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서울시 은평구의회 이경구 의원(더불어민주당·운영위원회 위원장)이 대표발의한 ‘서울특별시 은평구 한의약 육성 조례안’이 7일 공포·시행됐다. 이에 따라 은평구민들에게 보다 폭넓은 한의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됐고 지역 경제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본란에서는 이경구 의원으로부터 은평구만의 한의약 발전을 위한 다양한 구상에 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입법 성과 등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현재 은평구의회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주민들의 안전과 건강,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여러 활동을 해 왔다.
안전한 보행로 확보와 교통사고율을 줄이기 위해, 3년 전 불합리한 도로 전수조사를 집행부에 요청하고 관련 시비 8억9000만원을 확보해 관내 정비가 시급한 도로‧보도 구간을 개선하는 성과를 거뒀다. 불광근린공원 무장애숲길 데크공사를 위한 특별교부세 마련에 힘을 썼고 관내 소규모 공영주차장 조성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에도 목소리를 냈다.
제9대 의원으로 재임하는 동안 대표발의한 조례는 현재까지 11건인데,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조례는 ‘은평구 정신건강 위기대응체계 구축에 관한 조례’다. 주요 내용은 (응급)정신질환자가 자‧타해 위험에 있는 위기 상황에 대해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었고, 이 일로 ‘서울은평경찰서장 감사장’을 받아 큰 보람을 느꼈다.
최근에는 ‘은평구 한의약 육성을 위한 조례’를 발의했다. 이 밖에도 ‘갱년기 증후군 관리 및 지원 조례’, ‘청렴문화 조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직장 내 괴롭힘 금지에 관한 조례’, ‘스토킹범죄 예방 및 피해지원에 관한 조례’, ‘장애인범죄예방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조례’ 등 주민 복지와 권익 향상을 위한 다양한 조례를 발의했다.

Q. ‘은평구 한의약 육성 조례’를 발의하게 된 계기는?
은평구 어르신들에게 한약을 지원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그 출발점이었다. 은평구의 경우 고령화율이 높고 갈수록 만성질환과 노인성 질환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예방 중심의 건강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의약은 예방 중심의 의료 체계를 갖추고 있다. 침, 뜸, 한약 등 한의학적 접근을 통해 약물 부작용을 줄이고 개인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기에 특히 노년층과 취약계층의 건강 증진에 효과적이다. 이와 관련해 은평구청은 한의약 치매 예방 사업, 한방 난임치료 지원, 저소득층 어르신 영양 보약 지원 등의 한의약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법적 근거와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 조례를 발의하게 됐고 한의약 육성을 단발성 사업이 아닌 구정의 일상적인 복지·보건 정책으로 편입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면 되겠다.
Q 이번 조례가 은평구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이번 조례 제정으로 보건·문화‧경제 세 가지 분야에서 모두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먼저 보건 분야에서는 구민의 건강 증진을 위한 한의약 육성 방안을 조례 안에 담아냈다. 앞으로는 한의약 육성 제도의 기본 방향에 맞춰 은평구의 실정을 고려한 ‘한의약 육성 지역계획’을 세워야 한다.
문화적인 측면에서는 수천 년을 이어온 한의약이 우리의 전통 지식이자 문화유산인 만큼, 조례를 통해 이를 지키고 발전시키며, 구민들이 이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 현대의학뿐만 아니라 자연 치유와 전통적 방식을 원하는 분들을 위한 선택의 폭도 넓어질 것이다.
또한 조례를 통해 한의약을 활용한 건강 증진 및 치료 사업, 한의약기술 정보화 사업, 한의약 관련 정보 제공 등을 진행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지역경제 발전에 보탬이 됨과 동시에 향후 한방 웰니스 관광, 연구·교육기관 유치 등으로도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한의사회 등 지역 유관 단체들과의 긴밀한 협조 방안은?
현재 은평구의 한의약 관련 사업은 주로 구청의 관련 부서에서 관내 지정 한의원들과의 협력 하에 운영하고 있고 구의원으로서 이러한 행정적 흐름과 현장의 목소리를 함께 살피고 있다.
향후에는 주민 건강 증진을 위한 한의약 관련 프로그램을 새로 개발할 수도 있고 기존의 사업을 더욱 다변화하고 확대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러한 구상들이 실현되려면 처해 있는 여건과 예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고 집행부와 의회, 한의사회를 포함한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방향을 고민하며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구의원으로서 구민의 의견을 경청하고, 구청과의 정책 협의를 통해 좋은 아이디어가 제시되고 반영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 한의사단체와도 다양한 논의를 지속해 나가겠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Q. 1인 가구 지원·고독사 예방에 한의약 활용 방안은?
2023년에 의원 연구단체인 ‘은평구 1인가구 고독사 예방 연구회’의 대표를 맡아 활동했었다. 그 과정에서 1인 가구의 사회적 연결망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 부분에서 한의약을 접목하면 의미 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고립된 1인 가구를 대상으로 계절별 한의약 건강 특강이나 생활습관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참여 주민들이 함께 모여 배우고 서로 경험을 나누는 장을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침·뜸·한약과 같은 개별 건강 관리뿐만 아니라 한의약 기반의 상담과 소모임 활동을 결합하면 이웃과 교류하고 만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신체적 회복뿐만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도 함께 높이는 방법일 것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단순한 질병 예방이나 치료를 넘어 주민이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활용도와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Q. 향후 의정활동 계획은?
그간 주민의 생활 속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보건·복지 분야를 강화하는 동시에 지역 경제, 생활체육 등이 함께 활성화되는 은평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은평구 학교시설 개방 및 이용 개선 토론회’를 개최해 학교시설 개방 활성화 방안과 이것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기도 했다.
어려운 환경에 있는 이웃이 소외되지 않도록 복지 사각지대를 세심하게 살피고 ‘인사하기 캠페인’ 등 공동체 문화 확산에도 힘썼다. 앞으로 남은 의정 기간 동안 그러한 노력과 활동에 힘을 쏟으려고 한다.
현장에서 주민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듣고 그 목소리가 제도와 정책에 잘 반영되도록 해서 주민들의 신뢰와 기대에 보답하고 싶다.
Q. 한의약 발전을 위해 당부하고 싶은 것은?
저는 한의약과 현대의학이 서로 대립하는 게 아니라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함께 발전해 나가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한의약을 통해 우리 고유의 전통치료의 장점을 지키고 더욱 발전시켜야 할 부분도 있지만 필요하다면 현대의학의 장점도 적극적으로 참고하고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주민들이 자신에게 더 맞는 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한방과 양방을 조화롭게 활용하면서 더욱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누리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