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어깨통증은 외래 진료에서 흔히 접하지만 임상에서는 “허리디스크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만큼 진단과 치료가 까다롭다. 허리디스크가 비교적 명확한 병변을 중심으로 통증 원인을 추적할 수 있는 데 비해 어깨통증은 관절·점액낭·근육·건 손상이 복합적으로 얽혀 원인 규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생체역학 관점에서 구조적으로 정리한 강의가 최근 한의계의 큰 관심을 얻고 있다.
최근 문형철치유연구소(소장 문형철)가 주최한 온라인(ZOOM) 강의 ‘허리 디스크보다 어려운 어깨 통증의 진단과 치료-생체역학부터 재활까지’는 총 505명이 수강하며 성황리에 진행됐다.
이번 강의는 문 소장의 저서 ‘허리디스크 완치를 통해서 보는 통증치료의 혁명’의 연장선으로, 어깨 통증을 하나의 병변이 아닌 ‘구조적 연쇄 문제’로 해석하는 관점을 전면에 제시했다.
◎ “아파하는 자는 ‘피해자’…‘진짜 범인’은 견갑골과 흉추, 그리고 자세”
문 소장은 강의 전반에서 어깨통증을 ‘소리치는 자(통증 부위)’ 위주로 접근하는 기존 진단 틀의 한계를 지적했다.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는 결과일 뿐, 실제 원인은 그 배경에 숨어 있다는 것이다.
문 소장은 임상에서 흔히 관찰되는 ‘1차 범인’으로 △AC 관절 △견봉하 점액낭염 △극상근 건염(굳어짐·부분 또는 완전 파열·석회화) △상완이두근 건염 △견갑하근 건염 △관절와순 파열 △유착성 관절낭염(오십견) 등을 꼽은 데 이어 이들 병변을 만들어내는 ‘2차 범인’, 즉 생체역학적 진짜 원인으로 △견갑골 기능 이상 △두부 전방 자세 △흉추 정렬 문제 △잘못된 자세 패턴을 제시하며, 이를 우선적으로 추적·교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기 통증과 염증 대응이 실패하면 구조적 문제를 배경으로 조직의 ‘굳음’이 확산되고, 이 과정에서 깊은 구조물 손상이 만성 통증의 축으로 고착된다”며 “표층 근육 위주의 접근은 반복 치료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자세에서 시작되는 충돌…상부 운동사슬의 붕괴
강의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는 자세–흉추–견갑골–견관절로 이어지는 상부 운동사슬(upper kinetic chain) 개념이다. 문 소장은 대표적인 위험 패턴으로 △두부 전방 자세(head forward posture) △둥근 어깨(round shoulder)를 제시한 데 이어 두부전방자세 솔루션으로 ‘턱당기기 운동법’을 소개했다.
중흉추 후만이 증가하면 견갑골은 전인되고, 팔을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상완골두와 견봉 사이 공간이 줄어들어 충돌이 발생하기 쉬운 조건이 만들어진다. 이때 반복되는 마찰과 압박은 견봉하 점액낭염과 극상근건 퇴행을 거쳐 회전근개 손상 위험을 높이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순간회전중심(ICR) 불안정이 만드는 만성 통증
어깨 병리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으로 문 소장이 강조한 것은 순간회전중심(ICR, Instantaneous Center of Rotation)이다. 정상적인 어깨 움직임에서는 ICR이 좁은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지만, 충돌이나 불안정이 반복되면 이 회전축이 흔들리며 조직 손상이 누적된다.
문 소장은 특히 SLAP 병변과 같은 관절와순 손상이 이러한 회전축 불안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스포츠 활동이 많은 환자에서 치료와 재활 난이도를 크게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문 소장은 충돌증후군에서 흔히 시행되는 ‘견봉하 감압술’에 대해서도 근거 기반 비판을 제기했다. 다기관 연구에서 실제 수술군과 가짜 수술군, 무치료군 간 임상적 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를 언급하며 “구조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방식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충돌을 만들어내는 움직임 패턴과 정렬을 교정하지 않으면 수술 여부와 관계없이 치료 결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보존적 치료와 재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10787-021-00812-z
강의는 근골격계 통증을 만성염증 관점으로 확장해 해석했다. 문 소장은 수면 장애와 스트레스, 글루텐·유당·과당·설탕 등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식이 요인이 교감신경 과항진을 통해 염증을 악화시키고, 이로 인해 미주신경 기능이 저하되면 콜린성 항염증 경로 조절이 무너져 염증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깨 통증이 국소 문제처럼 보여도, 전신 컨디션에 대한 개입 여부가 치료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부연했다.

◎ 재활의 핵심은 견갑골…“움직임의 뿌리를 복원하라”
문 소장이 거듭 강조한 핵심 메시지는 “견갑골은 움직임의 뿌리”라는 점이다. 견갑골 기능이 회복돼야 견갑상완 리듬이 정상화되고, 충돌 조건이 해소된다는 논리다.
그는 어깨 재활의 마지막 핵심 운동으로 ‘외회전 저항운동’을 제시했다. 내회전 근육군에 비해 외회전 근육군이 약화될 경우(정상적인 100대 63의 근력 비율이 깨질 경우) 어깨 말림과 충돌 위험이 커진다. 외회전 근력은 어깨 안정성의 ‘버팀목’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문 소장은 특정 검사 기법에 의존하기보다 해부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촉진과 가동을 통해 ‘치료하면서 진단하는 접근법’을 강조했다. 그는 “어깨가 아픈 곳, 즉 ‘소리치는 자’만 치료하면 범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나을 수 없다”며 “정렬과 견갑골 기능, 흉추 움직임이라는 ‘범인’을 바꿀 때 통증이라는 ‘피해자’가 조용해진다”고 강의를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