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광 중
대구한의대 한방산업대학원장
겸 한의과대학장
세계는 지금 지식의 역량을 창출해 나갈 대학의 경쟁력 제고, 첨단연구단지설립, 테크노파크니 클러스터니 하는 복합단지 등의 설립에 열중이며 우리나라도 후발주자로서의 한계성을 극복하고 선진국가의 독주 대열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도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는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이 국제적으로 뒤쳐져 있다고 야단이다. 이렇게 국가산업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발표가 잇따르면서 자주 대두되는 것이 체질개선, 체질 바꾸기이다.
근래 들어 특히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로 우리의 체질 바꾸기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연 그런 이유에서만 그러할까?
체질 바꾸기는 바꾸었느냐보다는 어떻게 바꿀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그런데 지금 정부주도의 체질 바꾸기는 선진국의 틀을 뒤쫓아 나가는 방향으로만 하겠다는 것 아닌가. 이러한 경제체질 바꾸기의 방식으로 지금의 우리 경제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을 지 걱정이 된다.
원래 체질 바꾸기의 말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기본 바탕을 바꾸어 나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내 기본 바탕을 바꾸어 나가는 것에 독립적 위상을 가지고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체질 바꾸기의 의미성은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체질 바꾸기에는 두 얼굴이 있다.
한 얼굴은 선진국을 따라가는 패턴에 따라 한 단계 클로즈업하는 방법으로 기존 틀의 변화를 꾀하는 것이며 또 다른 얼굴은 선진국의 구도와 다른 차원에서 차별화된 세계를 독자적으로 만들어내는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추진되고 있는 우리의 경제체질 바꾸기는 현재 세계경제를 주도해 나가는 선진국의 구도에 순응하는 방향으로만 진행되는 아쉬움이 있다.
과거 국민소득 1만 달러 이하의 시대에서는 경제기반여건이 좀 부족하지만 선진국을 쫓아가다 보면 분명한 틈새를 찾을 수 있어 우리 경제를 이끌어 나갈 수 있었으나 지금의 2만 달러시대를 들어서야 하는 시점에서는 독자적인 아이템을 개발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를 이끌어 나갈 수 없다. 그러나 현재 그런 특별한 아이템 개발 없이 선진국 뒤쫓기에만 집착하고 있는 것 아닌가.
다원화시대를 맞이하여 우리는 민족의 역량으로 볼 때 마음만 먹으면 세계 속의 독자적인 아이템을 많이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그 중 하나가 동양의 가치관을 지닌 자기개발산업이다. 그 동안 한의학을 비롯한 건강을 중심으로 한 자기개발산업은 서양사상의 물질주의와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발전해 온 현대과학과 의학의 반작용에 따른 모습으로 세계의 한 영역으로 당당하게 자리잡아 나가고 있지 않은가.
예컨대 한의학에서의 체질 바꾸기도 이와 같이 서양의 가치관에 따른 인위적인 몸 만들기가 아닌 동양의 가치관에 따른 몸 스스로의 역량 찾기에 중점을 두어 이제는 현대 사회에서 건강을 찾기 위한 방편으로서 독자적인 위치를 분명히 차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의 경제 체질 바꾸기는 선진국을 뒤쫓아가는데 얽매여 우리의 독자적인 영역을 만드는데, 또 다른 얼굴의 체질 바꾸기와 함께 하는 데 소홀하였다고 본다.
이제부터라도 우리의 경제체질 바꾸기는 우리만의 독자적인 산업영역을 만드는 데도 관심을 두어 기존의 체질 바꾸기와 함께 두 얼굴의 경제체질 바꾸기로 다가올 2만 달러시대에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