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서울특별시한의사회에서는 올해 서울시로부터 1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2024년 소방공무원 찾아가는 한의의료서비스 운영’ 사업을 진행한다. 본란에서는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김남혁 한의사로부터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 및 진료 현장에서의 소방공무원들의 반응, 향후 사업이 확대되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이번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이전에도 서울시한의사회에서 진행하는 교의사업에 참여하고 있었고, 현재도 그러고 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건 강의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면서, 보건의료로서의 한의약과 한의사의 역량을 보여주는데 큰 보람과 매력을 느끼게 됐다. 이런 취지에서 소방공무원들에게도 이같은 한의의료를 활용한 공공사업을 통해 한의약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사업에 참여해 보고 싶었다.”
Q. 현재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진행시 어려운 점은?
“현재 일주일에 5일을 네 개의 소방서와 서울소방본부를 방문하며, 소방공무원들로부터 수진 예약을 받아 예약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진료의 내용은 모든 건강 불편사항에 대한 일반진료로 진행되는데, 간단한 근골격계 질환에서부터 각종 정신과적인 불편, 계통별 문진까지 신경쓰고 있다. 더불어 수진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한의약 관련 사업들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어려운 점이 있다면 우선 사업이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참고할 만한 것들이 적었고, 스스로 거의 모든 진료시스템을 개발하고 적용해 가야만 했던 부분이다. 또한 진료 보조 없이 한의사 1인으로 접수, 진료 준비, 발침, 물리치료, 서류 업무, 사업 관리 등을 모두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1인 진료 시간이 많이 길어지고 신경 쓸 것도 많은 것 같다.
이와 함께 5개소의 순환근무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진료용품을 휴대하고 다녀야 하고, 진료실을 혼자 쓰는 것이 아니라 소방심리지원단과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예약 진료 전후로 진료 환경이나 의료용품 정비, 동선의 부적절에도 적잖은 시간이 소요가 되고 있다.
이밖에도 기존의 심리지원사업과는 달리 정착된 사업이 아닌 만큼 사업이 지속되려면 앞으로 그 효율성과 만족도를 증빙해야만 하는 중압감도 가지고 있다.”
Q. 한의진료를 경험한 소방공무원들의 반응은?
“예약제로 진행되는데, 예약이 비는 시간대가 거의 없다는 것이 호응도의 한 지표로 보여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진료가 만족스러웠는지 일주일 한 번의 진료 이외에도 추가로 진료를 받고 싶다 하면서 어디 한의원에서 근무하는지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 앞으로 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 보다 객관적으로 소방공무원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사업에 반영할 예정이다.”
Q.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한의약 진료의 강점은?
“의료용품에 대한 지원이 많지 않고, 복잡하고 큰 의료설비를 따로 둘 수 없는 상황임에도, 역시나 근골격계 환자가 가장 많은 상황에서 침구, 부항, 추나 등의 치료가 세밀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부분에 한의약이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Q. 사업이 보다 활성화 되기 위해 개선돼야 할 부분은?
“가장 본질적이면서 어려운 것은, 한의약과 한의학에 대한 오해와 협소한 인식, 그로부터 발생하는 진료 영역의 감소다. 간단하게 예를 들자면, 한의사에게 기대할 수 있는 진료의 수준과 범위가 근골격계 혹은 체질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한의계에 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교육계와 일선 임상계, 행정을 이끄는 협회가 모두 적극적인 개선이 아닌 개혁을 도모해야할 것이지만 사실 요원해 보이기만 한다.
이밖에는 보험 한약제제나 기타 의료용품 지원이 더 충분하다면 좋겠다 정도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절실하다고 느끼지는 않고 있다.”
Q. 이번 사업이 한의약 발전에 어떠한 도움이 될런지?
“개인적으로는 보편적이고 납득이 가능한 진료를 통해 소방공무원들에게나마 한의사 또한 여러 질환을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의료인이라는 인식을 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본 사업이 다른 공공기관이나 공공 분야에도 한의사들과 한의약이 곳곳에 뿌리내릴 수 있는 성공적인 근거이자 효시로써 작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Q. 그 외 하고 싶은 말은?
“아직은 사업이 완전히 자리잡힌 상태가 아닌 만큼, 본 공공사업에 대한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의견이나 격려, 의료용품 지원 등을 서울시한의사회를 통해 해준다면 사업이 보다 발전하고 확충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