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한국농어촌공사가 지난달 30일 ‘제5회 대한민국 농촌재능나눔 대상’ 수상자를 선정·발표한 가운데 ‘건강과 나눔’이 단체부문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건강과 나눔은 지난 2005년 9월부터 농촌지역 주민 6400여명에게 무료 한의진료를 실시하고 마을 일손돕기, 지역 농가 직거래 및 농촌 체험연계 등으로 지역사회에 활력을 증진시킨 노력이 인정받았다. 본란에서는 건강과 나눔 안형준 대표(청천한의원장)로부터 수상 소감 및 그동안의 활동 내용,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 소감은?
“2001년 건강과 나눔의 전신인 ‘참의료실천단’이 결성된 이후 보건의료 계열 종사자,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뿐 아니라 일반 사회인, 학생 등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오고 있다. 그분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선행을 내세우기 꺼려했는 데도, 이처럼 큰 상을 통해 격려해주니 함께 하신 모든 분들을 대신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Q. 그동안 진행한 농촌 지역 관련 사업은?
“건강과 나눔에서 한의진료는 일부분에 불과한데, 제가 대표다보니 한의진료가 강조된 것 같다. 애초에 건강과 나눔은 의료적 시혜를 베풀 목적으로 결성된 단체가 아니라, 아픈 사람의 눈높이에서 그분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살피는 활동으로 시작했고, 의료봉사 역시 처음부터 농촌을 이해하고 배우려는 자세로 다가갔기에 봉사활동은 마을축제가 됐다.
농번기 병원 방문이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당장의 치료보다는 2차 진료가 필요한 환자를 찾아내 상급의료기관으로 안내하는 것을 우선시했다. 그리고 노인성 질환이 많은 농촌의 특성상 영양수액을 준비했고, 진료에 참여한 모든 환자분과 자원봉사들에게 당일 직접 만든 삼계탕을 대접했다.
또한 대학생 농활대를 중심으로 2박3일 동안 농촌일손돕기를 하며 공동체를 배우고, 농촌의 현실을 몸소 체험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때 참여한 대학생들은 사회인이 되어서도 고향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찾아오는 마음으로 농촌의료활동에 맞추어 귀한 휴가를 내, 고향집을 방문하는 정겨움으로 서로를 반겨주었다. 이렇게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농촌에서 생산된 농작물(멜론) 직거래가 시작되고,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도시지역 단체와 연계하는 도농상생사업 등으로 점차 확대하게 됐다.”

Q. 농촌지역에서 한의진료의 반응은?
“건강과 나눔에서는 이주노동자진료소도 운영하는데, 이곳에서는 치과 진료나 고혈압·당뇨 등의 만성병 관리가 위주이며, 저소득층 어린이 건강검진은 혈액검사, 방사선검사 등이 위주가 되다보니 한의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사실상 제한적이다. 이에 비해 노인성 질환, 특히 근골격계 질환자가 많은 농촌의료봉사에서는 매년 의사, 치과의사가 진료를 마친 시간에도 한의사는 계속 남아 진료를 하게 되고 결국 가장 늦게 진료를 마치게 되는 등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Q. 농촌봉사활동에서 좀 더 보완했으면 하는 부분은?
“최근 들어 대학생 농촌활동과 농촌의료봉사는 위축되고 있다. 농촌의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으며, 교통의 발달로 전통적 개념의 무의촌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의사 및 자원봉사자들도 기존과 같은 대규모의 농촌의료봉사팀을 구성하는 것 자체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그렇다고 몇 세대 살지 않은, 정말 오지의 농촌으로 들어갈 봉사팀을 꾸리는 것은 실효성이 너무 낮다. 그래서 전통적인 대규모 농촌의료봉사는 지양하고, 대신 도심 속 의료소외지역으로 관심을 옮기고 있다.”
Q. 올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봉사 등 활동에 지장이 있었을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원봉사자가 대규모로 참여하는 올해 행사는 모두 취소됐다. 이주노동자 진료소 역시 문을 닫아 한의진료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신 정예화된 필수인력을 중심으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방역일선에서 소외받을 수밖에 없는 이주민지원단체에 마스크, 소독제 등과 같은 방역물품을 지원하는 한편 이주노동자 진료소는 문을 닫았지만, 공공의료기관(인천의료원 등)과 연계해 독감예방 접종과 필수진료는 이뤄지도록 조치했다.
또한 저소득층 아동(지역아동센터)들에게 신협 두손모아봉사단 등과 연계해 건강꾸러미(마스트, 소독제 등)를 배부했으며, 매년 진행했던 어린이건강축제 역시 취소됐지만 인천의료원·한림병원·약사회 등과 연계된 건강검진 및 영양제 공급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와 함께 회원들 중 현직 의료인으로 ‘감염병 예방교육 강사단’을 구성해 병원 현장에서 경험한 사례를 중심으로 지역아동센터 교사, 청소년, 어린이집 교사 등을 상대로 감염병 예방교육 활동을 진행했으며, 선별진료소 및 보건소 등 코로나19 방역일선에 계신 분들에게도 꿈베이커리 등과 연계해 수시로 간식과 음료를 제공하고 있다.”
Q. 지난해 보건의 날 복지부장관 표창에 이어 수상이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더 책임감을 느낄 것 같은데, 앞으로의 계획은?
“건강과 나눔은 의료 소외지역 봉사활동을 넘어, 우리 아이들이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지역사회 네트워크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언론에 알려진 일부 몰지각한 시민단체의 일탈행위에 실망한 분들이 많겠지만, 소외받는 이웃이 없는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지금 이 시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이 더 많이 사랑받고 시민들과 지속적으로 활동을 함께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
그리고 여건이 된다면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살려 건강과 나눔의 이름으로 외형은 작지만 속은 알찬 의료기관을 만들어 회원들과 함께 소외받는 이웃을 위해 운영하고 싶다.”

Q. 그 외 하고 싶은 말은?
“코로나19는 한의사의 정체성을 한번 더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 전국민이 전염병으로부터 고통받는 국가적 재앙의 상황에서마저 공공의료에서 배제된 한의사가 공식적으로 국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통로는 모두 막혀 있었다. 저 역시 답답한 마음에 ‘코로나19 한의진료상담센터’가 서울에 개소되자마자 참여했지만, 비공식적인 전화상담으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비공식적이라도 참여할 기회가 넓어져 공공의료의 영역에서 한의사가 당당히 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코로나19가 종식돼 이주노동자진료소에서의 진료를 재개할 때 오랜 공백을 깨고 한의진료소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 염려되는 부분도 있다. 다시 한의진료소가 문을 여는 날 많은 원장님들의 참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