 받기도 한다고 했다. 신생아부터 큰 수술 직후의 환자까지, 이처럼 폭넓은 환자를 만나는 것이 정골의학이 꾸준히 발전해 온 바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골의학을 거울삼아 본 추나의 현주소
연수 기간 동안 정골의학을 가까이에서 접하며, 익숙했던 추나의학과의 차이가 하나씩 눈에 들어왔다.
같은 근골격계 수기치료에서 출발했더라도 각 나라의 의료제도와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으로 발전해 왔고, 이는 각자가 놓인 자리에서 최선의 형태를 찾아온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분명히 배울 점은 있었다. 생애 전반에 걸친 폭넓은 환자군, 그리고 병원 치료가 재활과 회복으로 이어지는 의료기관 간의 연계를 꼽을 수 있다. 한국과는 환경이 다르지만, 한의사로서 첫걸음을 내디딜 나에게는 추나치료의 가능성을 조금 더 넓게 바라보게 해 준 경험이었다.
마지막으로 MSU 오스테오패시 의과대학 교수님들, 학생들을 안전하게 이끌어 주신 하원배 교수님과 원광대학교 참여진, 짧은 기간에도 MSU의 특색을 아낌없이 공유해 주신 정성수 소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