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최근 실손의료보험에서 나타나고 있는 손해액 증가 현상과 관련 국민건강보험의 보장률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공적 보장의 확대뿐만 아니라 비급여의료비와 같은 보장 외 부문에 대한 적절한 통제가 불가피하며, 이를 위해서는 비급여의료비의 적정성 관리를 위한 공·사협력 강화에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험연구원이 발행하는 'KiRi 리포트' 최근호에서는 '총의료비 관리 차원에서 본 실손보험금 증가 현상'(이태열 선임연구위원)을 주제로 한 이슈 분석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실손의료보험 보험금 지급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보험회사의 재정 건정성뿐 아니라 국민 의료비 관리의 측면에서도 주목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즉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액(보험금+미보고발생손해액)은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18년에는 전년대비 15.7%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이러한 손해액의 증가추세는 최근 더욱 빨라지면서 올해 1/4분기에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19.0%의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이 선임연구위원은 실손의료보험의 총보유계약 건수는 '16년 3300만건, '18년 3422만건으로 사실상 정체상태에 있기 때문에 손해액의 급증 현상은 의료비 상승에 따른 보험금 지급 증가가 주도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액 급증 현상은 총의료비 통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추진 중인 공적 보장 확대 정책의 특징은 예비급여 등을 도입해 총의료비의 증가세를 통제하는 동시에 공적 건강보험 보장을 확대하는 양면 접근을 통해 공적 건강보험 보장률(급여비/총의료비)의 상승효과를 극대화하는데 있다"며 "공적 건강보험의 보장률 상승을 위해서는 총의료비에서 국민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을 억제해야 하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의료비 통제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건강보험 보장률 개선을 위해 국민건강보험의 보험급여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비급여의료비와 본인부담금도 증가한다면 보장률 개선 효과는 크게 상쇄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공적 보장 확대정책에 따라 '18년 국민건강보험 보험급여비는 약 60조6000억원으로 '17년 대비 약 5조1000억원이 증가해 전년대비 증가율이 9%를 상회함에 따라 국민건강보험은 '18년 수지율(지출/수입)이 100을 초과하는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2018년 (본인부담금+비급여의료비) 증가율을 0%로 가정할 경우 보험급여비 5조1000억원 증가에 따른 건강보험 보장률 상승은 2%p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그러나 본인부담금과 비급여의료비를 보장하고 있는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보장률의 개선 효과는 2%p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민건강보험의 보장률 개선을 위해서는 총의료비, 특히 비급여의료비에 대한 적정성 통제를 위해 공·사협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총의료비 관리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안은 예비급여를 확대하되 나머지 비급여의료비를 관리하기 위한 공·사간 협력체제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비급여의료비의 적정성 관리를 위해 제기되었던 비급여의료비 표준화, 전문심사기관에 의한 비급여의료비 적정성 심사 등 대안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