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최근 국내 보험사기는 사기수법이 진화하고 규모도 기업화된 범죄 네트워크 형태로 발전 중인 추세로, 지난해 적발금액은 역대 최고치인 1조150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증가되고 있는 보험사기로 인해 부당하게 지급된 보험금은 결국 전체 계약자의 보험료로 충당되는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최근 ‘나의 보험료 상승의 주범이 보험사’기를 주제 ‘하나 Knowledge+’ 보고서를 발간, 국내 보험사기 현황과 더불어 보험사기로 인한 피해상황, 국내외 보험사기 대응현황 및 향후 개선방안을 제언했다.
이에 따르면 ‘20년 이후 보험사기 적발금액, 적발인원의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각각 6.4%, 2.5%로 보험사기 1건당 적발금액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자동차보험 5704억원(49.6%), 장기보험 4859억원(42.2%)).
보험사기 적발금액 유형은 사고내용 조작, 허위사고, 고의사고 순으로 많았으며, 진단서 위변조 등을 통해 보험금을 과장 청구하는 유형이 국내 보험사기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불어 사기수법 나날이 진화하고 있는 추세로, 최근에는 AI·딥페이크 활용 등을 통해 사고를 조작하는 등 기술 발달과 사회환경 변화에 따라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보고서에서는 보험사기로 인한 피해와 관련 먼저 보험은 다같이 보험료를 내고 사고가 발생하면 보상하는 구조로, 보험사기로 부당하게 지급된 보험금은 결국 전체 계약자의 보험료로 충당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즉 보험사기가 증가하면 위험 담보에 대한 지출액이 예상보다 커져 보험요율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며, 사고 위험에 대한 보험요율 상승은 위험 보험료 증가 등으로 이어져 보험상품의 전체적인 보험료 상승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결국 보험사기로 인해 증가한 보험료는 보험상품을 구매한 전체 가입자에 전가해 사회적 비용이 발생시키며,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과다 지급은 보험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더불어 보험사가 보험사기 적발을 위해 조사비용, 시스템 도입, 보험금 관련 소송 비용 등으로 증가한 운영비도 계약자의 보험료 인상을 초래하며, 또한 보험사는 진화하고 늘어나는 보험사기 대응을 위해 언더라이팅 및 보험금 청구 심사를 강화하는 등 보험사기와 무관한 선의의 피해자도 양성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국내에서는 지난해 8월14일부터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을 시행해 정책 당국의 조사권을 강화하고 있으며, 경찰의 경우 금융감독원, 생·손보사협회 등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보험사기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에도 보험사기의 심각성을 인지, 영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보험사기 전문조직인 ‘보험사기조사국’을 설립해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미국도 보험사기를 일반 사기죄보다 강력히 처벌하는 ‘보험사기방지법’ 제정을 통해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이같은 보험사기 방지를 위해서는 보험사, 정책당국, 조사기관, 의료기관 등과 협업해 보험사기 관련 정보가 통합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보험사기에 전사적으로 대응하는 조직을 구성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실제 최근 보험사와 정책당국이 보험사기를 의뢰한 건수는 늘었지만 의뢰한 수사의 종결 건수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며, 보험사기 방지를 위한 공조는 가능하지만 컨트롤 타워 부재로 처벌까지는 힘든 사항인 만큼 증가하는 보험사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보험사기 컨트롤 타워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국내 보험사는 보험사기 유형이 진화함에 따라 계약자 정보, 사고이력, 청구내역 등의 내부 데이터 및 의료기관, 수사기관 정보, SNS 등 외부 데이터를 결합해 AI 등을 통해 보험사기방지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수작업 없이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건을 자동으로 분류해 보험사의 효율적인 업무 증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DB손보는 대구 모 치과 관련 보험금 청구가 급증해 보험가입 패턴의 유사성과 허위청구 정황 등을 보험사기방지시스템을 통해 확인해 수사를 의뢰한 바 있으며, 삼성생명은 인터넷 커뮤니티·블로그 등을 통해 홍보되고 있는 백내장 관련 게시글을 수집해 보험사기방지시스템을 통해 분석하여 4개 병원을 수사 의뢰키로 했다. 교보생명도 AI를 활용해 개발한 보험사기예측시스템을 통해 ‘19년부터 ‘24년 7월까지 378건의 보험사기를 적발했다.
이밖에도 “보험업계와 정책당국, 언론, 학교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올바른 보험 윤리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고 밝힌 보고서에서는 “이를 통해 보험사기는 보험료 부담을 증가시켜 국민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사회적 범죄라는 인식을 제고시키는 한편 청소년 및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보험사기 예방교육을 확대해 보험사기에 대한 조기 윤리의식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더불어 보험사기 제보자 보호, 포상 확대 등을 통해 공익신고 문화를 조성하고, 소액의 작은 보험사기도 범죄라는 인식을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