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03 (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박진봉 교수(예과학과장)와 하버드 의과대학 김효인 전임강사의 연구논문이 최근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빛사(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등재됐다. 포스텍 생물학연구정보센터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생명과학 관련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한 한국인 과학자를 ‘한빛사’로 선정하고 있다.
박진봉 교수와 김효인 박사는 ‘DANGER Signals Activate G-Protein Receptor Kinases Suppressing Neutrophil Function and Predisposing to Infection After Tissue Trauma(교신저자 Carl J. Hauser 교수)’라는 제하의 논문은 세계 외과학 분야(Surgery Journal) 중 최다 피인용수를 기록하며, 국제 외과학과 의료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학술지 ‘Annals of Surgery (IF=13.787)’에 지난 5월 등재됐다.
이들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인연을 맺은 부부 과학자, 현재 박진봉 교수(지도교수 엄재영)는 경희대 한의과대학 약리학교실의 교원으로 재직 중이며, 김효인 박사(지도교수 고성규)는 하버드 의과대학의 전임강사(Instructor)로 베스 이스라엘 병원(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에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외상환자의 사망원인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병원 내에서 발생하는 2차 감염이며, 이는 체내로 유입된 외부 항원을 제거하는 면역세포인 호중구가 외상환자에서 정상적인 방어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연구진은 외상 환자의 호중구에서 G-protein 수용체 효소인 GRK2의 과도한 활성화가 관찰됨에 따라 외상 후 나타나는 호중구의 면역기능 저하의 핵심 기전으로 GRK2를 지목했으며, GRK2 기전의 복합적인 조절을 유도할 수 있는 발프로산(Valproic acid·간질 치료제)과 파록세틴(Paroxetine·우울증 치료제)의 병용투여가 호중구 면역반응의 정상화를 유도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외상 혹은 외과적 수술 등과 같이 침습적인 조직 손상이 수반되는 상황에 이어지는 2차 원내감염이 발생하는 경우 발프로산과 파록세틴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김효인 박사는 “이번 연구는 기존 약물의 새로운 역할을 규명함으로써 난치질환인 외상 후 2차 감염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미를 갖는다”며 “앞으로 후속연구를 통해 한약과 천연물에서도 약물 재창출 전략을 활용, 암과 같은 난치질환의 치료제 개발 단계까지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와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 of Health) 및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지원사업과 선도연구센터(MRC) 지원사업의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논문의 참여저자이자 김효인 전임강사의 박사학위 지도교수인 고성규 교수(경희대 한의과대학 선도연구센터 MRC 센터장)는 “이번 연구는 약물재창출 전략을 통해 난치질환의 극복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 연구”라면서 “앞으로 우수한 한약의 재창출 사례들이 많이 발굴돼 난치질환에 대한 한약의 유효성을 확인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경희대 한의과대학 이재동 학장은 “경희대 한의대에서 성장한 부부 과학자가 우수한 연구성과를 달성해 기쁘며, 앞으로도 한의과대학이 배출한 우수한 인재들이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