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강환웅 기자] 국제적으로 가장 공신력 있는 초음파 자격 중 하나인 근골격계 초음파 진단 자격인 ‘RMSK’를 취득한 한의사 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 본란에서는 ‘소노하니(sonohani.com)’ 온·오프라인 강의를 통해 초음파 진단 자격자를 양성해 오고 있는 오명진 교수(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로부터 ‘RMSK’에 대한 설명과 취득과정 및 향후 한의계가 해야 할 일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Q. 미국의료초음파사란 무엇인지?
“미국의료초음파사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시작돼 전세계적으로 공인된 초음파 진단 자격으로, 미국진단초음파협회(American Registry for Diagnostic Medical Sonography·이하 ARDMS)라는 명칭으로 알려져 있다. 일정 기간 이상 기자격자가 진행하는 교육을 받아야 시험의 응시조건이 되며, 시험을 통과한 후 자격이 부여되므로 단순히 강의 등을 수료해서 받는 자격과는 취득의 난이도가 많이 높은 편이다. 초음파 진단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환자 스캔 경험이 합격의 관건이 되며, 자격자는 초음파 진단의 전문가로 인정받게 된다. 전체 분야를 합하면 전세계에 약 13만명 정도의 자격자가 있다.”
Q. ARDMS의 초음파 자격은 어떤 분야가 있는지?
“ARDMS에는 △복부초음파(AB) △유방초음파(BR) △산부인과초음파(OB/GYN) △심장초음파(CS) △혈관초음파(VT) △근골격계초음파(MSKS) 자격이 있고, 의사(Medical Doctor)만 응시할 수 있는 미국의사인증및진흥협회(Alliance for Physician Certification & Advancement·이하 APCA) 자격으로는 근골격계초음파(MSK), 혈관중재초음파(PVI) 등 여러 자격이 있다.
과거에는 ARDMS에서 모든 의료인에게 단일 기관의 자격을 부여했지만, 현재는 APCA라는 의사에게만 부여하는 자격의 관리 기관을 따로 분리해 두 개의 기관으로 자격을 관리하고 있다. 의사는 APCA, ARDMS의 자격을 모두 응시할 수 있지만 의사 이외의 의료종사자는 ARDMS의 자격만 응시 가능하다.”
Q. 한의사 자격자가 많은 RMSK 자격은 어떤 분야인지?
“RMSK(Registered in Musculoskeletal sonography)는 초음파를 통한 근골격계 구조의 진단과 더불어 중재시술에 관한 부분까지 다루고 있는 자격이다. 중재 시술은 한의학에서는 침술, 약침술, 도침술 등을 초음파 유도하에 시술하는 방법이다. 이는 의사의 고유권한인 침습적 치료에 해당하므로 의사만이 응시하고 취득할 수 있는 자격이 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의 의사들 사이에서도 근골격계 초음파의 전문가로 인정해주는 자격이다. 현재 검색되는 active한 RMSK 자격자는 전세계 1500명 정도이고, 그 중 대부분이 한의사다.”
Q. 한의사가 RMSK에 응시할 수 있는 의사자격으로 인정받게 된 과정은?
“2015년 초음파 자격에 관심을 가지고 APCA에 문의한 결과 한의사는 의사(MD)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아 어쩔 수 없이 ARDMS에서 복부, 근골격(MSKS), 혈관초음파 자격을 차례로 취득했다. 한의과대학이 WDMS(세계의과대학목록)에 등재되지 않아 생긴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후 2018년까지 지속적으로 APCA에 질의를 보냈다. 첫째, 한의사는 의료법상 의사, 치과의사와 함께 의료인으로 정의되어 있다. 둘째, 의사와 동등하게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고 국가 건강보험에 동일한 적용을 받고 있다. 셋째, OECD에 의사인력을 보고할 때 한의사가 포함된다. 넷째, 한의사의 주된 치료법이 초음파를 이용한 침·약침·도침이고, 이미 초음파를 이용한 중재 시술을 폭넓게 시행하고 있다. 다섯째, 한의과대학 교육과정을 첨부해 교육수준이 양방의과대학과 다른 점이 없다는 점 등을 지속적으로 질의한 결과 2018년 한의사가 의사자격으로 RMSK에 응시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ARDMS의 근골격계 자격인 RMSKS가 있었음에도 다시 APCA의 RMSK에 응시해서 두 자격을 모두 보유한 이유이기도 하다.
2018년부터 오프라인 강의와 동영상 강의인 ‘소노하니’를 통한 지속적인 강의와 자격취득 지원을 지속해 왔고, 높은 관심 덕분에 1000명 이상의 한의사 RMSK 자격자가 배출됐다. 또한 복부초음파에 대한 강의도 지속해 복부초음파 자격자는 60여명에 이르고 있다.”
Q. 한의사로서 자격을 취득할 경우 장점은?
“초음파 진단은 환자와 마주해 시행되기 때문에 병변에 대한 진단과 시술을 즉각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초음파로 보는 병변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한 진단이다. 시험이라는 과정을 준비하면서 초음파로 빈번하게 볼 수 있는 구조나 병변에 편협되지 않고 폭넓은 내용을 공부하게 되므로 다양한 병변에 대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시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자격이니 만큼 취득한 회원들의 성취감과 자부심도 높은 편이다.”
Q. 초음파 진단이 한의계에 뿌리내리기 위해 앞으로 해야할 일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초음파 강의를 지속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노하니를 통한 온라인 강의와 더불어 대한한의영상학회의 오프라인 강의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한의사 개개인의 초음파에 대한 역량을 키워가면 한의계 전체의 역량도 당연히 커질 것이다.
그동안 배출된 자격자에 대한 관리도 해야 할 몫이다. ‘한의초음파연구회’는 자격자의 교육활동을 위한 모임으로, 자격을 취득한 것에 머무르지 않고 교육과 연구를 지속하는 목적으로 설립된 바 있다.
지속적인 교육과 연구를 권고하는 의미로 APCA에서는 보수교육을 통한 평점(CME) 관리를 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 APCA에서 한의사의 CME 교육기관으로 소노하니를 지정하기 위한 요청이 있어 협의 중에 있다.
한의영상학회의 일원으로서 학회의 연구 활동을 위한 학술지의 발전에도 힘을 써야 한다. 가시적인 역량은 당연히 논문을 통해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의영상학회지가 좋은 저널로 정착되도록 돕는 일도 중요한 일로 생각한다.”
Q. 그 외 하고 싶은 말은?
“2022년 초음파 진단기기의 한의사 사용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 이전부터 초음파 진단을 한의계에 뿌리내리기 위해 한의계의 많은 이들이 노력해 왔다. 그 주인공들은 한의영상학회 구성원들과 대학 교육에 앞장서 주시는 교수님들과 더불어 초음파에 관심을 갖고 있는 모든 한의사 회원들이다. 2024년 올해는 한의계에 초음파가 더욱 뿌리를 내리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