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MZ세대는 전체 인구 중 약 34%를 차지, 경제활동인구로만 보면 60%를 넘어섭니다. 한의계에서도 MZ세대들이 진출해 다양한 트랜드를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이에 본지에서는 ‘젊터뷰’ 시리즈를 기획, 사회 곳곳에서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는 MZ세대 한의사·한의대생들을 만나 각자가 가진 이야기들을 들어볼까 합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경희의료원 동서건강증진센터 임상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오현주 한의사다. 경희대학교에서 한의학, 서울대학교에서 보건정책을 공부했다. 본업과 더불어 사상체질의학회 총무이사, 청년정책조정위원회(이하 청조위) 민간위원, 대한한의사협회 소아청소년위원회 자문위원 등 다양한 직무를 병행하고 있다.
Q. 청조위 민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청조위는 청년정책을 심의·조정하는 기관으로 국무조정실 소속 중앙 청조위와 전국 17개 시도 소속 지방 청조위로 구성돼 있다.
특히 지금 활동 중인 중앙 청조위는 중앙부처에서 추진‧운영하는 청년정책 세부사항을 상시 점검하고, 청년정책 기본계획 및 관련 제도의 개선방안을 검토·심의한다. 때로는 청년정책과 관련된 관계 부처 회의, 대국민 간담회, 토론회, 기념식, 기타 행사 업무에 관여하기도 한다. 활동량이 많은 곳이라 구성원으로서 1인분의 몫을 다하고자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참여하고 있다.
Q. 어떤 계기로 청조위에서 활동하게 됐는가?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그저 사회에 대한 작은 관심에서 시작된 일이다. 평소 보건복지 정책 개발에 관심이 많아 학문적 배경지식도 쌓고 사회활동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청년정책을 자주 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청년정책에 대해 시야가 넓어질수록 고치면 더 좋아질 부분들이 점점 더 많이 보였다.
청년정책이 청년들의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해 청년들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세대 초월적이고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작동하려면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많이 고민하고, 내 생각을 담당부처에 전달해서 실현시키고자 방법을 강구했다. 그러던 중 마침 청조위 민간위원을 공개 모집하는 공고를 접하고 지원, 합격해 2년간 청조위 위원으로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Q. 한의사 경력이 청조위 활동에 도움이 되고 있는가?
청조위는 보건의료 정책만 집중적으로 다루는 위원회는 아니기 때문에 한의사라는 직업이 청조위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다만 한의사로서의 삶과 경험은 청조위 위원으로서 필요한 역량을 발휘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평소 임상 한의사로서 환자 중심의 의료에 집중했던 경험이, 청조위에서 정책 관련 업무를 담당할 때는 사람 중심으로 정책을 살피는 통찰력을 기르는데 보탬이 됐다. 또 종합병원의 한의사로서 그간 꾸준히 쌓아온 연구 경험 덕분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청년정책들의 핵심 요소를 신속히 파악하고 유기적으로 연결하는데 필요한 기초소양을 조금이라도 더 갖출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Q. 청조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뜻깊었던 일은?
중앙 청조위에는 현재 주거, 일자리, 교육, 복지문화, 참여의 5개 분과가 있다. 이 중 저는 복지문화분과장으로서 보건복지‧문화예술 분야 청년정책 심의를 총괄하고 있다. 저희 분과는 올해 초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심의하면서 가족돌봄청년, 고립‧은둔청년, 자립은둔청년 등 취약계층 청년정책의 정책 간 불균형을 우려해 관계부처에 보완 의견을 한가득 전달했다. 이 의견들은 차근차근 정책에 반영되는 중이다. 이 과정을 겪으면서, 꼭 진료나 연구가 아니어도 한의사로서 가진 식견을 활용해 국민 보건에 기여하는 방법은 참 다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또 지난 9월 부산에서 개최된 2023년 청년의 날 행사의 기획 TF에 팀원으로 참여해 대통령실, 국무조정실, 관계부처, 부산시 및 행사업체 관계자들과 함께 몇 달간 행사를 준비했다.
대통령께서 직접 참석하시는 큰 행사였다. 무더운 여름에 서울, 세종, 부산을 번갈아 다니느라 몸은 힘들었지만 국가 행사에 처음 관여하면서 다양한 일들을 겪고 배우며 즐거웠던 기억이 가득하다. 행사 당일 얼마나 후련했는지 모른다.
Q. 앞으로의 목표나 각오가 있다면?
청조위 위원으로서 ‘청년’에 집중하되 매몰되지 않겠다. 청년이라는 지위는 한시적일뿐 영원하지 않다. 누구나 청년이었던 시절이 있고, 언젠가는 청년이 아니게 된다. 청년정책뿐 아니라 세대 간 상생 정책 구현에도 열정적으로 임하겠다. 청년정책 중에서는 특히 취약계층 청년 관련 정책을 세심하게 살피고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거듭날 수 있게 힘쓰겠다. 취약계층 청년들이 삶에 희망을 가지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
Q.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여러분은 한의사로 살아오는 동안 생각지도 못한 역량과 재능을 키워왔을지 모른다. 어떤 일이든 해보고 싶은 일이 있으면 꼭 도전하는 걸 추천한다. 분명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가능성을 믿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