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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15일 (금)

“내과에서의 초음파 활용, 한의학 발전 및 혁명 앞당기는데 중요한 역할할 것”

“내과에서의 초음파 활용, 한의학 발전 및 혁명 앞당기는데 중요한 역할할 것”

한의약 안전성·유효성의 객관적 정보 제공…학술연구 진흥 및 발전에 큰 도약 기대
“작은 실천이 큰 생각보다 낫다”…이젠 한의학이 가진 잠재력 맘껏 발휘할 때
이제원 원장(대구광역시 비엠한방내과한의원)

이제원1.jpg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최근 ‘DB Academy’에서 진행한 복부초음파 핸즈온 실습에서 강연을 담당한 이제원 비엠한방내과한의원장으로부터 임상에서 초음파를 내과 질환에 적극 활용하게 된 계기 및 장점, 향후 전망 등을 들어봤다.

 

Q. 이번 강연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일단 ‘시작’에 중점을 두고, 온라인 교육 3시간·현장 교육 5시간 등 총 8시간의 짧은 강연을 통해 복부 초음파에 대한 회원들의 관심을 일으켜 보자는 것이 주된 목표였다. 흔히 “복부 초음파 너무 어렵다. 수가도 못 받는데 굳이 공부할 필요가 있나”하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하지만 초음파 기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복부 초음파는 꼭 공부해야 한다. 이는 학문적 호기심을 넘어 국민보건 향상과 건강한 생활 확보에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대 의료기기를 활용해 한의의료기관에 내원하는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진단 및 치료를 시행하는 것은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되는 일이다.”

 

Q. 내과 질환에서 초음파 활용의 장점은?

“내과 진료에서 중요한 것은 질환의 내면을 제대로 탐구하는 것으로, 초음파 기기는 혈액검사, 내시경검사, 방사선검사,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과 함께 질환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탐구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 중 하나다. 초음파 검사는 펄스-에코, 도플러 효과, 전단파 등을 이용해 방사선 검사나 MRI 검사에서 획득하기 어려운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시야각이 좁기는 하지만 좁은 부위를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내과 진료에서 초음파 기기 사용은 혈액검사 등 다른 도구들과 함께 한의학 이론을 통한 진단과 치료, 추적 검사에 신뢰성을 더해 주기 때문에 한의약의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객관적 자료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 자료를 통해 한의계는 국외 의료전문가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도 있을 것이며, 궁극적으로 한의약 학술연구 진흥 및 발전에 큰 도약을 만들어 낼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내과 질환에 대한 초음파 기기 활용은 한의학 발전, 한의학 혁명을 앞당기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Q. 임상에서 진단기기 및 검사법 활용하게 된 계기는?

“수련의로 임상 진료를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수련과정에서 진단 의료기기 활용법 및 검사법을 다양하게 습득할 수 있었는데, 수련의로 근무했던 대구한의대 부속 대구한방병원은 한의학 이론을 기반으로 한 현대 의료기기 활용을 적극 장려했다. 특히 젊은 교수님들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선·후배 의국원과 함께 수학하면서 진단기기 및 검사법을 활용할 수 있는 임상역량을 함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학부시절에는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는데, 수련과정은 한의사로서 나아가야할 방향을 명확하게 알려주었다.”

 

Q. 내과질환에 진단기기 활용의 초점을 맞춘 이유는?

“학부 시절부터 전문의자격을 취득한다면 전문과목을 표방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내과를 표방한 한의원을 개원했으며, 지금까지 내과 진료에 집중하고 있다.

개원 초 ‘국제 의료기기 병원설비 전시회(KIMES)’에서 유명 초음파 진단기기 업체의 부스를 방문했다가 ‘한의원에는 납품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후에 그 업체가 조용히 찾아와 연락처를 건넸고, 그렇게 초음파 진단기기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초음파 진단기기를 내과 진료에 활용하면서 환자의 상태, 즉 질환의 내면을 훨씬 더 정확하게 탐구할 수 있게 됐다. 초음파 검사는 실시간으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기에 검사 결과를 얻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혈액검사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또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 내가 치료할 수 있는 질환과 치료할 수 없는 질환을 조금 더 확실하게 감별해 낼 수 있게 됐다.


