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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2일 (금)

광주광역시 호남복지한방병원 장원 병원장

광주광역시 호남복지한방병원 장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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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양로원서 보길도까지 43년 의료봉사



무의촌이 더 많던 시절. 유독 ‘무의촌’, ‘무의도’만 찾아 험한 오지 산길이나 바닷길을 따라 43년을 ‘무료진료’를 하며 떠돈 사람이 있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그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찾아 어김없이 짐을 꾸리는 광주광역시에 소재한 호남복지한방병원 장원 병원장. 그런 세월들이 쌓여 그에겐 ‘떠남’은 이젠 삶의 일부가 되었다.



장 원장이 무료봉사활동에 나선 것은 1962년 경희대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개원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0년 4월 장의원이란 간판을 내걸고 72년 처음으로 전남 화순 남면마을회관에서 벌인 한방의료봉사는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삶의 무게에 눌려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진 투박한 손으로 내 손을 덥석 잡으며 바라보는 그 눈빛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당시 찡하게 울리는 감동은 사재를 털어가며 40여년의 무의촌 의료봉사를 이끈 원동력이 되었다. 이젠 의료봉사는 그의 삶에서 뗄 수 없는 일부분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처음엔 거창하게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한다는 사명감에 불타 우쭐한 적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문득 ‘누굴 위한다’는게 얼마나 큰 오만인가를 깨닫고부터 그저 일상처럼 떠났다고 했다.



겸손함이 오랜 동안 몸에 담금질된 탓일까. 때마침 이번주도 의료봉사가 있다며 준비하는 그의 몸짓은 희수(77세)인 나이임에도 어느새 처음 개원하던 젊은 시절로 돌아간 재빨랐다. 고흥군, 장성군, 영광군, 완도읍, 보성군, 신안군, 강진군, 해남군, 여수시, 장흥군 장수군, 함평군, 고창군, 영암군, 임실군 등의 산간벽지·오지, 낙도 등 그가 다녀간 군 읍만 해도 손가락이 모자랄 지경이다. 수 십년을 그렇게 남녘지방 곳곳을 누비다 보니 이젠 몇 차례 다녀온 곳도 많다. 그가 벌인 무료진료는 800여회가 넘고 치료인원만도 3만6천여명을 훌쩍 넘어섰다.



“‘힘 있을 때 열심히 다녀야 해. 병을 고치는 의사라는 직업이 다른 사람에게 긴요히 쓰여질 때 더없는 축복이제.”

의사를 천직으로 여기며 살아온 그에겐 ‘사람’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엿보게 한다. 이같은 모습은 산골 외지를 찾아가는 무료진료 뿐만 아니라 병원에서도 그의 환자들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수술을 할 수 없는 노인성 만성,·퇴행성 질환 등의 진료에 역점을 두고 의술을 펼치다 보니 아직도 멀리 해남과 완도 등지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환자들로 병원은 넘쳐난다. 개중 치료를 받고 싶어도 돈이 없어 쩔쩔매는 사람도 끼어있게 마련이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 돈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그를 찾아온 만큼 돌봐야 할 환자들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치료를 받고도 돈이 없어 돌려보낸 이들이 그냥 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굳이 병원 허드렛일을 거들고 나선다. 심지어 아픈 자기 몸도 건사하기 힘들어하면서도 기어이 고집을 꺾지 않는다.



“처음에는 극구 만류했지. 그야말로 소고집이야. 말을 들어먹어야지. 지금은 ‘조금이라도 고마움을 갚으려는 시골 촌부들의 넉넉한 인심’으로 그냥 두어.”

노인들이 자기 집같이 병원 일을 돌보는 광경은 호남복지한방병원만의 자연스런 풍경 가운데 하나가 됐다. 장 원장에게는 의료봉사와 함께 반드시 챙기는 것이 하나 있다. 6·25 참전용사로써 광주와 전남·북에 거주하는 어려운 환경의 전우들에게 벌이는 무료진료다. 이들에겐 한의학적 검사와 투약에 아낌이 없다. 생사를 같이한 전우들에 대한 그만의 애정표현인 셈이다.



“주변에서 나이도 있고 하니 ‘이젠 그만 할 때도 되지 않았느냐’는 말들을 해. 하지만 그들과 만남은 정으로 듬뿍 채우고 오는 시간이야. 얻는 것이 더 많은 셈이지.”

장원한의원을 96년 호남복지한방병원으로 확대 개편한 이후에도 어려운 사람들에게 남다른 애정으로 보살펴온 그에게 전라남도는 도지사 추천으로 정부에 상신, 지난해 4월 ‘보건의 날’에서야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상복은 없지만 그로서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개원한지 얼마 되지 않아 찾아온 치질환자를 어렵게 고친 후 계속 관심을 갖고 치료를 하다 보니 환자들이 찾아오데. 그저 남들이 조금 알아줄 뿐이지 대단한건 아냐.”



그의 겸손과 달리 장 원장은 전국에서 환자가 몰려올 정도로 한의학적 치질 치료에 일가견을 이루고 있다. 특히 1998년에는 한방시술용 약액주입기를 발명, 특허를 받기는 등 치질에 대한 그의 열정은 남다르다. 한방시술용 약액주입기는 종래의 침과는 달리 침 내부에 천공된 약액주입기를 통해 특수정제된 약액을 침술 치료와 동시에 인체 내 주입시키도록 한 것으로 약침기와 비슷하다. 하지만 탁월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방 의료기기로 확대발전시키지 못한 게 늘 안타깝게 한다.



“앞으로 기기개발은 후학들이 이어 받아 발전시켜 나가길 바라 뿐”이라는 장 원장. 그는 남은 인생동안 그동안 함께해온 어려운 사람과 더불어 살고 싶다는 말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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