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대통령 2차 업무보고에서 정부가 향후 3년간 지역·필수·공공의료 중심의 새로운 의료전달체계를 제시하면서 향후 의료개혁 과정에서 일차의료 주체들의 역할 재편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의계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직접 △어르신 한의주치의 △장애인 한의주치의 △한의재택의료센터 확대 △한의 만성질환관리 △지역사회 일차의료 참여 필요성을 피력했다.
◎ ‘국립대병원 강화·간병비 건보’…정부 의료개혁 청사진 공개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보건복지부·교육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사회 분야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날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와 의료개혁의 안정적 추진을 중심으로 한 보건의료 정책 방향을 보고했다. 정 장관은 지역·필수·공공의료 분야에 연간 4조8000억원을 투입해 국립대병원을 중증·고난도 치료 거점으로 육성하고 지방의료원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응급·심뇌혈관·모자의료센터 확충 △비대면진료 제도화 △지역 수련체계 구축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 확대 △요양병원 간병비 건강보험 적용 추진 등을 통해 향후 3년간 의료전달체계 개편의 큰 방향을 제시했다.

◎ 한의재택의료센터, 대통령 앞에서 존재감 알리다
이후 진행된 국민참관단 의견 수렴에선 한의계 정책 현안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국민참관단으로 참석한 강희종 경희탑한의원 구리시재택의료센터장은 자신을 “현재 재택의료센터를 운영하며 간호사, 사회복지사와 함께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집으로 찾아가 진료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지역사회에 연계하는 방문진료 한의사”라고 소개한 데 이어 “정부가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3만여 명의 한의사들은 일차의료정책과 만성질환관리체계에서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의재택의료센터는 현장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제도적 장벽에 직면해 있으며, 장애인 한의 주치의 사업은 수년째 지연되고, 국정과제인 어르신 주치의 제도 역시 아직 구체적인 추진 방향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어촌 지역의 고질적인 의료공백을 보다 빠르게 메우고, 의료취약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이미 인프라를 통해 지역주민 곁에서 진료를 하고 있는 한의원과 한의사를 일차의료 및 만성질환관리체계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은 없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이는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하는 사안인 만큼 추후(이자리 이후 별도) 검토하겠다”며 “각 전담기관은 국민참관단의 실질적인 건의나 지적을 수집해 점검하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업무보고 종료 이후 정은경 장관은 국민참관단 좌석을 찾아 강 센터장으로부터 한의재택의료센터 운영 과정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센터장은 정 장관에게 한의재택의료센터에 대한 제도적 관심과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며 의과와 한의과 간 운영 기준의 차이를 설명했다. 그는 “현재 재택의료센터의 방문진료 횟수는 의과가 의사 1인당 연간 140회, 한의과는 100회로 차이가 있으며, 한의과는 간호사·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 등에 대한 동행수가가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재택의료센터에서 의과와 한의과가 수행하는 의료행위 별 제한의 사유와 구체적인 운영 실태에 대해서는 추가로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강 센터장은 “현장에서 한의사들이 도뇨관 및 비위관 삽입·교체 등 다양한 재택의료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만큼 향후 제도 설계 과정에서 이러한 임상 현실이 충분히 반영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의료전달체계 재설계 본격화…“향후 3년이 중요”
유정규 대한한의사협회 정책부회장은 “정부는 현재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사업과 포괄2차병원 지원사업, 일차의료 혁신시범사업 등을 통해 지역·필수·공공의료 중심의 새로운 의료체계를 설계하고 있다”며 “한의계 역시 주치의, 방문진료, 재택의료센터, 만성질환관리 등 강점을 보유한 분야를 중심으로 제도권 참여 방안을 적극 제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 주치의와 장애인 주치의는 이미 제도 논의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이며, 한의재택의료 역시 현장에서 임상 경험과 정책적 근거가 축적되고 있다”며 “향후 3년은 새로운 의료전달체계가 설계되는 시기인 만큼 이제 한의계가 축적된 성과를 정책 언어로 바꿔 정부에 제시하는 일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강 센터장은 “국민의 건강권, 특히 의료취약계층과 의료취약지역 주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이미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의사들이 적극적으로 활용돼야 한다”며 “기존 의료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의료개혁의 중요한 방향으로, 한의사들이 일차의료와 재택의료, 통합돌봄의 한 축으로서 지역·필수·공공의료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정책적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통령 업무보고는 한의계 정책 과제의 즉각적인 채택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가 아닌 향후 3년간 추진될 의료전달체계 재설계 과정에서 한의계가 다시 한번 참여 의사를 공고히 한 자리였다. 한의재택의료와 어르신·장애인 한의주치의, 만성질환관리 등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이 향후 제도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