더불어 현대 의료기기를 활용하면 치료 과정과 결과를 수치화·정량화할 수 있어 한의약이 가진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현대 의료기기 활용은 환자의 주요한 임상 정보를 동료 한의사나 학생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학술연구 및 정보 전달, 교육에서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초음파 진단기기를 포함한 현대 의료기기는 질환의 내면을 탐구하고, 진단하고, 설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의료기기는 양의사들만의 전유물이 절대 아니다. 과학 발전의 산물로서 전 인류의 보건 향상과 건강을 위한 도구이기에 널리 활용돼야 하며, 한의사 역시 의료인으로서 이 도구를 적극 활용해 국민건강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한의학의 근간이 곧 내과학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러므로 한의사들은 혈액검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진단기기 역시 능숙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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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초음파 확산을 위해 필요한 부분은?

“가장 필요한 것은 ‘교육’이다. 특히 한의과대학 교육과정 속에 현대 의료기기에 관한 내용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포함돼야 하며, 이미 진료 현장에 나와 있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상대적으로 덜한 온라인 교육이 적극 활용될 필요가 있다.

수련의로 근무할 당시 개원하면 반드시 갖춰야겠다고 생각했던 진단 및 치료 도구는 혈액검사, 심전도검사, 혈맥을 통한 약물 처치(수액 처치)였다. 당시 이를 활용하고 있는 한의원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흐른 지금은 꽤 많은 한의의료기관에서 국민건강을 위해 이들을 활용하고 있으며, 지난 6월18일 대법원에서는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의료법 위반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최종 판결했다.


향후 10년은 지난 10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변해갈 것이다. 보건의료환경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도입되고, 이에 따라 의료패러다임은 더욱 급변할 것이다. 의료독점은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고, 학문의 경계는 훨씬 더 모호해질 것이다. 한의계가 이러한 기술 발전과 환경 변화에 잘 대응한다면, 이는 새로운 기회가 되어 ‘한의학 혁명’이라 일컬을 수 있을 만큼의 큰 도약이 가능할 것이다. 전체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을 가진 한의학은 복잡한 생명활동을 다루는데 매우 큰 강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마흔살이 되며 깨달은 것이 인생의 반환점인 마흔에 이르기까지 계속 받기만 하는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반환점을 돌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공유하고 나눠야겠다고 다짐했으며, 이번 강의는 이같은 다짐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였다.

강의를 준비하면서 복부 초음파 실습 프로토콜과 평가지를 개발했다. 이는 수강자의 임상역량 강화뿐 아니라 강사들의 역량 강화도 이뤄질 수 있도록 기획한 작은 시도였다. 이 작은 한 걸음이 한의계 내에서 훌륭한 복부 초음파 강사들이 많이 배출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좋을 것 같다.


나아가 더 많은 회원들이 현대 의료기기를 활용해 한의사로서, 의료인으로서 국민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지면이나 강의 등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 나의 다짐을 실천해 나갈 생각이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순환신경내과’라는 나의 세부전공에 맞춰 심장초음파, 혈관초음파 등을 공부 중이며, 이에 대한 자격 획득도 준비하고 있다.”

 

Q. 그 외 하고 싶은 말은?

“‘작은 실천이 큰 생각보다 낫다’라는 말처럼 어떤 일이든 실천 여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복부 초음파가 어렵다거나 필요 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일단 프로브를 잡고 사진기로 사진을 찍듯 복부 영상을 만들어 보자. 처음에는 완벽하지 않아도 계속 시도하고, 부족한 점은 공부해 보완하면 더 나은 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한의학 이론과 한의사의 역량에 대해 우리 스스로 한계를 두거나 제한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의학이론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변하고 발전하며, 한의학도 마찬가지다. 1880년대 독일에서 실험실 과학을 임상에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현대 내과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전까지는 전 세계적으로 중국과 인도의 의학지식이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고, 이는 불과 150년도 채 되지 않은 일이다.

  

현대 내과학이 그러했던 것처럼 혈액검사, 초음파 진단기기, 내시경검사, 방사선검사, MRI검사 등 현대 의료기기를 활용하는 것은 한의학에 큰 변화와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우리 스스로 한의학 이론과 한의사의 역량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면, 한의학은 가진 잠재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다. 한의학은 지금 큰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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