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강환웅 기자] 대한한의사협회(회장 홍주의·한의협)가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의사들의 코로나19정보관리시스템 접속을 차단한 방역당국의 행위는 명백한 잘못이라는 법원 판결에 대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의료인으로서 책무를 다하려는 한의사들의 손을 들어준 정의롭고 당연한 판결”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의계는 2020년 2월경부터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 급속도로 퍼지자 정부 및 지방자체단체의 방역지침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정부의 방침 아래 수십명의 한의사들이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 업무 및 역학조사관 업무를 수행해 왔다.
2021년 말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팬데믹 상황이 발생하자 정부는 호흡기진료기관 외에 다른 의료기관에서도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를 시행할 수 있도록 방역지침을 변경했고, 한의사도 당연히 이 지침에 따라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해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정보관리시스템’을 통해 감염환자를 신고했다. 그러나 이같은 한의사들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시행에 양방측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반발했고, 2022년 4월에는 정부가 아무런 사전 통보나 설명 없이 갑작스럽게 한의사의 코로나19정보관리시스템 접속을 막아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한의계는 질병관리청을 상대로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관련 행정소송(코로나19정보관리시스템 사용권한승인신청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며, 서울행정법원은 23일 1심 판결에서 한의계의 승소판결을 내렸다.
한의협은 “현행 감염병예방법 제11조 제1항과 제3항에서는 감염병환자를 진단한 의료인에게 신고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제11조 제6항 및 동법 시행규칙 제6조에 의하면 감염병 진단 사실을 신고하려는 한의사와 의사, 치과의사, 의료기관의 장은 신고서를 질병관리청장에게 정보시스템을 통해 제출해야 한다”면서 “애초에 질병관리청이 한의사들의 코로나19정보관리시스템 사용권한 승인 신청을 거부한 것은 감염병예방법 위반과 사전통지를 무시한 절차적 하자가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양방에서 한의사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한의계를 악의적으로 폄훼하려는 허무맹랑한 궤변에 불과하다”면서 “이미 한의사들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보다 고난이도 의료기술인 ’비위관삽관술‘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이를 실무에서 이행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되기 시작한 때부터 선별진료소에서 인두도말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업무를 수행했고, 전라북도 등 지자체에서는 한의사를 검체 채취 업무에 투입하라는 공문을 관할 시·군에 전달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의협은 “앞으로도 한의사의 의권을 훼손하고 정당한 진료행위를 방해해 국민건강이 위협받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법적 조치를 포함한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임을 천명한다”며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재난사태 발생시는 물론 평상시에도 체외진단키트 등을 적극 활용해 감염병 진단과 신고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