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응급환자 사망을 줄이기 위한 응급 의료체계 리폼 국회 토론회
[한의신문=윤영혜 기자]당직 표에는 올라와 있지만 실제 환자를 보지 않는 의사가 많은 응급실 구조 등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지난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중증응급환자 사망을 줄이기 위한 응급 의료체계 리폼 국회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응급실에서 발생하는 중증응급환자의 높은 전원이라는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응급의료 전달체계 문제점과 개선 방향’으로 발제를 맡은 김윤 서울대학교 의료관리학교실 교수에 따르면 응급환자의 경우 전원으로 인해 사망위험이 3배가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원으로 인한 이송 지연 시간은 평균 3시간으로 조사됐으며 이 떄문에 골든타임 내 치료를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중증응급환자 전원율은 평균 6.9%로 미국의 약 20배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신속한 수술이 필요한 28개 중증응급질환에서 전원율이 더 높게 나타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교수는 높은 전원율의 구조적 원인으로 △작동하지 않는 당직체계 △과도한 전문화와 낮은 책임성 △응급센터의 인력 부족 △중증응급환자의 부적절한 전원을 꼽았다.
그는 “중증 환자의 전원은 한국의 고질적 문제로 사망률을 높이는 만큼 최소화해야 한다”며 “당직 서는 의사가 중증 환자를 볼 수 있도록 체계가 만들어져야 하지만 잘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직 표에는 올라와 있지만 환자를 보지 않는 의사가 상당수라는 것.
전문과목별 세부 전문화와 관련해서는 “예컨대 정형외과의 경우 팔, 다리, 척추 등 따로 수술을 하다 보니 세부 분야별로 당직을 서지 않는 이상 그날 온 환자를 한명의 전문의가 다 보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전문 분야별로 세분화가 과도한 당직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배장환 충북대 심혈관센터 교수는 24시간 응급의료를 표방하면서도 실제 응급 환자 치료를 제대로 못하는 의료기관을 정리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24시간 운영만 할 뿐 실제 제대로 된 인력과 장비를 갖추지 못하다보니 구급차가 환자를 이송해도 치료를 제대로 못하게 되고 이 때문에 전원율이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배 교수는 “인력과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낮에만 응급진료를 하게 하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119 구급대가 응급환자 치료를 하지도 못하는 병원에 환자를 이송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해결책으로 “지역 내 응급진료를 하는 6개 병원이 있고 이들 병원마다 응급의료를 위한 의사가 있는 것은 소비적”이라며 “6개 병원 중 한 곳을 거점으로 둬 중증환자를 진료하게 하고 나머지 5개 병원이 돌아가면서 경증환자를 보는 시스템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응급환자의 전원 문제 발생과 관련해 “외래입원환자에 비해 응급환자는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병원장 입장에서 응급환자 몇 명 치료하기 위해 의사를 배치하는 것보다 의사 한명을 외래에 배치해 200명 외래환자 진료하는 게 낫기 때문에 자원을 효율적으로 쓰는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윤 센터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 중환자 수가나 수술 수가 가산을 검토해야 한다”며 “이런 방안이 시행된다면 의료기관이 응급의료기관 지정에 더욱 적극적으로 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재찬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은 “응급의료가 나아갈갈 길은 멀지만 10년 전과 응급실은 분명 많이 달라졌다”며 “최근 응급의료와 관련한 3차 계획 발표됐는데 시행계획을 만들면서 보다 구체화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