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슈퍼박테리아 감염 환자 수 9727명
감염자 30%는 병원 응급실·중환자실 등에서 감염
국내 영유아 항생제 사용량 OECD 1위…“보건당국 관리감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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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뱅크>[/caption]
[한의신문=최성훈 기자] 우리나라의 슈퍼박테리아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근 연 36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면서 항생제의 지나친 사용을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31일 대전 한국생명공학연원구원(이하 한생연)에서 열린 ‘바이오 이슈 컨퍼런스 슈퍼박테리아’에서 참석자들은 이 같이 밝혔다.
항생제 내성 슈퍼박테리아 문제에 대해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보건에 대한 10대 위협 중 하나로 경고하고 있다. 오는 2050년에는 슈퍼박테리아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가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슈퍼박테리아 문제 대응을 위한 혁신적 방법 △병원 내 슈퍼박테리아의 현주소 △국가적 원헬스 항생제 내성 관리 현황과 대책 △항생제 개발의 동향과 전망 △시스템생물학을 이용한 신규 항생제 개발 △출연연 주도 슈퍼박테리아 R&D 전략 등이 각각 발표됐다.
발표에서는 먼저 우리나라의 경우 2017년 슈퍼박테리아 감염 환자 수는 1만명 가까이 감염된 9727명으로 나타났다. 슈퍼박테리아 감염의 주된 원인은 항생제 남용으로 인해 생기는 내성 발생과 큰 영향이 있다.
실제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률은 OECD 26개 국가의 평균치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국내 항생제 사용량은 26.9DID였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6개 국가의 평균 항생제 사용량은 21.7DID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6년에 들어서는 국내 항생제 사용량은 34.8DID로 증가한 반면, OECD 26개 국가의 평균 항생제 사용량은 21.2DID를 나타냈다.
또 2013년 대비 2016년에 국내 인구수는 1.6%(81만6814명) 증가한 반면 항생제 소비량은 17.5%(9688만5937DDD)가 증가했다.
무리한 항생제 처방으로 인해 카바페넴 내성이 있는 환자는 1만명이 넘은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광준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연구센터 보건연구관은 전국 8개 병원을 대상으로 한 ‘항생제내성균감시체계’ 조사 결과 병원에서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되는 환자의 비율은 전체 슈퍼박테리아 감염 환자의 약 30%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슈퍼박테리아의 하나인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등 병원 내에서 감염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용동은 연세대 진단검사의학실 교수도 항암제는 내성이 생겨도 개인의 불행에 그치지만 항생제는 내성이 생기면 사회 공동체에 전파되는 만큼 항생제 연구개발과 관리는 공공재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재구 한생연 박사도 국내 6세 미만의 아동에게 투여하는 항생제 사용량은 OECD 국가 중 1위라며 보건당국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영유아의 병원균 감염을 치료할 때 쓰는 항생제는 건강에 중요한 장내 유익균을 함께 죽이는 부작용을 갖고 있다. 항생제로 인한 장내 유익 미생물 피해는 수년이 지나도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장내 불균형이 고착화됨에 따라 인체가 오랜 세월 각종 만성질환에 취약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도별 급성중이염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 현황에 따르면 급성중이염에 대한 영유아(0~6세) 항생제 처방률은 평균 80%를 육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