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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7일 (수)

“그분들의 몸과 마음에 소중한 치유와 따뜻한 추억으로 남길”

“그분들의 몸과 마음에 소중한 치유와 따뜻한 추억으로 남길”

약침 치료 만족도 높아 즐거운 마음으로 진료
언제가 될지 모르는 다음을 기약하며 마무리
예산 확보 등 문제로 약속 지키기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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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소영 원장(제주도 모슬포한의원)

 

일본 오사카의 在日 제주인 한의진료가 올해로 6년째가 된다. 5일 김수오·이상기 원장님과 막내딸 예준이와 함께 민단 야오지부로 진료를 나갔다. 코로나19로 진료가 멈췄던 2020, 2021년을 제외하면 네 번째 진료 참가이며, 가족여행을 겸해서 진료를 갔던 20197월을 포함하면 총 다섯 번째가 된다.

 

언제나처럼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줘

 

언제나처럼 민단 야오지부의 단장님과 스탭 분들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줬고, 몇 년째 마주하는 재일교포 어르신들도 우리를 잊지 않고 인사를 나누며 손을 마주 잡고 반가움을 표현하셨다. 민단의 주간보호 활동에 나오시는 在日 제주인 어르신들 중에는 월요일에 오지 않는 분들이 많았는데 야오지부의 배려와 그분들의 동참으로 이날 나오신 분들도 많다고 나중에 전해 들었다.

 

이날 우리는 총 23명의 어르신들을 진료했으며, 몇 명의 스탭들도 진료했다. 항상 진료를 할 때면 첫 번째로 진료를 받으시는 엄구임 어르신은 1934년생으로 경남 마산 출신이다. 만성 허리 통증과 우견관절의 운동 제한으로 침 치료를 받으시는데 어르신은 이 침 치료를 매우 좋아하고 효과도 빠르게 나타나는 편이다.

 

제주 신례리 출신의 현우자 어르신과 경남 출신의 유순아 님, 정행일 님도 진료 받기를 반가워하셨지만, 특히 1921년생으로 올해 103세이신 제주 구좌 출신의 박중월 어르신은 요양시설에서 지내시며 원래 월요일에는 나오지 않는데 야오지부에서 진료를 겸해서 월요일에 나오게 배려를 해줘 무척 반갑고 고마웠다.

 

방소영원장님2.JPG

 

조금 더 준비해 올 걸 하고 후회하기도

 

혈색이 좋지 않고 휠체어에 앉아서 생활하시는 상태로 뒷목과 어깨 등의 근육통을 주로 호소하셔서 침 치료를 해드렸는데, 예전의 하지마목은 이제 거의 없다고 하시니 그 또한 반가운 소식이었다. 고령임에도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본인의 증상을 설명하실 때는 혈색 없는 마른 얼굴을 보고 걱정됐던 마음이 따뜻하게 녹아내리는 느낌이었다. 다행히 침 치료도 잘 받으시고 준비해 간 약침 치료에도 만족도가 높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진료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침이 무섭다고 가볍게 단자하는 것만을 원하던 정행일 어르신은 파킨슨병으로 거동이 불편하여 2년 넘게 의지하던 워커를 손에서 놓고 걷는 것을 보여주시면서 치료를 받고 나니 다리가 훨씬 편안하시다며 가기 전에 약침을 한 번 더 놔달라고 부탁하셨다. 그 덕에 준비해 간 사독약침 바이알을 야오지부에서 전부 다 쓰게 되었지만 전혀 아쉽지 않았다. 물론 다음날 원불교 교당에서 진료할 때에는 조금 더 준비해 올 걸 하고 후회하기도 했다.

 

야오지부에서의 진료는 점심 식사 이후까지 이어졌고, 언제가 될지 모르는 다음을 기약하며 아쉽게 마무리됐다. 진료를 받았던 어르신들과 스탭, 단장님까지 모두 한마음으로 도와주신 덕분에 제주출신인 교포 분들을 더 진료할 수 있었고, 돌아와서 받은 단장님의 메시지에는 각 원장님들의 팬들이 많이 생겼으니 다음에도 꼭 기회를 만들어달라는 당부가 담겨있었다.

 

방소영원장님3.jpg

 

이게 무슨 의미일까 하는 생각도 하지만

 

오사카 의료봉사를 1년에 한번 진행하면서 가끔은 이게 무슨 의미일까 하는 생각도 하지만 진료를 받으시러 오시는 어르신들은 타지에서 생활하시면서 사회보장에서 소외되신 분들도 많으며, 의료소외 계층 이신 분들도 많고, 형편이 제각각이기에 의료에 대한 갈증이 많은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이분들께 우리가 약을 전달해 드리고 진료를 봐드리는 것이 큰 의미를 지닌다. 또한 한의학적인 경험을 잘 못해보신 분들인 만큼 침 치료 등의 한의치료를 해드리면 예후도 좋고, 오늘 치료를 받으신 분들이 내일 너무 좋아졌다는 연락을 하실 정도로 반응이 빠르고 만족도와 호응도가 무척 높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진료를 받으신 어르신들은 기회가 되면 일 년에 몇 번이라도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신다. 우리 역시 이분들에게 돌아가시기 전까지 어르신들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한 것을 지켜드리고 싶지만 예산 확보 등의 어려운 점이 있어 그 약속을 지켜드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오사카 한의의료봉사라는 사업이 지속돼 어르신들이 의료혜택을 받고, 우리가 준비해 간 한약을 처방받으실 수 있도록 대한한의사협회 차원에서 많은 배려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돌이켜 보면 이번 의료봉사는 아쉽기도 하고 또 고마웠던 시간들이었다. 평생 그리워한 고국의 고향에서 온 한의사들의 진료가 그분들의 몸과 마음에 소중한 치유와 따뜻한 추억으로 남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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