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박물관(관장 김쾌정)이 코로나 시대를 맞아 전염병 극복을 위한 선조들의 노력과 지혜가 담긴 ‘전염병의 어제와 오늘’ 특별전을 지난달 22일부터 오는 10월 2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허준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이 함께 진행하는 공동 기획전으로, 전시를 통해 전염병의 역사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선조들의 노력과 지혜를 살펴보는 한편 전염병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방역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전시는 △전염병과 관련된 의서 및 기록들 △전염병을 치료하는 의약기 △전염병과 약초 △전염병 극복을 위한 노력들 등 총 4부로 구성됐으며, 현대의 코로나19와 비슷한 두창, 홍역, 콜레라, 온역 등 역병을 극복하기 위한 선조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전염병과 관련된 의서 및 기록들’에서는 전염병이 고전에 등장하는 최초의 기록인 ‘삼국사기’와 허준이 왕명을 받아 당독역이라 불리는 전염병에 대한 치료방문 기록을 모아 편찬한 ‘벽역신방’ 등을 소개한다.
특히 1613년 허준 선생이 쓴 ‘신찬벽온방’에는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들과 유사한 전염병 치료 방식이 소개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이 쓰였던 것은 약재를 달여 복용하는 방식이며, 두통이나 진통이 있을 때는 강활을, 지금의 감기 기운에는 감초를, 또 열을 낮추는 데는 세신 등을 썼다고 기록돼 있다.
또한 허준 선생은 전염병에 전염되지 않는 방법에 대해서도 기술했는데, 이는 오늘날 개인 방역 핵심 수칙 ‘생활 속 거리두기’와도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찬벽온방의 ‘환자를 상대해 앉거나 설 때 반드시 등지도록 한다’, ‘전염되지 않는 방법을 취하지 못한 채 온역 환자를 맞이했다면 독기를 빨리 밖으로 뱉어내야 한다’, ‘웅황가루를 참기름에 개어 콧구멍 속에 바르면 환자와 침상을 함께해도 전염되지 않는다’, ‘집안에 시역이 유행하면 처음 병이 걸린 사람의 옷을 깨끗하게 세탁한 후 밥 시루에 넣어 찐다’ 등의 내용은 코로나19 시대에 개인간 충분한 간격을 두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며, 환기와 주기적 소독을 권장하는 방역지침과 같은 의미라는 것.
이밖에도 이번 특별전에는 조선시대 한약방을 재현하고 약장, 약저울, 약탕기 등 당시에 사용한 의약기들과 전염병과 관련된 처방전과 약재를 소개 및 전시하고, 코로나19와 유사한 종두치료를 위해 만들어진 도구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
또한 현재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방역도구와 의료진을 위한 응원편지 및 격려 엽서 등이 함께 전시되며, 허준기념실 등 다양한 상설 전시와 ‘천연비누 만들기’, ‘동의보감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허준박물관 김쾌정 관장은 “과거 마스크가 없었던 시절에는 서로 등을 돌려 침이 직접 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택했고, 환자들이 사용했던 옷이나 수건 등을 삶아서 사용했던 점 등 선조들은 이미 코로나19 이전부터 전염병에 대한 대비를 과학적으로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며 “전염병을 극복한 선조들의 지혜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만큼 이번 전시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관람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오는 10월2일까지 허준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되며, 허준박물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한 비대면 온라인 전시도 함께 진행된다. 더 자세한 사항은 허준박물관 홈페이지(누리집) 공지사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