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02 (월)
[편집자주]
자생한방병원과 미국 미시건주립대학교가 최근 ‘2023 자생국제학술대회’를 개최, 세계적인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통합의학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향후 발전방안을 모색했다. 본란에서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침감의 주요 감각적 특성: 청룡파마에 대한 RCT’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던 크리스토퍼 자블라브스키 호주 시드니공과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로부터 통합의학의 장점,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 등에 대해 들어본다.
Q. 통합의학의 장점은?
“통합의학이란 훨씬 우수한 치료 결과를 얻기 위해 동·서양의학의 핵심을 결합해 서로를 보완하는 의학이라고 생각한다. 제 경우에는 동양의학적 지식을 갖고 있음과 동시에 서양의학 교육을 받은 물리치료사로, 양방적인 치료 관점에서 신체를 이해하고 환자를 치료하지만 동양의학적 치료법도 자주 활용하고 있다.
전침 치료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데, 전침을 활용한 특정한 주파수가 통증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임이 연구로 확인됐기 때문에 자주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두 관점은 상호 보완적이며, 통합의학은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미래의 의학 교육에서는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이 더욱 조화롭게 결합돼 임상 진료에 더욱 큰 영향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Q.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가장 관심이 갔던 한의 치료법은?
“약침에 대한 개념은 이전부터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 구체적인 제조법은 알지 못하고 있었기에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내용을 매우 흥미롭게 들었다. 약침 치료는 주사기를 사용하는 서양의학적인 측면과 한의학의 경혈과 한약재의 화학적 효과를 결합한 한·양방 통합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통합치료의 새로운 진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중국에도 유사한 치료가 있지만 한국의 약침 치료기술 수준은 훨씬 높은 것 같다.
또한 우리는 허리 통증이 꼭 물리·역학적인 원인으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신경에 가해진 물리적 압력에 더해 염증 상태가 더해진 것이라 볼 수 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약침의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약침치료, 추나요법 등의 결합을 통해 급성 통증과 만성 통증의 전인적인 치료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통합의학 발전을 위해 개선돼야 하는 부분은?
“한의학 등 전통의학을 배척하는 서양의학 전문가들이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양쪽의 의료진이 더욱 많은 대화와 교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환자를 치료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환자를 건강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의학이나 양의학 중 어떤 치료법을 선택하느냐보다는 환자의 상황을 고려해 환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의료진들은 효과가 증명된 치료법들을 두루 익히고 임상에 적용시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Q. 통합의학의 글로벌 표준화는 얼마나 걸릴까?
“개인적인 견해로는 통합의학을 위한 근거는 이미 충분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양의학계와 언론에서 통합의학은 생소한 치료법이다. 임상데이터나 논문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의료진을 비롯해 환자들에게까지 근거와 효능을 직접 보여줄 필요가 있다. 실제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 양방치료법보다 한의학 같은 치료법이 임상적으로 더 많은 근거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치료의 표준화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저는 ISO TC/249(국제표준화기구 전통의학 분야 기술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치료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의료기기나 한약 등의 표준화를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기간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통합의학의 표준화는 확실히 현재진행형이다. 인터넷 등 원거리 데이터 전송 시스템의 발달로 표준화에 도움이 되는 정보의 보급과 전파가 더욱 쉬워졌다. 하지만 충분한 고려 없이 급하게 진행돼서는 안 되며 임상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
Q. 앞으로 한의학을 호주 현지 환자 치료에도 적용해볼 예정인지?
“이번 한국 방문 중 목과 허리가 아픈 환자의 한의학 진료 시연을 본 적이 있다. 호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목과 허리 통증을 앓고 있는 만큼 호주 의료진들도 배울 수 있는 영어로 된 한의학 문헌 자료가 풍부하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처럼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이라면 책으로도 독학을 하며 어느 정도는 치료법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임상 현장에서의 실습도 중요한 부분이기에 지난 며칠간 제가 여기서 본 것처럼 해외 의료진들이 참관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면 한의학 치료법에 대한 틀이 해외에서 더욱 공고히 잡힐 수 있을 것이다. 저도 새롭게 알게 된 치료법을 환자들에게 활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호주로 돌아간 뒤 몇몇 한의학 치료법을 실제 환자들에게 적용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