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은 곳에 위치한 사람을 끌어올리고, 높은 곳에 위치한 사람은 양보를 한다. 그리하면 얕은 곳에 위치한 사람들이 높은 곳에 위치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는 것이다. 이를 동반성장이라 하며, 내 삶의 목표가 바로 한의사 회원들과 함께 동반성장하는 것이다”
대구 한의사신협 조무상 이사장은 한의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대구한의대 한의학과 1기 졸업생인 그는 ‘동반성장’을 목표로 매년 천 만원을 대구한의대학교 우수교원을 위한 연구기금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한의사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서 활동하고 있다. 한의사신협을 통해 한의사 회원 모두와 동반성장을 꿈꾸는 그로부터 한의사신협의 설립과정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Q. 신협과는 어떻게 연이 닿았는지?
시작은 단순했다. 내가 주로 사용하던 통장이 신협이었던 것이 첫 번째 인연이라고 할 수 있겠다. 평소 금융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고, 돈의 흐름과 관련된 뉴스·신문을 꼼꼼히 살펴보곤 했다.
그러던 중 많은 한의사들이 국민건강증진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취지로 한의사신협이 설립된 것이다. 2000년초 15대 대구한의사회 배주환 회장님께서 나를 신협 이사장으로 추천해주셨다.
Q. 이사장으로 취임한 지 6년이 흘렀다.
20~30년 전, 신협은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도 사실이다. 그 가운데서도 사람들이 갖고 있는 오해를 신뢰로 회복하기까지 한의사신협 조합원들이 많은 노력을 했다. 특히 설립자인 손재성 초대이사장님께서 한의사신협을 설립할 당시부터 후배 한의사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희생한 정신을 이어받고자 했던 것이 지금의 한의사신협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더해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잘못된 오해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조언을 얻고, 실행에 옮겼다. 결국 조합원들이 받아야 할 배당이 20년 동안 돌아가지 못하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2017년도에는 2.9%의 배당이 2021년도에는 5.3%의 배당이 조합원들에게 돌아갔다. 이사장 취임 당시 한의사신협이 갖고 있었던 출자금 22억이 현재는 73억을 넘어섰다.
2019년 대구 수성구 동대구로에 완공한 한의사신협은 지하 2층부터 지상 9층까지 총 11층 규모의 신사옥을 보유하게 됐고, 이처럼 자산이 늘어나 안정화에 접어들어 회원들의 권익에도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생겼다.
Q. 성과를 달성하기까지 어려움은 없었는지?
계획한대로 일을 할 수만 있다면 성과 달성은 확신하고 있었다. 한의사신협에서 감사직을 수행하면서 어떤 부분들이 문제가 되는지 항상 체크해왔고, 해가 거듭될수록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회무에 관여할 수 있어야 했고, 우여곡절 끝에 이사장에 취임하게 된 것이다.
한의사신협은 외부 방문 고객이 없다고 보면 된다. 조합원의 99%가 한의사 및 한의사 가족 회원들이 주 고객으로 대면 업무량이 많지 않다는 이점이 있다. 이에 전화나, 휴대폰을 사용한 업무가 불편한 고령의 회원들을 위해 방문 업무도 진행 중이다. 입출금 통장관리 및 대출서류작성, 공과금 수납 등 세세한 부분까지 도와드린다는 점에서 고령의 회원 분들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Q.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회원들이 한의사신협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급격하게 증가할 무렵, 한의원을 내방하는 환자의 수가 줄어들어 회원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했다. 이에 신협 중앙회에서 한의사 회원들을 대상으로 1000만 원을 무보증, 저금리로 대출을 가능케 도와줬다. 코로나19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많은 조합원들이 힘을 얻어 무리 없이 한의원을 운영했다고 들었다.
대구에는 약 650명의 한의사신협 조합원이 있고, 회원들 중에서도 사업자통장을 신협통장으로 만들어주신 분들께 올해부터 중앙회비와 지부회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그 돈이 약 1억 2천만 원에 달한다. 이 사업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고, 올해 신규로 50명이 넘는 회원이 지원을 받기 위해 주거래 은행을 신협으로 변경하는 등 폭발전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Q. 현재 한의사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고 들었다.
조합원들이 가장 고마워하는 부분이 어려운 시기에 힘이 돼주는 것이다. 우리 조합원들이 심적으로 가장 아프고, 아프면서 위로 받을 수 있는 순간이 상을 치를 때다. 이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조합원들이 최대한 장례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키 위해 이번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무료로 장의물품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한의사신협이 동료임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해 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Q. 대구, 경남에 이어 서울, 경기에서도 한의사신협 설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구 한의사신협이 자본금 1000억을 달성하는 데 30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수도권의 경우 자본이 집중돼 있고, 우리가 운영해온 효율적인 방법들을 그대로 차용한다면 5~10년 안에는 1000억 그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의사신협은 말 그래도 한의사를 위한 신협이다. 간단한 서류절차와 간편한 대출, 저렴한 금리, 금융 소비자에 대한 양질의 서비스가 삼박자로 어우러져 우리 한의사들이 국민건강증진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다.
신협은 지역사회 상생을 모토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 대구 한의사신협도 연말에 수성구청에서 진행하는 자선사업, 불우이웃돕기, 수성여성합창단공연 지원 등 기부를 위한 본격 준비에 나섰다. 특히 수도권은 지역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여러 캠페인이 운영되고 있으며, 서울·경기 한의사협회에서도 많은 참여와 독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미루어 보아 신협이 설립된다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선도자가 있어야 한다. 한 사람의 모험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역경은 언제나 마주할 수 있다. 모험가는 그 역경을 바탕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고, 갖고 있는 뜻이 올곧으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대구 한의사신협도 해가 거듭될수록 성장을 해왔고, 안정기에 접어든 것처럼 다른 지부에서도 설립만 된다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들이 지나 우리 한의사 회원들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