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방부인과학회(회장 이진무)는 29일 경희의료원 의생명연구동 제1세미나실에서 ‘초음파를 활용한 부인과 질환’을 주제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 한의부인과 진료에서 초음파 진단기기를 활용한 본격적인 임상 실전 교육에 나섰다.
이진무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한의사들의 초음파진단기기 사용에 대한 합법 결정으로 실질적 활용의 필요성이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한의부인과 질환 진단과 치료에 있어 초음파진단기기의 활용은 필수 요소”라면서 “초음파 진단의 개론·실습에서 여성의 월경통 진단 및 첩약 투여까지 임상 실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폭넓게 준비한 만큼 알찬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자궁·난소의 초음파 진단 및 실습(송한덕 경희한송한의원장) △월경통 첩약투여 전향적 관찰 연구(김동일 동국대 한의과대학 교수) △팬텀을 활용한 부인과 초음파 OSCE(양승정 동신대 한의과대학 교수) 등의 발표가 있었다.
특히 송한덕 원장은 초음파진단기기에 대해 “2차원 단면상으로, 의료인의 탐촉자(Probe) 방향에 따라 원하는 모든 방향에서 진단이 가능하며, CT 및 MRI와 달리 인체의 움직임을 볼 수 있는 영상 진단기기”라고 소개했다.
송 원장에 따르면 초음파 진단에서 ‘에코’는 탐촉자를 검사 부위에 밀착시켜 보낸 초음파가 반사돼 돌아오는 반향으로, 에코강도(echogenicity)에는 △무에코(Anechoic) △저에코(Hypo echo) △동등에코(Iso echo) △고에코(Hyper echo)가 있으며, 공기·지방·뼈 등은 검사 상 장애요인으로 초음파가 잘 투과하지 못하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진단 시 ‘횡단 스캔(Transverse Scan)’의 경우 실제 환자와 화상의 좌우·상하가 반대이며, ‘종단 스캔(Longitudinal Scan)’의 경우에는 환자 상부 장기가 화상 좌측에, 하부 장기가 우측에 위치하고, 복부 측이 화상의 상측에, 배(背)측이 하측에 위치하므로 이상 부위 판독 시 방향 및 위치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송 원장은 “초음파진단기기는 탐촉자의 제한된 시야(2차원적 단면상)로 인체의 입체공간을 관찰하는 것이기 때문에 검사자는 원리의 충분한 이해와 기교를 능숙하게 익혀 판독에 한치의 오류도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원장은 이어 “한의부인과 진료에서 초음파진단은 통증으로는 발견되지 않는 중증 병변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으므로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기술”이라면서 “한의원에서 활발히 활용한다면 의료진과 환자 간의 신뢰 구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김동일 교수는 동국대 일산한방병원에서 진행한 월경통 대상 첩약의 효과성(유효성)과 투여되는 첩약의 임상적 안전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전향적 연구를 통해 참여기관 10개소(첩약건보 급여 청구 한의원 5곳, 비청구 한의원 4곳·한방병원 1곳) 참여자 140명(첩약보험 환자 63명, 일반 환자 72명 등)을 대상으로, 두 환자군을 비교한 결과를 설명했다.
성향 분석 결과에 따르면 첩약보험 환자군에서 월경통 통증 강도(NRS)가 2·3차 방문 시 일반 환자군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했으며, 월경통 지속시간과 진통제 복용량 또한 치료 기간에 따라 첩약보험 환자군에서 더욱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중재별(첩약 단독군, 첩약·기타 중재 병행군, 기타 제제 투여군) 분석에서는 통증의 위증도가 높았던 첩약단독 투여군이 기타 제제 투여군에 비해 통증 강도 개선과 치료 만족도에서 더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으며, 이상반응 분석에선 총 14건 중 9건에서 약물과의 인과관계가 의심됐으나 특별한 치료 없이 대부분 회복돼 안전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첩약 사용 분석에선 전체 첩약 총 21종 중 △현부이경탕 △계지복령환 △소복축어탕 △당귀작약산 △가미소요산이 고빈도로 사용됐으며, 이 중 현부이경탕은 가장 고빈도로 사용, 통증을 감소시켜 월경통의 우선적인 표준처방으로 고려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가 첩약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객관적인 모니터링을 할 수 있었기에 월경통 첩약건보 시범사업의 효과성을 추정하는 연구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승정 교수는 최근 한의대에서 IT 환자 모형을 활용한 한의부인과 초음파 임상실습교육 사례를 발표했다. 이와 관련 양 교수는 ‘팬텀(초음파 인체모형)’을 통한 시스템 원리와 여성 신체 구조와 자궁근종, 자궁 외 임신 등 병리적 상태에 대한 각종 스캔법을 소개했으며, 기기 메뉴 중 ‘Freeze’ 기능을 이용해 초음파 사진을 저장하고, ‘Comment’·‘Messure’ 기능을 이용해 자궁근종의 크기와 자궁 외 임신 위치를 기록하도록 권고했다.
특히 양 교수는 ’20~21년 동신대 한의대 초음파 교육 이수 학생 총 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의부인과 임상실습교육에서 초음파 팬텀의 활용과 효과’ 연구결과도 발표했다.
양 교수는 “연구결과 초음파 사용, 영상 분석 난이도, 컴퓨터 사용 기능에서 연도별 학생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했으므로, 초음파진단기기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수련해 능숙하게 활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