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01 (목)
사암침법학회(회장 이정환)는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삼경교육센터에서 ‘의(醫)와 선(禪)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기획 세미나를 개최, 최근 한의계 교육에서 자칫 경시될 수 있는 철학과 인문학의 영역을 탐구하고, 인간의 의식과 행동이 어디서부터 근거를 두고 일어나는지를 돌이켜봤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 3월과 4월에 이어 세 번째 개최됐으며, 강사로 나선 장기남 사암한방의료봉사단장은 ‘선불교(禪佛敎)’의 출현 배경, 역사적 배경, 철학적 방법론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장기남 단장은 선불교를 설명하면서 “언어 문자가 ‘나’라는 ‘아상(我相)’을 만들어 괴로움을 만드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언어 문자의 구조에서 오는 착각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이 선불교의 ‘공안법’이며, 이는 언어 문자에 굴림 당하는 것이 아닌 언어 문자를 굴릴 줄 알게 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장 단장은 이어 “선불교와 공안법에 대해 초기 경전에서부터 차근차근 근본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강의를 준비했다”며 “앞으로 이런 철학적 사고들이 한의학과 결합된다면 ‘의선일치’라는 새로운 관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 단장은 이와 함께 불교 초기 경전인 ‘니까야(아함경)’에서부터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철학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친 여러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선(禪)과 의(醫)의 차별점과 접목점에 대해 소개했다.
이번 세미나와 관련 이정환 회장은 “한의학을 진정으로 ‘강성(强盛)’하게 만드는 것은 한의학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인문학적인 소양을 함께 강화하는 것”이라며 “이는 한의학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를 탐구케 하며, 근원적인 물음을 통해 더욱 뿌리 깊은 인문과학 중심의 의학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학회는 앞으로도 침법 외에도 인문학적 탐구와 기술 발전을 위한 교육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박성우 서울특별시한의사회장은 “매우 좋은 강의를 들었으며, 이런 주제를 갖고 심도 있게 논의하고 토론하는 자세가 한의학을 더욱 특별하고 강력하게 만들어 가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유용 중랑구한의사회장은 “이번 강의가 한의학을 비롯해 불교와 철학적 사유(思惟)에 크게 도움 됐고, 한의학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인문학 강의가 정말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매월 넷째 주말에 무료로 진행되는 ‘의와 선의 만남’ 세미나에 관심 있는 한의사 및 한의대생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관련 문의:학회 사무처(saamacupunctur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