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23일 한국한의약진흥원 2대 원장에 정창현 경희한의대 교수가 취임해 공식적인 임기를 시작했다. 취임사를 통해 국민과 국가가 필요로 하는 실용적 한의약의 산업화와 글로벌 의약시장을 선도하는 K-의약 산업을 이뤄내겠다는 정창현 원장은 “청렴하고 겸손한 자세로 업무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한의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론에 머물지 않고 현장에서 활용되는 실천이 수반돼야 함을 강조하는 정 원장으로부터 한의약진흥원의 비전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Q. 한국한의약진흥원장에 취임한 소감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소감을 말씀 드리자면 ‘재밌다’,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크다.
한의약진흥원에 대해서는 한의약의 현대화, 산업화, 세계화 등을 위한 연구를 넘어서 한의학계에 영향력들을 끼칠 수 있는 유일한 공공기관임을 익히 알고 있었다. 이와 함께 1차산업부터 4차산업까지 전 분야에 걸쳐 상당히 많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토종한약재 기반 구축부터 △한약재 공급체계 개선 △한약 현대화 △한의약 건강돌봄서비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및 확산 △한의약 혁신기술개발 △한의약 신성장동력 발굴 △한약인공지능 플랫폼 구축 △한의약발전 정책지원 △한의약 세계화 등 개별 사업들에 대한 중요도를 인지하고, 시대적 소임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자 한다.
대학에서 오랜 기간 몸담고 있었던 경험을 살려 국가와 국민이 맡긴 임무에 책임을 다하고, 최선을 다해 한의약의 부흥과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Q. 진흥원장에 지원한 계기는?
한의약이 ‘미래의약’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고, 미래의약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국민 그리고 인류와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대화, 실용화, 대중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학교와 국내외 학회에서 인재 양성과 연구에 매진한 결과 학문이 지속되려면 이론에만 머물지 않고 현장에서 활용돼야 한다는 사실 즉 ‘의료는 실천’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특히 한의약진흥원장으로서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한의학 이론을 산업 현장에 실현시키고자 한다. 이를 통해 한의학이 살아있고, 열려있으며, 변화 가능한 학문임을 널리 알리고 싶다.
현재 많은 임상가 분들의 노력으로 다양한 한의약 신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객관화, 표준화, 규격화 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다양한 홍보 콘텐츠를 개발해 한의학의 무한한 가능성과 우수성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Q. 한국한의약진흥원의 첫인상은?
그동안 한의약진흥원이 설립된 과정들을 주변으로부터 많이 들었지만 막상 처음 마주한 한의약진흥원은 상당히 많은 업무들을 수행하고 있는 체계적 조직이었다.
나 역시 원전학을 오래 공부하면서 현실과 동떨어지고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어왔다. 원전학은 2000년 전에 시작된 학문이라 언뜻 과거의 학문이라 착각하기 쉬운데 실상은 현재를 발판으로 미래를 지향하는 학문이다. 원리를 담고 있기에 시대를 초월한다. 원전학 분야에 대한 오해와 편견도 불식시키고 싶다.
Q.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은?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4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 이행이 첫 번째 목표다. 미래지향적인 한의약 우수 아이템을 발굴하고, 초기 사업화를 지원해 신성장동력으로 발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
한약제제 규격화, 품질개선, 효능평가, 의료기기 개발 등 관련 기업의 기술지원으로 한의약 산업 선진화 도모는 물론 한의약 제품화, 산업화에 필요한 실험정보 등을 통합·수집해 한약인공지능플랫폼 구축도 해나갈 것이다.
두 번째 목표는 문화컨텐츠 육성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 한의약이 발전하려면 수요가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대중들의 인식, 즉 신뢰가 높아져야 한다. 그러한 신뢰를 높이기 위한 기반은 조성이 됐고, 이를 바탕으로 성과들을 확산시키고, 현장에 접목시키고, 온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한의학의 일상화, 생활화를 목표로 모든 분야에서 한의학이 스며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Q. 평소 한의학에 대한 생각은?
변화하고 있는 의학, 꼭 필요한 미래의학이다. 잠재성이 무궁무진하다. 이를 증명하고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로컬에 계신 훌륭한 한의사 임상가분들을 만나다보면 놀랄만한 의료 기술들을 접하곤 한다. 이를 체계적으로 연구해 표준화, 객관화가 이뤄지면 산업화로 이어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내 역할은 이러한 의료기술들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소통, 화합, 상생을 지향하고 한의약 진흥과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열린 자세로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정부 부처와의 협력은 물론 한의약계 유관기관과 전략적 관계를 구축하고, 산·학·연 네트워크를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시작으로 한의약 발전을 열망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보답하겠다.

Q. 한의약진흥원의 어떤 미래를 그리는가?
한의약진흥원은 한의약 정책관련 유일한 공공기관이다. 한의약 시장은 넓어지고 있고, 공공정책 속에 들어가고 있는 추세다. 세상이 바뀌면서 새로운 연구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 한의약진흥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국가적 재난, 급속한 고령화, 경제인력 감소, 글로벌 경제 질서 재편 등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곧 기회다. 전통의약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폭발적으로 높아지고 있고, 미래 의약산업은 인간 중심, 인류 행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다.
한의약 산업은 미래 전통의약 혁신을 위한 발판이며, 진흥원은 국가발전 동력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세계 의약계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함으로써 한의약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글로벌 의약산업을 선도하는 K-의약 산업을 만들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