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주 경희대 한의대 교수
[한의신문=주혜지 기자] 대한여한의사회가 6일 대한한의사회관 5층 대강당에서 개최한 2024년 대한여한의사회 진로멘토링 및 제5회 한의융합인재상 시상식에서 오현주 교수(경희대 한의대)가 영예의 한의융합인재상을 수상했다. 이에 본란에서는 오현주 교수의 수상 소감과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수상소감 부탁드린다.
A. 과분한 상을 받게 되어 감사하고 부끄럽다. 격려에 힘입어 한의계에 조금이나마 보탬 이 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 박사학위 지도교수님이신 이의주 교수님, 석사 학위 지도교수님이신 정완교 교수님,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사상체질의학교실 이준희 교수님, 황민우 교수님을 비롯하여 가르침과 도움 주신 여러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Q. 한의학이 아닌 보건학 석사를 취득한 이유는?
A. 어느 날 문득 진료실에 들어온 손님을 ‘환자’로서 마주하는 것과 ‘사람’으로서 마주하는 것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 생명을 다룰 수 있는 의료인이 되고자 하니 배움이 더 필요했는데, 이왕 시간을 들일 거라면 한의사로서의 직무에 얽매이지 않고 통합적으로 건강과 복지를 바라보는 시각을 경험하고 싶었다. 그래서 사상체질과 수련의로 근무하면서 보건학 석사 학위 과정에 진학하여 병원 수련과 학위 과정을 병행했다. 보건학 석사, 한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에는 제가 가진 한의학적 지식과 임상경험을 보건학적 지식 및 연구 방법론과 융합해 관심 분야인 만성질환 예방 관리 영역에서 다양한 연구주제로 풀어내고 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가 있다면?
A. 수련의로 근무하던 시절 처음 참여한 연구인 ‘한의학 기반, 한국인의 건강증진을 위한 예 방관리 사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당시 참여연구원으로서 미병 유형에 따른 임상 연구 및 증례 수집을 보조하는 단순한 역할을 했을 뿐이지만, 질병 전단계의 아건강인 데이터를 수집해 건강수준을 평가하고 유형화하는 일련의 과정에 참여하면서 점차 연구의 매력을 느꼈다. 이 연구 경험은 제가 보건대학원 진학을 결심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Q. 현재 최초 한의 원격의료 연구를 수행 중이다.
A. 체질 진료의 가장 기초 단계인 체질 진단을 실시간으로 원격협진하기 위해 필요한 구성 요소와 프로토콜을 결정해 원격협진 모델을 개발하고 임상현장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탐색하는 연구이다. 현재 모델 초안을 수립했고 비전문의들의 의견을 수집하여 모델을 보완한 후 임상 적용성 평가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 연구는 코로나 시대 이후 국내 원격진료의 제도적 활성화를 예상하고 합법적인 한의 원격의료 유형부터 기초 개념을 만들어가는 작업으로 시의성을 갖추었지만, 실용화 단계까지 넘어가려면 후속 실증 연구 및 데이터 수집이 필요하다.
추가로 일차의료 재택의료 시스템과 접목하는 방안도 탐색해보고 있다. 가야할 길이 멀지만 열심히 가보겠다.
Q. 청년정책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A. 보건학 공부도 하고 보건복지 관련 단체나 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청년정책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청년들이 신체 정신 사회적으로 건강하게 살기에 참 어려움이 많은 시대인데 기존의 청년정책이 청년들의 문제들을 해결하기에 부족한 점들이 보여, 직접 정책과정에 참여해보기로 했다. 한의사로서의 삶과 경험이 청년정책 관련 업무 시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Q. 앞으로의 연구 계획은?
A. 사상체질 이론을 현대의학적으로 재해석하는 연구를 해보고 싶다. 체질과 건강, 그리 고 인간성의 관계에 대한 경험을 다학제적 접근 방식으로 논증하고자 한다. 연구 설계부터 수행까지 아주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 우선은 할 수 있는 것부터 작은 발걸음을 내딛겠다.
Q. 한의신문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A.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니, 정말 힘든 순간 제게 다시 나아갈 힘을 준 건 그 어떤 약도 아닌 주변 사람들의 격려 한마디였다. 제게 연구와 진료는 모두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 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치료기술이 뛰어난 의료인이 되고도 싶고, 학문적으로 성취가 많은 연구자가 되고 싶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어렵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따스한 말 한마디를 건넬 줄 아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항상 스스로를 성찰하며 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