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겨레 선임연구원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
[한의신문=기강서 기자]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 임상연구지원국 배겨레 선임연구원이 최근 한국표준협회가 개최한 ‘R&D 표준연구성과 창출사례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본란에서는 배겨레 선임연구원을 만나 수상 소감 및 한의약 발전을 위한 R&D의 역할 등에 대해 들어봤다.
배겨레 선임연구원은 2014년 호주 시드니의 공공병원인 Royal North
Shore Hospital(로열 노스 쇼어 병원) Northern
Sydney Cancer Center(북시드니 암센터)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의학연구방법론을 깊이 있게
배우며, 체계적 문헌고찰을 수행하고, 설문연구에 참여했다. 한의학박사 학위와 한방내과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이후에는 암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로 근무하는 동시에, 개인연구자로서 여러 편의 논문을 작성했으며, 2022년 말부터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 임상연구지원국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편집자주>
Q. 최우수상을 수상한 소감은?
한의계 내부가 아닌 외부의 시각으로
봤을 때도 한의약 임상연구 데이터 표준화의 중요성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해 기쁘다. 공적 지원을 통해 도출된 연구데이터가 장기적으로 보건의료계와 국민에게 환원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한 점이 우수한 평가를 받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Q. ‘한의 임상연구 데이터의 표준화 사
례’를 소개한다면?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은 2020년부터 2029년까지 10년간 진행되는 보건복지부 한의약 분야 최대의 국가연구개발사업이다.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이하 사업단)은 연구개발 목표 중 하나인 ‘한의 임상연구 데이터 투명성 제고 및 공익적 목적의 데이터 확산·활용을
위한 운영체계 구축’을 달성하기 위해,
사업단 세부과제의 임상연구 개시 단계부터 종료까지 전주기에 걸쳐 데이터 표준화를 지원하고 있다.
사업단에서는 국제표준을 연계한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 임상연구데이터
표준화 가이드라인’을 출판해 제공하고,
이를 적용한 표준화 메타데이터가 탑재돼 있는 eCRF(전자증례기록지)를 지원
하고 있으며, R&D 지원을 받은 임상연구에서 가이드라인에 따라 필수변수·권고변수를 구성했는지 관리하고 있다.
또한 향후 표준화된 임상연구 데이터를 2차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의약은 대사질환·퇴행성 질환·암 관련 증상 등 만성질환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다른 의
료 빅데이터와 결합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Q. 개인연구자일 때와 차이점이 있다면?
현재 사업단 세부과제를 기획·관리하고 임상연구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개인연구자로 연구를 할 때는 내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연구 주제를 선택하고 국제
학술지에 게재하는 전략에만 집중했다.
반면, 사업단에서 연구지원 업무를 하면서는 한의의료기술의 제도화 진입을
위한 각 단계에서 요구되는 특정 연구 설계가 있고, 연구를 개시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하는 여러 규제가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한의계의 보장성
강화를 위한 근거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다년간에 걸친 추진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향후 활동 및 연구 계획은?
한의 임상연구 데이터의 2차 활용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고자 한다. 또 사업단 연구지원 경험을
수년 더 축적한 이후에는 한의약 의료서비스 보장성 강화를 위한 단계별 연구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할 것
이다.
Q. 한의약 발전을 위한 R&D의 역할은?
한의약 학계와 산업계에는 구조적 특징으로 인해 공적 지원이 필요하다. 한의의료기술의 제도화 진입을 위한 근거는
대부분 R&D 지원을 통해 국내에서 수행
된 연구에서 도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보완대체의학 활용에 대한
요구로 미국·유럽·호주 등에서도 수준
높은 한의학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으나,
국내 보건정책 의사결정 과정에서 요구되는 연구로써는 국외 연구가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느 한의
의료기술이 신의료기술 평가를 받을 때,
문헌고찰에 포함되는 개별 연구는 국내
한의계 연구진이 수행해 출판한 논문이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또한 한의 산업계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연구 수행시 기관 부담 연구개발비 규모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근거
중심의 한의학 의료서비스 표준화·과학화를 위해서는 R&D 지원이 필수적이다.
국제·국내 정세에 발맞춰 빅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R&D 지원을
통한 전문기관의 연구 데이터 활용·확산
체계 운영이 필요하다. 지난 2021년 1월
OECD 이사회가 개정·채택한 ‘공적 자금을 통해 도출된 연구 데이터의 접근에
대한 의회 권고안(Recommendation of
the Council concerning Access to
Research Data from Public Funding)’
에서는 연구데이터에 대한 접근은 과학적 연구 결과가 재생산되도록 하고, 자원의 효율성 및 연구의 투명성·책임 등을 향상시켜 다시 연구에 공적 지원이 투입되는 선순환 데이터 생태계 구축까지
이어진다고 밝힌 바 있다.
단일연구와 단기간연구로는 근거 도출이 제한되던 연구 영역에서도 표준화
된 한의임상연구 데이터의 2차 활용을
통해 타당도 높은 근거가 제시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금 얻을 수 있는 가시적 성과가 아님에도 미래에 ‘있을 수도 있는’, ‘누군가의’
데이터 활용을 위해 노력하는 세부과제
연구진들께 감사드린다. 이준혁 사업단장님께서는 사업단 운영과 한의계 과학적 연구 지원을 위해 대내외적으로 늘 바삐 노력하고 계신다. 또한 사업단 구성
원이 개별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조언해
주셔서 구성원으로서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박민정 전 사업단장님께서 임상연구데이터 표준화 기틀을 마련하신
덕택에 사업단 연구데이터 표준화 실적을 R&D표준연구성과 창출 사례로 제시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항상 똘똘 뭉쳐서 연구 지원을 위해 애쓰는 우리 사업단 임상연구지원국 선생님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