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최근 보건복지부와 연세대 의료복지연구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국민건강보험,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동연구를 통해 ‘2023년 국민보건계정(2024년 가추계치 포함) 보고서’를 발표한 가운데 국민의료비 규모는 1970년 735억원에서 2000년 25.1조 원, 2010년 79.9조 원, 2020년 165.2조 원, 2023년 203.4조 원까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1970년대 연평균 33.8%의 증가율을 보이던 의료비는 △1980년대 19.7% △1990년대 14.0% △2000년대 12.2% △2010년대 8.2% △2020년대(2020∼2023년) 6.7%로 증가 폭이 둔화되는 가운데 2020년대에 들어온 이후의 연평균 의료비 증가율 6.7%는 과거보다 낮아진 수준이지만, 같은 기간의 일반 경제의 증가율과 비교해보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의료비는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010년대 전반에 다소 주춤했던 증가세는 후반에 들어 다시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며, 1인당 실질의료비 증가율은 2010년대(2010∼2019년) 연평균 5.8%로 OECD 국가의 같은 기간 평균 3.9%를 상회했다. 이를 COVID-19 이전의 상황에 국한하면, OECD 국가의 의료비의 증가세가 둔화된 것에 비하면, 한국의 의료비는 높은 증가율을 유지해왔다. 보고서에서는 이같은 현상의 주된 원인으로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인한 지속적인 의료비 증가를 꼽는 한편 간병의 사회화에 따른 비용 증가는 향후 의료비 증가의 잠재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한국의 1인당 의료비는 2020년 전년대비 4.7% 증가해 OECD 국가의 평균보다 낮게 유지했지만, 2021년에는 9.7%로 급등했다. 이는 2020년에는 COVID-19으로 인해 의료서비스 이용이 일시적으로 기피됐지만, 2021년 COVID-19 치료와 함께 미뤄졌던 의료 이용이 되살아났고, COVID-19 예방접종 비용 및 손실보상 비용이 의료비에 반영되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2023년 한국의 ‘GDP 대비 국민의료비 비율’은 8.5%로, OECD 38개 국가 중 22번째에 해당하고 있으며, 더불어 구매력지수로 환산한 한국의 ‘1인당 의료비’는 4586 US$PPP로, OECD 38개 국가 중 23번째 수준이었다.
더불어 국민의료비의 재원 구성 추이를 살펴보면, 2023년 국민의료비 중 정부·의무가입제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60.4%였고, 민간재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39.6%였다. ‘공공재원’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정부·의무가입제도’는 의무가입(건강)보험 49.0%와 정부 11.5%로 구성되며, ‘민간재원’은 가계직접부담 31.2%와 임의가입제도(임의가입건강보험·비영리단체·기업) 8.4%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료비에서 차지하는 정부·의무가입제도(공공재원)의 비중은 1970년대 초만 해도 10%에 미치지 못했지만, 계속되는 보장인구의 증가와 급여의 확대로 2023년에는 60.4%에 이르렀다. 다만 이 수치는 아직도 OECD 국가의 평균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의료보장제도만의 특징을 보여주는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더불어 국민의료비 기능 구성의 추이를 보면, 2023년 국민의료비 중 입원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33.2%였고, 외래서비스의 비중은 31.7%, 의약품 등(소모품 포함)의 비중은 19.4%였으며, 이밖에 예방서비스가 4.6%, 거버넌스·보건체계·재정관리가 2.9%를 차지했다.
이를 세부적으로 보면 입원서비스의 비중은 1970년 22.4%에서 시작해 1980년 20.8%, 1990년 26.8%로 나타났으며,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사이 증감을 반복했지만, 이후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2010년 33.8%, 2020년 36.6%까지 증가했으며, 2023년에는 다시 일부 감소해 33.2%로 나타났다.
외래서비스의 비중은 1970년 40% 초반에서 점차 증가해 1980년 45.0%에 이르렀으며,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사이에는 줄어들어 2000년 39.6%가 됐고, 2000년대와 2010년대 전반에 걸쳐 역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다 2020년(29.2%)을 저점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1970년 20.5%로 시작된 의약품 등(소모품 포함)의 비중은 1980년 21.1%, 1990년 21.2%, 2000년 24.5%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며 2020년 20.0%를 기록했다가 2023년에는 약간 감소해 19.4%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료비 공급자 구성의 추이를 살펴보면, 2023년 국민의료비 중 병원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1.7%, 통원보건의료제공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0.8%, 약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4.7%였으며, 기타(12.8%)에는 거주형장기요양시설, 보조서비스제공자, 예방서비스제공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병원 의료비는 1970년대 및 1980년대에 30% 후반대를 유지하다가 1990년대와 2000년대를 거쳐 40%대로 높아졌고, 2010년 이후에도 계속 증가세를 보여 2020년 44.1%로 정점을 찍은 뒤 다시 감소해 2023년 41.7%를 나타났다.
통원보건의료제공자 의료비는 1970년대에는 30%에 미치지 못했으나, 이후 증가해 1990년 37.4%까지 늘어났으며, 2000년 이후부터 감소 추세를 보이며 2020년 27.6%까지 떨어진 뒤 2021년부터 다시 증가해 2023년에는 30.8%를 기록했고, 약국 의료비의 비중은 1970년에는 11.1%였지만 그 후 감소 추세를 보이며 1990년 6.4%로 내려갔다가 2000년 반등한 이후 19∼21% 선을 유지하다가 계속 감소해 2023년 14.7%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