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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22일 (일)

“어르신 한의약 건강증진사업 통해 ‘국민 한의학’으로 거듭날 것”

“어르신 한의약 건강증진사업 통해 ‘국민 한의학’으로 거듭날 것”

‘21~‘22년 정규사업 평가 중인 ‘서울시 어르신 한의약 사업’
“치매는 한의약 강점 분야…국가치매센터에 한의사 참여 길도 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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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환 서울시한의사회 부회장 


임재환 서울특별시한의사회 부회장은 ‘2022년 서울시 어르신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에 대해 “정규사업으로 진입하느냐, 마느냐의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임 부회장은 경희대 한의대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 한방신경정신과전문의로서 중풍과 치매, 경도인지장애, 노인 우울증 등 신경정신 분야에서 25년 가까이 임상 경력을 쌓아왔다. 

이에 임 부회장은 어르신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이 처음 시작된 지난 2016년부터 지금까지 주무임원으로 참여해 오고 있다. 신경정신 학술 분야에 있어 누구보다 이론에 박식하고 임상 경험이 풍부한 한의사였기 때문이다.  

그는 치매고위험군(경도인지장애)과 노인우울증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진료 매뉴얼을 개발했고, 이를 바탕으로 위 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에 활용되고 있는 처방과 혈위에서부터 복용기간, 경도인지장애검사의 지표 선정까지 모두 임 부회장의 손을 거쳤다. 

그런 만큼 이 사업도 성공을 거듭해 지금은 서울시 10개구 시범사업에서 24개구 시범사업으로 확대됐다. 더구나 지난해와 올해는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제도 신설협의에 따라 정규사업으로 진입하기 위한 평가 절차를 밟고 있다. 

임 부회장은 “정규사업이 된다면 서울시 한의약 난임 사업처럼 서울시 지자체 사업으로서 궤도에 오르는 것”이라며 “또한 서울시 사업을 넘어 전국 지자체·중앙정부 사업으로 확대되기 위한 기틀이 될 수 있는 만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Q. 서울시 어르신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에 대해 설명해달라.  

인구 고령화에 따른 어르신 의료비 부담이 급증함에 따라 서울시와 서울시한의사회가 지난 2016년부터 공동으로 시작했다. 어르신 정서에 친숙한 표준화된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을 통해 어르신 건강증진에 기여하고자 한 것이다. 

사업 대상은 서울시에서 거주 중인 60세 이상의 치매고위험군(경도인지장애)과 노인우울증 고위험군이다.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는 흔히 ‘치매 전단계’ 로 잘 알려져 있으며 같은 연령대에 비해 인지기능, 특히 기억력이 저하돼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Q. 경도인지장애 치료에 있어 한의약의 강점은?  

경도인지장애 자체는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매년 10~15% 수준으로 치매로 진행될 위험(정상 인구에서는 1~2%)이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진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서양의학에서는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치료법이 없어 주기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진료를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됐는지 초기 진단이 필요하다는 수준의 방침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한의약적인 치료는 여러 연구들을 통해 경도인지장애 개선의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인됐다. 한약과 침구 치료 역시 경도인지장애에 대해 인지기능에 대한 명확한 개선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부작용이 적어 환자들이 장기적으로 복용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Q. 이 사업을 맡은 계기는 무엇인가?    

병원에서 수련의로 근무할 당시에는 한방병원이나 한의원에서 치매환자를 많이 진료했다. 중풍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 환자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도 한약과 침 치료를 통해 좋은 효과를 보였다. 

그러다가 양방의 치매약이 보험급여가 되면서 점점 한의사에게 진료받는 치매환자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요즘은 치매진료를 위해 한의사를 먼저 찾는 환자들이 더욱더 감소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한의약적인 진료를 통해 치매 환자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현실이 답답했다. 이런 와중에 2014년도부터 치매특별등급이 신설되면서 장기요양등급체계가 3등급에서 5등급으로 변경됐다. 이전 3등급이 3, 4등급으로 세분화되고, 경증치매환자를 위한 5등급의 치매특별등급이 신설됐다. 

치매특별등급 수급자가 되려면 의료인으로부터 별도의 ‘치매특별등급소견서’를 발급받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제출해야 한다. 양의사는 모두 ‘치매특별등급소견서’ 작성이 가능하나, 한의사의 경우 한방신경정신과전문의만 소견서 작성이 가능하고 일반 한의사는 배제됐다. 

한의사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다. 한의대 교육과정을 통해 충분히 치매진료 역량을 갖췄음에도 실제 임상에서 배제되는 상황이 벌어졌고, 치매환자와 가족들을 도와드릴 수 있는 기회가 요원해졌다. 

이에 당시 서울시한의사회 홍주의 회장과 박용신 부회장의 주도로 한의사가 치매환자 진료에 참여해 환자와 가족에게 도움을 드리고, 한의사의 의권 확대를 위한 어르신 한의약 건강증진 사업이 시작되게 됐다.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아 치매특별등급소견서를 필요로 하는 치매고위험군 즉, 경도인지장애 환자와 치매 발병과 연관성이 깊은 노인우울증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고, 여기에 같이 참여하게 됐다. 


Q. 지난 2020년부터는 참여 규모와 예산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6년에는 10개 자치구가 참여했고 사업예산은 5억 원이었다. 이후 계속 증가해 지난해에는 24개 자치구 참여, 예산은 12억8000만 원으로 증가했다. 한의원형 사업의 경우 2016년 참여 대상자수가 625명이었으나 2021년에는 1904명으로 3배정도 증가했다. 사업이 진행되면서 참여 대상자 어르신의 만족도가 꾸준히 증가했고, 매년 사업이 시작되기를 기다리시는 어르신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는 언제부터 사업이 시작되는지 한의원이나 보건소에 문의를 하시는 분들도 늘어나고 있고, 대상자가 주위 어르신을 모셔와 검사를 받게 하는 경우도 많다. 사업이 시작된 이래 사업예산이 증가한 것도 의미가 있지만 참여 대상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만족도도 높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의미를 지닌다. 한의학이 시민들에게 더욱더 가깝게 다가가는 과정이며, 시민들이 한의학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 사업 결과에서도 어르신들의 프로그램 만족도(10점 만점)는 2017년 9.2점, 2018년 9.19점, 2019년 9.14점을 보였고, 한약치료에 대한 만족도도 2017년 8.7점, 2018년 9.19점, 2019년 9.26점을 나타낼 정도다.   


Q. 사업에 있어 협회와 지자체에 바라는 점은?

치매 국가책임제 시행에 따라 광역자지단체에는 광역치매센터, 기초자치단체에는 치매안심센터가 생겼다. 이 센터에 한의사들이 아직도 참여를 못하고 있다. 한의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중앙회와 지자체가 서로 노력해야 한다. 특히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경우 한의학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 상황이 개선되면 기존 사업에서 보건소형 사업도 같이 시행됐으면 한다. 정상노인에 대한 치매예방 교육을 위주로 하는 보건소형 사업도 중요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Q. 꼭 강조하고 싶은 말은?  

한의학이 언젠가부터 국민들에게 소외되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이 한의사 의권을 위해 시작한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시민과 국민 여러분에게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우선이었다. 그런 만큼 한의사들이 먼저 환자에게 다가가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우리가 이런 사업을 통해 어르신에게 다가가는 이유도 봉사를 해야 나중에 한의학이 국민과 함께 가는 의학으로 지속될 것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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