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의원
국회 정무위원회(더불어민주당)
[한의신문=강현구 기자] 아픈 근로자가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소득 손실을 보전하는 ‘상병수당 3단계 시범사업’부터 한의과도 포함됨으로써 이달부터 전국 10개 지역 한의의료기관에서 상병수당 진단에 나서고 있다. 본란에서는 그동안 해외사례 조사에서 간담회 개최까지 적극적으로 정부를 설득, 진단에서 배제됐던 한의과가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온 국회 정무위원회 민병덕 의원(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의정 활동 및 한의약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재선한 소감과 중점 추진사항은?
이번 재선에서는 기쁨보다는 경기 안양시동안구갑 지역구 의원으로서 지역과의 약속과 미래 세대를 위한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부담감이 더 크게 와닿는다.
4월 총선이 끝난 직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으로 임명돼 언제 선거를 치렀는지 잊어버릴 정도로 ‘일 모드’였으며, 현재는 도민의 삶과 복지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선거에 나서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직사무부총장과 정책위 수석부의장 등 그동안의 경험을 십분 살려 경기도청이 오직 도민의 삶을 위해 사회·경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견인하고, 도 내 직능단체와 소통하면서 문제 해결과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려고 한다.
▲안양시한의사회 및 보건복지부 관계자와의 간담회 중
Q. 3차 상병수당 시범사업에 한의과가 참여토록 노력했다.
지난해 안양시한의사회에서 의원실을 찾아와, 상병수당 시범사업 진단 의료기관에 한의과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건의했다.
한의사는 의료법상 의사로서 존엄한 진단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오랫동안 지역 건보공단 등에서 장기요양 등급판정위원으로도 활동해온 만큼 상병수당 진단에서 배제될 이유가 전혀 없다. 특히 의료현장에서 노동 관련 질환자 군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해 문제를 제기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우선 보건복지부에 한의과의 배제 이유를 묻고, 참여를 적극 주장했지만 매우 미온적인 입장이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해외사례 조사 및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보건복지부에 한의과가 참여해야 한다는 명분을 여러 차례 제시했다.
▲민병덕 의원이 이달 초 안양시내에 게재한 플래카드
의료이원화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을 이원화되지 않은 OECD 국가들을 모델로 해 상병수당을 설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번에 좋은 결실을 맺게 돼 기쁘고, 플래카드를 통해 시민들에게 한의원에서 상병수당 진단받을 것을 홍보하기도 했다.
Q. 평소 한의약에 대한 견해는?
제가 축구를 정말 좋아한다. 얼마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이자 프리미어리그 역대 득점 2위인 해리 케인 선수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침 치료의 효과를 극찬하는 내용의 인터뷰를 시청했다.
해리 케인 선수가 경기를 마치고, 머리, 목, 척추, 발목 등 통증 부위에 침을 맞으면 회복 속도가 매우 빠르고, 더 편안하게 다음 경기를 뛸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 한의약의 세계화 가능성을 봤다.
그동안 국내외 많은 연구자들과 의료진들이 한의약의 우수성과 세계화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히 지금이야말로 그 ‘적기’라는 생각한다.
K-POP, K-Beauty, K-Food 등 K-Culture가 눈부시게 성장하는 가운데 세계적인 스포츠 선수가 K-Medicine(한의약)을 인정할 만큼 의료 분야에서의 경쟁력이 입증된 것이다.
국회에서도 의학 산업적 측면에서 한의약을 어떻게 육성하고, 지원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한의계에 제가 도움드릴 수 있는 부분을 건의해 주시면 적극 챙기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지난달 열린 ‘아프면 쉴 권리, 상병수당 시범사업 현황과 개선 방향’ 토론회(민병덕 의원실 개최)
Q. 의료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의·정 갈등을 넘어 ‘보건의료 직능 전반에 걸친 갈등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생긴다.
이에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대의명제 아래 특정직역의 독점의식이 아닌 상호보완적인 형태로 나아가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또한 현 정부와 의사단체의 전면전은 양측 모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배제된 처사인 동시에 실효성에 있어서도 정부가 밀어붙이는 방식이 능사는 아니다.
공공의대 설립, ‘지역의사제’ 도입을 비롯해 의료 공급자간 경쟁 구조에 대한 논의 등 다양한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Q.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구상하고 있는 돌봄 모델은?
돌봄과 주거를 결합한 ‘고령자 복지주택’에 관심이 많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는 2030년 서울에서 4만4512명의 요양원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서울 요양시설 정원인 1만6318명을 감안할 때 3만명 이상의 어르신이 요양원에 입소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음을 뜻한다.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이 개인 공간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임대주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례로 일본 최대 교육·의료복지 기업인 ‘각켄(學研) 그룹’이 운영하는 서비스지원형 고령자 주택 ‘코코판’의 경우 80대 경증인 어르신들이 18㎡의 1인 거주공간에서 생활하며 365일 24시간 간병인의 돌봄을 받는 시스템이다. 방문요양도 가능해 중증질환 및 치매 어르신도 거주할 수 있으며, 비용적 측면에서도 1인 기준 일본 후생연금 평균 수급액과 같은 수준이다.
일본에선 한방의학 관련 재단이 요양시설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 한의계도 요양병원·요양원을 넘어서 ‘코코판’ 등의 좋은 사례를 벤치마킹해 초고령사회 대비를 함께 고민해볼 것을 제안한다.
Q. 한의사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앞으로 저출생·고령화 등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문제에 전향적으로 대한한의사협회가 나서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상병수당처럼 국민 건강 및 복지 증진을 위해 함께 고민해야 할 사안이라면 언제든 한의계와 마주 앉아 터놓고, 논의하겠다.
제가 한의약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한의계의 번영을 바라는 마음은 진심이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제 진심이 잘 전달됐으면 한다. 대한한의사협회 윤성찬 회장님을 비롯한 모든 한의사 회원들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