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아 유발 가능성…식약처, 위해성관리계획 의약품 지정
기온 상승으로 피지가 과잉 분비돼 여드름이 기승을 부리기 쉬운 여름철, 양약 치료제인 이소트레티노인 및 알리트레티노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임신부가 복용할 경우 기형아 출산 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산하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최근 겔 형태의 국소도포제를 제외한 경구용 이소트레티노인 및 알리트레티노인 함유제제를 위해성 관리계획 의약품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회의 결과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8일 공개했다.
다른 치료법으로 치료되지 않은 중증의 여드름 치료에 쓰이는 이소트레티노인은 임산부가 복용하면 35%의 태아에서 안면기형, 신경결손, 심장기형, 귀의 선천성 기형, 구순열, 선천성흉선결손증 등 심각한 부작용이 생긴다.
또 기형이 발생하지 않아도 60%에서 정신박약을 일으키며, 임신부의 20%가 자연유산을 경험할 정도로 매우 위험한 약물이다. 때문에 이 약을 먹은 임산부의 약 50%가 임신중절(낙태)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FDA에서는 이소트레티노인에 대한 위험성을 인식하고 지난 2002년부터 임신예방프로그램(Pregnancy Prevention Program)을 도입하고 있다.
유럽, 영국, 호주, 캐나다 등에서도 임신예방 프로그램을 통해 처방의사가 환자를 등록하면 지정된 약국의 약사를 찾아야만 이소트레티노인을 구입할 수 있다. 약물 복용 중 이중피임과 복용 전후 임신여부검사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임신부 100명 중 3명, 복용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이소트레티노인을 정부 당국이 철저히 규제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임신부 100명 중 3명이 이소트레티노인 성분의 여드름 치료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는데다 여전히 비급여 처방이 많고, 온라인상에서 불법거래가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7∼12월 사이 국내 이소트레티노인 처방량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비급여 조제 건수가 17만2636건으로 보험급여에 의한 조제건수(2만5522건)보다 6.8배나 많았다.
이는 중증 여드름 환자에게만 처방하게 돼 있는 이소트레티노인을 중증이 아닌 경증환자에게도 무분별하게 처방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 과도하게 처방된 이소트레티노인은 인터넷을 통한 불법거래로 이어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여드름 환자가 제대로 된 진단이나 상담조차 받지 않은 채 손쉽게 이소트레티노인을 복용할 수 있는 셈이다.
식약처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신예방 프로그램에 동의한 환자만 처방·조제하고 △처방 시 임신여부를 확실히 확인하며 △임신에 대한 노출보고를 실시하도록 하도록 했다.
식약처는 “위해성관리계획이 포함해야 하는 기준을 정하고 구체적인 진행은 해당 제약회사가 계획을 수립・운영하도록 한다”며 “식약처는 관리감독을 수행하고 제출한 계획대로 시행하지 않을 경우 해당 제약회사에 행정처분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소트레티노인 제제는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로아큐탄’이 오리지널약이고 한미약품,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동구바이오제약 등 24개 제약사가 이 성분의 여드름 약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연간 시장 규모는 50억원 정도이며 현재 국내 가임 여성을 대상으로 연간 40만건이 조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