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 예상 의료인력 적극적 활용해야
인력확보 위한 수가개선 및 재정지원
정부, 보건의료인력지원특별법 마련 적극 지원
보건의료인력문제 해결을 위한 입법과제 대토론회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우리나라 의사 수는 인구 천명당 2.3명으로 OECD에서 가장 적고 간호 인력 또한 인구 천명당 6.8명으로 OECD 평균에 턱없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일선 보건의료 현장에서는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보건의료 인력 이탈이 반복되고 있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보건의료인력 수급을 지원하고 보건의료인력의 근무환경 개선 및 복지향상과 우수 인력 양성 등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적 제고 및 국민 건강증진에 이바지 하는 것을 목적으로 지난 28일 태영건설 T아트홀에서 보건의료인력 문제 해결을 위한 입법과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보건의료인력지원법 제정과 향후 입법과제’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보건의료인력지원법과 향후 과제’에 대해 발표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정재수 정책실장에 따르면 보건의료인력의 법정 정원을 규제함에 있어 일정한 외래 및 입원 환자수를 의료인 산정기준으로 설정함은 우리 의료법 제정 시 일본의 의료법을 인용한 결과다.
하지만 일본은 법 제정 이후 의료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이 산정기준을 개선해 왔으나 우리나라 의료법은 몇십년 째 이 기준을 고수해 오고 있는 만큼 시대의 변화에 따른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하다.
또한 다가오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서는 대상과 범위가 기존의 일부 의료기관과 일부 전문직 의료직에 국한된 채 법적 인력 기준도 불명확하고 어길 시 강제처벌조항도 없는 기존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의 정부 구조와 현행의 법제도 조건에서는 곧바로 인력법 개정안과 직종별 인력확보 기준을 제기해 해결하기에는 한계와 어려움이 있어 곧바로 인력 관련 법 개정으로 나아가기 보다 환자안전과 의료 질 향상, 고령사회 대비를 위해 의료기관에서 보건의료인력 확보, 유지, 관리, 노동조건 개선, 복지향상에 관한 종합적인 내용을 담고 이쓴 인력 정책을 마련할 수 있는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기본법과 같은 ‘보건의료인력지원특별법’ 제정이 우선 요구된다.
‘보건의료인력지원특별법’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김용익 의원 및 박원석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으로 20대 국회에서는 같은 내용으로 정춘숙 의원과 윤소하 의원이 각각 발의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최근까지 법 통과 및 조문 협의를 위해 보건복지부, 국회 윤소하 의원실, 정춘숙 의원실, 대한간호협회가 참가하는 실무논의 및 조문협의를 지속해 왔으며 9월 법안명칭을 최종 확정하고 실무협의를 종료해 확정된 조문을 바탕으로 별도의 법안발의가 지난 10월 11일 이뤄진 상태다.
‘보건의료인력지원특별법’에서는 보건의료인력 지원에 대한 국가의 책무를 분명히 하고 보건복지부장관은 5년마다 보건의료인력 종합계획의 수립 및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했으며 보건의료인력 수급 지원 및 개선에 필요한 종합적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3년마다 조사결과를 공표하도록 규정했다.
또 보건의료인력에 관한 주요 시책을 심의하기 위한 ‘보건의료인력 정책심의위원회’를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했으며 보건복지부장관은 보건의료인력의 관리 및 실태파악 등을 위해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정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보건의료인력 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보건의료인력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정 실장은 보건의료인력지원특별법은 ‘보건의료인력 기준법’ 제정을 위한 전단계로 보건의료인력지원특별법이 제정되면 6개월(또는 1년) 내에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만들어 법상 존재하는 보건의료인력심의위원회를 설치, 구성해 보건의료인력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이후 보건의료 인력기준 제정, 의료기관평가인증 통과를 위한 적정인력 기준 수립, 인력 수가 제도화, 인력 소요재정 확보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의료인력 문제의 핵심은 배분의 불균형에 있다고 지적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전문과목 불균형은 권역별 수요 기반 전문센터를 지정해 운영하되 지원 기피 과목을 대상으로 공중보건장학제도를 활용해 전문센터 일정기간 근무하도록 하는 한편 병원간 기능을 분화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조언했다.
지리적 불균형은 취약지 거점병원을 지정, 육성하고 국립대병원과 지역거점병원 협력체계를 통해 전공의를 파견해 수련하고 국립대병원에서 취약지 거점병원에 인력을 파견해 해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함께 김 교수는 사회적 요구도가 높은 세부전문의제도로 전공의 수련체계 개편과 일차의료 기본 수련을 한 후에 독립적인 진료와 처방 허용 및 응급실 근무는 전공의 3년차 및 4년차에 한정할 것 등을 제언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과거 급성병 중심시대에서 만성‧예방 중심으로 의료수요가 변화하고 있는 상황을 강조한 대한한의사협회 김경호 부회장은 “직종 간 벽이 너무나 강해 의료인력의 적절한 배분과 교류에 장애가 되고 있다”며 “지역 커뮤니티케어에서 조만간 공급과잉의 우려가 있는 직종의 인력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만성병 중심 사회에 맞는 의료인력 배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의료전달체계에서 1차의료가 강화되면 의료인력 재배치로 급성병 중심체계에 의한 의료인력 불균형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의의료는 1차의료기관이 98%로서 1차의료 활성화‧확대에 적합한 만큼 의료기술의 발전과 통합이라는 시대적 상황에 맞도록 1차의료에 적합한 질병을 담당할 수 있는 시스템 강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공공의료의 책임성 확보를 위한 보건의료인력 수급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 지역공공의료 활성화 및 국민의 의료접근성 보장을 위해 보건소 등의 보건의료 기관에 한의사 배치의 현실화와 감염병 확산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종별 전문의료인(역학조사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한병원협회 김병관 미래정책부위원장은 “보건의료인력의 원활한 수급을 위한 재정 지원과 의료수가 개선에 대한 내용이 없다.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책 없이 의무만을 부여해 인력수급과 근무환경을 개선하려 한다면 그 정책은 분명히 실패할 것”이라며 인력확보를 위한 수가개선 및 재정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보건복지부 곽순헌 의료자원정책과장은 “부처들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은 삭제하고 실질적인 내용으로 재구성되면서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추진하기로 내부 의견이 정리됐다”며 “법적 기반이 마련되면 보건의료인력의 체계적 수급관리와 인력 양성, 근로환경 개선 정책의 토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곽 과장은 “담당하는 부처의 중복 문제와 보건의료인력원 설치에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는 곳도 있어 법안 심의 과정에서 잘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