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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6일 (화)

“한약재 유해성의 악연을 끊어라"

“한약재 유해성의 악연을 끊어라"

국민은 ‘한약재 유해하다’는 현상만 기억할 뿐



불량 한약재 추방 퍼포먼스 등 인식 전환 필요



한국소비자원은 지난달 보도자료를 통해 ‘한약재 곰팡이독소 및 위생실태 모니터링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자체 시험검사국 식품미생물팀으로 하여금 한약재 곰팡이독소를 시험케 한 배경은 △웰빙 추구로 인해 천연재료인 한약재 인기 상승 △천연물질에도 곰팡이독소 등의 유해물질 존재 △최근 케냐에서 곰팡이독소에 의한 사망자 다수 발생 △재래적 방식으로 유통되는 한약재 점검 필요성 등이 대두된데 따른 것이다.



또한 시험을 한 결과, 개선 사항으로는 생약 곰팡이 독소 허용기준(안)이 조기 정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곰팡이독소의 규제 대상 품목이 될 수 있는 한약재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와 함께 한약재의 품질 관리를 위한 실질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선의를 갖고 시험 연구에 나섰다 해도 그 결과는 엉뚱한데로 흐르고 말았다. 당시 여러 신문에 보도된 내용들은 모두 한약재에 ‘곰팡이균이 득실하다’는 식의 악성 기사로 도배됐기 때문이다.



‘한약재 곰팡이 오염 우려 심각’(메디컬투데이), ‘한약재까지… 일부 곰팡이균 검출’(머니투데이), ‘한약재 곰팡이균 득실’(매일경제), ‘진피·황기 등 한약재에 곰팡이균’(연합뉴스), ‘시중 유통 한약재에 치명적 발암물질 검출’(아시아경제) 등이 그 예들이다.



언론 보도의 행간을 끝까지 추적하면 ‘한약재에 곰팡이균이 득실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관리할 기준이 필요하다’는 논조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은 그렇지 못하다. 원인과 결과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하지 않는다.



단지 현상만 볼 뿐이다. “한약재에 곰팡이균이 득실거린데.” 그것이 국민의 마음이다. 국민의 눈에 비춰진 한약재의 모습인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늘상 그렇듯 공급자 겸 소비자인 ‘한의사’에게 돌아온다. 물론 한의사만 피해자가 아니다. 한약재 생산·유통업자 모두도 피해자다. “요즘같아선 사업 못해먹겠다”는 유통업자의 하소연이 사태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국민도 피해자다. 한약에 대한 불신으로 제대로된 치료 기회를 박탈당하기 때문이다. 건강을 챙길 예방의 기회 또한 잃어 버리고 만다. 결국 모두가 피해자인 셈이다. 그만큼 식품과 의약품의 유통 및 소비는 국민의 ‘건강’에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이다.



그런 식품과 의약품에 문제가 발생하면 생산자·유통자·소비자 모두가 ‘탈’이 나는 것이다. 물론 언론 보도를 타산지석의 기회로 삼아 곪은 상처를 도려낼 수도 있다. 새 살이 돋도록 한약계 내부의 자정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와는 별도로 안전한 한약재가 유통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관리가 중요하다. 그래서 정부기관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한약재 관리를 위한 법과 제도의 미비점을 찾고 고쳐나가야 한다.



이같은 기초적인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한약재 유해성은 지속적으로 언론의 보도를 탈 것이다. 이는 곧 한약에 대한 국민의 신뢰 철회로 이어질 수 있다.



진정으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에 한약재 안전 관리를 위한 T/F팀 구성 건의를 비롯, 전국의 불량 한약재 유통 근절을 위한 한의약계의 자정 노력 등 한약재 유해성의 ‘악연(惡緣)’을 끊어야만 하는 반전이 필요한 때다.



안전한 한약재 없이는 한의학의 발전은 없다. 양질의 한약재 유통이 보장되지 못한다면 한방병·의원의 피폐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한의약계 스스로의 자정 노력 선행과 함께 정부의 철저한 한약재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



특히 정부에겐 보다 더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문서로 된 건의문과 의견서만으로는 백년하청이다. 그들이 느끼고,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감흥과 과제를 함께 보여주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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