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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26일 (목)

“환자의 안전을 위해 의료인 건강권부터 확보”

“환자의 안전을 위해 의료인 건강권부터 확보”

전공의 52%가 4주 평균 80시간의 초과 근무, 의료사고 발생 원인
전공의 연속근무 24시간 제한 및 수면시간 보장 등 근로 환경 개선
‘MZ세대 보건의료인력 근무환경 개선’ 토론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위원장, 인재근 의원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장이 지난 17일 국회의원회관 제4 간담회의실에서 개최한 ‘2030 전공의 간담회: MZ세대 보건의료인력 근무환경 개선’ 토론회에서 환자의 안전과 의료인의 건강권을 위해 과로에 시달리는 전공의의 노동 환경을 개선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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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영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장시간의 노동과 불규칙한 근무가 노동자의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는 수많은 의학적 연구와 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력난이 심한 외과 계열을 중심으로 여전히 전공의들의 노동력에 의존하는 상황”이라며 “이는 건강뿐만 아니라 수련 과정 중 중도포기로 인한 인력난 심화 등이 있을 수 있어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며, 전반적인 근무 환경도 함께 살펴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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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신현영 위원장은 전공의의 건강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전공의의 연속수련 시간을 36시간에서 최대 24시간(응급상황의 경우 30시간)으로 제한하는 ‘전공의법 개정안(전공의 과로방지법)’을 지난달 14일 대표 발의한 바 있다.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환자 안전 확보 및 필수의료 분야 근무여건 개선 위한 전공의 과로방지법의 필요성’이란 주제 발제를 통해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선 ‘전공의법 개정안’의 통과가 시급하며, 시범사업을 통한 단계적 노동시간 감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실시한 ‘전공의 실태조사(2022년 기준)’에 따르면 전체 전공의의 일주일 평균 근무시간은 77.7시간이었으며, 전공의의 52%는 4주 평균 80시간의 초과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목별 통계를 살펴보면 △흉부외과가 102.1시간 △외과 90.6시간 △신경외과 90시간 △안과 89.1시간 △인턴 87.8시간 △정형외과 86.8시간 △산부인과 84.7시간 순으로, 전문의료 과목에서 80시간 초과 근무 사례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흉부외과 전공의들의 주 평균 근무시간은 102시간으로 하루 20.4시간(주5일 기준)에 해당, 이는 고용노동부의 과로사 인정기준(4주 동안 주 평균 64시간)을 훌쩍 넘는 근로 수준이다.

 

강민구 회장은 “지난 2019년 수련병원 94곳이 전공의법 미준수로 행정처분을 받았으며, 현재 전문의 수련 과정을 거치지 않는 ‘GP(일반의)’를 선호하는 젊은 의사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어 전공의 과정 전반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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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회장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안으로 △전공의 연속근무 24시간 제한 및 수면시간 보장 △근로시간 단축 시범사업 및 중장기 계획 수립 △상급종합병원 전문의 인력기준 강화 및 수가 연동 △휴게 시간 근무 시 최대 근로시간에 반영 및 산정 △전공의 1인당 환자 수 15명 내외 제한 △야간당직 근무에 대한 포괄임금제 폐지 △전공의법 위반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을 제시했다.

 

강 회장은 “전공의협의회에서는 환자 안전을 생각했을 때 일일 24시간 초과 근무시 수당제가 아닌 장기적으로 폐지돼야 한다는 중론이 모였으며, 36시간 연속 근무의 폐지와 함께 주 80시간 근무제는 단계적 감축이 필요하고, 국립중앙의료원 등 공공병원부터 최대 주 60시간으로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해 보고 장기적으로는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주 52시간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김형렬 교수(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는 ‘장시간 노동과 건강, 전공의 노동시간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발제에 나서며 의료 사고 발생 등 환자의 안전을 위해선 노동자로서의 의료인 건강권부터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렬 교수가 공개한 ‘뇌심 감시체계 연구 기반의 국내 환자대조군 연구’에서 주 40시간, 50시간, 60시간 근무에 따라 우울증이 걸릴 위험은 2배, 2.45배, 4배 각각 증가하며, 자살 생각 또한 2배, 4배, 5.3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캐나다, 독일, 호주 등에서 진행한 ‘근무시간에 대한 업무 능력 메타 분석’에서 하루 중 8시간 근무 때 보다 10시간 근무 시 15%, 12시간 근무 시 38%, 12시간 초과하면 147%의 업무 사고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의료사고와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의료인의 노동시간 엄수 및 휴식 확보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또 ‘전공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공의의 34%는 교수‧환자보호자‧동료전공의 등에게 폭언과 욕설 등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고, 평균 수면시간은 4시간이었으며, 우울감을 경험한 비율은 23.6%로 일반인구 집단보다 4배 높은 수준에 달했다.

 

김형렬 교수는 “전공의는 수련생과 근로자라는 이중적 지위를 지녔으나, 이미 법률적으로 근로자 권리를 인정받고 있는 만큼 수련의 질을 높이고 환자 안전에도 만전을 기하려면 근로기준법 적용을 전제로 전공의특별법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수련병원의 경영문제에 있어선 미국‧캐나다‧일본‧유럽처럼 전공의 수련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제도 등을 도입해 전문의 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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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 한석문 젊은의사협의체 보건정책위원회 위원은 “수련병원 중 전공의 휴게시간 미보장, 근무시간 축소신고, 허위당직표 등 잘못된 관행으로 전공의법을 준수하지 않는 곳이 많이 존재하는데, 이는 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지속적으로 대한병원협회에 위탁돼 병원협회 산하기관처럼 운영되는 점이 근본 원인으로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하고, 상근 조사위원 등을 채용해 전공의법 준수여부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한다”고 밝혔다.

 

김상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감사는 “우리나라 전문의 의료대란 문제는 수가 현실화를 통한 정상화가 가장 우선이며, 전문의 수련 전 필수 의료를 수료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는 코로나19 등의 감염병 또는 대규모 재해가 발생해도 의료 붕괴를 예방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욱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 사무관은 “복지부에서는 지난 1월 발표한 전문의료 지원 대책에 전공의 근무 여건 개선, 전문의료 분야 수련 강화 대안, 전공의의 지방 전문과목 배치 확대와 관련된 내용 등을 포함시켰으며, 이와 관련해 협의 기구를 구성해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며 “수련정책협의체 등을 운영하고, 분야별·지역별 의사의 근무 실태와 인력 수급의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효율적으로 교육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체계를 정립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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