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4일 서울시 회원 대상 채혈 실습 성료
회원들 “많은 회원 참여위해 보수교육으로 지정해야”
“양방과의 법적 분쟁…한의협, 적극 대처해야” 주문
[한의신문=최성훈 기자] 7월부터 한의사의 혈액검사 사용 확대 운동이 본격화된 가운데 서울에서도 혈액검사 사용에 대한 동참 행렬이 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특별시한의사회(이하 서울지부) 회원 약 160여명은 지난 2일과 4일 양 이틀간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 5층 대강당에서 열린 채혈 실습을 참여하고, 사용을 다짐했다.
행사에 앞서 김경호 한의협 부회장은 2일 인사말에서 “협회는 혈액검사 데이터 10만 건을 확보해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혈액검사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하겠다”며 “대한의사협회의 반대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회원 여러분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사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첩약 급여화를 두고 회원 여러분의 걱정이 많은데, 중앙회 또한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는 만큼 회원들께서 만족할 수 있는 최종안을 도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임장신 부회장도 4일 인사말에서 “첩약 처방 시 사용하게 될 혈액검사를 통해 한의사들도 혈액검사를 한다는 인식이 국민에게 인식됐으면 좋겠다”며 “혈액검사의 최종 목표는 건강보험 급여화다. 혈액검사 사용 정착은 물론 한의사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사용하는 그 날까지 협회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실습은 정맥 채혈을 위한 준비사항과 구체적인 방법, 절차에 대한 이론ㆍ시청각 교육등으로, 채혈 검사 의뢰가 익숙치않아 실수하기 쉬운 포인트를 중심으로, 실제 정맥 채혈 및 혈액검사 기기 사용 실습이 이어졌다.
회원들은 이번 혈액검사 사용 운동을 계기로 한의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들의 인식이 변화할 수 있도록 한의의료기관 내 적극적인 활용을 다짐했다.
서울지부 소속 50대 남성 회원은 “먼저 가족들이나 나와 가까운 환자들부터 혈액검사를 실시해보겠다”면서 “협회 측에서는 한의사가 혈액검사를 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안 된다고 하는데 그래도 회원 입장에서는 불안한 게 사실이다. 대국민 홍보나 의협과의 법적 분쟁에 있어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속설을 믿는 환자들이 많아 사용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힌 서울지부 30대 한 남성 회원은 “원하는 사람만 혈액검사수탁 프로세스를 교육할게 아니라 보수교육으로 지정이 됐으면 좋겠다. 그래야 더 많은 회원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서울지부 소속 40대 여성 회원은 “한약에 대한 안전성 확보를 통해 환자와의 신뢰를 확보하고자 혈액검사 사용 운동에 동참하게 됐다”면서 “다만 우려스러운 점은 장기적으로는 한의의료기관에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방의 법적 공격에 대해 확실한 안전장치가 필요해 보인다. 협회에서는 협회 법무팀에 의뢰하면 처리하겠다고 말하지만 개원가 입장에서는 그조차도 불안한 게 사실”이라며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복지부는 지난 2014년 ‘혈액검사는 한의사가 가능한 의료행위’라고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임의비급여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한의사가 100% 비용 부담을 해야 하는 비용적인 문제와 수탁을 받는 업체에 대한 의협의 압박 등을 이유로 한의의료기관에서 혈액검사는 정상적으로 실행되고 있지 못한 실정이었다.
이에 한의협은 혈액검사가 한의의료기관에서 보편적인 행위로 국민들에게 인식될 수 있도록 지난 5월 11일 ‘의료기기 사용 확대를 위한 범한의계 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혈액검사 데이터 10만 건 확보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한의협은 수탁검사업체의 선정·책임관리, 한의원에서 시행하는 기본검사 항목 비용의 일부 지원을 통해 혈액검사 사용 운동을 독려하는 한편, 지난 4일에는 ‘한의사의 혈액검사 정당성 근거 및 간호조무사 진료보조’ 설명 자료를 전국 239곳의 일선 보건소에 배포했다.
배포된 설명 자료에는 한의의료행위를 목적으로 한 한의사의 혈액검사기 사용과 검사기관 의뢰는 합법적인 행위라는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이 담겨있으며, 그 결과를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일선 보건행정기관에 알리고자 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