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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6일 (화)

한의학 임상진료지침 인식과 개발 ‘시급’

한의학 임상진료지침 인식과 개발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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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최 인 화 교수



구랍 11일부터 13일까지 WHO 서태평양 사무소가 후원하고 홍콩 뱁티스트 대학이 주관하여 전통의학에서의 임상진료지침 개발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해 한국을 포함하여 중국 및 홍콩, 일본, 싱가폴, 몽골, 호주 등지의 서태평양 지역 대표자들과 근거중심의학센터 연구자들이 중심이 된 홍콩에서의 회의에 참석했다.



간략하게 이 회의의 배경을 살펴보면 WHO를 중심으로 2000년도 들어서면서 전통의학에서의 근거중심의학을 근간으로 하는 표준화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경혈 위치의 국제적 통일, 전통의학 용어의 통일 및 정리 작업과 더불어 근거중심 임상진료 지침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임상진료지침, 최선의 치료 권장

이에 따라 전문가 그룹이 선정되고 2~3회의 informal consultant를 거쳐 2005년 11월 북경에서 암, 2006년 2월 몇몇 안과 질환에 관한 임상진료지침 개발 회의를 가졌고 2006년 11월 홍콩에서 근거중심 임상진료 지침 개발에 관한 workshop 이후 이번 회의를 계획하게 되었다.



임상진료지침이란 특이한, 차별화된 실제 임상 환경에서 환자와 의사 및 치료 담당자가 적절한 건강관리 및 치료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제안서라 할 수 있다. 이는 최신 과학적 근거의 합리적인 평가와 융합을 통해 마련되며 그 분야 전문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환자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 그들의 입장이 고려되어지고 검토되어지는 과정을 통해 제안된 최선의 치료가 권장되어진다.



임상지침의 개발 방법에는 전문가나 전문가 그룹의 의견을 통해 만들어 지거나 기존의 방법들에 대한 전문가 집단의 합의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임상지침은 여러 가지 편견들에 의해 잘못된 판단을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이 많아 근거중심의 임상 지침의 개발이 권장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북경중의학대학의 근거중심 임상연구 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Dr. LIU Jianping의 제안서를 중심으로 이러한 구체적인 임상진료지침을 전통의학 분야에서 개발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토의가 이루어졌다.



가장 논쟁의 중심이 된 문제는 근거의 수준을 정하고 권고의 등급을 결정하는 기준에 관한 것과 전통의학이 나라마다 다른 의료 제도 안에 있어 진료지침의 활용에도 많은 제한점과 차이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즉 높은 근거 수준 및 권고 등급을 점하는 체계적인 논문 고찰이나 무작위맹검임상연구 등의 질 높은 연구는 전통의학 분야에서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한 현실에서 임상진료지침을 만든다 할지라도 그 근거 수준은 만족스럽지 못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 실정에 맞는 근거의 등급을 새로 마련하자는 제안도 있었으나 설득력을 갖지 못하고 진료지침 개발 과정에서 권고되는 등급 설정 기준의 하나로 참고하는 선에서 정리되었다. 즉 전통의학 분야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본초강목, 동의보감 등 서적은 경험적인 실증을 근거로 한 의서로 높은 수준의 근거로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근거중심의학이라는 기존의 용어를 사용하려면 같은 정의와 과정을 따라 주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여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근거수준·진료지침 활용 등 의견차

Dr. Tsutani를 중심으로 한 일본 참석자들은 그간 이루어진 연구들에 대한 근거 수준의 자료로 근거표(evidence table) 및 GRADE에 따른 등급결정 시스템을 예시했지만 그저 한약을 사용한 치료에 관한 보고이지 우리가 말하는 의안(醫案)을 중심으로 한 한의학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또 일본은 한의사 제도가 없으며 일부 의사를 중심으로 한약 치료가 보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전통의학적인 측면만 강조된 이번 회의에서의 논의내용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내었다. 또 이미 중국내에서는 국가적 지원에 힘입어 이미 11개 질환에 대한 임상진료지침과 5개 질환에 관한 침구치료지침이 막바지 작업 중에 있다고 한다. 회의 내내 각국의 헤게모니에 대한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느껴졌다.



3일간에 걸친 회의는 추후 WHO 주관이 아닌 다국간, 여러 전문 분야간 지속적인 연계를 주축으로 정보 교류 및 개발 노력을 계속하기로 하였으며 회의에서 도출되고 합의된 내용을 정리하여 참석자들에게 회람하고 수정을 거쳐 보고하기로 하였다. 추후 기회가 된다면 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앞으로 어떻게 각국의 임상가, 연구자, 통계학자 등이 협력하여 실제 치료 효과 면에서도 의학적 효용성이 높을 뿐 아니라 국가 정책면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한의학을 정립하느냐에 따라 국제적 위상뿐 아니라 한의학의 존립이 좌우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근거 중심의 한의학 연구방법론 연구를 통한 수준 높은 연구의 축적은 물론 각 학회를 중심으로 한 임상진료지침에 대한 인식과 개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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