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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6일 (화)

표준화 바탕으로 한 변화는 선택 아닌 필수

표준화 바탕으로 한 변화는 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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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승 훈 WHO/WPRO의 전통의학 자문관



[편집자 주] 이 기고문은 최승훈 WHO/WPRO의 전통의학 자문관이 그동안 WHO에서 근무하며, 서태평양지역의 전통의학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며 얻어낸 성과와 미래 한의학의 발전 방향 등을 지인들에게 소개한 내용이다. 본란에서는 최승훈 자문관의 양해 아래 일부 내용을 수정, 소개하고자 한다.



한의대 교과서 개정, 영문 논문 위한 한의학용어 영역

고유 질병분류 마련되면서 진료부 작성 새 요구 대두

WHO 마닐라發 변화①



안녕하십니까? 2008년 무자년 새 해가 밝았습니다. 일일이 찾아뵙지 못하고, 마닐라에서 이렇게 글로나마 문안드립니다. 이제 제가 WHO/WPRO의 전통의학 자문관으로 근무한지 5년째 되어갑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왔는지가 아득할 정도로 바쁘게 지내왔던 것 같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2007년 9월초부터 지난 연말까지 마닐라에서는 두 주정도밖에 지내지 못했습니다.



9월초 한국 제주에서의 WHO/WPRO Regional Committee Meeting 참가를 시작으로, 중국 광조우, 한국, 마닐라, 중국 션양 베이징 난징 샹하이 다시 베이징, 마닐라, 싱가포르, 한국, 마닐라, 홍콩, 호주, 다시 홍콩, 그리고 일본 토꾜 등 바쁜 일정을 보냈습니다. 이런 지독한 일정 가운데서도 기운이 솟는 것은 지난 4년간의 고통과 인내의 결과가 하나 둘씩 열매를 맺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WHO 구체적으로 한국 한의계에 영향



한국에서는 오히려 국제적으로 한의학계에 근본적인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WHO가 우리 한의학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은 구체적으로 한국 한의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대학의 교과서가 개정되고, 영문논문을 위한 한의학용어의 영어번역이 확정되고, 실험 실적 연구보다는 임상연구가 중시되고, 또 우리 고유의 질병분류가 마련되면서 앞으로 임상가에서는 진료부 작성에서의 새로운 요구사항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처럼 표준화를 바탕으로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이 선택사항이 아니라, 세계화를 지향하는 한국 한의계로서는 필수적인 사항이라는 것입니다. WHO에서 이러한 표준을 만들기 전에는 각국이 자기들 나름대로 가도 문제가 없었으나, 이제 이미 국제표준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모두 그에 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국제사회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각국 특히 중국과 일본은 표준을 만드는 과정에서 서로간에 치열한 몸싸움을 벌였던 것입니다. 물론 WHO에서 국제표준을 주도하지 않았다면, 세계 전통의학의 표준은 중국의 중의학으로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이제 한국이 중국·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국제표준을 만들었는데, 앞으로 중요한 것은 이 국제표준을 적용해서 국내표준을 만들고 열심히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발생하는 문제점이나 요구사항들을 추후의 관련 국제회의에서 제안하고 또 관철시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이나 일본의 장단에 우리들은 놀아날 수밖에 없습니다.



국제표준 주도는 향후 생존 갈림길



그래서 앞으로 국내에는 이러한 국제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WHO와 같은 국제기구의 활동에 협력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복잡하게 엉켜 있는 대외문제에 대해 적절하고도 일사분란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중국의 중의학은 국가적으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며, 정부조직인 국가중의약관리국 내부에 외사사라는 기구가 있어서 일관되게 국제 업무를 총지휘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Japan Liaison of Oriental Medicine(JLOM)이라는 전통의학협의체가 후생노동성과의 협조 아래 각종 국제회의에 효율적이면서도 일사분란하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회의 참가 전에 적어도 한 번이상의 회의를 거쳐 그들의 입장을 정리하고 조직적으로 회의에 임합니다. 그에 비해 한국 참가자들은 견해가 단편적이고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조율되지 않은 상태로 회의에 임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자니 회의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한 채로 결국 중국이나 일본이 결정한 것을 따라 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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