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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5일 (목)

인제 서화지구, 남·북 보건의료 중심지 되려면?

인제 서화지구, 남·북 보건의료 중심지 되려면?

한의약 활용한 남북교류사업 기대, 활인촌이 ‘메카’ 될 수 있어
'인제 서화 DMZ평화생명특구' 프로젝트 구상 논의
통일부, ‘2021 한반도국제평화포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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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김태호 기자] 한약재 및 약용작물 생태계 복원, 치유와 건강을 위한 활인촌 건립 그리고 국제평화생명대학원 설립을 통한 전문인력 양성 등의 보건의료분야 구상을 목표로 하는 통일시대 보건의료포럼이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통일부가 지난달 31일부터 9월 2일까지 ‘남북관계 새로운 비전과 한반도 평화·경제·생명·공동체’를 주제로 ‘2021 한반도국제평화포럼(KGFP : Korea Global Forum for Peace 2021)’을 개최한 가운데 평화·생명·환경을 중심으로 하는 ‘인제 서화지구 DMZ 평화생명특구’ 구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인제 서화지구 DMZ 평화생명특구’ 구상에는 휴전선 접경 지역 내 한약재 재배 및 한의학 콘셉트의 휴양 치유시설, 남북 민족의학의 공동연구 추진 등 한의약을 활용한 사업들이 포함돼 있으며, 남북교류 및 협력 등 한반도국제평화를 위한 새로운 활력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2월 19일 인제군과 ‘인제 서화지구 DMZ평화생명특구 의료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치유·휴양 활인촌의 조성 및 평화생명국제대학원 설립 추진 △남북 민족의학의 공동연구 및 협업 △한약재 재배 및 생약의 연구·산업화 △기타 보건의료산업 발전을 위한 협력 등을 공동 추진해 나갈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좌장을 맡은 경희대 한의과대학 이은경 교수는 “인제 서화지구 DMZ평화생명특구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적 측면 △다른 문화에 대한 수용과 이해의 문화적 측면 △농업과 산업을 육성하는 4차 산업적 측면 △이를 전파하고 공유하는 사회운동적 측면까지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성격을 지향하고 있다”며 “특히 통일시대에 대비한 남·북한 보건의료분야에서 인력과 기술분야를 공유하고, 협력을 통해 보건의료 개선을 도모하며 일원화된 의료환경에 대한 준비를 목적으로 하는 특구 구상에 전문가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DMZ평화생명동산 정범진 부이사장은 “DMZ평화생명특구 사업은 인제 서화리 주민들의 삶과 먹고사는 문제들이 결합돼 있는 아주 중요한 이슈”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세 가지 과제인 기후, 불평등, 평화에 대한 처방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 아래 이번 사업이 그 출발점에 있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부이사장은 또한 “인제군 서화리는 생명의 관점에서 한반도 3대 생태축 중 백두대간과 DMZ가 교차하는 지역이고, 가장 건강한 생태계와 생물종의 다양성을 보유하고 있어 약용작물의 재배는 물론 이와 관련된 연구를 통해 한의약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거점”이라며 “생태계 복원을 통한 한약재 재배, 활인촌 건설, 국제평화생명대학원 설립 등 보건의료분야의 발전을 도모해 서화리와 한의계가 상생할 수 있는 특구를 구상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통일시대 보건의료포럼 최문석 대표는 ‘인제 서화지구 DMZ평화생명특구’ 보건의료분야 구상과 관련해 4가지 측면(교육, 문화, 4차 산업혁명, 사회적 운동)에서 접근할 것을 제안, “특히 환경생태계의 복원을 통해 인간의 생명 회복과 건강 유지를 위한 활인촌 형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활인촌을 구상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외적 환경 분석, 지역적 특성, 입지 분석 등을 통해 건강한 생태계와 생명력을 회복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휴식과 섭생을 포괄할 뿐만 아니라 노동을 통한 정신적인 통로 마련과 이를 통해 나타나는 여러 가지 공동체 형성, 남북교류 협력 등에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서화지구의 현황 및 건강과 의료에 대한 현재 상태를 분석하고, 전반적 연구 결과를 토대로 광범위한 프로젝트 및 발전방향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프로젝트 콘텐츠 구성에 있어 요양시설 설립에 무게를 두고, 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한의학과 고려의학을 연구할 수 있는 연구소도 포함하는 것을 기본 계획으로 할 예정”이라며 “더 나아가 국제평화생명대학원을 유치하고, 보건의료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각국에서 한의학과 고려의학에 관심을 가지는 의료인들을 모시고 교류협력이 가능한 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 대표는 인제지역의 경제적 열악성을 극복할 수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한약재와 약용작물 재배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우리가 재배하는 무공해·고품질 약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은퇴자들이 귀농해 새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과 시설도 구상하고 있다”며 “앞서 언급한 모든 콘텐츠는 보건의료분야의 발전을 중심으로 기획된 것으로 향후 데이터와 연구를 기반으로 정부가 사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제안할 것”이라고 전했다.

 

인제서화특구 조충희 기획위원은 “북한의 고려의학이 좋은 내용을 포함하는 등 역사를 갖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의 건강한 삶, 삶의 질을 높이는 데는 분명 한계를 갖고 있다”며 “자원, 기술, 제도, 환경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분명 교류가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인제 서화지구 활인촌의 역할이 남북의 신뢰를 형성하고, 남북협력의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한의약진흥원 백유상 정책본부장은 “보건의료와 관련한 북한의 사회 인프라들이 열악한 상황은 사실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의료의 강점들을 지원할 수 있는 내용을 콘텐츠에 포함시킨다면 북한과의 교류에 있어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결국 이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북한 정부에서 호응할 수 있는 우리의 많은 지원과 구체적 제안들이 준비돼야 할 것이고, 이러한 과정에서 한의약진흥원에서도 성공적으로 사업이 완성될 수 있도록 남북협력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이은희 연구원은 “수년 간 UN안보리 대북제재 강화에도 인도주의적 접근은 가능했으며, 국제사회 대북 지원현황을 살펴보더라도 보건의료 협력은 아주 큰 비중을 차지했다”며 “이는 남북이 보건의료분야에서 협력 지속할 요인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번 ‘인제 서화지구 DMZ평화생명특구’ 프로젝트를 통해 남북한 보건의료 교류와 함께 협력연구도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그는 “남북한 보건의료 협력은 한의계에도 큰 발전의 기회로 다가올 것”이라며 “남북 전문가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지속가능한 상호협력이 가능할 수 있도록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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